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영의 애호가였던 스완이라면죽기 전에 이런 질문에 대답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때로는 단한 번의 만남을 위해, 또 금방 도주해 버리는 비현실적인 삶을만져 보기 위해, 우리가 추구하고 망각하고 다시 찾는 환영들,
발베크의 길들은 이런 환영들로 가득했다. 그 길의 나무들, 즉배나무며 사과나무며 타마레스크가 나보다 오래 살아남으리라는 생각이 들자, 나는 그 나무들로부터 아직 영원한 휴식의시각을 알리는 종이 울리기 전에 마침내 일을 시작해야 한다는 충고를 들은 것 같았다. - P286

잠시 나는 사랑하는 사람의 곁에 있으면서도 그 사람을가질 수 없는 느낌을 받았다. 내 눈에 그들은 둘만의 신비로운밀담을 나누는 듯 보였으며, 내가 옆에 있어서 침묵을 지키는,
또 어쩌면 내가 모르는 예전 만남의 연장이거나, 아니면 그가그녀에게 던진 시선의 연장에 지나지 않을 뿐인지 모르지만,
나는 거기서 상대가 감추려 하는 것을 방해하는 제삼자였다.
- P298

"아뇨, 전 할 일이 있어요."라고 대답하며 작별 인사를 했고,
그의 이런 인사에 샤를뤼스 씨는 너무도 깊이 실망하여 그 불행한 일을 선의로 받아들이려고 애쓰면서도 멍하니 기차 앞에 서 있었고, 나는 그의 속눈썹에 칠해진 가루가 눈물에 녹는모습을 보았다. 그 아픔이 얼마나 커 보였던지, 나와 알베르틴은 그날 오후를 동시에르에서 보낼 예정이었지만, 나는 알베르틴의 귀에 대고 샤를뤼스 씨가 무슨 일 때문에 슬퍼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를 혼자 내버려 두지 않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나의 귀여운 아가씨도 선뜻 동의해 주었다.  - P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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