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나 빛의 줄무늬를 그려 넣었으며, 나는 이런 세월 속에 다시 잠기면서, 그것이 어느 해인지 알아보지 못한 채로 오래전에 포기했던 희망의 기쁨에 사로잡히곤 했다. 햇살이 침대까지 들어와 내 야윈 몸의 투명한 칸막이를 통과하며 나를따뜻하게 덥혀 주고 크리스털처럼 타오르게 했다. 그때 굶주린 회복기 환자가 아직 허락되지 않은 온갖 음식을 미리 다 먹어 치우듯, 나는 알베르틴과의 결혼이 나를 다른 존재에게 바치는 지나치게 무거운 임무를 수행하게 하고, 또 그녀의 지속적인 현존 때문에 나 자신이 부재하는 삶을 살게 하여 영원히나로부터 고독의 기쁨을 빼앗음으로써 내 삶을 망가뜨리지않을지 자문해 보았다. 고독의 기쁨만이 아니다.  - P43

 그녀는 괴로움을 야기할 수 있었지만 기쁨은 전혀 주지 못했다. 그녀에 대한 나의권태로운 집착은 오로지 고뇌에 의해서만 존속했다. 고뇌가사라지면 그와 더불어 마치 끔찍한 오락거리처럼 나의 모든주의를 요하던 그 고뇌를 진정시키고자 하는 욕구도 사라졌고, 아마도 내가 그녀에게 그렇겠지만, 그녀가 내게 얼마나 의미 없는 존재인지를 깨닫는 것이었다.  - P45

나는 지금까지 몰두해 오던 습관적인 근심 상태에서 벗어나자유로운 공기 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는데, 그러자 알베르틴이 다른 남자와 결혼하는 것을, 그녀가 여성에게 관심 갖는것을 방해하기 위해 모든 걸 희생하는 일이, 그녀를 알지 못하는 누군가의 눈에서와 마찬가지로 나 자신의 눈에도 무분별한 짓으로 보였다. 게다가 질투란 그 원인이 변화무쌍하고 절대적이며, 동일 환자에게서는 언제나 같은 증상으로 나타나지만, 이따금 다른 환자에게서는 완전히 다른 증상으로 나타나는 그런 간헐적인 질병이다.  - P4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