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 라이즈 아르테 미스터리 16
T. M. 로건 지음, 이수영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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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범한 영어교사로 일하고 있던 조셉 린치는 아내와 아들 윌리엄을 끔찍이 사랑하는 가정적인 남자로 나름 행복한 가정을 꾸려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윌리엄이 태어난 후에는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하려고 일주일에 3일로 일을 줄였고, 커리어우먼인 아내 멀리사의 손이 미치지 못하는 일까지 도맡아하며 한 조각의 퍼즐처럼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다.


 그러던 어느 날, 윌리엄을 데리고 오던 중 자동차를 좋아하는 아들의 눈에 엄마 차가 눈에 띄고 조셉의 눈에 익은 번호판 분명히 아내 멀의 차가 맞다. 테니스를 하러 간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여기에 왔을까. 부리나케 따라가다 보니 피리미어 인 호텔의 주차장에 이르고. 멀과 절친인 베스의 남편 벤 딜레이니와 함께 있는 모습을 발견한다. 끼어들어 아는 체 하기도 이상한, 이야기하려는 멀에게 삿대질을 하면서 으르렁대는 벤을 본 조셉은 윌리엄이 보게 될까봐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간다.


 궁금하고 걱정이 되는 상황에 벤이 나타나고 멀을 봤느냐고 묻지만 벤은 잡아떼고는 오히려 화를 내며 몸싸움을 일으킨다. 싸움을 피하려 했지만 공격적으로 나오는 벤을 뿌리치며 살짝 밀쳐냈는데 콘크리트 바닥에 머리를 부딪치며 바닥에 쓰러진다. 귀에서는 핏방울이 흘러나오고. 벤은 순식간에 일어난 일로 조셉은 공포에 사로잡힌다. 바로 그때 윌리엄은 천식 발작을 일으켜 숨을 쉴 수 없는 상황이 된다. 벤도 급하지만 아들의 상태를 먼저 수습하기 위해 집으로 향한다.


 그리고 다시 찾은 호텔 주차장. 온갖 두려운 상상을 하면서 벤에게 갔지만, 아무것도 없다. 벤도 그의 차도 조셉의 휴대폰도 사라졌다. 피 흘리는 사람을 그냥 내버려 둔 것이다. 이것은 조셉에게 잘 된 일일까. 분명히 안도할 상황은 아닌 것 같은데. 이 상황은 어떻게 흘러갈까.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에 금세 빠져든다. 돌아온 멀에게 아까 보았던 상황을 이야기하는데 자신은 호텔에 가지 않았다는 말에 조셉은 혼란에 빠지기 시작한다. 아내가 거짓말을 하리라고는 생각해 본 적이 없던 만큼 조셉에게는 충격일 수밖에 없다. 한 조각의 퍼즐처럼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던 조셉의 일상은 멀의 거짓말로 인해 산산이 부서지기 시작한다.


 잃어버린 휴대폰은 어떻게 되었을까. 개인의 온갖 정보가 들어있는 스마트폰은 범죄에 이용될 수 있다. 아니나 다를까. 조셉의 페이스북 계정에는 주차장에서 다툰 현장의 모습이 담긴 게시물이 올라오기 시작한다. 벤이 살아있기에 이런 짓도 가능할 것이다. 어쩌면 조셉에게는 안도감을 주는 것도 같다. 죽지 않고 살아있다는 사실을 확인만 하면 되니까. 벤은 학창 시절 찌질이 였지만 지금은 스마트폰 앱을 만드는 기업가다. 그렇게 부자라서 아내 멀의 마음이 기운 것일까. 미심쩍은 마음에 조셉은 괴롭기만 하다. 결국 추궁에 못 이겨 벤의 회사 기밀 문제로 조언 때문에 거짓말을 했다는 멀의 사과를 듣기는 했지만 왜 자신의 계정에 그런 게시글을 올리는 것인지 의문이 풀리지 않는다.


