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읽다, 일본 세계를 읽다
라이나 옹 지음, 정해영 옮김 / 도서출판 가지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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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낯선 미지의 세계를 여행하는 일은 언제나 흥분이 되고 설렌다. 아는 사람들의 시선에서 떠난 자체만으로 자유로운 해방감을 느끼기도 한다. 여행지에서 들려오는 한국말에 아, 한국인이구나 하는 마음에 반갑기도 하면서 한국인 관광객이 많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일본이라는 나라, 여러 번 여행하면서 느끼는 게 있다. 정돈된 거리, 옷을 잘 차려 입은 사람들, 질서의식, 깨끗한 화장실, 화장지는 삼각으로 접혀있어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까지. 예전에는 만났다가 헤어질 때는 인사하다 볼 일 못 본다는 말까지 있을 정도였지만, 시대의 흐름에 따라 조금씩은 변화되고 있는 듯하다.

 

 오늘날 세계는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함께 생활하는 지구촌이라 할 만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출간 30년이 지나도록 꾸준히 업데이트되고 있다는 <세계를 읽다> 시리즈, 일본 편을 만났다. 세계적인 명성과 권위를 누리고 있는<컬쳐쇼크 CultureShock !>시리즈의 정식 한국어판 이라고 한다. 흔히 볼 수 있는 관광 정보 중심의 안내서와 달리 현지의 삶과 사람에 초점을 맞춘 세계문화 안내서이다.

 

 지은이 라이나 옹은 일본으로 이주하여 10여 년 동안 체류 중이며, 일본 47개 도현을 모두 답파했다고 한다. 현지에 거주하는 외국인의 시선으로 일본에 대한 느낌과 사실적인 정보를 알려주고 있다. 일본의 거의 모든 것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그녀 나름대로 느낀 일본에 대한 첫인상부터 시작하여 일본의 지리적 특색, 역사, 종교, 정치, 사회, 음식, 문화 등 일본 사람들의 예의범절과 위계질서, 외국인에 대한 태도까지 다양한 읽을거리를 제공해 준다. 그동안 책을 읽거나 일드를 통해서도 그들의 문화나 정서를 어느 정도 접할 수는 있었다.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서 반가웠고, 몰랐던 것을 새삼 알게 되어 놀랍기도 해서 흥미로웠다. 과연 전국을 모두 돌아보고 오랫동안 생활한 사람답게 생생한 현장감이 느껴졌고 재미있고 쉽게 읽힌다.

 

  일본은 많은 외국인들이 살아보고 싶은 나라의 목록에 자주 오르는 나라이기도 하단다. 무엇이 그렇게 사람들을 불러들이는 것일까, 참 궁금하면서도 나 역시도 그런 로망을 품고 있으니 대충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겠다. 한번 쯤 가본 사람이라면, 옛 모습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고풍스런 건축물이나 유적지, 정취 있는 고즈넉한 골목길의 풍경까지도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 언젠가 다시 가보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힌다.

 

 쉽게 공감할 수 있었던 이야기는 도쿄, 오사카, 교토의 세 도시 이야기이다. 도쿄 사람들은 조금 쌀쌀맞고 오사카 사람들은 따뜻하고 친절하다고 한다. 두 여행지를 가 본 나의 경험에도 역시 그러했다. 숙소의 직원의 태도부터가 달랐다. 오사카의 호텔 직원들은 볼 때마다 웃으며 인사를 하고 말을 걸어왔는데, 도쿄의 숙소에선 확실히 무뚝뚝함을 느꼈다. 필요해서 묻는 말이나 대답할 정도이고 인사는 물론 먼저 관여하는 것이 없었다. 상업이 발달한 오사카는 많은 사람 상대하며 상대를 즐겁게 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는 것이고, 도쿄는 오랫동안 수도였으며 경제의 중심지여서 궁중의 격식과 행동이 여전히 많이 남아 있기 때문이라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지역 마다 이런 문화와 관습의 차이를 만드는 것도 어쩌면 그들의 생존방식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싶다. 나름대로의 생활방식이 관습으로 굳어진다는 것이 신기하면서도 자연스러운 현상인 것 같기도 하다.

 

 아마도 어느 국가사회나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살아가기 때문에 사람이 가장 문제일 것 같다는 생각이다. 일과 삶의 터전이 외국이라면 더욱 더 중요하게 다가 올 것이다. 직장 문화, 지역민의 문화 등을 사전에 알아둔다면 유용하리라 생각된다. 예를 들면 직장의 경우는 전사적으로 이루어지는 망년회에 대한 정보라든가, 선물을 주고받는 문화가 발달한 일본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언제 어느 때 선물을 하는 것이 좋은지 그런 세세한 정보까지 들어있다.

 

  세계에서 공휴일이 가장 많은 나라로 몇 손가락에 드는 일본이라는데, 직장에서는 상사가 퇴근하지 않으면 눈치 보느라 그냥 남아서 일하는 경우도 있으며 일본 회사에서 일하려면 장시간 근무를 각오하라는 이야기도 있었다. 일벌레 근성으로 경제대국을 이룬 그들이 이해되면서도 직장인의 심정을 헤아려볼 때는 이런 애환도 있었구나 싶다. 이런 직장 분위기에 대한 것은 현지에서 체험해 본 사람이 아니면 모를 것일 테니까 더욱 유용한 정보라고 생각된다. 이렇게 살아가는 삶의 과정에서 겪어야 하는 필수적인 정보가 무수하게 들어있다. 현지에서 살아가면서 적응하는 방법도 있겠으나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도 있고, 먼저 경험하고 현재 살고 있는 외국인이 알려주는 정보라면 더욱 현실감 있지 않을까. 짧은 여행이나 출장, 이민 등으로 체류하려는 사람들에게 미리 체험할 수 있는 여행 인문학, <세계를 읽다 일본> 커다란 힘이 되어 줄 것이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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