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판 아르센 뤼팽 전집 1 결정판 아르센 뤼팽 전집 1
모리스 르블랑 지음, 성귀수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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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더위 속에서 내심 기대하고 있던 뤼팽 이야기였다. 열권이나 되는 전집 중 1권을 갖게 되었다. 역시나 결정판이라서 그런지 꽤나 방대한 분량에 놀랐다. 모리스 르블랑이 35년에 걸친 모험담과 오리지널 삽화까지 빠짐없이 수록한 세계 최초의 결정판 전집이라고 한다. 도둑이 그냥 도둑이 아닌 역사상 가장 매혹적인 도둑이라니! 역자 성귀수의 16년에 걸친 치열하고 집요한 도전의 결과물이다. 오랜 세월을 아르센 뤼팽과 함께 한 작가인 만큼 역자 또한 그에 버금가는 환상의 짝꿍이 아닐까 싶다.


 작품의 구성은 맨 처음 모르스 르블랑의 추리소설론이 나오고 아르센 뤼팽의 친구들 협회회장 에르베 르샤 씨의 우정어린 편지가 이어진다. 괴도신사 뤼팽의 조국인 프랑스에서조차 이러한 시도가 없었는데 아르테 출판사와 역자의 노력으로 결정판 전집을 낸 것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 ‘역자의 말에서는 저자의 작품을 하나도 빠짐없이 집대성하여 전집으로 내기까지의 과정, 대략의 작품들과 미발표 원고 <아르센 뤼팽의 마지막 사랑>을 입수하기까지의 감회와 뿌듯함이 행간에 가득하다.


 아르센 뤼팽과 나는 역자 성귀수와 아르센 뤼팽의 대화로 이루어져있는데 16년 동안 함께 하면서 일어났던 애환의 에피소드와 교감이 그 작품과 주인공에 대한 애정이 확연하게 엿보인다.

또 잘 몰랐던 작가 모리스 르블랑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35년이나 긴 세월 동안 어떻게 한 주인공에 대한 이야기를 쓸 수 있었을까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모리스 르블랑은 세븐 하트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 뭐가 좋아서 나는 그의 전담 연대기 작가가 되었는가? 왜 다른 사람이 아니고, 하필 나란 말인가? 사실 그 대답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한마디로 내가 잘나서가 아니라, 단순한 우연의 소산이니까. 그저 우연히 그가 지나가는 길 위에 내가 서 있었다고나 할까? 우연의 장난으로 나는 그의 가장 기묘하고도 신비스러운 모험들 중 하나에 휘말려 들어간 것이고. 우연 때문에 그가 놀라운 솜씨로 연출한 복잡한 드라마에 출연한 것이다.’(P45)


 사실 모리스 르블랑은 대중적 장르인 추리소설보다 정통 순수문학인 심리주의 소설에 꿈을 둔 문학인이었다고 한다. 같은 고향인 루앙에서 태어난 위대한 소설가 플로베르를 흠모하여 어려서부터 작가의 꿈을 키웠고, 모파상과 졸라, 공쿠를 형제를 무작정 따라나설 정도로 순수했던 문학열을 간직한 청년이었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이즈음에 작품을 발표하면서 평단으로부터는 좋은 평을 얻었음에도 대중적인 인기는 끌지 못했다. 이것도 어쩌면 장르문학으로 눈을 돌리는 계기가 되었고 부와 명성을 가져다주었으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까.


 어떻게 해서 아르센 뤼팽은 탄생하게 되었을까.

그 당시 영국의 셜록 홈스를 부러워했던 월간지 <주세투>의 편집장 피에르 라피트를 만나 아르센 뤼팽 체포되다가 발표되기에 이른다. 추리소설 역사상 가장 매력적인 도둑 아르센 뤼팽인 만큼 그의 기본 프로필과 심층 프로필이 나와 있다. 변신술은 물론 신기(神技)에 가까운 능력을 가졌고 자신의 어두운 내면을 들여다볼 줄 아는 매우 복잡한 개성의 소유자라고 하니 역시 보통 도둑과는 다른 면모가 느껴진다.


 1권에는 괴도신사 아르센 뤼팽, 뤼팽 대 홈스의 대결, 아르센 뤼팽 4막극이 들어있다. 양장본의 튼튼해 보이는 장정도 무척 마음에 든다. 차근차근 하나씩 읽을 생각을 하니 무척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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