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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뉴 호라이즌 - 기존의 질서가 통하지 않는 시대, 어떻게 일하고 사고해야 하는가? ㅣ 이상인 디자인
이상인 지음 / 가나출판사 / 2020년 9월
평점 :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는 당연한 듯 여기던 일상의 삶을 완전히 뒤흔들어 놓았다. 사람들의 접촉을 최소화해야 하고 많은 부분 비대면이 요구되는 일처리 등 학교도 요일제로 등교하거나 하늘 길이 막혀 여행도 못하고 갇혀 지내는 일상이 되었다. 더구나 2차 3차 재감염 확산 현상을 보이면서 이제는 기존의 질서가 통하지 않는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시점에 꼭 읽어보아야 할 책이라고 생각해서 읽게 되었다
저자 이상인은 현재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인공지능 부서의 시니어 디자인 매니저로 디자인 랭귀지를 담당하고 있다 한다. 주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경험 디자인, 브랜딩을 하고 있으며 전작 ≪디자이너의 생각법:시프트≫은 디자이너의 관점으로 세상을 보는 법을 공유했다. 이 책은 크리에이티브의 최전선이자 퍼스트 무버들의 전쟁터인 미국 디지털 디자인 현장에서 직접 겪은 디지털 대전환 현상과 일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 인사이트를 담고 있으며 그 생생한 현장의 분위기를 이해하기 쉽게 사례를 들어가며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책에 담고 있는 내용은, 1.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란 무엇인가? 2.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일상을 바꾸다 3.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비즈니스를 바꾸다 4.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의 디자인과 일 에 대한 이야기다. 공부하는 마음으로 읽었기에 정리하면서 되새겨 보려 한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이란 무엇인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이란 단어를 처음 접했을 때 낯설고 나와는 멀게만 느껴졌었다. 그것은 말 그대로 디지털로 변화 또는 변신한다는 뜻이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디지털의 힘을 이용해 더 나은 프로세스를 만듦으로써 문제를 해결하는 것’(P16)을 말한다. 즉, 단순히 웹사이트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끌어내거나 변화된 환경에 더 효과적으로 적응할 수 있도록 ‘체질과 접근법’을 바꾸는 것(P132)이다. 코로나19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우리의 일상적인 삶의 ‘체질’이 변화되었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 기존의 삶에서 변화하여 새로운 질서에 어떻게 ‘접근’ 하느냐, 를 앎으로써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준비해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공지능을 핵심 요소로 한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오고 있다고 한참 열기가 대단했었다. 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중심에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있고, 이것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가 되었다고 한다.
제4차 산업혁명에 대한 이야기가 대두되면서 인공지능이란 단어만큼 많이 언급된 단어도 없을 것이다. 왠지 추상적으로 느껴져 체감하기 어려웠는데 우리는 알게 모르게 인공지능이 만들어낸 환경에 익숙해져 있음을 알게 되었다. 자주 접하는 유튜브나 넷플릭스 같은 플랫폼들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서 만든 서비스라고 한다. 영상을 시청한 후에 추천해주는 영상의 알고리즘도 인공지능의 영역이고 사진만 보고도 무엇인지 알려주는 ‘사물 인식 기능’도 끊임없는 머신 러닝과 인공지능 알고리즘의 좋은 예라고 했다. 인공지능은 벌써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일상에 파고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인공지능의 능력은 어디쯤 왔을까
구글의 알파고(Alpha Go)가 세계 최고의 바둑기사인 이세돌 9단을 압도적으로 이겨 세계를 놀라게 했었다. 또 인공지능이 발달하면 사람들은 일자리를 잃게 된다는 등 수많은 화제가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저자는 알파고는 바둑이 아니면 아무 쓸모없는 인공지능일 수도 있다고 한다. 왜냐하면, 인공지능은 상황과 변수가 통제된다면 엄청난 능력을 발휘하지만 상황 자체가 성립이 안 되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란다. 그러므로 현재의 인공지능을 ‘하나의 단편적인 축이 엄청나게 발달한(혹은 발전시킬 수 있는 도구’(P69) 정도로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이 언급으로써 인공지능에 대한 두려움을 갖지 않아도 되는 것일까? 하지만, 영화 <터미네이터 The Terminator> 에 나오는 스카이넷(Skynet)이 그랬던 것처럼 테슬라(Tesla)의 창업자 일론 머스크(Elon Musk)도 ‘인공지능이 인류에게 재앙을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다. 그래서 저자는 인공지능의 발전 방향과 존재 목적을 결정하는 것이 인간이어야 하고 소수의 권력자가 독점하지 못하도록 대중들에게 인공지능 관련 교육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런 언급만으로도 다소 안심이 되었다. 인공지능을 괴물처럼 여기며 두려워 할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라도 배워 나가면 되는 것이다. 지금처럼 코로나19 사태로 더욱 더 속도 있게 변화되어가는 상황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10년이나 앞당기게 되었다는 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일상과 비즈니스를 어떻게 바꾸어 놓았을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우리의 일상과 비즈니스 외에도 모빌리티, 즉 ‘탈 것’에도 혁명적인 변화를 시도하고 있었다. 테슬라는 내연기관 중심이었던 자동차 생태계를 전기자동차 생태계로 재편하는 파괴자(Disruptor) 역할을 하며 이미 벤츠의 판매량을 넘어선 지 오래되었다고 한다. 여기에 더해 초장거리 모빌리티 혁명을 일으키며 스페이스X는 2023년 ‘디어 문 프로젝트(Dear Moon Project)'를 통해 아티스트들을 우주선에 태워 달 궤도를 여행하고, 이 경험으로 영감을 받은 작품을 발표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가지고 있다. 코로나19는 재택근무로 근무환경이 바뀌고 여행업계를 위기로 내몰았다. 또 영화관의 힘이 약해지고 있는 가운데 ’온라인 개봉‘의 새로운 바람을 맞은 사례를 통해 오프라인 영화관으로서 성공하려면 전용 인터렉티브 콘텐츠, 아이맥스 상영 스크린, 4DX 영화 등 증강현실 콘텐츠 등을 적극 활용하여 영화관을 방문해야 할 확실한 이유를 제공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뿐만 아니라 블로벌 1위 커피 브랜드 스타벅스는 전 세계 요식업계에서 온라인 주문 및 결제, 디지털 리워드 시스템을 글로벌 스케일로 가장 먼저 도입한 회사라고 한다. 미국 내에서만 연간 2.800만 명이 사용하는 서비스라니 그야말로 발 빠르게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한 셈이다.
