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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국가를 생각하다
토드 부크홀츠 지음, 박세연 옮김 / 21세기북스 / 2017년 4월
평점 :
저자 토드 부크홀츠는 저명한 경제학자이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라는 명성에 걸맞게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역사속의 풍부한 사례를 들어 재미있게 풀어간다. 문학, 음악, 영화, 드라마, 오폐라 등 작품에서도 샅샅히 찾아낸 풍부한 재료로 위트 있고 맛깔난 이야기가 전개된다. 1부는 국가 분열의 원인을, 2부는 리더의 자격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예로부터 한 가문의 번영에 대해 말할 때 자손의 번성을 예를 들었다. 하나의 국가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싶다. 적당한 인구는 부강한 나라의 필수조건이다. 그런데 요즘은 세계 여러 나라들의 출산율이 하락하면서 줄어드는 인구로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그로 인해 고령화,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는 문제로 떠들썩할 지경이다.
국가 분열의 원인의 첫 번째 사례는 국가가 번영할수록 출산율은 하락한다는 것이다. 국가가 부유해질 때 출산율은 떨어진다. ‘대학 학위는 대단히 놀라운 피임약’(P39)이라는 간단한 말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출산율은 현격히 떨어졌는데, 애완동물을 키우는 인구는 대대적으로 증가했다. 출산과 육아에 드는 시간과 기회비용 대비, 더욱 편하게 살아가려는 인간의 욕망은 전통적이 삶의 모습도 바꾸어 놓는다.
“역사적 사실에 비추어볼 때, 스파르타의 토지 소유 체제는 결함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 나라는 한 번의 공격으로 무너진 것이 아니라, 인구 감소로 인해 서서히 몰락한 것이다.”(아리스토텔레스 P53)
'출산율 하락은 경제적, 정치적 번영으로부터 비롯되며, 이는 장기적인 통치를 추구하는 국가에 새로운 그리고 때로는 극복하기 힘든 도전 과제를 안겨준다는 사실’(P55)을 깨달아야 한다.
또 ‘국가는 다른 국가들과의 교류 없이 부를 얻거나 유지할 수 없다. 하지만 국제적인 교류는 국가의 관습과 전통을 흔들어놓을 것이다.’(P76)라고 하며, 무역이 없으면 국가의 풍요도 없다고 했다. 라구사 공화국이 몰락한 이유는 빈곤 때문이 아니고 ‘지나치게’ 부유한 때문이었다. 앞서 말 한 것처럼 생활수준이 상승하면서 출산율 하락을 겪은 것이다. 합스부르크 제국이 사라진 이유는, 너무 다양한 민족과 관습 그리고 영토를 하나의 제국으로 통합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 빚은 달콤한 독약이며 민간 부채보다 정부의 부채가 더 위험한 이유를 이야기 한다.
1600년대의 베네치아 공화국은 1500년대 중반에 유리 공예와 직물 염색, 가죽 공예의 엄청난 성공으로 경기가 살아났다. 정부는 상인들에게 무거운 관세 부담을 주었고 그로 인해 가격은 두 배로 상승, 시장 점유율을 빼앗기게 된다. 자연히 기업과 근로자들은 생산 의욕을 잃어버렸고 생산성과 혁신은 점점 위축되었다. 이렇게 정부의 조세정책에 따라 근로 의지를 잃게 되면 한 나라가 쇠퇴하거나 정체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임을 보여준다.
오늘날 세계 각국은 이민자로 넘친다. 유입되는 이방인들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국가의 번영이나, 혼란을 야기하기도 한다. 종교나 문화적인 전통이 다르다는 이유로 배척하기 보다는 서로 다름을 인정해주며 ‘우리’라는 공동체 의식을 가지고 나아갈 때 더불어 살 수 있는 국가로 번영할 수 있는 것이다.
리더의 자격을 이야기하는 사례로 알렉산드로스,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 메이지 유신의 주역격인 사카모토 료마, 코스타리카의 돈 페페와 이스라엘의 골다 메이어에 대한 삶의 여정을 보여준다. 저마다 이 리더들은 부패로 얼룩진 권력자들과 대항하거나 내전으로 피폐해진 나라를 이끌었다. 때가 되면 과감히 권력을 내려놓을 줄 아는 진정한 용기를 가진 리더였음을 알 수 있었다.
현 정국이 시작되기 전의 우리나라의 상황과 너무 대비되는 지도자의 위치를 생각해 볼 때 씁쓸한 마음을 지울 길 없다. 책임지고 물러날 만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모르쇠 일색으로 버티며 끝까지 추한 모습을 보인 국가 리더라니. 이 책 제목과 같이 다시, 새삼스럽게 국가에 대하여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국가란 리더 혼자서 휘두르는 권력으로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다. 구성원인 국민과 더불어 공동체 의식으로 하나씩 하나씩 문제를 풀어가며 소통이 중단되지 않는 나라만이 번영을 향해 한 발자국씩 옮길 수 있음을 알았다. 꽤 많은 분량임에도 다양한 분야의 해박한 지식과 통찰을 엿볼수 있어 재미있게 읽었다. 점점 국가에 대한 애국심이나 국가관이 희미해져가는 요즘 시대에 꼭 읽어볼 만한 교양서, 필독서로 손색없는 책이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제작사로부터 상품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