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자는 사이토 미유 14세 중학생 소녀다. 미유는 이지메(괴롭힘)를 당하면서 괴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우두머리는 레이코, 구의회의 의원인 아빠를 두고 있는 교만한 딸이다. 극악한 일도 잔혹한 일도 웃는 얼굴로 해대는 레이코의 행동을 보고도 누구도 거스리지 않는다.

 

 교실에 들어가서 자리에 앉아 책상 속을 보니 항상 있어야 할 교과서나 노트가 없어지고 텅텅 비어있다. 그것도 레이코 패거리들이 잘라버려서 너덜너덜해진 교과서였는데 이번엔 아예 빼앗기고 만 것이다.

 

 괴롭힘을 하도 당해서인지 이제는 그렇게 전처럼 마음에 두고 걱정하지 않으며 마음이 너덜너덜해지지는 않는다. 그것은 천국의 계단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죽을 결심을 한 것이다. 학교에는 옥상으로 이어지는 유명한 100개의 계단이 있는데 미유는 그곳을 천국의 계단이라고 부른다. 미유가 괴롭힘을 당하고 있어도 아무도 나서지 않고 보고만 있을 뿐이다. 이런 세상이 미쳤다고 생각한다. 내 편은 하나도 없다. 모두 약하고 나도 약하다, 고 생각한다.

 

 마리카는 중1때 같은 반이었고 중2때 같은 반이 되어서 서로 뛸 듯이 기뻐했었다. 매일 같이 있었고 서로 붙어서 웃곤 했는데 마리카는 이제 레이코가 하라는대로 한다. 사람을 간단히 잊어버리고 지워 없애는 친구들이 무섭다. 이제 마리카는 친구도 아니다. 미유는 마음 속으로 마리카에게 안녕을 고한다. 레이코, 마리카, 에이코, 아미 친구 이름을 부르면서 죽어버려, 몇 번이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천국에 가기로 했으니까. 눈을 뜰 수 없을 만큼 더러운 세계와 그 얘들의 얼굴을 보지 않아도 되는 천국에 가기로 했으니까.

 

 오늘부터 시작해서 100계단이다. 하루 5개 계단씩 환산하면 천국까지 20. 거기까지 다 올라가면 나는 이 세계에서 해방된다. 미유는 이런 생각을 하며 천국으로 가는 계단으로 향한다. 친구들의 괴롭힘에 얼마나 괴로웠으면. 병약한 엄마는 자기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데 걱정 끼치지 않으려고 학교에서 일어난 일을 알리지 않고 입을 꼭 다물고 있다.

 

 레이코 무리들이 있는 교실에 들어가는 것이 공포스럽다. 아주 작은 기대를 하며 교실에 들어가지만 실망하게 된다. 의자에 압정이 놓여있지 않은지 바퀴벌레가 들어있지 않은지 살펴야 한다. 하지만 이제 상처받지 않는다. 마음속 지주가 있으니까. 그렇게 매일매일 레이코 무리에게 짓궂은 짓을 당해도 친구들은 무시했으며 선생님도 신경도 쓰지 않았다. 수개월 동안 충격과 절망의 눈물을 흘리는 연속이었다.

 

 아무리 마음속에 천국의 계단이 있다고 해도 억울한 생각이 든다. 도대체 왜 나란 말인가. 2년 전만 해도 운동신경이 있는 미유는 친구들이 서로 놀자고 하는 인기 있는 아이였다.

하지만 괴롭히는 친구들에게 쫓겨 도망가다가 화장실로 숨고 무서움에 떨기도 한다. 에이코 등은 레이코가 뭐가 그리 좋아서 따르는지 이해할 수 없다. 화장실에 쭈그리고 앉아있던 미유는 잡혀서 친구들에게 대걸레로 머리를 맞는다. 격한 통증을 느끼면서도 더 이상 괴롭지 않다. 통증 때문에 몽롱해진 사이 다른 친구들의 대화를 듣게 된다. 시시한 말을 나누면서 웃고 싸우면서 서로 웃던 즐거웠던 날들, 단짝이었던 마리카와 늘 함께였던 때를 생각한다. 그렇게 놀 수 있었던 것도 여름방학 때 끝나고 말았다. 연락을 몇 번이나 해 보았지만 연락이 되지 않았다. 그때부터 레이코들과 어울렸던 것이다. 결국 연락을 끊은 이유를 듣지 못하고 이지메가 시작되었던 것이다.

