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집밥
문인영 지음 / 미호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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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요리책을 받고나서 우리 큰 아이가 생각났다. 집에서 함께 살 때도 그렇게 자주 맛있는 음식을 못해줬는데, 이제는 가끔이라도 해주고 싶어도 너무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카톡이나 전화통화를 할 때마다 밥은 잘 먹고 있니? 하면 네, 잘 먹고 살고 있으니 걱정 마세요, 하는 아들. 글쎄 잘 먹으면 얼마나 잘 먹겠니. 어떤 때는 씨리얼과 우유로 대충 때우고도 엄마 걱정할까봐 안심시키는 거겠지. 그래서 있을 때 잘하라고 했구나. 나 역시 아침형인간이 못되어서인지 아침식사를 제대로 차려먹는다는 것은 언감생심이다. 찐 고구마 한 개와 비타민 한 알로 초간단으로 마치거나, 채소와 굴을 넣고 끓인 맑은 국(은근히 담백하고 맛있다.)에 몇 숟갈의 밥을 말아 먹을 때도 있다. 삼시세끼를 먹는 것이 중요한 것처럼 여겨지다가 이제는 그 자체가 이미 과식이라며, 새로운 웰빙 건강법이 속속 등장한다. 삼시세끼에 연연하기보다는 한 끼를 먹어도 건강하게 먹는다는 생각의 변화가 필요한 것 같다.

 

  그래서 만나게 된 <날마다 집밥>이 반갑지 않을 수 없다. 레시피와 만드는 과정이 쉽고 간단해서 요리가 초보인 사람도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레시피대로 따라 만들어 먹다보면 정말 건강해질 것 같다. 시간이 많이 걸리는 요리는 이제 온 가족이 모이는 명절 때가 아니면 구경하기도 힘들어졌다. 외식문화가 발달된 지금은 밖으로 나가기만 하면 형형색색의 비주얼 요리가 우리를 유혹한다. 배고픈 김에 먹는 한 끼 식사는 얼마나 맛있는지. 입에 살살 녹는 음식들, 요즘 음식은 도대체 달지 않은 음식이 없을 정도다. 정신없이 맛있게 먹고 온 날 저녁에는 어김없이 갈증을 느낀다. 집에서 만든 음식을 먹었을 때는 그런 적이 거의 없는데. 아마도 그 차이는 맛을 내기 위해 동원한 화학조미료에 있지 않을까.

 

  반찬이 몇 가지 없는 소박한 밥상이라도 정성들여 만들어 먹는 음식이 건강에도 좋을 것이다. 준비한 재료를 씻어 자르고, 익히며 완성하는 과정에서 소중한 나를 위한, 가족을 위한 정성과 사랑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완성된 그 음식 자체만이 아니라 조리되어 만들어지기까지 들어간 노력과 따뜻한 사랑까지도 함께 흡수하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행복한 마음이 되고 우리 몸은 더욱 건강해지는 것이 아닐까.

 

  저자 문인영은 현재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푸드스타일리스트이자 요리연구가이며, 마켓컬리, 오덴세, 베키아누보, 이성당,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등 인기 브랜드와 <더 네이버>, <올리브 매거진> 등 수많은 매거진의 요리와 스타일링을 담당하고 있다. 바쁘게 활동하면서 사먹는 음식의 편리함에 젖었다가 직접 해먹는 따뜻한 집밥을 그리워하며 혼자 밥을 해 먹기 시작했다고 한다. 무조건 요리를 해 먹거나 세 끼를 모두 챙겨먹으려는 욕심보다는 지치지 않고, 꾸준히, 부담 없이 먹는 것을 모토로. 여기 101개의 레시피는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다.

 

Part 01. 평일, 언제나 손쉽게 집밥

Part 02. 주말, 특별하게 한 그릇 요리

Part 03. 특별한 날, 맛있게 한잔

Part 04. 남은 요리, 더 맛있게

 

  이렇게 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의 평일에 해먹을 수 있는 집밥 메뉴는 아침, 점심, 저녁의 세끼 구성으로 17일차까지 레시피가 들어있다. 메뉴 구성을 보면 한 가지의 주재료를 세끼의 요리에 조금씩 변형하거나 부재료를 추가하여 음식을 만들 수 있도록 되어있다. 장보기 시간과 비용도 절약할 수 있어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에게 일석이조의 레시피가 아닌가 싶다. 아이들이 한창 자랄 때는 일품요리 등 손이 많이 가더라도 자주 만들어 먹었었는데, 언젠가부터 간편한 외식을 선호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잦은 외식을 하게 되면 음식을 만들어 먹는 일이 더욱 귀찮게 느껴진다. 그래서 수고스럽지만 의식적으로 요리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각 장의 테마에 맞는 요리와 레시피를 모두 살펴보면서 느낀 것은 부모 세대와 자녀 세대가 모두 골고루 즐길 수 있는 메뉴가 다양해서 마음에 들었다. 하루에 한 끼, 아니면 일주일 두세 번이라도 이렇게 예쁜 색깔의 식재료를 준비하여 만들어 먹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다보면 건강은 따라올 것 같다. 평소 요리할 때 놓치고 있던 지혜로운 정보를 알게 된 점도 좋았다.

