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상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항상 구체적인 실재로부터 시작해야한다. 뭔가 실체가 있는 것에서 출발해야만 나중에 실재의 흔적들을제거해나갈 수 있다. 그리고 그런다 해도 큰 위험은 없다. 왜냐하면그 오브제가 표방하는 이념은 아무리 지운다 해도 지워지지 않는 표시를 남길 테니까. 어쨌든 현실이야말로 화가가 그림을 시작하게 되는, 마음이 흥분되고 감정이 동요되는 출발점이 된다" 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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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가 새로운 추상방법을 고안해내면 과학자와 기술자가 그 혜택을 입기도 하고, 반대로 과학자나 기술자가 다른 형태의 추상을 발견하면 화가들이 서둘러 작업에 도입하기도 한다. 모든 과학실험이나 이론은 추상화나 시만큼 추상이다. 과학자, 화가, 시인들은 모두복잡한 체계에서 ‘하나만 제외하고 모든 변수를 제거함으로써 의미를 발견하려고 애쓴다. 과학에서 실험이란 예술에서의 새로운 시도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가장 중요한 것을 추려내기 위한 양식화된 과정이다.
- P128
가장 명료한 과학논문으로 오토 바르부르크(Oto Warburg의 논문을들었다. 누군가가 명료함의 비결을 물었을 때 바르부르크는 이렇게대답했다. "저는 열여섯 번이나 고쳐씁니다." 스젠트 기요르기는 그비결을 자기 식으로 응용했다. 글을 처음 쓰기 시작하면 머릿속에떠오르는 것은 모두 다 씁니다. 그런 다음 쓴 종이를 치우죠.
그러다가 한 달 후에 처음 쓴 것은 보지 않고 다시 씁니다. 두 번째 글이 첫번째 글과 다르면 처음부터 다시 씁니다. 그렇게 해서 열여섯 번쯤쓰게 되는데, 글이 더 이상 달라지지 않을 때까지 쓰는 셈이죠." 스젠트 기요르기의 경우 글을 거듭 써갈수록 말하고자 하는 것에서 불필요한 것들은 사라지고 본질만 남게 되는 것이다.
- P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