 

 4일째 되던 날 천국의 계단을 오르고 있는데 누군가 말을 건다. 올려다보니 예쁜 여자아이다. 학교에서 아주 유명한 미인 4인조 중의 하나다. 미유도 알고 있는 아이지마 마리아였다. 말을 하는 것만으로도 괴롭힘을 당했던 미유는 아이지마가 묻는 말에 대답하다가도 속으로 놀란다. 아이지마와 자유롭게 말을 할 수 있는 이런 상황이 어색할 정도로. 그리고 너무 예쁜 아이지마가 웃는 얼굴로 상냥하게 말을 걸어주는 것을 보며 이세상 사람인가,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게 아닐까 싶을 만큼 좋다. 그리고 한 줄기 눈물까지... 그리고 이렇게 따뜻한 상냥함을 가진 사람이 이 학교에 있다는 것에 놀란다. 하지만 아무것도 변하는 것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5일째에도 천국의 계단에 가서 아이지마를 만난다. 미유는 왠지 치밀어오르는 감정을 느끼며 울고 싶어지고 자신을 아이지마가 보아주었으면 싶다. 꼭 사랑을 하는 느낌이라고 생각한다. 미유는 아이지마에게 친구들과 싸움도 하는지 묻는다. 아이지마는 싸우긴 하지만 심한 싸움은 하지 않는다고 한다. 서로 어떻게 말하면 상처받는지 화를 내는지 알기 때문에 서로 배려한다는. 미유는 자신이 놓인 세계와 아이지마가 놓인 세계는 정말 다르다고 생각한다.

 

아이지마는 묻는다.

사이좋은 친구 있니?”

미유는 이 말에 울컥한다. 모든 친구들에게 이지메를 당하고 있는 마당에...

아이지마가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어디까지나 보통’(평범함)의 말이다. 그런 보통의 말이 나에겐 없다. ‘보통이란 굉장한 거구나. 미유는 생각한다.

 

 “없어졌어..” 이런 대답도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지만 아이지마이기에 대답을 한다. 서로 이야기를 하다가 아이지마는 아이지마 상 이라고 부르지 말고 마리아 라고 부르란다. 미유는 놀란다.(일본인은 대개 성씨를 부르는데 이름을 부르는 경우는 엄청 친한 사이에서만 가능하다.)

다음 날 옥상에서 미유와 마리아는 이야기를 나누다가 물에 젖은 미유에게 손수건을 건네며 감기 걸리니까 닦으라고 한다. 미유는 타인을 배려하는 마리아가 병약한 엄마와 꼭 닮았다고 생각한다. 미유는 마리아의 옛날 이야기도 듣는다. 초등학교 3학년때 늘 아파서 병원에 누워 살았는데 유이, 아유, 나나세 친구들이 병원에 찾아와서 밖으로 나가 하나비(불꽃)를 보여주었다고. 이게 지금까지 기억에 남는 생일 선물이란다. 그 하나비를 준비하기 위해 용돈을 얼마나 오랫동안 모았을까 생각하니 눈물이 넘쳤다고.

 

 마리아의 돈독했던 우정 이야기를 들은 다음 미유는 부러워한다. 어렸을 때부터 쭉 친구란 정말 좋은 거구나 하면서. 그러면서 왜 자신이 레이코들에게 괴롭힘을 당해야 하는지 알 수 없다는 생각을 하면서 마음이 답답해진다.

 

미유는 바뀌고 싶다. 그러면서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애가 탄다.

미유는 마리아와 얘기하며 평화롭고 행복한 느낌이 들던 시간을 떠올리며 마리아를 생각하다가 마음을 접는다. 마리아에게 말할 순 없다고. 마음을 접는다. 그러다 마리아와 사이가 좋아질까봐. 다시 천국의 계단을 생각한다. 남은 것은 69개의 계단.

 

 7일째 되던 날 계단에 오르자마자, 먼저 와 있던 마리아가 미유를 부른다. 처음 만나고 이후부터 마이라을 만나는 것이 즐거움이었다. 마치 사랑하는 것과 닮은 느낌이다. 하지만 마음 한 구석에 죄의식이 느껴진다. 아직까지 미유는 이지메를 당하고 있다는 말을 한마디도 안 했기 때문이다. 마리아는 체리가 달려있는 키홀더를 미유에게 건넨다. 미유에게 어울릴 것 같아서 샀다는 말을 듣고 너무 기뻐한다.

