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빗 (스페셜 에디션) - 내 안의 충동을 이겨내는 습관 설계의 법칙
웬디 우드 지음, 김윤재 옮김 / 다산북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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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최근 예술하는 습관을 읽으면서 작가와 화가 등 다양한 일에서 위대한 업적을 낸 131인의 예술인들의 루틴 이야기를 접했다. 깨알 같은 하루도 모이면 상당한 시간이 되고 그 하루하루가 모여서 위대한 업적을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역시 위대한 업적은 거저 성취되는 것이 아닌 좋은 습관을 갖고 지속적으로 노력했을 때 이루어진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새해가 되면 나름대로 목표와 계획을 세우면서 어떻게 하면 소기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 고민하며 기대와 희망을 갖게 된다. 그런 가운데 만난 해빗은 그동안 내가 읽었던 습관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책 중 단연 최고였다. 흔히 다이어트, 운동, 금연 등을 결심하지만 성공하지 못하고 중단하게 되면 의지가 부족해서라는 결론으로 치부되고 당연시되었다. 그런데 저자 웬디 우드는 습관이 의지력, 즉 의식적 자아는 일상적 행동패턴과 관련이 없으며 광대하고 반쯤 숨겨진 비의식적 자아가 작동하는 데 이것이 바로 습관이라고 했다. 경험표집법이라는 연구법을 습관 연구에 도입하여 실험한 결과 우리 삶에서 습관에 지배되는 행동의 비율은 개인차가 거의 존재하지 않으며, 그 습관이 차지하는 비율은 평균적으로 43퍼센트를 약간 넘는다는 것을 도출해냈다. 무려 43%나 되는 비중이라니 간과할 수 없는 수치다. 습관 관리만 잘해도 보다 성과를 높일 수 있다는 말이니 귀가 솔깃하지 않을 수 없었다.

    

 

 

  좋은 습관이 쌓여서 한 사람을 이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목표를 세우고 계획을 세우는 과정에서 의욕에 불타오른다. 하지만 조금 지나면 그 의욕은 어디 갔는지 작심삼일을 되풀이하다 꼬리를 감추고 만다. 무언가를 해내고 성공한 사람에게 우리는 보통 의지력이 강하다고 생각해왔다. 그런데 웬디우드는 의지력에만 기댈 때는 좋은 습관을 지속 시킬 수 없다고 했다. 습관에 기댈 때는 우리를 구성하는 더 깊은 부분에 있는 '비의식적 자아(Nonconscious)'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비의식적 자아를 쉽게 설명하면 아침에 일어나 물을 마시고 이를 닦는 등의 행위로 자연스럽게 몸에 밴 행동을 말한다.

 

 ‘습관은 시끄럽고 소모적이며 심지어 전투적인 논쟁에 뛰어드는 대신 즉시적이고 자동적으로 작동한다. 우리의 인생은 이미 습관에 많은 것을 의존하고 있다. 습관은 가장 단순하고 성실한 삶의 일부이며, 우리는 이것을 좀 더 제대로 활용할 수 있다. 장기적인 목표를 달성하는데 이보다 더 좋은 도구가 또 있을까? 토론은 생략하고 바로 일에 착수하라. 이것이 바로 습관의 방식이다.’(P42-43)  

 

  그동안 우리는 시작이 반이다, 는 말로 동기부여를 삼고 일단 시작하는 것을 대단하게 여겼다. 하지만 모든 일이 시작만으로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여러 장애를 만나기도 하면서 중단되기도 한다. 지속되어야만 성취로 이어지는 것이다. 지속을 만들어내는 것이 진정한 습관인 것이다. 하지만 중단하지 않고 꾸준히 지속하는 것이 왜 그렇게 어려운 것일까. 공부하기, 다이어트, 각종 자격증 취득하기 등 수 많은 목표를 설정하고 계획을 세우지만 성취하는 과정에서 끊임없는 유혹에 노출된다. 웬디 우드는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고 해서 너무 쉽게 무력감을 느끼지 말고 좌절하지 말아야 한다고 격려한다. 우리의 계획과 목표를 방해하면서 그 과제를 달성하는데 더 큰 비용을 지불하도록 몰아붙이는 보이지 않는 세상의 험악한 영향력을 정확히 간파해야 한다고 말한다.

