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난 어머니가 나 없이도 살 수 있으며,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다르게, 다른 삶을 살 수도 있다고 느꼈다. 아마도 나의 부실한 건강이나 신경증이 아버지의 삶을 조금은 복잡하고 우울하게 만들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시고는, 어머니 쪽에서 아버지와 함께 살려고 하는 게 틀림없었다. 이 이별이 더욱 나를 슬프게 한 것은, 아마도 어머니가 말씀은 하지않았지만, 이것이 내가 어머니에게 연이어 끼친 실망에 대한마지막 결정으로, 이제는 더 이상 바캉스를 함께 보낼 수 없다.
는 걸 어머니가 깨달았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 P19

"발베크의 성당이 이렇게 불행한 얼굴로 자기를 보러 온 걸보면 뭐라고 할까? 러스킨이 말하는 그 황홀한 나그네가 과연이런 모습일까? 게다가 만약 네게 이런 상황에 대처할 만한힘이 있다는 걸 엄마가 알게 된다면, 멀리서도 엄마는 우리 아들과 계속 같이 있는 거나 같아. 내일이라도 당장 엄마 편지를받을 수 있을 거야."
- P20

 나를 기쁘게 해 주려고 애쓰셨다. 난 이런 세세한 이야기에 미소를 지으려고 애쓰면서 납득과 만족의 표시로 머리를끄덕였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는 어머니와의 이별을 더욱더절감하게 했을 뿐이라, 난 찢어지는 가슴으로 마치 어머니가이미 나를 떠나가 버리기라도 한 듯 어머니를 바라보았다. 시골에 갈 때 쓰려고 산 둥근 밀짚모자를 쓰고 한창 더울 때 긴여행을 하게 되어 가벼운 옷차림을 한 어머니는 다시는 내가보지 못할 ‘몽트르투‘ 빌라에 속하는 다른 인물로 보였다.
-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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