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좋은 책이란 무엇일까 생각한 적 있다.

여러 의견들이 많겠지만 나에게 좋은 책은 내가 숨겨둔 마음 속의 무언가를 꺼내주는 책이 좋은 책이다. 그리고 남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오늘 나는 나에게 좋은 책 하나를 만났다.

여자의삶속에서 다시 만난 페미니즘 고전 이라는 문구로 나를 끌어당겼던 책. 

스테파니 스탈의 <빨래하는 페미니즘>

바로 이거야 싶어.. 읽다가 중간에 한번 끄적끄적.. ㅎㅎ

드디어 다 읽었다.. 올레!!!

오랜만에 집중해서 줄 그어가면서 포스트 잇 붙여가면서 읽은 책인 것 같다.

 

이 책을 결혼하기 전에 만났더라면 어떘을까.

아마 별 감흥없이 그렇겠지.. 하면서 넘어갔을 확률이 많다.

하지만 결혼하고 남편이라는 남자하고 살고 아이를 기르고 시댁 친정 등등 여자라기 보다는 다른 이름. 아내. 엄마. 며느리로 살고 있을 지금 만나서 같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이 책을 만났었던 것 같다. 작가의 시선을 따라 같이 절망하고 답답해 하고 분노하고..

결혼 하면서 부딪히는 이상과 현실의 괴리.. 나의 정체성. 모성의 의심. 끊임없는 죄책감과 분노,좌절, 책임전가등등.. 이렇게 사는 것이 과연 사는 것인가 싶을 정도로..

왜 이렇게 타인의 말에 흔들려 스스로를 들볶고 사는 것인지 모를 정도로 살았던 결혼의 시기를 겼었기 떄문에 이 책에 끝없이 공감한 것 같다.

작가의 개인 이야기를 풀어가면서 쓰여졌기 때문에 비전문적이고 감정적이라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그래서 더 공감을 했던 책인 것 같다. 여타의 페미니즘을 이야기하는 책들에 이해는 하면서도 공감이 덜 했던 이유가 그래서 였을지도 모르겠다. 너무 전문적이고 학술적인 접근을 해서 딱딱하고 어렵게 느껴졌던 책도 있었으니까.. 여자이야기이지만 나와는 좀 거리가 있다고 느끼고  만들었던 여러 책들. . . .

나이도 나와 비슷해서 더 그랬을지도..

이런 고민을 하는 사람은 나만이 아니었어.

우리나라 여자들만 육아문제로 가사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것이 아니었구나 하는 안도감? 이 표현이 맞나? 동질감도 느꼈던 것 같다.

 

작가인 스테파니 스탈이 했던 과정을 나도 고민을 했었고 지금도 하고 있고

그녀와 나의 다른 점은 그녀는 학교로 들어가 공부를 실제 했다는 것이고..

나는...... 생각만하다고 멈췄다는 것...

지금 이라도 근처 대학에 가서.. 작가처럼 청강이라도 해야하나? 

 

 

책을 통해서 선생님을 통해서 같이 공부하는 학생들을 통해서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고 다시 자기만의 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을 읽으면서 그래 한 번 쯤은 진지하게 저런 시간들을 가질 필요는 있어.실천으로 옮기기가 쉽지는 않다. 여러 변명을 하면서.. 다만 누군가의 강의를 듣고 수업을 받는 다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하나의 계기를 만들고 싶어서이다. 이런 진학이나 수업과는 별도로 실제 결혼 한 후 집안의 누구가 아닌  여자로써 내 삶에 고민해 본적이 과연 있기나 했을까?

대학때 잠깐 울프의 자기만의 방으로 수업할때 여자로서의 삶에 대해 처음으로  문제를 인식했던 것 같다. 아니 인식 시켜 준것이다.  그 때 수업에서 울프. 토니 모리슨등을 만났을뿐 그 후에는 그런 류의 작품들을 만난 기억이 없는 것이.. 그 때는 어린 마음에 무슨 내용인지도 몰랐던 것 같은데..

그래도 그때의 기억들이 지금 나의 독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것은 사실이니...

그때는 이해도 못한 내용들이었는데..

아이를 기르면서 일종의 도피처로 삼았던 책읽기를 하면서 저절로 그 때의 책들로 손이 가게 한 걸 보면 뇌 어느곳에 콕 박혀 있었던 것 같다.

