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절로 몸에 새겨지는 몰입 영어 - 몰입의 대가 황농문 교수의 궁극의 공부법
황농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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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의 저자 황농문 교수는 <공부하는 힘>으로 만난 적이 있다. 그 중 몰입능력과 공부와의 상관관계를 이야기한 부분, 또 북유럽 국가 스웨덴, 핀란드 등의 국민들이 영어로 의사소통이 되는 이유가 우리와 달리 교육 방식에 차이에 있었다는 내용이 인상적이었다. <몰입 영어>는 영어공부에 오랫동안 아쉬움을 갖고 있었던 차에 깊은 관심을 가진 덕분에 만나게 되었다. 그동안 몰입을 화두로 많은 독자를 사로잡았던 만큼 영어 학습과 몰입의 조합은 그 시너지 효과가 얼마나 대단할까, 몹시 기대되었고 설레는 마음으로 읽어나갔다.

 

 여기서 다소 생소하게 느껴지는 암묵기억(implicit memory)'이라는 용어를 접하게 된다. 이것은 의식적으로 서술할 수 없다 하여 비서술 기억이라고 하며, 순서나 절차를 따른다고 하여 절차 기억이라고도 한단다. 암묵기억을 활용하는 대표적인 활동으로 악기 연주, 스포츠, 운전 등을 예로 든다. 이쯤해서 하나의 신기한 느낌의 기억이 떠오른다. 워낙 겁이 많아서 오래전 운전면허를 취득하고 오랫동안 묻어두었다가 직장생활을 하면서 운전을 하게 된 나 자신을 신기하게 여기던 기억이다. 언제 운전석에 앉았는지 모르게 운전을 하며 가고 있는 나. 바로 그것이었다. 암묵기억은 자신이 의식하지 않아도 필요에 따라 해당 능력을 자동으로 발휘하는 기억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영어공부, 특히 영어로 말하기에 대해서 어떻게 암묵기억을 활용한다는 것일까. 바로 영어는 듣기와 말하기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우리의 학창시절을 떠올려보자. 가만히 생각해보면 알파벳을 쓰기 시작하고 단어를 받아쓰고 읽고 쓰는 시험에 익숙해져 있지 않았던가. 우리가 수십 년을 영어 공부에 매달리고도 영어로 의사소통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기존의 교육방법에 있었다. 이렇게 생각하고 궁리하는 단계를 거치면서 처리되는 기억은 외현기억(explicit memory) 또는 서술기억이라고 한다.

 

 듣기부터 시작하는 영어공부에는 어떤 장점이 있을까. 여기서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기존의 학습방법, 그러니까 쓰기와 읽기로 배우는 방식과 듣기 말하기의 방식은 뇌 회로가 작동하는 방식이 달랐다. 전자의 경우는 단기적으로 전전두엽에 저장했다가 밤에 자는 동안 해마를 통해 장기기억으로 저장하며 외현기억이 만들어지는 원리다. 하지만 암묵기억은 소뇌, 선조체, 편도체 등에 저장된다는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사례로는 영어를 어느 정도 할 줄 아는 아이와 알파벳도 모르는 수준의 아이를 데리고 미국생활을 하고 왔는데 영어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었던 아이가 영어를 훨씬 더 잘하게 되었다는 흥미로운 결과를 알려준다.

 

 글자를 먼저 배우게 되면 언어습득에서 외현기억의 역할이 커지는데 암묵기억의 효과는 오히려 떨어진다고 한다. 또 하나의 문제점은 거울뉴런(mirror neruon)’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것은 다른 사람의 특정한 움직임을 관찰할 때 활동하는 신경세포이다. 예를 들어 옆 사람의 하품을 하는 것의 영향을 받거나 어린 아이가 부모의 표정을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은 이 거울뉴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거울뉴런을 활발하게 작동시키기 위해서는 영어 학습을 듣기로 시작하여야 효율적인 성과를 볼 수 있다는 것으로 이해된다.