 

 

어떻게 하면 쉽고 편하게 요리할 수 있을까?

맨위부터 시간을 절약하는 장보기, 요리 준비를 위해 1.3.5일 간격으로 장보기 하는 방법,

요리의 맛을 더해 주는 다시마 육수, 멸치다시마 육수, 가쓰오부시육수를 만드는 방법이 나와있다. 이밖에도 한 끼를 먹어도 근사하게 분위기를 내는 그릇 세트 소개와 자주 활용하면 좋은 도구들을 소개하는 코너도 있다.

 

토마토 달걀볶음과 부추겉절이(P71)

오른쪽 페이지의 왼쪽에 재료 소개와 만드는 과정이 나온다.

노랑과 빨강의 색깔의 대비가 시각적으로 보아도 즐겁고 입맛을 돋군다. 

만드는 방법도 정말 간단하다!

 

카레 만들기(P105)

나는 그동안 카레를 만들때는 큰 냄비에 하나 가득 만들어서 몇 날 몇일을 먹었었다.(워낙 아이들도 좋아했어서)  그런데 이 책을 보니 먹고 싶을 때마다 소량씩 만들어 먹어도 좋겠다. 

그리고 유용한 Tip 하나, 자주 끓이다보면 짠맛이 나거나 물기가 적을 때 오로지 물만 조금 넣어 끓여 먹었는데 여기서 보니 다시마육수나 우유를 넣어 데우는 것을 알았다. 이런 몰랐던 유용한 정보가 자주 나온다.

 

꼬막비빔밥(P169)

지난주에 외식을 나갔다가 백종원이 운영하는 식당이 생겼는데 메뉴에 꼬막비빔밥이 있단다. 드시고 싶으면 가보자는 우리 작은 아들. 1만 2천원이라나. 그거 잘못하면 모래도 씹히고 하니 다른 거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 했다. 그런데 이 책에서 발견하고 반가워서 어제 재료를 사 두었다가 오늘 점심에 만들어 보았다.

 

 

책에 나온 것과 달라보이지만 분명히 꼬막비빔밥이다. 깻잎을 채썰고 싱싱한 달래를 송송 썰어서 올리고 당근을 채썰어 곁들였다. 당근의 붉은 색깔이 입맛을 돋운다. 하트 모양의 작은 종지는 양념장과 생강절임, 오른쪽은 팽이버섯을 넣은 계란국이다. 셋이 모두 맛있게 먹었다.

 

나가서 사먹는 1인분 가격으로 장을 보고 냉장고에 있는 채소를 활용해서 셋이 먹고도 꼬막이 남았으니 정말 알뜰하게 집밥을 먹은 셈이다.^^

 

<다음에 만들어 먹고 싶은 음식>

 

세이로무시(P185)

처음 듣는 음식 이름이다. 갖가지 재료를 쪄서 담백하게 즐기는 세이로무시란다. 좋아하는 고기, 채소 무엇이든 찜기에 넣고 양념장에 찍어먹는다. 여기에는 숙주, 차돌박이, 불고기용 소고기, 두부, 단호박, 청경채, 버섯, 배추를 재료로 했다. 야채를 많이 섭취하는 방법은 익혀서 먹으라고 했고, 고기도 높은 열에 굽는 것보다는 삶은 것이 칼로리도 낮다고 하니 건강에 좋을 것 같다.(양념장 만드는 법도 P117에 나와있다.)

 

피자라자냐(P241)

남은 음식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코너에서 눈에 띄었다.

전에 피자를 시켜먹고 남은 몇 조각이 딱딱해져서 버린 적이 있었는데 피자 치즈와 토마토 소스로 촉촉하고 쫄깃한 피자로 재탄생 시킬 수 있었다. 식빵도 마찬가지였다. 딱딱하게 굳은 식빵을 계란물을 입혀서 촉촉한 토스트를 만들 수 있다. 리메이크로 다시 태어나는 요리의 마술사 같다!

 

  1인 가정이 점점 늘어가는 추세이고, 제각각 바쁜 일정 때문에 가족이 함께 식사하는 횟수도 줄어들었다. 이른바 식탁의 온기가 사라지고 있다고 할까. 여기 소개된 레시피들은 쉽고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하루 30분 정도 투자하여 따뜻한 집밥을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레시피가 가득 들어있다. 사먹는 밥에 지친 피로한 입맛을 되돌리고 싶지 않은가? 남은 반찬으로 대충 때우던 평범한 식사가 조금만 투자하면 즐거운 요리 시간이 될 것이고, 건강한 에너지와 활력은 덤으로 따라 올 것이다.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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