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무하가 파리와 전 세계를 매혹한 진짜 이유는 그의 디아스포라 때문이다. 무하는 당시에 보기 드문 동유럽 출신의 예술가였고, 동유럽 특유의 문화를 서구문화에 이식시킴으로써 독특한 예술세계를 만들어냈다. 무하는 1895년 프랑스 국민 여배우인 사라 베르나르가 주연한 연극 〈지스몽다〉(Gismonda)의 포스터를 제작해 일약 스타덤에 오르면서 전설적으로 데뷔한 이래로 동유럽적인 모티브를 자신의 디자인에 즐겨 사용해서 파리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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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그림 속 뭉크는 자신 앞에 다가온 죽음을 먹어 치우고 있다. 젊은 시절부터 그는 끊임없이 자기 주위를 맴도는 죽음과 고통, 불안을 창작의 자양분으로 삼으며 여기까지 왔다. 돌이켜보면 고통만 안겨주던 나쁜 사랑이 뭉크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사랑이었는지도 모른다. 어린 시절 어머니와 누이를 잃었는 데다 몹시 병약했던 뭉크는 죽음이 늘 문 앞에서 기다리다 언제든지 들어올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런 생각은 그를 이 세계에속속들이 스며든 고통을 누구보다 빨리 알아차리는 고통의 대가로 만들었다.
- P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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