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한 장의사는 화가 나서 집으로 돌아왔다. "대체 왜들 그러는 거지? 내가 하는 일이 다른 자들의 일보다 떳떳하지 않다는 건가?" 그는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아니, 장의사가 뭐 사람 죽이는 망나니라도 된다. 는 거야? 그리고 이교도 놈들은 뭘 꼬투리 잡아 비웃는 거지? 장의사를 크리스마스 어릿광대로 보는 건가? 이 자들을 내 집들이에 불러서 실컷 먹여 주려했는데, 이젠 어림없어! 대신 내게 일감을 주었던 축은 정교(正敎) 신자들을 불러야겠다." - P87
아드리안은 그들이 자기가 정성스럽게 묻어 준 사람들이며 함께 올라온 손님은 폭우가 쏟아지던 날 묻어준 여단장이라는 사실을 깨닫고는 경악했다. 남자든 여자든 그들은 모두 장의사를 둘러싸고허리를 굽히고 인사도 했다. 하지만 딱 한 사람, 얼마전에 공짜로 묻어 준 거지만이 자신의 누더기 같은옷이 부끄러웠던지 가까이 다가오려 하지 않고 한쪽구석에 말없이 서 있었다. - P91
망자는 이 말과 함께 뼈만 앙상한 팔을 벌려 아리안을 끌어안으려 했다. 아드리안은 비명을 지르며있는 힘을 다해 그를 밀쳤다. 뾰뜨르 뻬뜨로비치는 비틀거리다가 자빠지더니 몸 전체가 산산조각이 났다. 격분한 망자들 사이에서 불평하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모두가 자기 동료의 명예를 위해 아드리안에게 욕설과 협박을 퍼부으며 달려들었다. 그들의 고함에 귀가 멍해지고 깔려 죽을 지경이 된 불쌍한 아드리안은얼이 빠져 퇴역 근위 중사의 뼛조각 위에 쓰러진 후완전히 정신을 잃었다. - P93
뱌젬스끼 공작이 장난스럽게 독재자라고 부르는 역참지기의 의무는 무엇인가? 정말로 강제 노역을 당하는 존재나 마찬가지 아닌가? 밤이고 낮이고 마음이편할 때가 없다. 여행자는 지루한 여정 내내 쌓인 화를 역참지기를 대상으로 풀려고 한다. 날씨가 짜증스러웠고, 도로가 엉망이었고, 마부는 고집이 셌고, 말이 제멋대로 갔던 것도 모두 역참지기 탓이라는 것이다. 역참지기의 낡은 숙소에 들어간 여행자는 마치 원수를 대하듯 그를 쳐다본다. - P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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