그리하여 그의 단식은 모순이 된다. 단식을 계속한다는 것은 죽음을 의미하고 죽음이 오면 단식은 저절로 끝나게 된다.
따라서 단식을 계속하자면 살아 있어야 하지만 죽음 일보 직전의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생을 끝장내겠다는 생각은 그 끝장이 늘 주위에 어른거리는 가능성으로 남도록 하기 위해 완강히 거부된다. 그의 단식은 목적을 제시하지도, 구원의 약속을 제공하지도 않기 때문에, 단식의 모순은 미해결의 장으로남게 된다. 사정이 이러하므로 그것은 절망의 이미지를 남긴다. 그 절망은 죽음에 이르는 병과 자기 파괴적인 열정에 의해생성된다. 절망에 빠진 영혼은 자신을 파괴하려 하고, 절망한다는 바로 그 사실 때문에 자신을 파괴하지 못하고 더욱더 깊숙이 절망으로 가라앉는다. - P23

굶주림은 은유가 아니고 문제의 핵심이다. 가령 랭보는의도적으로 감각을 혼란스럽게 만들어 신체를 하나의 미학적원칙으로 만들었지만, 함수의 주인공은 자신의 결핍 요소를 자신에게 유리하게 활용하기를 거부한다. 그는 허약하고 생각에대한 통제권을 잃어버렸지만, 그래도 명징한 글쓰기를 하려고계속 노력한다. 하지만 굶주림이 그의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것처럼 그의 글쓰기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는 자신의 예술을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고 심지어 최악의 타락과 비참함도 받아들일 용의가 있지만, 실제로 한 일이라고는 글쓰기를 불가능하게 만든 것뿐이다. 아무리 애쓴대도 빈속으로는 글을 쓸 수가 없다.  - P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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