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종일 알베르틴과 계속 얘기하고 질문하고 용서하고, 그녀가 살아 있는 동안 늘 말하고 싶었지만 잊어버렸던 것을 복원했다. 그러다 기억에 의해 소환된 그 존재가, 이 모든 말들의 대상인 그 존재가 현실 세계의 어떤 것에도 상응하지 않고,
또 삶의 의지를 지속적으로 부추기는 충동이, 오늘날에는 사라진 충동이 하나의 통일된 개성적인 모습을 부여했던 얼굴에서 각각의 상이한 부분들이 파괴되었다고 생각하자 갑자기겁이 났다.  - P210

사랑할 때,
다시 말해 다른 사람의 삶이 신비롭게 보일 때 우리는 얼마나거기에 대해 정통한 화자와 만나기를 열망하는가! 그리고 물론 그런 화자는 존재한다. 우리 자신이 자주 어떤 열정도 느끼는 일 없이 그저 이러저런 여인의 삶에 관해 우리 친구에게 얘기하거나, 또는 그 여인의 사랑에 관해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우리 이야기에 호기심을 가지고 귀 기울이는 낯선 사람에게얘기하는 일이 있지 않은가?  - P227

 물론 우리는 사유를 통해서만 뭔가를 소유하며, 식당에 걸린 그림도 우리가 이해하지 못한다면소유하는 것이 아니며, 한 고장에 산다고 해도 그 고장을 바라보지 않는다면 소유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예전에 파리에서 알베르틴이 나를 만나러 와서 그녀를 품 안에 껴안을 때면,
나는 발베크를 다시 소유한다는 환상에 사로잡혔다. 마찬가지로 직공 아가씨를 포옹할 때면, 알베르틴의 삶과 공장의 분위기, 계산대에서의 잡담과 누추한 곳의 영혼과 순간적이지만 밀접한 접촉을 하는 듯한 환상에 사로잡혔다.  - P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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