 

  '강철 같은 의지력으로 무장한 수많은 사람들이 왜 어이없고 무기력하게 지속에 실패하는지 살펴봤다. 하지만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습관이 언제, 어떻게, 왜 작동하는지에 대한 단순하고 강력한 법칙을 알면 삶은 지금보다 더 나아질 수 있다. 나쁜 습관을 버리고 목표에 상응하는 더 좋은 습관을 형성할 수 있다. 이때는 더 이상 의지력에 기댈 필요가 없다. 일상의 함정 속에서도 좋은 습관을 기르는 방법을 이해시키는 것, 내가 이 책에서 이루고자 하는 단 하나의 목표다.’(P51) 

 

<습관을 설계하는 다섯 가지 법칙>

 

1. 나를 중심으로 상황을 재배열하라

2. 적절한 곳에 마찰력을 배치하라

3. 나만의 신호를 발견하라

4. 행동과 보상을 긴밀히 연결하라

5. 마법이 시작될 때까지 반복하라

 

  더 이상 자신의 의지와 갈등하며 싸우지 않아도 자동으로 작동하는 시스템이라니 너무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이 습관 설계의 법칙을 적절히 활용한다면 우리의 바람을 인생의 일부로 만들 수 있다는 말에 기대감이 생겼다. 습관을 설계한다는 말을 처음 접했는데 신선한 충격이었다. 습관이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몸에 배어지는 것임을 생각할 때 설계한다는 것은 자신이 주도해야 한다는 주인의식이 담겨있는 말이 아닌가. 저자는 습관이 일상에 뿌리내리는 과정을 보여주는데 좋은 습관 나쁜 습관을 막론하고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좋은 습관이 뿌리내리도록 힘쓰는 것이 중요하겠다.

 

  윌리엄 제임스는 2의 천성이라는 용어를 처음 제시한 습관 연구 분야의 선구자라고 하는데 습관의 진정한 가치를 간파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일상을 노력이 필요 없는 정신의 자동 활동 영역에 더 많이 넘겨줄수록, 마음은 본래 처리해야 할 일(Proper Work)'에 더 많은 힘을 쏟을 수 있다.’(P76)  

 

  별도의 노력 없이 자동적으로 많은 일들을 수행할 수 있다니. 아무런 마음의 갈등 없이 자동적으로 비의식적 자아에 저장된 습관대로 살아간다면 성취감은 물론 삶 자체가 기쁨과 행복으로 충만할 것이다. 습관의 힘을 이미 1세기 전에 통찰했다는 점이 정말 놀라웠다. 처리해야 할 일이 넘치는 복잡 다양한 이 시대에 이 격언이야말로 가장 유용하고 훌륭한 정보로 다가왔다.

 

  여러 실험으로 알게 된 것은 습관이란 동기와 의지에 연연하지 않고 스스로 작동한다는 사실이다. 같은 일을 반복하면 뇌의 활동이 재조직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또 목표는 습관의 형성에 큰 연관이 없다는 점을 알게 된 것도 흥미로웠다. 우리는 수많은 선택과 결정을 마주하며 살고 있다. 내일 무슨 옷을 입을지 어떤 메뉴의 식사를 할지 등 결정하기 위해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기도 한다. 오바마와 저커버그가 매일 같은 옷을 입었다는 일화가 신선하게 다가왔다. 결정하는 일을 줄이려고 노력하기 위해서였다. 정말 위대한 사람은 위대한 일에만 몰두한다는 것을 알았다.

 

  좋은 습관으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이점을 수학자이자 철학자였던 앨프리드 노스 화이트헤드의 말로 인용한다.

