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첫날 밤 내 꿈을 채운 이미지들은 평소에 내 잠이 이용하던 것과는 완연히 구별되는 기억에서 빌린 이미지들로 채워졌다. 내가 만일 잠이 들면서 평소의 기억 쪽으로 다시 끌려 들어가려고 한다면, 익숙하지 않은 침대나 몸을 뒤척일 때의 자세에 기울이는 가벼운주의력만으로도 내 꿈의 실타래를 바꾸거나 유지하기에 충분했다. 외부 세계의 지각처럼 잠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우리습관을 조금만 바꿔도 잠은 시적(詩的)인 것이 되며, 옷을 벗고 침대에 들어가 그냥 자기도 모르게 잠들기만 해도 잠의 차원이 변하여 그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 P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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