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코는 할머니의 지극한 사랑 속에서 자랐고, 또 터울이 많은 오빠나 언니와 같이 지내는 것보다, 나이가 비슷한 사촌 형제들과 노는 편이 오히려 마음 편하기도 했다. 초등학교에 들어갈 나이가 되어 그녀는 겨우 도쿄로 돌아오게 되었다. 부모님이 구미코와 너무 오래 떨어져있는 것에 점차 불안을 느끼고, 더 늦기 전에 그녀를 무리하게 도쿄로 데려온 것이었다. 그러나 어떤 의미에서 때는 이미 늦은 상태였다. - P145
그러나 아무튼 정신이 돌아왔을 때, 구미코는새 가정에 있었다. 그것은 원래 그녀가 있어야 할 가정이었다. 거기에는 부모가 있고, 오빠와 언니가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그녀의 가정이 아니었다. 그것은 그저 새로운 환경이었다. - P146
"만약 언니가 계속 살아 있었다면, 우리 집안이 조금은 화목했을 거야." 하고 구미코는 말했다. "언니는 아직 어린 초등학교 6학년이었지만, 그런데도 이미 우리 집안의 기둥 같은 존재였어. 그녀가 죽지 않았더라면, 우리 가족이 지금보다는 제대로 살았을지도 몰라. - P147
"좋았겠다. 나도 어렸을 때부터 고양이를 정말 키우고 싶었어. 그런데 키우게 해 주지 않았어. 엄마가 고양이를 싫어해서.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에서, 정말 원했던 것을 단 한번도 가져 보지 못했어. 단 한 번도, 어떻게 그럴 수 있어? 그런 게 어떤 인생인지, 너는 아마 모를 거야. 자신이 원하는것을 가질 수 없는 인생에 길들면, 끝내는 자신이 뭘 원하는지 그것조차 모르게 돼." - P150
그렇게 해서 부모는 어린 와타야 노보루에게 문제로 가득한 그들의 철학과 왜곡된 세계관을 철저하게 세뇌했다. 그들의 관심은 맏아들인 와타야 노보루 한 사람에게만 집중되었다. 그들은 와타야 노보루가 누구에게 지는 것을 절대용납하지 않았다. - P153
마치 쉰내를 풍기는 이물질이 배 속에조금씩 쌓여 가는 듯한 기분이었다. 그의 어떤 언행이 나를자극한 것은 아니었다. 내가 싫었던 것은 와타야 노보루라는 인간의 얼굴 자체였다. 내가 그때 직관적으로 느낀 것은, 이 남자의 얼굴이 뭔가 다른 것으로 덮여 있다는 것이었다. 뭔가 잘못되었다. 이건 그의 진짜 얼굴이 아니다. 나는 그렇게 느꼈다. - P16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