 

스테파니의 도서 리스트를 쫒아 스쳐지나 가는 정도, 단순 공감의 정도가 아닌 좀 더 깊이 그녀의 사유과정을 따라가 볼까 하는 생각이 들어  집에 있는 책들 중 언급된 책들이 있을까 싶어

쓰~~~~~ㄱ 훓어보니 눈에 띄는 몇권이 보인다.

실비아 플라스의 <벨자>. 진 리스의 <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 조라 닐 허스턴의 <그들의 눈은 신을 보고 있었다>.  길먼의 <누런 벽지>도 있고 보부와르의 <제 2의 성> 저넷 윈스턴의 <열정>은 없지만 <오렌지는 과일이 아니다>는 보인다... 오.. 울프의 <보통의 독자>도 있다..

올... 제법 있는 데 거의 문학들.. ㅎㅎㅎ

 

내가 혼란스러웠던 지점. 결혼과 아이. 남편과의 관계에서 나의 자리를 어떻게 찾아가야 할지..

적대적인 이분법적인 페미니즘이 아닌 다른 양상들에 대해 생각하게 해 줄 것 같다.

그녀의 결론이 나의 결론은 아니겠지만.. 비슷한 모습은 하고 있으니..

그럴 만한 가치가 있을 것 같다,

 

 

 

 

-- 육아는 우리에게 엄청난 기쁨을 주기도 하지만 여자들의 잠재 수입에 대한 막대한 손해를 입힌다. 모두가 귀를 막고 싶어 하지만 이것이 현실이다. 사람들은 신성한 영역인 모성에 경제논리를 들이대는 것은 무엄한 일이라 여긴다. 출산과 육아로 야기되는 수입감소, 기회비용 증가, 의존성 심화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부모로서 해서는 안 될 품위없는 짓이다. 부모가 된다는 것은 이타적이고 초월적이고 의미있는 경험이어야 마땅하니 말이다...... 그러나 양육에 참여하는 남자들이 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 해도 출산 후 경력을 계속 이어가느냐 마느냐의 기로에 놓이는 것은 오로지 여자들이다. 남자들에게는 그 문제가 고민할 거리도 되지 않는다. ... 사람들은 자녀 양육이 무척 중요한 일이라는 데는 동의하지만 그 책임은 응등 여자들의 몫이라 여긴다 ( 257P)

 

-- 개인이 정치화될 필요가 있다면 정치 또한 개인화 될 필요가 있다. 여자들은 매일 가정과 직장에서 평들을 이루어 내기 위해 소규모 접전을 벌인다. 직장에서는 상사와 임금인상이나 근무시간선택제를 놓고 총력전을 벌이고 가정에서는 남편을 집안일과 육아에 끌어들이기 위해 반복적인 군사작전을 벌쳐야 한다. 이런 전쟁은 전혀 재미있지 않다. -  p 276

 

-- 2세대 페미니스트들은 가사 분담이 곧 권력과 존중의 지표라는 사실을 이해했다. 남자들은 여자들을 비꼬기 위해 공공연하게 집안일을 들먹인다. 사회생활하는 여자들에게 '집에 가서 밥이나 해라' 거나' 남편 와이셔츠나 다려라'는 식으로 말하는 것을 들어 본적이 없는가? 요리와 세탁은 안정감과 만족을 주는 일이기도 하지만 우리의 논점은 봄맞이 대청소를 했을때 느끼는 뿌듯함이나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누군가에게 먹이는 기쁨에 대한 것이 아니다. 유전적 운명처럼 여자들에게만 지워진 가시노동을 말하는 것이다  - p291

 

-- 온갖 시중을 다 들어주고, 음식을 만들어 주고, 아이를 돌보고, 집안을 청소하고, 성적욕구까지 충족시켜주는 누군가를 뜻하는 암호, 바로 '아내'이다...... " 아아, 세상 누군들 아내를 원하지 않겠는가?"

