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을 뽑는 노동을 통해 자꾸자꾸 자라려는 탐욕을 관조한다. 많은 경전에는 욕심을 부리지 않으면 얻게 되는 이익이 구체적으로 언급된다. 슬픔이나 두려움이 적고, 마음이평온하고, 여유가 있고, 항상 만족스럽게 생각하고, 하소연을 하지 않고, 노심초사하지 않고, 다투지 않게 된다고 말한다. 그러므로 풀과 돌멩이를 다루는 시간도 곧 우리에겐 수행의 시간이 되는 것이다.
- P104

 우리는 서로 주고받는 관계에 있다. 영향관계에 있다. 그래서 나의 행복은 다른 사람의 행복과 연결되어 있고, 다른 사람의 고달픔은 나의 고통과 연결되어 있다. 하나가 그릇되게 되면 다른 것들도 그릇되게 된다. 연기적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을 비방하는 것은 나를비방하는 것이요, 남을 믿지 못하는 것은 나를 신뢰하지 않는 것이 된다.  - P143

떠나가는 것을, 마지막 생명의 빛깔을 보여주고 그 화려함을 거두는 것을 우리는 가을의 시간에 마주한다. 사람의몸도 변해간다. 가을처럼. 젊은 시간은 지나간다. 병이 오기도 한다. 사람을 잃기도 한다. 이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받아들이지 않을 도리도 없다.
- P170

요즘 가을볕은 금모래처럼 곱다. 잠깐씩 햇살 속에 앉아있기도 한다. 무언가를 노란 보자기에 싸서 놓아둔 것처럼마루에 내려앉는 가을빛은 따사롭기만 하고, 푸근한 마음을 일으킨다. 이 햇살을 잘 저장할 수 있다면 두고두고 아껴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 P184

관심 없이는 아무것도 기를 수 없고, 아무것도 지닐 수없다. 관심은 연료이며, 엔진이다. 그러나 관심하다는 말은차고 뜨거운 마음의 온도를 동시에 포함한다. 관심이 모든것을 기른다고 해서 무조건 좋게만 대해서는 되지 않을 때도 있다.
  - P195

정신분석학자이면서 사회심리학의 개척자인 에리히 프롬은 현대인의 무기력이 분노와 공포, 신경증 같은 것으로나아갈 수 있다고 우려한다. 그러면서 무기력증을 극복하기 위해서 감탄하는 능력을 키우고, 지금 여기의 삶에 집중하고, 피하지 말고 갈등을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 P199

과거로의 회고가 퇴행적이라고 여기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굳이 과거의 시간을 회피하거나 부정할 이유가 없고, 또 그렇게 할 수도 없다. 땅으로부터 뿌리 뽑힌 꽃나무는 더 자랄 수 없다. 우리는 과거의 시간으로부터 줄기와 잎과 꽃을 얻게 된 꽃나무와도 같은 존재다. 그러므로 우리는 옛 시간을, 옛 사람의 시간을 함께 살면 된다.
- P257

도움받기를 원한다면 우리는 곳곳에서, 또 모든 존재로부터 덕담을 들을 수 있다. 한 톨의 씨앗도 훌륭한 덕담의제공자가 될 수 있다. 나 자신도 내게 덕담을 들려줄 수 있다. 우리가 진심으로 받아들일 준비만 되어 있다면, 그리고그것을 버킷 리스트처럼 덕담의 목록으로 만들려고 한다면 말이다.
- P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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