 

 약간 낯선 용어가 나와서 어렵게 느껴지기도 하겠지만 결코 어렵지 않았다. 몰입식 영어 학습은 영어권 원어민 어린이들이 모국어를 습득하기까지의 과정으로 이해하면 된다. 엄마, 아빠라는 단어를 수없이 반복을 한 다음에 그 단어를 말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생후 5년 동안 모국어를 듣는 시간은 최소한 18,250시간, 거의 2만 시간이라는데, 이렇게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그런 환경을 만든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래서 그 대안으로 캐나다에서 도입한 것이 바로 몰입 영어 교육이라고 한다. 몰입식 영어 학습의 핵심은 무한 반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된 내용을 정리해 보면 크게 세 가지로 영어는 암묵기억이라는 것, 무조건 듣기, 말하기부터 시작하라는 것, 그럼으로써 영어가 저절로 몸에 새겨진다는 것이다. 각 장 끝에는 몰입식 영어 공부법 3가지를 소개하고 있어 영어 학습에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그 중 몰입 영어에 도움이 되는 유투브 채널 찾는 법을 보면 듣기용 영어 콘텐츠를 키워드로 찾는 법과 추천할 만한 사이트와 유투브 채널을 자세히 알려준다. 맨 끝 부분의 몰입 영어 실천편영어회화 핵심패턴 339문장핵심 패턴 113문장QR코드가 들어 있어 무한반복과 몰입을 훈련할 수 있다.

 

 

무궁무진한 정보에 둘러싸여 있지만 수많은 자료들이 영어로 되어 있고, 영어 실력이 받쳐주지 않으면 그 많은 정보가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다. 기존의 낡은 영어 학습 방법은 이제 버려야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북유럽의 국가들의 교육 방법에서 해답을 찾았다면 그 사례에서 실마리를 찾고 과감하게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 많은 시간 영어 학습에 매달렸지만 그에 못 미치는 성과로 좌절하는 사람들이나 어린이를 둔 학부모가 읽는다면 영어 교육의 유용한 팁을 찾을 수 있겠다. 더불어 영어 공부만이 아니라 다른 공부에도 적용 가능하리라 생각된다.

 

-인상 깊었던 내용-

목표를 절실하게 잡고, 날마다 그것을 되새기면서 목표 완수가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뇌에 각인시켜야 몰입도를 높일 수 있다. 영어 공부를 할 때도 영어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시험 때문에 억지로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하기도 힘들뿐 아니라 열심히 한다 해도 좀처럼 실력이 늘지 않는다. 영어 공부가 내게 매우 중요하고 꼭 필요한 일이라고 되새기고 또 되새겨야 뇌를 속일 수 있다.’(P26)

 

영어도 자전거를 배우듯 익혀야 한다. 오래 전 배운 자전거를 몇 년 후에도 몸이 기억해 잘 타는 것처럼 영어도 어떤 상황에서든 무의식적으로 말문이 열리도록 암묵기억으로 체득해야 한다.’(P29)

 

'언어 소질이란 얼마나 적극적인 자세로 언어를 배우냐에 달렸다고 할 수 있다. 이 언어를 기필코 완벽하게 습득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갖고 적극적으로 학습하면 효율이 높을 것이고, 소극적인 자세로 학습하면 효율이 낮을 것이다.‘(P61)

 

'영어를 읽은 뒤 우리말로 해석해 그 의미를 이해하려 하지 말고, 읽은 즉시 의미를 이해하는 직독직해 연습을 해야 한다. …… 영어 단어를 우리말로 옮기는 외현기억 단계를 생략하고 영어 읽기(입력)이해(암묵기억)’의 간단한 과정을 밟는 것이다. …… 직독직해를 하려면 영어 듣기를 충분히 훈련해 직청직해부터 가능해야 한다. 듣기 훈련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P86~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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