 

- 우리는 지금 손과 무릎을 써서 땀 흘리며 일해야 하는 가장 낮은 형태의 가사노동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먼지털기 수준의 노동이 아니라. 과거에는 여자의 일로 간주되지 않았던 종류의 노동말입니다. 이런 노종은 성차별뿐 아니라 계급차별의 문제까지 건드리고 있습니다. 여자들이 남편에게 그런 일을 해 달라고 부탁하거나 잔소리하느니 돈을 주고 다른 여자에게 시키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거죠 ... 하지만 이제 가사노동은 인종과 계급을 나누고 이민자와 비이민자를 가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무엇인가를 얻기 위해 다른 사람을 억압하는 '남자들의 방식'을 추구하는 것이 여자들을 진정으로 해방시켜 주고 있는지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P 300~303

 

-- 성행위에 대한 우리의 토론은 길고도 격렬했지만 성의 열정이나 쾌락은 건드리지도 못했으며 무엇보다도 그 본질인 '욕구'에 대해서도 다루지도 못했다.   P331

 

-- 그의 사려깊은 태도는 페미니즘이 여자들만의 고립된 세계에서 공명하는 것이 아니라 어머니, 여자형제, 아내, 딸들을 통해서 남자들 그리고 여자를 바라보는 그들의 관점에 영향을 끼진다는 사실을 재확인시켜주기에 충분했다.  - p366

 

-- 내 안의 이야기꾼이 변화가 시작된 특정된 분수령하나를 가리키고 싶어 했지만 진실은 우리가 하루하루 인생을 조각하는 수 많은 작은 순간을 통해 서로 가까워지며 천천히, 점진적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변화는 피 할 수 없었다. 그 수많은 순간 동안 우리중 누구 하나라도 다른 선택을 내렸더라면 우린 지금 갈라진 상태일 것임을 직접 경험과 간접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우리는 서로를 선택한 것이다. ..... 우리는 여자와 남자, 아내와 남편, 어머니와 아버지였지만 그 모든 것을 떠나 결국에는 그냥 우리 두사람, 스테파니와 존이었다.... -p408

 

-- 정체성은 지식의 주체가 되는 경험에서 나옵니다. 존재란 과정, 이야기, 대화입니다. 항상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 노력하세요.   -p 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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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6-02-02 17: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릴 적부터 `집안일`이 아닌 `집안살림`을 다 같이 배우도록 하지 않으면
아마 앞으로도 이 대목은 2000년이 지나도 그대로이지 않으랴 싶어요.

노동을 하는 여성뿐 아니라
노동을 안 하는 남성까지
서로 괴롭히는 얼거리일 테지요.

`여자를 사랑하는 남자`라면
여자가 어떤 일 때문에 괴롭거나 힘들도록 하지 말아야 할 텐데,
가만히 보면
남자는 사랑이 무엇인지 제대로 모르기에
이런 사회 모습이 되지 싶습니다..

지금행복하자 2016-02-02 21:42   좋아요 0 | URL
갈수록 좋아지겠죠? 그렇게 믿고 싶어요~^^
아들부터 잘 길러야겠다는 생각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결국엔 몸에 밴 가정교육이 기초가 될것 같아서요~

서니데이 2016-02-02 1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행복하자님, 오늘도 따뜻하고 좋은 저녁 되세요.^^

지금행복하자 2016-02-02 21:40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도 멋진 저녁되세요~^^
 

What I`m not sure about is if our lives have been so different from the lives of the people we save.

We all complete.
Maybe none of us really understand what we`ve lived through or feel we`ve had enough time.





YouTube에서 `Never Let Me Go - ˝Never Let Me Go˝ (Judy Bridgewater)` 보기
https://youtu.be/tMgyKNr-Vbk



https://youtu.be/Ve81_Zc5oC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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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도서관에서 하고 있는 토론동아리에 참여하기 위해 <이방인>을 읽다가 문득... 도리스 레싱의 <지붕위의 여자>가 생각이 났다.  

 

폭염이 한창인 뜨거운 여름

지붕위에서 여자가 선탠을 하고 있다. 빨간 팬티와 스카프만을 한 채 .

건너편에 지붕위에는 남자 셋.

저절로 시선이 간다. ~~~~~

하루

이틀

하얗기만 했던 여자의 몸은 갈색으로 변해가고

처음에는 놀리는 듯이 희롱하던 세 남자..아니 두 남자는 이들을 상관하지 않는 듯 한 여자에게 화를 내고. 내 여자는 저런 짓 하지 않을 거라면서...

