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존재와 우리의 관계는 오로지 우리 사유 속에만 존재한다.
기억이 희미해지면 그 관계는 느슨해지고, 우리는 환상에 쉽게 속아 넘어가고 싶어 하면서도, 또 사랑이나 우정, 예의나체면, 의무감 때문에 타인을 속이면서도 결국은 홀로 존재한다. 인간은 자신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 존재이며, 자기 안에서만 타자를 인식하며, 그렇지만 그와 반대되는 말을 하면서거짓말하는 존재이다.  - P65

 그녀는 내게 단 한 번도 "왜 나는 자유롭게 외출할 수 없는 거죠? 왜 당신은 내가 한 일을 남에게 물어보죠?"라고 말하지 않았다. 그러나 사실 우리 삶은 너무 특이해서, 그녀가그 이유를 이해하지 못했다면 물어보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녀를 가둔 원인에 대한 나의 침묵이 그녀 쪽에서의 지속적인 욕망과 무한한 추억, 그녀의 무한한 욕망과 희망에 대한 동일하고 한결같은 침묵에 상응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 P92

슬프게도! 생루가 거실에 있을 때 옆방에서 목청껏 노래하는 소리가 들려왔는데 바로 알베르틴이 노래하는 소리였다고 말하는 걸 들으면서, 나는 마침내 나로부터 해방된 알베르틴이 행복하다는 걸 깨닫고 절망에 빠졌다.  - P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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