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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의 모든 것
남혁우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2년 3월
평점 :
건강을 유지를 위해 필요한 것이 적절한 식생활과 더불어 운동이 아닐까 한다. 수많은 종류의 운동 중에서도 달리기는 다른 운동처럼 특별한 장비가 필요 없고, 굳이 멀리 가지 않아도 되며 운동화 하나 있으면 언제든 달릴 수 있다며, 달리기 예찬론을 펼치는 저자는 10년 전 큰형의 권유로 달리기에 입문하게 된다. 정형외과 의사로 늘 고개 숙여 수술에 몰두하며 보내는 사이에 건강을 챙길 틈이 없었고, 경추 추간판 탈출증으로 수술할 날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마지막 탈출구라고 생각하며 달리기를 시작하면서 디스크로 인해 고통받던 목 주변의 통증은 사라졌다고 한다. 물론 주사요법과 약물치료를 병행하기도 했지만 달리기를 하면서 더 큰 자신감을 얻었다고 한다. 이를 계기로 철인삼종 킹코스, 제주국제울트라마라톤에서 100km 단체전 우승이라는 영광을 거머쥐기도 했다. 직접 달리는 의사로서 달리기의 부상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진단할 수 있다는 확신과 특화된 노하우를 담았으며 유튜브로 ’닥터남_부상없이 달리‘을 운영하기도 한다.
내용의 구성은 4가지로 되어있다. 1, 2PART에서는 달리기의 기원과 달리기의 장점, 건강한 달리기를 위해 필요한 자세와 마음가짐, 유일한 달리기의 장비인 러닝화의 모든 것을 알려준다. 3. 4PART에서는 달리기 부상은 어떻게 생기는지부터 부상 부위별 집중탐구를 통해 세밀하게 해부해 보여준다. 본격적으로 진짜 달리기를 해보고 싶은 독자들은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류는 생존을 위해 사냥을 했고 사냥을 위해 진화했음을 알 수 있다. 그중 달리기는 사냥을 위한 최고의 기술이었고 그러한 생존 본능은 우리 몸속에 남았다고 한다. 길을 가다가 두려운 것을 보았을 때 반사적으로 뛰게 되는 것이 그러한 증거가 아닐까. 저자는 달리기의 가장 큰 매력은 ‘자기와의 대화’라고 말한다. 바쁘게 정신없이 돌아가는 일상에서 잠시 빠져나와 달리다 보면 문제는 자신도 모르게 해결되고 지친 마음에 활력소가 생긴다고 한다. 달리기는 아니지만 나는 걷기를 하면서 그런 마음의 정화를 자주 느꼈다.
그렇다면 달리기의 장점은 무엇일까. 저자는 체중 감량은 달리기의 선물이라고 말한다. 디스크로 인한 목 통증으로 시작한 달리기를 하는 2~3개월 동안 5kg이 줄었고 체력이 크게 향상되었다고 한다. 무엇보다 나는 뛰는 것이 무릎을 상하게 하지 않을까 하는 거였다. 결론은 취미로 달리는 수준의 달리기는 관절염을 일으키지 않는다고 한다. 여기서 마라톤 참가자들의 무릎 건강 상태를 보여주는 사진 자료가 있는데, 나이가 들며 발생하는 자연적인 퇴행성 변화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한다. 그렇다고 달리기로 관절염을 예방할 수 있다는 차원은 아니지만, 반대로 달리기로 인해 관절이 더 좋아진다는 보장도 악화 된다는 보고 없다고 한다. 부상을 조심한다면 오히려 근력 강화와 심폐 능력이 좋아지는 장점을 들고 있다.