아직 미혼인 톰은 슬쩍 슬쩍 여자를 쳐다보면서 자신만의 상상에 빠진다..

날이 갈수록 남자들은 이 여자에게 화를 내고 여자는 여전히 이 남자들을 무시한 채 선탠을 즐긴다.

태양은 이글이글~~~ 맨살이 타들어갈 것 같은 태양아래

일할 엄두도 나지 않는 날씨인데 아무렇지도 않는 듯이 여자는 선탠을 즐긴다.

 

 

폭염이 한창인 뜨거운 여름, 덥고 태양이 내리 쬐는 한 낮..

태양빛이 너무 빛나 살인을 저지른 뫼르소가 당연히 연상되는 것은 나만이겠지?

실제 한 여름 너무 뜨거워 아스팔트에 아지랑이가 아른아른 거리는 날씨에는 문득 뫼르소를 떠 올린다. 그 날이 이정도의 날씨 였을까하고..

알제리를 가 본적이 없으니...

 

-- 태양의 불길이 내 두 뺨을 엄습했고, 난 땀방울들이 눈썹위에 고이는 게 느껴졌다. 엄마의 장례를 치르던 날과 똑같은 태양이었고, 그때처럼 특히나 이마가 아팠고, 이마의 모든 혈관들이 살갗아래에서 한꺼번에 요동치고 있었다. 더 이상 도저히 견뎌낼 수 없는 태양의 불길 때문에, 난 왼쪽으로 움직였다. 나는 그게 바보 같은 짓이라는 걸, 한 발짝을 움직인다고 해서 태양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난 한 발짝, 단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갔다. 그런데 이번에는 몸을 일으키지도 않은 채로 아랍이니 칼을 꺼내더니, 태양 아래 서 있는 내게로 내밀었다. 햇빛이 칼레 반사되어 번쩍이는 장검으로 내 이마를 찔러 댔다. 바로 그 순간, 눈썹 위에 고여 있던 땀방울이 단번에 눈꺼풀 위에 흘러 내려 미지근하고 두터운 너울로 눈꺼풀을 덮어 버렸다. 소금기를 머금은 눈물 막에 가려져 내 두 눈이 캄캄해졌다. 난 내 이마 위에서 태양의 심벌즈가 울리는 것 밖에 느끼지 못했고, 어렴풋이나마, 여전히 내 눈앞에 있는 칼에서 뿜어져 나오는 눈부신 양날 검이 느껴질 뿐이었다. 그 불타는 검이 속눈썹을 쏠아내며 고통스러운 내 두 눈을 후벼대고 있었다. 바로 그때 모든 것이 흔들렸다. 바다가 깊고 뜨거운 숨을 토해냈다. 하늘 전체가 온통 열려서 불비를 퍼붓는 것 같았다. .../ 이방인 중에서

 

뫼르소는 사형을 선고받는다.

사람을 죽여서 사형에 처해지는 것이 아니라 그 남자는 어머니의 장례식에 눈물을 흘리지 않아서 사형을 선고받는다. 아랍인을 죽였기 때문에 뫼르소의 죄를 용서받을 가치가 있었을까 검사와 판사 신부는 뫼르소를 회유한다. 하지만 그들이 제시한 도덕적 법적 종교적 회유를 거부하고 뫼르소는 사형을 선고받는다. 그들이 만들어놓은 그들만의 권위와 체제에 굴하지 않아 뫼르소는 사형을 선고받는다. 어머니를 요양원에 맡기고 어머니가 돌아가신 날 담배를 피우고 어머니의 장례식에 눈물을 흘리지 않고 끝나자마자 쌩 가버린 매정한 뫼르소는 죽어 마땅한 사람이 되어버린다.

그리고 뫼르소는 자신이 죄인이 되었음을 인식한다. 이런 된장!!

장례식이 죽자마자 애인과 영화보고 잠자고.. 이 모든 것이 뫼르소를 죄인으로 만들어간다.

