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상위 1% 블로거.유튜버의 여행으로 먹고살기 - 여행크리에이터부터 여행오퍼레이터까지 여행하는 직업의 모든 것 ㅣ 먹고살기 시리즈
김은지 지음 / 바른번역(왓북) / 2019년 4월
평점 :
품절
특별할 것 없이 반복되는 일상에 지칠 때면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다는 생각에 마음속은 복잡하게 타오르지만 가능하지 않은 여건에 한숨이 나올 때가 있다. 그럼에도 언젠가는 갈 수 있다는 희망만으로도 설렘과 행복한 마음이 되는 것이 여행이 아닌가 싶다. 어쩌다 한 번의 여행도 지친 마음을 재충전하고 좋은 추억으로 남아 한 동안은 그 기분으로 살지 않는가. 그런데 여행으로 먹고 살 수 있다고? 정말 부럽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에서는 여행크리에이터와 여행오퍼레이터라는 직업에 대해서 자세하게 다루고 있다. 또 여행작가, 여행유투버 등 여행을 테마로 하는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현장 인터뷰가 들어있어서 그야말로 여행으로 먹고사는 사람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여행크리에이터나 여행오퍼레이터라는 용어가 좀 생소하긴 하나 크리에이터(creator)라는 말이 ‘창조자’라는 뜻임에 말 그대로 콘텐츠를 창조하는 사람이다. 여행이라는 분야, 즉 여행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독창적이며 흥미로운 콘텐츠를 만들어 여행정보를 제공하고 대리만족 또는 여행지에 대한 관심도를 유발시키는 사람을 말한다. 그 여행콘텐츠는 여행 영상이나 사진, 카드뉴스, 글 등으로 남길 수 있다. 여행오퍼레이터는 패키지여행 때 인솔하는 여행사 직원을 생각하면 된다. 예전 다니던 직장에서 팀 인센티브를 받아 팀원과 함께 했던, 내겐 첫 해외여행이었던 사이판 여행이 떠올랐다. 그때 여행사 직원 한 명이 공항에서 우리와 만나 인원을 체크하고 여권을 걷고 나눠주고 여행지에서도 편안하게 인솔해주었던 그 역할이 여행오퍼레이터였던 것이다.
이처럼 여행이라는 주제를 다룬 책이지만 보통의 여행 에세이가 아니라 일로써 여행을 하는 직업인의 이야기이다. 당찬 이십 대 김은지 작가의 첫 직장이었던 L여행사 시절의 이야기와 여행크리에이터로 살아가는 현재의 이야기가 진솔하게 펼쳐진다. 평범했던 어린시절부터 해외여행을 꿈꾸다가 여행사에 취직하고 나서 삶이 바뀌었다. 출장 겸 첫 여행의 설렘을 블로그에 기록하면서 지금은 30개국 80개 도시 여행기를 수만 명의 구독자와 공유하는 상위 1% 블로거로 성장했으며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삶을 살고 있다.
모든 면에서 어중간하고 딱히 잘하는 것 없는 학창시절을 보냈다고 하지만 이 책을 읽어보니 그녀의 겸손함 인듯하다. 여행을 좋아해서 여행사에 응시했지만 그때까지 단 한 번도 해외여행을 간 적이 없었던 그녀의 간절함은 합격으로 이어졌고, 여러 차례의 해외출장을 통해서 업무를 익히고 여행객들을 인솔하면서 점점 성장해가는 과정을 보는 것으로 흐뭇한 기분이 들었다. 역시 저절로 되는 일은 없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사전에 공부하고 미리 준비하는 자세와 태도가 성장의 밑거름이었다. 간절한 꿈을 향해 노력의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던 것이다.
두 가지 직업의 세계와 현장 인터뷰는 여행을 통해서 먹고사는 직업의 세계를 상세하게 보여준다. 직업의 장단점, 요구되는 자격증이라든가 수입, 전망 등등. 현장 인터뷰 코너에서는 단순히 여행에 대한 로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조언이 많이 나왔다. 순수한 여행이 아닌 일로써의 여행이란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빚어지는 불협화음도 잘 감수해야하기 때문이다. 보통 사람들에겐 공항에 가는 것이 특별한 기쁨이 될 수도 있는데 이들에겐 어느 정도 지났을 땐 아무런 설렘도 없고 그저 ‘일’로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는 것이 웃음이 났다. 나라면 안 그럴 텐데. 하지만 역시 많은 인터뷰이들이 여행을 정말 좋아했으며 자신들의 일에 만족하고 있었다. 나도 옛날에 이 분야의 직업에 대한 정보나 관심이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평범한 일상을 특별함으로 채워주는 여행, 그 여행을 하면서 먹고산다는 일은 분명 멋진 일인 것 같다. 힘들지 않은 직장이 어디 있겠는가. 보기 싫은 상사와 매일 눈 마주쳐야 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그것을 참아내야 소박한 일상이나마 유지되는 것을. 좋아하는 일로 업을 삼을 수 있다면 그것보다 행복한 일이 어디 있을까. 여행을 좋아해서 그것을 업으로 삼고 싶은 사람에게 자세하고 유용한 정보가 되리라 믿는다. 그 외에도 밋밋한 일상에 젖어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뜨끔한 동기부여도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