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난 그 열렬하며 고요하고 아름다운 구름마냥 뚜렷이 드러난 할머니의 커다란 얼굴을, 그 뒤로 애정이 빛을 발하는 게 느껴지는 얼굴을 지칠 줄 모르고 바라보았다. 무엇이든할머니의 느낌을 조금이라도, 아무리 적다 해도 받기만 하면,
그게 뭐든 할머니와 관계되는 것이기만 하면, 그것은 즉시 영적이고 성스러운 것이 되었다. - P53
마침내 할머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러면서도 할머니로인해 우리는 교제라는 걸 하게 되었다. 어느 날 아침 할머니와 빌파리지 부인이 문에서 부딪쳤고, 두 사람은 서로 놀라움과 망설임의 몸짓을 나누며 조금 물러서서는 미심쩍어 하는척하다가 드디어는 예의와 기쁨의 맹세를 하면서 서로 가까이 다가가지 않을 수 없었다. 이는 마치 몰리에르 연극에서 두배우가 서로 몇 발짝 떨어진 곳에서 서로를 발견하지 못하고각자 다른 곳을 향해 오랫동안 독백을 하다가, 어느 순간 상대를 발견하고 자신의 눈을 의심하며 독백을 중단하고는, 결국은 둘이서 함께 말하고 합창단이 그 대화를 받쳐 주며 서로의품에 달려드는 장면과도 흡사했다. - P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