 

-- “어머니가 사망한 다음날. 너무나도 추잡한 난봉질에 빠졌던 바로 그 인간이 그럴 만한 이유가 없이. 게다가 입에 담기조차 민망한 치정사건을 뒤치다꺼리하기 위해 살인을 한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본 검사는 저 인간이 범죄자의 마음가짐으로 어머니의 장례를 치렀기 때문에 기소하는 바입니다.” / 이방인에서

 

이런 죄목으로 뫼르소를 기소했다는 것을 지금에서야 발견...

역시 책은 여러번 반복해서 봐야 해.

별 희안한 죄목도 다 있다 싶은 대목.

 

-- 그녀는 햇살에 눈이 부셔 눈을 깝박이고는 응시하다가, 다시 고개를 묻었다. 관심없다는 이 몸짓에 스탠리, , 그리고 나이든 해리는 셋이 다 같이 휘파람을 날리고 소리를 질러댔다. 해리는 젊은 축들을 놀리면서 흉내내는 것이었지만 화가 나기는 그도 마찬가지 였다. 남자 셋이 자기를 구경하든 말든 전혀 무관심한 여자의 태도에 다들 화가 났다.

 

-- 스탠리는 다시 휘파람을 불었다. 그러다 발을 쿵쿵구르기 시작했고, 얼굴이 점점 시뻘게지며 여자한테 대고 휘파람을 불고 고함을 지르고 악을 써 댔다. 발을 구르고 휘파람을 불어대는 그는 정말 미친 것 같았지만, 여자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미동조차도 하지 않았다.

 

-- 햇볕이 좋으신가요? 그는 빛나는 여자의 등에다 대고 물었다.

침묵. 그는 당황해서 어절줄을 모르며, 그를 품에 안고 머리카락을 쓰다듬고 그를 왕처럼 자기 침대에 앉혀 놓고 평생 맛본적이 없는 상쾌한 술이 담긴 잔을 가져다 주던 여자의 모습을 떠올렸다. 무릎을 꿇고 여자의 어깨, 여자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어주면 여자가 돌아 누워 그를 꼭 안아줄 것만 같았다.

그는 말했다. “ 햇볕이 내리쬐도 괜찮은가봐요? ”

여자는 고개를 들고 조그만 두 주먹으로 턱을 괴었다. “꺼져요.” 여자가 말했다. 그는 움직이지 않았다. “이거 봐요여자는 힘들게 분노를 억누르는 느리고 이성적인 목소리로 화가 나서 지친 얼굴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 비키니 입은 여자를 구경하는 게 그렇게 좋으면, 6펜스짜리 버스를 타고 옥외 수영장에나 가보지 그래요? 힘들게 올라오지 않아도 수십명은 구경할 수 있을텐데..”

여자는 그를 이해하지 못한 것이었따. 여자의 부당한 말에 그는 얼굴이 창백해 지는 느낌이었다. 그는 더듬더듬 말했다. “하지만 나는 당신이 좋아요. 쭉 지켜봐왔는데.....”

여자는 그렇게 누워 있었다. 그는 그렇게 서 있었다. 여자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계속 버티고 있으면 여자쪽에서 무슨 말이라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그는 생각했다. 그렇지만 몇분이 빨리 지나가고 여자가 시간을 의식하는 기미는 없었다. 등과 넓적다리와 팔에 어린 긴장감.. 그가 가기를 기다리는 긴장감을 빼고는........

여자에 대한 반감이 마침내 그를 움직여 그는 자리를 떠나 사다리를 내려가 건물을 통과해 거리로 나왔다. 그리고 여자가 미운 마음에 취하도록 술을 마셨다.

/ 지붕위의 여자 중에서

 

 

이 순간.

bang, bang, bang

여자가 가만히 있지 않고 묵묵히 그가 가기만을 기다리지만 않고

이방인의 뫼르소처럼 뜨거운 태양빛이 눈 부셔 그 남자들을 향해 총을 쏘았다면,..

여자에게 내려질 죄목은 무엇일까? 살인죄?

남자들 앞에 몸을 훤히 보인 불경죄?

뜨거운 여름날 열심히 일하는 남자들을 무시한 죄?

이방인의 그 검사는 이 여자에게 무엇을 죄목으로 기소할까

 

그렇습니다. 본 검사는 저 인간이 성범죄 유발자의 마음가짐으로 지붕위에 올라갔기 때문에 기소하는 바입니다.” 그럴까?