이밖에도 튼튼한 척추를 위해서 달려야 하고 달리기는 ‘젊어지는 신비의 약’이라고 한다. 이에 대한 증거로 독일 라이프치히대 울리히 라우프스(Ulrich Laufs) 교수가 이끄는 세 가지 유형의 운동이 텔로미어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자료를 소개하고 있다. 세 가지 유형 중 달리기를 하게 했던 참가자 그룹이 텔로미어 길이가 증가했고 텔로머레이스(Telomerase)라는 효소의 활성도 2~3배 증가했다. 텔로미어는 인간의 노화를 관장하는 요소이며 그것의 길이가 짧아질수록 세포가 노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또 2018년 미국 볼 주립대학교 스코트 트랩(Scott Trappe) 박사는 50년 이상 정기적인 유산소 운동(달리기와 사이클)을 하며 건강하고 활동적인 삶을 살아가는 70대 남녀의 심장과 근골격계 상태를 조사하는 연구를 했는데, 그들의 심혈관계 건강 상태는 40대 전후의 건강 상태를 보였고 근육 조직 검사는 25세 젊은이와 비슷한 결과를 보여주었다고 한다. 이로써 유산소 운동이 노화를 막는다는 사실은 자명해졌고, 면역력은 보너스라고 한다. 또 우울증과 ADHD(주의력 결핍과잉행동장애)를 치료하기 위해 달렸던 미국 하버드 의대 존 레이티(John Ratey)교수는 자신의 저서 『운동화 신은 뇌』에서 “우울증이 삶에서도 뇌세포에서도 연결선이 부식된 상태라면, 운동은 그 연결선을 다시 설치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한다.
두 번째 PART에서는 건강한 달리기를 위한 자세와 마음가짐 등 달리기의 기술적인 측면을 알려준다. 제프 겔러웨이는 초보자(Begginner), 조거(Jogger), 경쟁자(Competitor), 선수(Athlete), 러너(Runner)의 5단계로 구분했는데, 저자가 말하는 러너의 분류는 레벨1(초심자)레벨2(펀 러너), 레벨3(경쟁적 러너)까지다. 왜 달리려고 하는지 목적 있는 달리기를 할 것을 권하고 있다. 달리기는 대표적인 유산소 운동이지만 유산소와 무산소를 넘나드는 운동이라고 한다. 이밖에도 달리기에도 기술이 필요하다면서 각종 주법과 주법 용어를 자세히 설명해 준다. 운동화 사이즈는 자신의 발보다 최소한 5mm 이상 큰 것이 좋으며, 미국 러닝화 뉴발란스의 기준으로 볼(엄지발가락과 새끼발가락을 연결했을 때 그 전체 길이(너비)) 종류에는 D, 2E, 4E가 있다고 하니 참고하면 좋겠다.
PART3에서는 달리기 부상의 정의란 무엇이며 왜 찾아오는지, 자주 부상이 발생하는 부위 등 치료단계에 대해 알려준다. 달리기로 인한 부상은 어디까지인가, 많은 논쟁이 있었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 2015년 야마토 등, 9개국의 38명의 전문가들이 부상의 정의에 대해 합의했다고 한다. ‘달리기와 관련된 하지의 근골격계의 통증으로 적어도 일주일 이상 혹은 3일의 연속된 운동 스케줄에서 달리는 거리, 속도, 기간, 훈련 방법의 제한이나 변화가 생겼을 때’를 달리기 부상이라고 정의한다. 달리기 부상을 예방하려면 10%의 룰을 지키는 것이 좋다고 한다. 의욕만 앞서기보다는 차근차근 자기 페이스에 맞춰 늘려가며 부상 없는 건강한 달리기를 추구하는 것이 좋겠다.
PART4에서는 달리기 부상 부위별 집중탐구로 각 부위별 명칭과 부상 증상 등을 사진 자료와 함께 자세히 설명해 준다. 본격적으로 달리기를 통해 건강 증진을 하려는 이들에게 유익한 정보가 될 것 같다.
현재 내가 자주 하는 운동은 하루 5천 보 이상 걷기와 108배 운동, 가끔 요가를 하는 정도이다. 이제 봄이 되고 했으니 걷기와 병행하여 달리기도 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읽게 되었다. 나는 운동의 중요성을 뒤늦게 알았다. 4년 전 한재우의 『혼자 하는 공부의 정석』을 읽고 그때야 알았다. 그 책에는 ‘운동을 하지 않았으면 책을 펴지 마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렇게 운동은 건강에도 중요하지만, 공부 효과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코로나 영향인지 한강 변에는 이례 없이 젊은 20~30대들의 달리기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고 한다. 혼자서도 할 수 있고 누구와 경쟁하지 않고 자기 페이스대로 언제 어느 때라도 마음만 있으면 뛸 수 있는 것이 달리기의 장점이 아닐까. 봄이 되었다. 운동화 신고 달려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면 이 책을 읽고 나서 달려도 늦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