 

좋은 표기법은 모든 불필요한 일로부터 뇌를 구원한다. 더 중요한 문제에 집중할 수 있게 해주고, 우리는 그 덕분에 더 똑똑해진다.”(P89)

 

  이처럼 좋은 습관을 형성하고 늘 반복되는 일상에 습관화하면 우리는 인생의 다른 기회와 위기에 훨씬 능동적이고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으며 이런 습관은 우리가 삶에서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는 수학적 표기법인 셈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성공한 사람은 자제력이 뛰어나다고 믿고 있다. 더불어 투지 또한 대단해서 의지와 싸워 이긴다고 생각했다.

 

<자제력이 뛰어난 사람들의 특징>

 

그들은 목표를 달성하려고 굳이 입술을 꽉 깨물지 않는다.

그들은 언제나 같은 시간과 장소에서 특정한 행동을 반복한다.

그들은 생각하지 않고 행동하고, 한번 시작하면 고민하지 않는다.

그들은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도 날마다 작은 성공을 쟁취한다.

그들은 투쟁하지 않는다.(P126)

 

  그런데 또 다른 자신과 갈등하지 않고 위와 같이 자동화된 시스템을 반복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날마다 작은 성공을 하고 그것이 모여서 큰 성공을 이루는 것임을 알았다. 이것을 알게 된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진정한 습관이란 목표와 큰 관련이 없고 투쟁하지 않는다는 것.

 

  이 책은 웬디 우드가 심리학과 뇌과학을 넘나들며 30년 동안 인간 행동을 연구한 결과의 집약체이며 첫 책이기도 하다. 풍부한 실험의 사례를 들어 알려주는 습관에 관한 이야기가 정말 흥미로웠다. 새벽에 달리기와 요가를 하며 체력을 단련하고 하루 30분 글쓰기로 수많은 논문과 칼럼 글쓰기를 무리 없이 해낸다고 했듯이 딱히 어려운 용어 없이 술술 잘 읽히는 깔끔한 이야기 전개였다. 지금까지 목표와 계획을 이루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성취해 내지 못했어도 자신을 용서하고 다시 시작해보라는 격려의 말이 커다란 용기를 주었다. 또한 개인의 목표 달성을 위해 사회, 국가의 제도적인 뒷받침도 중요하다는 통찰도 빼놓지 않는다. 개인의 의지와 근면에 너무 많은 기대를 하고, 그것은 개인에게 책임을 지우는 일이며 실패와 파산의 원인을 개인의 능력부족으로 돌리려는 정부와 국가기관의 아집을 꼬집는다. 미국만의 이야기가 아닌 어느 국사 사회에도 해당되는 이야기일 것이다.

 

  나는 이 책의 도움을 받아 아침형인간의 습관을 만드는데 활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이 힘든 나로서는 무리하게 진행하다가 부작용을 낳기보다는 30분 정도 먼저 일어나는 것으로 도전해 보려한다. 성공한 날도 있을 것이고 실패한 날도 있을 것이다. 실패한 것에 자책하기 보다는 한 두 번이라도 실행에 옮긴 것을 칭찬(보상)하며 반복하면서 늘려가는 것이다. 이전에 읽은 책에서는 습관이 자리 잡는데 21일이면 된다고 했는데 여기서는 세계 최고의 모빌리티 기업의 지원을 받은 석학들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열 번이면 된다고 해서 정말 반가웠다. 그야말로 매직넘버가 아닌가! 도전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자동화된 반복이 정착하게 되면 책읽기나 공부에 좀 더 할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나는 TV시청을 중단한지 7년이 넘었는데도 시간을 여유 있게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 늘 아쉬운 부분이었다. 쓸데없는 것에 시간을 낭비하고 있지 않은지 점검해보고 그것을 하나씩 제거해 나간다면 좋은 루틴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고, 보다 시간적인 여유를 갖게 될 것 같다. 이제 실행을 통해서 확인하는 일만 남았다.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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