 

20여년 전에 영화 델마와 루이스에서는 자유를 향해 절벽으로 차를 달렸었는데..

21세기 지금은 다른 결말이 나올까..

현실은 책 속이 맞을 지도. .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기온은 내려가고 그들은 그들의 일을 다시 하고

여자의 모멸감은 여자의 기억 속에서만. . . . .

남자들은 일 하다가 소일거리로 술 마시고 안주거리로 씹어대겠지..

 

- 다음 날 깨어보니 하늘이 재빛이었다. 그는 물기를 머금은 잿빛하늘을 바라보며 고소해했다. "자 이제, 당신도 하는 수 없겠지. 응? 꼼짝없이 당했단 말이야"

세 남자는 아무도 일광욕을 하지 않은, 빗물이 듣는 축축한 지붕들. 비로 미끄러운 검은 지붕들에 둘러싸여, 일찌감치 차가운 연판작업을 시작했다. 이제 서늘해졌으니 그날로 일을 마칠 수 있을 것이었다 / 지붕위의 여자중에서

 

 

<빨래하는 페미니즘>에서 헐리우드에서 여자배역에 캐릭터잡기가 무척 힘들다는 이야기나온다.

여성캐릭터를 잡으려면 아슬아슬한 경계선을 잘 지켜야한다고. 똑똑하지만 지나친 자신감 때문에 위협적으로 보여서는 안 되며 섹시하되 천박해서는 안 되고 재미있되 귀여운 방식으로 그려야만 한다고 했다. 데이트와 다이어트, 그리고 쇼핑외에 다른 것에 흥미를 가진 여자. 분개하는 여자. 복잡적인 캐릭터는 표현할 수 없다고..

떠오르는 두 배우. 줄리아 로버츠. 앤 해서웨이.

내가 인턴을 보면서 불편했었던 것은 당연한 것이었던가 ㅎㅎㅎ

 

조디 포스터가 주연했던 예전 영화에서는 어떻게 되었었지?  그 때도 술먹고 행실이 안 좋은 여자에 대한 성폭행에 대한 영화였었는데.. 제목도 기억이 안난다..

법정 영화였었는데... 이제는 그런 영화가 나오지도 않는 것 같다.  

한번 찾아 볼까 하다가도... 귀차니즘과 시간이 없음증이 발현... ㅎㅎㅎ

생각나겠지라는 막연한 기대도... ㅎㅎㅎ

그러고 보면 조디포스터나 수잔 서랜든 이런 배우들은 헐리우드의 여배우 공식에서 벗어나는 캐릭터들을 많이 연기했었다는 것을 다시 새삼 느껴진다.

역시 멋진 배우들...

 

 

 

 

 

BANG!! BANG!! BANG!!

그들의 일방적인 폭력에 한방 날리고 싶어진다.

제발 내버려 두세요. 그 여자들은 아무 것도 안 했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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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6-01-30 1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피고인>이요^^ 맞아요. 저도 가끔 소리치고싶을 때 있어요. 제발 그냥 좀 내버려두라고.ㅜㅜ

지금행복하자 2016-01-30 13:09   좋아요 0 | URL
맞아요~ 피고인.. 정말 오래된 영화인데.. 어려서 그랬는지 충격적이었던 기억이 나요~
 

요즘 너무 받고만 사는 것이 아닌지..

1년여만에 연락온 친구랑 이런저런 이야기하다가... 책 사고 싶은데 못 사고 있다고 징징?? 댔더니 생일선물 미리 준다고 보고 싶은 책 리스트달라고 하더니만....

시크한 가시나
문자하나만 띡~

부담갖지 마란다 모아둔 적립금으로 샀다고 ㅎㅎㅎㅎㅎ

고맙다. 친구야.
영화개봉하면 꼭 같이 보러가자~


껍질벗긴 캐롤과 껍질..
발빠르네....ㅎㅎ
포스터 표지가 훨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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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adhi(眞我) 2016-01-29 2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우 아름다운 친구네요. 막 빈대붙고 싶어요 ㅎㅎㅎㅎ

지금행복하자 2016-01-29 22:46   좋아요 0 | URL
여고동창이에요~ 가장 오래된 친구. 1년에 한번 보는 친구인데.. 항상 어제 만난 듯 한 친구에요~^^

samadhi(眞我) 2016-01-29 22:49   좋아요 1 | URL
멀리 떨어져 있어도 오랜만에 만나도 낯설지 않은 사람 있죠. 뭘 줘도 아깝지 않은 살같은(?) 살가운 이. 늘 그리움 담고 살지요.

