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롬스끼는 진짜 러시아 귀족이라고 할 만한 사람이었다. 그는 모스크바에서 자신의 재산 대부분을 날렸는데, 그 상황에서 아내까지 죽자 자신이 보유한 영지 가운데 마지막으로 남은 시골로 내려왔다. 그는 여기서도 허세를 부렸는데, 이번에는 방식을 달리했다. 그는 자신에게 남아 있는 돈을 영국식 정원을꾸미는 일에 거의 다 쏟아부었다. 그는 마부들에게 영국 경마 기수의 복장을 입혔고, 딸에게는 영국 가정교126 - P126
사를 붙였으며 밭도 영국식으로 갈았다. 하지만 ‘러시아의 곡물은 외국식으로는 여물지 않는 법이다.2) - P127
알렉세이가 우리 아가씨들에게 어떤 인상을 주었을지 상상하기는 어렵지 않을 것이다. 그녀들에게 그는 인생에서 처음으로 만난 우울하고도 절망감을 풍기는 인간이었고, 상실한 삶의 기쁨과 시들어 버린 청춘에 대해 이야기해 준 최초의 인물이기도 했다. 게다. 가 그는 해골 문양이 있는 검은 반지를 끼고 다녔는데, 이 모든 것이 이 현에서는 극히 새로운 모습이었다. 아가씨들은 그에게 넋을 잃었다. - P131
그는 거실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리자… 아니 아꿀리나, 저 사랑스럽고 까무잡잡한 아꿀리나가 사라판이 아니라 새하얀 실내용드레스를 입고 창가에 앉아 그가 보낸 편지를 읽고있었다. 그녀는 편지 읽는 것에 심취해서 그가 들어온소리도 못 듣고 있었다. 알렉세이는 기쁨의 탄성이 터져 나오는 걸 억제할 수 없었다. 리자는 흠칫 놀라 고개를 들더니 비명을 지르며 달아나려 했지만 그가 달려가서 그녀를 붙잡았다. - P170
"만일 언젠가 당신의 가슴이 사랑의 감정을 느낀적이 있다면, 그 사랑의 희열을 기억하신다면, 갓 태어난 아들의 울음소리에 단 한 번이라도 미소 지은적이 있다면, 언젠가 당신의 가슴속에 인간적인 그 무엇이 고동친 적이 있다면, 당신에게 애원합니다. - P212
"내 에이스가 이겼소!" 게르만이 자기 카드를 내보이며 말했다. "당신의 여왕이 졌군요." . 체깔린스끼가 상냥하게 말했다. 게르만은 몸을 부르르 떨었다. 실제로 그가 내민 건에이스가 아니라 스페이드 문양의 여왕이었다. 그는자기 눈을 도저히 믿을 수 없었고 자신이 어쩌다가카드를 잘못 뽑아 놓았는지도 이해되지 않았다. 바로 그때 스페이드의 여왕이 눈을 가늘게 뜨고 비웃는 것이 보였다. 그 모습이 누군가와 기묘하게 닮았. - P236
다는 점이 그를 놀라게 했다... "그 노파구나!" 그는 공포에 질려 외쳤다. 체깔린스끼는 자기가 딴 돈을 끌어모았다. 게르만은 꼼짝도 않고 서 있었다. 그가 테이블에서 물러나자사람들은 큰 소리로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기막힌 한 판이었어!" 노름꾼들이 말했다. 체깔린스끼는 다시 카드들을섞었고 노름은 평소와 같은 순서로 진행되었다. - P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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