 그런데 베스는 괜찮은 것일까. 조셉과의 몸싸움 이후 흔적 없이 사라진 벤이 살아있거나 적어도 연락은 되어야 한다. 베스는 조셉의 집에 와서 벤이 물건을 부수고 가방을 싸서 집을 나가 연락이 안 된다고 울먹인다. 또 조셉에게 위협적인 말을 하며 엽총도 하나 없어졌다고. 베스와의 대화에서도 이제 멀의 거짓말은 너무 자연스러워서 말릴 수도 없다.


 베스의 소식을 들은 조셉은 어딘가 살아있을 거라는 희망에 경찰에 알리고 벤을 찾아보자고 하는데. 멀은 경찰에 알리기 전에 해야 할 말이 있다면서 2년 전 벤과의 실수를 실토한다. 이것이 그냥 거짓말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이렇게 아내는 불륜을 말하면서도 어찌나 당당한지. 하나씩 드러나는 더한 일에도 마음은 무너지지만 가정을 깨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조셉이 정말 안쓰럽다. SNS의 위력은 조셉을 교직에서 정직을 당하기에 이르고 힘든 이 상황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믿었던 친구 애덤마저 등을 돌린다. 어쩐 일인지 경찰도 조셉을 살인범으로 몰아가는 분위기가 된다. 시체가 없는데 어떻게 살인죄가 성립할 수 있는 것인지. 가정을 이전으로 회복하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벤을 찾아야만 한다.


 위기에 몰린 조셉은 변호사를 고용한다. 하지만 변호사마저 조셉의 편인지 아닌지 의심스럽다. 경찰이 너무 많은 증거를 확보해서 조셉에게 불리하니 자진 출두하여 협조하라고 조언하는 변호사에게 화가 나 미칠 지경이다. 철저히 혼자가 된 기분이다. 압수된 조셉의 차 트렁크에서 벤의 혈흔과 머리카락을 발견했다나. 누군가 조셉의 무덤을 파고 있는 건 확실하다. 벤을 만나기 위해 선덜랜드까지 찾아갔지만 흠씬 얻어맞고 도망자의 신세가 되어 돌아온다. 범인이 누굴까. 머리가 똑똑한 엘리사가 게시글을 올리며 혼란을 일으켰나 생각했다.


제발 우리를 도와주세요


발신번호 없는 이 문자 메시지를 받은 조셉은 이들을 구할 수 있을 것인가.

벤은 살아있는 걸까.


 예상치 못한 마지막의 반전은 정말 놀라웠다. 그렇게 8일간의 조셉의 악몽은 끝났다. 우연히 벌어진 사건이 철저한 계획과 음모를 꾸민 이들을 도와주는 꼴이 되었다. 억눌린 채 살아야했던 정신적 학대를 벗어나고 매여 있는 현실을 도피하기 위한 모험이라고 해도 좋을까. 씁쓸한 마음이 든다. 과연 누구를 믿을 수 있을 것인가. 사람은 겉모습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 겪어봐도 모르는 사람의 마음 밑바닥에는 어떤 불신이 도사리고 있는지 모른다. 꺼진 불도 다시 살펴야 한다. 한 번의 거짓말은 그 거짓말을 감추기 위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요즘의 일상에서 페이스북, SNS는 많은 사람들의 소통의 장이다. 자신의 행복한 일상을 알리고 사진을 퍼 나르기에 바쁘다. 하지만 이것이 누군가에게 덜미가 될 수도 있다. 이 작품을 읽고 난 후 더욱 섬뜩하게 다가온다. 문명의 이기를 악용하여 한 사람의 소박한 일상을 엉망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 누군가 나의 모든 것을 훔쳐보고 있다는 것은 얼마나 소름 끼치는 일인가. 거짓말은 언젠가는 탄로나게 되어있다.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한 거짓말의 끝은 결국 자신이 함정에 빠지게 된다는 것을 꼭 기억해야 한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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