지금행복하자 2016-01-29 23:35   좋아요 1 | URL
그리움... 듣기만 해도 마음이 먹먹해져요..

살리미 2016-01-29 23: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좋은 친구를 두셨군요!! 부러워랑~~~
근데 정말 케이트 블란쳇이 워낙 세련되서 그런가 영화 포스터가 훨 고급져보여요.

지금행복하자 2016-01-29 23:34   좋아요 0 | URL
오로라님도 좋은 친구에요 ㅎㅎ 계속 받기만 해서 웬열~~ 하고 있어요 ㅎㅎ

정말 케이트 블란쳇 너무 멋져요~ 고혹적이라는 말외에는 다른 말이 안 떠올라요~^^

yureka01 2016-01-29 23:4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삶이란 어쩌면 부채가 늘어나는 시간이더군요.
살아갈수록 덜고 살아야 하는데 말예요.
저도 알라딘와서 이웃분들에게 덕에 넘치는 복 받은 기분.
그기분..이해 충분히 하게 됩니다.ㅎㅎㅎ
축하드립니다.~~^^

지금행복하자 2016-01-30 07:35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내 살면서 이렇게 기분이 충만했던 적이 없었던것 같아요. 살짝 두렵기까지 해요~^^

세실 2016-01-30 08: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호호 저두 그러는걸요.
그런 편한 친구가 있음에 행복을~~
생일 축하드립니다^^

지금행복하자 2016-01-30 09:30   좋아요 0 | URL
사실 생일은 한참 남았다는 거죠~ ㅋㅋ

초딩 2016-01-30 08: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받은 사람도 주는 사람도 행복한 것 같아요. 주고 받을 때 지금 :-)

지금행복하자 2016-01-30 09:30   좋아요 2 | URL
완전 행복 200퍼센트입니다.. 올 설은 즐거운 마음으로 전 부칠것 같아요 ㅎㅎ

2016-01-30 09: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30 09: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30 09: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30 09:3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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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30 09: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30 11: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사과나비🍎 2016-01-30 11: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좋은 친구분이시네요~^^*

지금행복하자 2016-01-30 11:13   좋아요 0 | URL
ㅎ 친구는 다 좋아요~^^

후애(厚愛) 2016-01-30 13: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좋은 책들을 선물로 받으셨네요.
축하드립니다!!!!!^^
편안한 주말 되세요.^^

cyrus 2016-01-30 13: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책 잘 안 읽는 친한 친구, 동생에게 적립금으로 책 선물을 하는 걸 아까워해요. 내 책 사려고 차곡차곡 모은건데 읽지도 않은 책을 사달라고 요구하면 일단 의심해봅니다. ㅎㅎㅎ

초딩 2016-01-30 14:04   좋아요 1 | URL
그래도 어쩌다 읽고 또 어쩌다 생각하며 cyrus 님을 고마워할지도 몰라요 :-) 또는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제시해주었다고 할지도 :-)
어차피 확률이라 생각해요. 이미 정해져있기도한 ㅎㅎ
점심을 아직 못 먹어 머리까지 허기진 초딩으로부터

cyrus 2016-01-30 14:06   좋아요 1 | URL
저처럼 영악한 친구는 중고매장에 팝니다. 신간일수록 매입가 금액이 많아요. 제 동생이 하도 졸라대서 컬러링북 사줬는데 그리다 말았습니다. 주인한테 외면받은 컬러링북이 지금 제 방에 방치된 상태입니다. ㅎㅎㅎ

얼른 맛점하세요. 점심 시간 놓치면 속이 허전해서 피로감이 느껴져요.