또 전 세계 나무 생산량의 약 1%를 소비하는 가구 회사 이케아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디지털 회사’의 혁명을 꾀하고 있다.
마지막 장 이야기에서는 브랜딩 이야기가 눈길을 끌었다. 지금은 조직이든 개인이든 브랜딩의 시대라고 한다.
“만약 사람들이 회사의 가치에 공감한다면, 그들은 그 브랜드 곁에 언제나 함께 할 것입니다.(If people believe they share values with a company, they will stay loyal to the brand.)"- 하워드 슐츠(P266)
혼동할 수 있는 ‘브랜드’와 ‘브랜딩’의 차이를 명확하게 알려주고 있다. 브랜드는 지향점이자 지속적인 행위를 통해 만들어나가는 가치이며, 브랜딩은 이러한 가치와 지향점이 잘 만들어질 수 있도록 하는 전략이자 실천적 행위를 말한다. 이러한 브랜딩에 관한 흥미로운 사례를 언급하고 있다. 2020년 미국 대선에서 라이징 스타(rising star)가 된 앤드류의 양의 이야기다. 그는 디지털 시대에 맞는 브랜딩으로 젊은 층으로부터 많은 지지를 받게 되었다. 트럼프의 슬로건 ‘MAGA(Make America Great Again,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에 응수하여 'MATH(Make America Thing Harder, 미국을 더 열심히 생각하게)‘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다니 순발력과 재치가 대단한 것 같다. 대만 출신인 그는 동양인들이 수학을 잘한다는 인종차별적인 요소와 고정관념을 슬로건 속에 포함시킨 것이다. 여기에 미국의 전통적인 정치 후원금 모금 방법과 달리 온라인을 통해 지지자들의 후원금을 받는 방식을 선호하여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정치인 상(像)’을 유감없이 표현했다는 것이다.
처음에 우려했던 것과 달리 어렵지 않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어서 유익한 시간이었다. 참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았는데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음에 아쉬움이 남는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이제 우리가 원치 않아도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변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인공지능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갖게 되었다. 인공지능을 다룬 영화를 보면 하나같이 인공지능이 인류에게 초래할 수 있는 상황이 거의 부정적인 이야기 일색이다. 아무 감정도 없고 무자비하게 파괴시키는 대상으로 나온다. 그래서 오히려 더욱 생경하고 두렵게 다가왔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저자는 인공지능은 우리와 함께 하고 있으며 아직은 뭐라고 예단하기 어려운 단계라고 한다. 그러므로 인공지능을 갓 태어난 아기처럼 바라보는 시선을 가져야 한다는 말이 의미 깊게 다가왔다. 사랑과 관심을 갖고 건강한 관계를 맺어야 하며 어떤 방향으로 발전할지는 우리에게 달려있다고 했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인공지능이 사람의 일자리를 위협한다는 말이 난무했었다. 그것은 일부 맞는 말이기도 하지만 일자리는 새로 생기기도 하며, 여전히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결국 모든 사람과 만물을 연결시키고 서로 데이터를 주고받는 초연결 시대로 향해 나아간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 인공지능을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한다면 우리가 원하는 바를 더 빠르고 효과적으로 얻을 수 있는 가성비 좋은 도구라고 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다는 말이다. 이 책을 읽은 계기로 앞으로도 깨어있는 시각으로 변화의 흐름에 관심을 갖기로 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변화의 시대를 직접 체험하며 살고 있는 상황에 누구나 꼭 읽어야 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코로나19가 10년 이상 앞당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생생한 현장을 기록한 단 한 권의 책!“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