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부른 나라의 우울한 사람들 - 열심히 노력해도 행복하지 않은 당신을 위한 현실 심리학
가타다 다마미 지음, 전경아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6년 8월
평점 :
절판


저자는 일본의 정신과 의사 겸 베스트셀러 작가로 다양한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불안 우울 무기력 등 현대인을 지배하고 있는 마음의 병을 폭넓은 시각에서 냉철하게 분석해 많은 이들이 그의 저서와 칼럼에 열광하고 있다. 저서로 <철부지 사회>, <나를 미치게 만드는 사람들>, <왜 화를 멈출 수 없을까?> 등이 있다.

 

 

항우울제 남용의 폐해

항우울제는 ‘대박상품’이었다. 제약회사는 너 나 할 것 없이 경쟁에 뛰어들어 1960년대 중반에는 약 10여 가지의 항우울제가 시장에 출시되었다. 정신약리학에 관한 국제회의나 국제학회도 꾸준히 늘었다. 그 결과, 모든 게 ‘우울증’이 되었다. 단순히 항우울제에 반응한다는 이유로 모든 병을 우울증으로 만들어버렸다고 해야 할까.(p92/93)

 

 

 

 

 

세계적인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세계가 경악을 금치 못했었다.

이는 약물 남용의 결과 생명을 빼앗아갈 수 있을 수도 있다는 경고로서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항우울제 남용의 원인

아주 절박한 상황이 아니면 항우울제를 처방하지 않아도(환자의) 호소에 차분히 귀를 기울이고 고뇌에 공감하며 이해하는 것만으로 환자가 잠깐의 힘든 시기를 극복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p107)

‘마음의 감기’라는 타이틀로 대대적인 광고를 통해 많이 알려지고 쉽게 처방받을 수 있게 된 점, 환자들도 힘든 상황을 ‘어떻게든 빨리’ 모면하고자 하는 심리적인 상황이 항우울제, 특히 SSRI의 ‘남용’과 그와 관련된 ‘우울증’의 증가를 부추기는 원인이 되었다고 한다.

 

 

 

우울증을 조장하는 사회적 요인

 

요즘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갑질 논란’도 신형우울증의 대표적 예라고 한다. ‘너 때문이다. 책임져라’고 질타하는 태도 말이다. 그런 경우가 지금은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

타책 경향이 짙어진 시기는 1945년 이후이며 물질적으로 풍요롭고 개인이 자유로운 민주적인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그 이전까지는 집단의 목적에 희생된 개인은 규범으로부터 해방을 꿈꾸게 된다. 그렇게 ‘자아실현’, ‘자기다움’을 추구하려고 부단히 힘썼지만, 종국엔 어떤 결과에 못 미치게 되자 그것을 스스로 인정하지 못하고 타인을 향해 질책이 시작되는 것이다.

 

 

개인의 책임이 무거워진 사회

지금은 옛날보다 가족, 친지 등 인간관계의 폭이 매우 좁아졌다. 우리나라도 일본의 경우와 비슷하게 고령화 사회도 매우 닮아가고 있다고 한다. 결혼도 하지 않는 사회, 1인 가구가 늘어가는 사회이다. 타인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를 누리며 살 수 있지만, 어떤 문제가 생기면 혼자서 해결해야 하고 혼자서 책임을 져야 한다. 취직, 결혼, 건강관리 등 모두 자신이 알아서 해야 하는 책임의 범위가 더욱 넓어진 것이다. 혼자여서 느끼는 외로움도 무시할 수 없다. 거기서 느끼는 강박관념도 우울증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헬리콥터 맘, 인공위성 맘

 

아이들도 예전에는 대가족 속에서 자랐고, 친척, 이웃 등 주변 사람들 모두가 훈육의 역할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저출산의 영향으로 자녀의 수도 적고, 그에 따라 부모의 관심과 기대치도 무조건적으로 향하는 경우가 많다.

 

자녀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헬리콥터 맘은 자녀의 학창시절은 물론, 입사, 결혼에 이르기까지 사사건건 신경을 쓰며 간섭을 한다. 이와 반대되는 개념으로 아이가 혼자서 실패를 경험할 수 있도록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인공위성 맘’이 있다.(p197)

 

부모는 자신이 이루지 못한 꿈이 있는 경우, 아이를 통해서 이루려고 한다. 이는 부모 자신의 ‘자기애’가 되살아 난 이유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자기애’가 없어서는 안 되며 적당히 있는 것이 ‘자존심’의 원천이 된다고 말하고 있다.

자녀는 결코 부모의 소유가 아니다. 건강한 신체와 정신을 가진 젊은이로 성장시켜 이 사회의 일익을 담당할 수 있는 하나의 인간으로 당당하게 설 수 있도록 인도하는 역할이 되어야 할 것이다.

 

 

 

‘해피 드러그’ 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나타난 우울증 치료제는 많은 우울증 환자를 만들어낸 것은 틀림없다.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경제 불황을 안고 있고 테러 등 위험요소도 전보다 상대적으로 많이 증가했다. 이제는 더 이상 성장의 시대도 아니라고 한다. 좋은 대학을 나왔어도 사회조직과 내가 잘 맞지 않으면 유용한 인재로 쓰임을 받지 못한다. 거기서 얻게 되는 것은 우울감, 바로 그것이다. 지금은 사회는 우리가 원하지 않음에도 누구나 우울할 수밖에 없는 시대라고 한다. 그러니 그것을 인정하고, 자신의 문제를 외부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멈추어야 한다. 남의 탓만 해서는 해결되는 일이 없다고. ‘다들 조금씩은 병을 앓고 있다’ 면서 괜찮다고 다독여 준다. 우리도 주변에 마음이 힘 든 사람이 있다면 따뜻하게 한 발 다가가 조그만 관심을 가지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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