 

 미유는 먼 곳을 바라보는 마리아를 찬찬히 바라보며 상념에 잠긴다. 자기와 함께 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아름다운 모습의 마리아가 만지면 부서질 것 같이 느껴진다. 바라보는 것조차 용서받을 수 없을 것 같은 아가씨였다. 그런데 눈앞에 있는 것이다. 왜 돌연 내 앞에 나타난 것일까, 미유는 궁금하고 너무 좋아서 복잡한 마음이다.

 

그래서 어떻게 된 걸까? 하는 미유의 말을 듣고 마리아는 대답한다.

 

1때부터 마음에 드는 장소였다고. 수업을 빼먹을 때나 낮잠을 잘 때 딱 이라고.

 

그 말을 듣고 미유는 몇 억분의 1이라는 확률로 만난 기적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미유는 괴롭힘을 당하면서도 엄마에게는 걱정을 끼칠까봐 얘기를 안하고 혼자 참으면서도 학교를 그만두지는 않았다. 학교를 가지 않게되면 지는 거라고 마지막 남은 자존심으로 버텼기 때문이다. 열심히 할 수 있는 게 그것 밖에 없었다.

 

하지만 마리아에게 그런 이야기를 할 수가 없다.

하지만 서로 가족 이야기를 하게 된다. 미유는 엄마를 사랑하지만 자신이 없어지면 엄마가 힘들게 일을 하지 않아도 되고 병원에 입원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며 죽는 것이 나을 거라고 생각한다. 오늘로 싫은 일은 남아돌 정도로 많다. 죽을 거야. 이 마음은 흔들리지 않을 거야. 앞으로 남은 계단은 60단이다.

 

 한편 미유는 사람들은 왜 자신보다 못해 보이는 사람을 찾아서 괴롭히는 것일까, 생각하다가 문득 초등학교 때 누구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하면서 자신도 그랬던 적이 있었다는 걸 떠올린다. 물론 레이코들 만큼 심하게 굴지는 않았지만.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세상에 좋은 사람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부터 시작하여 자기에게 잘 해주는 사람에게는 자신도 잘 해주게 되고 자신에게 상냥하면 자신도 남에게 상냥하게 해 줄 거라는. 하지만 이미 자신은 괴롭힘을 당하는 핸디캡을 뒤집어썼다고 하면서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체념한다. 그러면서도 사랑받고 싶다, 상냥하게 대해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변함없다.

 

………

 

어느 날 우연히 4인조 중 한명인 요시무라 나나세를 만났는데 미유를 알아보고 아는 척을 한다. 마리아의 친구 아니야? 하고. 미유는 심장이 고동치기 시작한다. . . 라고?

 

 곧바로 마리아를 만나러 간 미유는 이야기를 하다가 자신은 천국에 갈 거라고 계단을 올라가면 옥상이 있는데 팬스를 넘어 죽을 거라는 이야기를 하자 마리아는 놀라며 슬픈 표정을 짓는다. 그러다 정신을 차린 미유는 마리아에게 미안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마리아에게 사과했지만 미유는 그에 대한 대답은 듣지 못했다. 마리아가 좋다. 이야기하는 것도 좋지만 계단을 오르는 것을 그만 둘 수 없고 죽지 않으면 안 될 이유가 있다.

다음 날 계단에 오르니 마리아가 있다. 말을 않고 그냥 지나갈까, 앞으로는 절대 관계없는 사람이 될까, 고민을 하면서 마음이 아파진다.

 

 다음날도 계단에서 마리아를 만났지만 별 이야기도 하지 않고 가버리자 미유는 이제 걱정되기 시작한다. 미유를 피하는 것 같기도 하고. 마리아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기다려도 오지 않는 마리아를 생각한다. 모르는 사이에 자신의 아픔을 지워 없애는 천사였음을 알게 된다.

 

 천국의 계단으로 가기로 결심한지 12일째 되는 날엔 레이코들에게 또 괴롭힘을 당한다. 그 얘들을 피해서 1학년생이 이용하는 3층에 있는 화장실에 갔는데 거기서 그들을 마주친 것이다. 교복을 아래옷만 남기고 다 빼앗겼는데, 마저 다 벗든지 화장실 바닥을 핥든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으름장을 놓는다. 여기서 마음속으로 마리아에게 도움을 청하며 부르짖었지만 마리아는 없다.

