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게 쓴 프랑스 혁명사
가와노 겐지 지음, 한승동 옮김 / 두레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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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학창시절에 역사, 즉 세계사에 대한 공부를 떠올려 볼 때 암기식으로 치우친 점, 또 하나는 성인이 되어 역사에 대한 공부가 점점 관심 밖으로 밀려나는 건 아닐까 하는 우려에 좀 자세히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방대한 프랑스 대혁명에 대한 이야기를 읽기 쉽고 간결하게 정리했다는 소개에 더욱 호기심을 끌었었다. 읽고 난 후의 소감은 여러 이유로 집중을 다하지 못하고 띄엄띄엄 읽게 되는 바람에 맥을 잇기 어려웠고 그로 인해 흥미를 못 느꼈다는 점이 아쉽게 다가온다. 이 점을 반성하며 추후에 다시 읽는 기회를 가진다면 얼마든지 만회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여기서 다루는 시대적 배경은 민중이 바스티유를 공격하기 2년 전인 1787년부터 나폴레옹이 실권자로 등장하는 1799년까지 10여 년간의 프랑스 혁명을 다루고 있다. 기존의 혁명의 역사와 달리 서술 쪽보다는 사색을 하는 쪽에 좀 더 기울였다고 서문에서 밝히고 있다. 이점은 서술이 길어져서 지루한 책읽기가 될 수도 있는 독자에게 배려심이 엿보여 반가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우선 목차의 구성을 보면,

1. 혁명과 계급 2. 계몽사상 3. 혁명의 계기 4. 왕과 의회와 민중 5. 전쟁과 혁명 6. 혁명과 민중 7. 부르주아 국가의 출현 종장. “혁명은 끝났다로 되어있다.


 1장부터 3장까지는 프랑스 혁명이 일어나기 전의 배경과 계기를 설명하고, 4장부터 7장까지는 프랑스 혁명의 전개과정을 설명하는 것으로 크게 나뉜다.

  1장은 혁명 집단과 반혁명 집단의 대립, 프랑스 혁명의 주체와 관련된 계급을 분석한다. 2장은 프랑스 혁명이 유일하게 계몽혁명이 어우러진 사상의 혁명이라는 점을 들어 케네, 디드로, 루소 등으로 대표되는 18세기 후반기 계몽사상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당시 사상의 혁명이라는 점에서도 독보적인 지위를 가졌던 프랑스로서는 계몽혁명의 결합은 행운으로 작용하여 혁명이 실현되었음을 설파하고 있다. 3장은 전쟁과 귀족의 저항 등을 중심으로, 프랑스 혁명의 주체와 사상이 언제 어떤 계기로 어떻게 혁명이 일어났는지를 알려준다. 그리고 4장부터 7장까지는 프랑스 혁명의 발발부터 나폴레옹이 실권자로 등장하는 시기까지를 간결하게 정리하고 분석해 준다.


그렇다면 혁명의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당시 프랑스 절대왕정 시대는 끝없는 전쟁의 연속이었다. 전쟁을 통해 영토를 확장하고 항해 무역 등 식민지의 증대 목표는 귀족이나 상인 군주의 영광을 얻을 수 있었지만 그 과정에서 피폐해진 민중의 저항은 커질 수밖에 없다. 수공업자와 농민들이 몰락하는 사태가 발생하고 부랑자와 도시빈민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남는 것은 분노밖에 없다. 하지만 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던 것은 1787년에 시작된 귀족의 저항이라고 하니 다소 역설적이고 아이러니하다. 혁명이 일어난다면 귀족과 성직자들은 타도당할 수밖에 없는 계급임에도 그들이 혁명의 불씨를 지녔다는 점이다.


 계몽주의자들 중 유일하게 루소만이 인민의 소리는 신의 소리(P80)라고 표명했다고 한다. 역사를 살펴보면 인민을 어리석은 부류로 폄하하며 그들의 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을 때 혁명의 싹이 트는 것을 알 수 있다. 프랑스 혁명은 부르주아 혁명과 모든 혁명의 모범이 되었다고 한다. ‘혁명의 순교자였던 로베스피에르도 테르미도로 반동으로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다. 하지만 그의 1,2년에 걸친 정치적 실천이 무효가 되었다고는 할 수 없다. 레닌에게는 가장 좋은 학교가 되었으며 마르크스는 프랑스 혁명의 거대한 빗자루가 되었기에 인민들이 자유롭고 민주적인 인간관계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그 후로 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세계 도처에서 혁명은 진행 중이다. 프랑스 혁명은 부르주아의 혁명과 동시에 민중이 참가하여 민중이 승리한 혁명이다. 자연스럽게 우리의 촛불 혁명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프랑스 혁명 주역들의 인물 약전과 간략히 정리한 혁명 약연표는 프랑스 혁명을 좀 더 쉽게 이해하는데 유용해 보인다. 프랑스 혁명의 역사에 관심 있는 독자가 읽는다면 짧은 시간을 투자하더라도 유익한 독서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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