くじけないで (單行本)
柴田 トヨ / 飛鳥新社 / 2010년 3월
평점 :
품절



 요즘 예스블로그에서 전에는 생각지 못했던 이벤트가 한창이다. 번개 퀴즈 이벤트가 자주 나오더니 이제는 필사 리뷰 이벤트까지! 흥미진진한 예스블로그다. 여러 이웃들의 필사 리뷰가 속속 올라오기 시작하니 나도 마음이 살짝 조급해졌다. 내가 좋아하는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으로 할까. 아니면 다른 뭐가 있지 않을까 며칠을 생각하다가 아! 그거다 하는 생각에 이르렀다.

 

 여러분은 책 한 권을 모두 필사해 본 적이 있으신지. 나는 분명히 있다.물론 산문으로 된 작품을 모두 필사하는 것은 손도 아프고 오래 걸려서 좀 힘들겠다. 시바타도요의くじけないで(약해지지 마)는 내가 오랫동안 중단했던 일본어 공부를 다시 시작하고 나서도 한참 있다가 보게 되었다. 그냥 단지 한 번 읽는 것으로 그치지 말고 공부가 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다가 원문을 해석하고 그것을 필사해보자는 결론에 이르렀다. 처음엔 이삼일에 한 편씩 하겠다는 야무진(?) 꿈을 꾸고 설렜었다. 그런데 실제로 해보니 모르는 단어 사전도-네이버 사전을 활용했다-찾아야지, 필사를 해야 하는데 이왕이면 예쁘게 잘 쓴 것을 올리고 싶어서 여러 번 연습해야 했기 때문에 만만치 않다는 것을 느꼈다. 또 핑계가 있다면 직장생활을 하는 가운데 책도 읽어야지. 이렇게 점점 일주일, 한 달로 갭이 벌어지더니 아주 오래 걸려서 마무리를 할 수 있었다. 마흔 두 편의 시를 한 편씩, 173월에 시작해서 185월 말에 마무리하고 마음이 뿌듯하고 후련했던 기억이 아직도 남아 있다.(마치 연재를 마친 것 마냥) 예스블로그의 이 필사 리뷰 이벤트 덕분에 다시 한 번 되새길 수 있었음에 심심한 감사를 드린다.

 

1. さびしくなったら (사비시쿠낫타라/쓸쓸해졌다면)

 

 

  참으로 따뜻하고 담백한 시다. 혼자 있다가 쓸쓸해졌을 때 시인 화자는 마냥 울적해 하지 않는다. 문틈으로 들어온 햇살도 반가운 친구가 된다. 그 따뜻한 햇살을 손으로 건져 얼굴에 대어보고는 어머니의 온기를 떠올리는 화자가 상상되어 입가에 미소가 머문다. 사랑하는 이들의 온기는 다시 살아갈 힘을 주고 용기를 준다. 누군가 세상을 떠났어도 떠난 것이 아니다. 그 사람의 웃음, 따뜻했던 말들은 살아남은 사람에게 오래오래 기억될 테니까.

 

2. くじけないで (쿠지케나이데/약해지지 마)는 이 시집의 타이틀 시다.

 

 

  시바타 도요는 어렵지 않은 평범한 언어로 우리에게 위로와 잔잔한 감동을 준다. 제각각 여러 이유로 너나없이 힘들고 불안한 시절이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안달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그럴 땐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무엇이 가장 필요한지 살펴보아야 하지 않을까. 지친 우리에게 아주 약간의 휴식이 필요할 수도 있다.

 나만 힘들다고 한숨 쉬지 말자. 남의 떡이 더 커 보이듯이 고통도 마찬가지다. 햇살과 바람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 꿈은 얼마든지 꿀 수 있다. 허황된 꿈이든 아니든 얼마든지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다. 다만 현실을 직시하고 중심을 잡으면 된다. 살아있기에 괴로움, 슬픔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한 세기를 살다간 노련한 경륜의 시인 화자는 살아 있어서 다행이라는 말로 나태의 늪에서 빠져나오게 한다. 우리는 영원히 살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삶의 유한함을 깨닫는다면 우리는 하루하루가 감사하고 즐거울 수 있다.

 

3. 貯金( 저금)

 

 

 

 2009년 신문에 대서특필 된 이 시를 접하고 감탄했던 기억이 있다. 지극히 삶의 냄새가 나고 딱딱하게 느껴졌던 이런 단어도 시가 되는구나. 사람들에게서 받은 친절, 상냥함을 마음에 차곡차곡 쌓아 두었다가 쓸쓸해졌을 때 그 따뜻한 마음을 꺼내서 자신을 위로한다니. 저금한 돈은 어느 날 흔적도 없이 한방에 사라진다. 하지만 따뜻한 말 한 마디, 어려울 때 받았던 친절한 마음은 두고두고 한 사람을 살아가게 하는 희망이 된다. 이 시를 읽고 음미해 보면 우리가 어울려 살아가는 사람들과 어떻게 살아갈까, 어떤 마음으로 대해야 하는지 답을 준다.

 

4. はくる(아침은 온다)

 

 

 우리는 많은 관계 속에서 살아가지만 어떤 이유로 언젠가는 혼자가 된다. 사람의 빈자리는 그 사람이 떠나기 전까지는 아마도 모르겠지. 영원한 것은 없으니 언젠가는 그런 날이 올 텐데 가끔

그걸 잊고 산다. 나중에 이래서 후회하고 저래서 후회하곤 한다.

 시인 화자도 남편을 먼저 떠나보내고 혼자가 되었다. 강한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하지만 어쩐지 익숙하지 않다. 이럴 때 어색함을 내려놓고 손을 내미는 이웃의 마음을 받아들이는 용기도 필요하지 않을까.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되고 기쁨을 나누면 배가 된다고 하듯이.

나만 불행한 것 같아, 라며 한숨짓지만 모두가 살아가는 모습은 비슷비슷하다. 그것을 인식할 수 있을 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무던한 것 같은 삶에도 아침은 온다. 밝게 떠오르는 태양, 그 밝고 따뜻한 햇살은 우리에게 커다란 희망과 용기를 주지 않은가.

 

 저자しばたトヨ[柴田トヨ] 시바타도요는 일본 도치기(?木)현 도치기 시에서 출생했으며 이 시는 백수(伯壽)에 출간한 처녀 시집이라 한다. 약해지지마(くじけないで)(2009)의 판매 부수가 150만을 돌파, 일약 유명 시인이 되었다. 나이 구십에 아들의 권유로 시를 쓰기 시작하여 백수에 시인이 되었단다. 얼마나 멋진 일인가. 좋아하는 일로 무언가를 이루는 데는 늦은 나이란 없다는 것을 제대로 증명해 준 시인이다. 하늘과 바람과 햇살 등 자연이 시에 자주 등장한다. 아들, 남편, 힘이 되어 준 지인, 사회적 관심사 등의 이야기가 시가 되어 잔잔한 감동과 깊은 울림을 준다. 가끔 아무 페이지나 펼쳐 읽어도 좋은 시, 시바타도요의 시는 삶을 사랑하게 해 주는 시다.

 

 2019년 2월 예스 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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