 

 레이코는 왜 미유를 괴롭히게 되었을까. 구의원인 아빠는 매일 일에 찌들어 살고 엄마는 애인을 만들어서 즐기느라 집에 없다. 어느 날 미유가 엄마랑 걸어가는 모습을 본 레이코는 자신은 돈은 많은데 사랑이 넘치는 가정이 없었다. 그걸 미유에게서 보았다. 짐을 자기가 들겠다고 엄마와 주거니받거니 다정한 대화를 보고 분해서 견딜 수 없었다. 그래서 괴롭히기로 작정을 한 것이었다. 가장 친한 친구 마리카도 빼앗아가고.

 

희망이 없어진 미유는 이제 천국으로 가는 계단이 몇 개 남지 않았다. 누군가 와서 도와줄 수 있을까.

 

 그렇다면 미유를 향한 이지메는 어떻게, 왜 시작되었을까. 이야기 속에는 이지메의 당자자인 레이코, 마리카, 등의 고백이 나온다. 가난하고 엄마와 단둘이 살지만 공부를 잘 하고 운동도 잘하고 예쁘고 성격 좋고 남자친구도 있는 인기 있는 미유를 향한 질투에서 시작된 것이었다. 마리카는 맨날 2등을 하면서 1등을 놓친 것에 대해 아빠한테 혼나고 집에 들어가기 싫어서 엉망이 되고 나쁜 아이로 변해간다. 어느 날 학교에서 청소하는 아주머니가 바퀴벌레를 처리하는 것을 보고 미유를 떠올리고 미유의 책상 주변에 바퀴벌레를 뿌려놓는다. 그 다음날부터 미유를 향한 괴롭힘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정말로 이지메가 시작될 줄은 몰랐다. 미유가 싫었지만 그래도 친구였고 친한 친구였다. 그런 괴롭힘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자기 때문에 시작되었다는 걸 뒤늦게 후회한다.

 

 마리아를 한동안 못 만나고 이제 천국으로 가는 계단 단 1개만 남게 되었다. 미유는 어느새 이렇게 많이 올라와버렸다며 주위를 둘러보고 있는데 발소리가 들린다. 마리아다. 마리아는 미유에게 죽을 거냐고 묻는다. 미유는 살아갈 의미가 없다며 그럴 거라고. 그러자 마리아는

 

 

 

 

 

살아가는 의미라는 건 그렇게 엄청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말을 시작한다.

케이크를 먹고 있을 때라든가, 좋아하는 책을 만났을 때, 그런 사소한 것으로도 괜찮다고. 작더라도 행복은 근처에 널려있다고. 자신에게 달려있고 자주 발견할 수 있다고.

 

 미유가 죽는다면 내가 슬프다,고 마리아가 말하자 미유는 눈물이 흘러넘치기 시작한다. 친구 중 누군가 이렇게 따뜻한 말을 해주는 이 없었다. 죽고 싶다는 것은 살고 싶었다는 다른 의미이기도 했다는 것을 미유는 깨닫는다.

 

 

 

 

 

 그리고 자기가 당하고 있는 아픔을 누군가 지켜보고 있었음을 알게 된다. 친구를 괴롭히는 것을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가볍게 행동한 배경에는 부모들을 비롯한 어른들의 문제가 많이 보였다. 돈과 일과 성적만을 우선시하는 풍조에서 그대로 방치된 아이들의 외로움을 생각하지 않았다. 구의원의 딸인 레이코에게 꼼짝도 못하는 담임 선생은 자신의 자리를 지키려고만 했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자신의 욕구를 분풀이하듯이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을 가진 미유를 질투하며 괴롭혔던 것이다. 다행인 것은 천사같은 마리아를 만나서 미유와 친구가 되고 미유를 괴롭혔던 레이코들과 화해를 하는 해피엔딩의 이야기다. 교육 현장, 가정환경에서 미래인 주인공인 아이들을 어떻게 돌보아야 하는지 생각게 하는 이야기였다.

 

 

 

 
 
 
**상품 검색이 안 돼서 포스트로 올린다.
 
 
 

 

天國への階段-いじめ-

佐柳 くるみ 저
スタ-ツ出版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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