지금행복하자 2016-01-30 14:57   좋아요 0 | URL
ㅎㅎㅎ저도 그건 그렇습니다. 책 안 읽는 친구들에게 책 선물을 해야하나 항상 고민을 합니다. 라면받이로 쓰이는 건 아닐지.. 하면서요 ㅋㅋ
그래서 만화책 사줍니다. 만화책은 거의 다 보는 것 같아서요~~

저 정도면 적립금으로 사줘도 아깝지 않겠지요? ㅋㅋ
재미있는 것은 저 책들 보고 빌려주랍니다.. ㅋㅋ
자기도 보고 싶다고 ㅋ

비로그인 2016-01-30 22: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멋진 친구네요ㅎㅎ
포스터 깔끔해서 보기 좋아요!
 

  열심히 읽고 있는 책.

 여자의 삶속에서 다시 만난 페미니즘 고전 이라는 홍보문구에 끌려 구입,..

 

독립적이고 잘 나가던 여자가 결혼, 출산과 동시에 여자임을 잃어가면서 겪는 혼란.. 그리고 다시 여성성을 찾아가는 과정. .

 

결혼한 여자라면 한 번쯤 겪는 정체성의 혼란.

여기가 여디이고 나는 왜 여기에 있는 거지...

당신은 누구고 내가 결혼한 남자는 도대체 어디간거야..

너희들이 내 몸에서 나온 아이들 맞니? ㅋㅋㅋ

 

여자라는 것만을 이야기하면 그래 어느정도는 인정해 주지.. 하는 분위기라도 형성되지만.. 내가 받는 느낌은 시끄러운데.. 넘어가 주는 거야~~  정도 ..  

엄마라는 마스크. 며느리라는 마스크. 아내라는 마스크만 쓰면 여자임이 없어지는 불편함.

내 여자로서의 권리를 이야기하자면 엄마가 그정도는 참아야지..

며느린데.. 딸인데.. 여러 이름을 들어 나의 여자로써의 권리를 묵살해도  엄마이기 때문에 참아야 한다고 해서 참다보면...

점차....

왜 나만 이런 생각을 하는거지?  나는 왜 우리 아이들이 이쁘지만은 않을까? 나는 아이들을 기르는 것이 행복하지 않지? 왜 아이들이 밥 먹는 모습만 봐도 배가 부르다는데 나는 왜 짜증이 나는 걸까? 밥 하는 것에 청소하는 것에 왜 억울함을 느끼지?  죄책감과 동시에.. 자기 비하... 이럴려고 결혼한것은 아닌데.. 하는 자괴감까지..

참으로 힘든 시기... 지금도 여전히 진행중이지만...

 

오직하면 결혼하겠다는 여동생한테 결혼을 한다는 것은 1+1이 아니라 1+ 다수이고 아이를 낳는다는 것은 너가 너임을 적어도 50퍼센트 이상은 포기해야 하는 것이니 잘 생각해서 결정하라고 했을까... 아이들 자면 그 시간이 가장 행복하고...  그 시간은 나도 집안일과 육아에서 해방되는 순간이라고 생각하고 아무일도 하지 않고 있다가 애기엄마가 그 시간에 집안 일 해야지 아무것도 안하고 같이 잔다고 잔소리 아닌 잔소리를 듣고...

내가 엄마를 안한다는 것도 아니고 그냥 나를 나로 인정해주기만을 바랬을 뿐인데..

내가 며느리노릇을 안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내 사생활을 인정해 달라고 했을뿐인데..

내가 당신의 아내노릇을 안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당신의 친구들의 이야기거리에 올라가지 않기를 바랬을 뿐인데.. 왜 내가 당신의 친구를 공유해야 하는지... 나는 내 친구들, 내 개인적 생활 생각 당신과 공유하기 싫은데.. 그렇다고 당신과 안 살겠다는 것이 아닌데..

왜 자꾸 나를 자꾸 내 놓으라고 하는 건지...

그래서 자주 듣던 말..

다른 여자들은 아무말 안 하는데 왜 자네는 그렇게 안 하겠다는 것이 많냐고..

왜 그렇게 까칠하게 구냐고.. 내가 결혼 하기 전에 이야기하지 않았냐.. 내 결혼 조건은 배려다고.. 이 말은 내 의견을 배려해주고 내 입장을 배려해달라는 이야기였는데 이제와 다른 마라 하면 어떻하냐..

그럼 좋다..  다 받아주겠는데.. 자기네 식구들한테는 그런 태도를 보이지 않았으면 한다는 타협아닌 타협을 했던 결혼 초기...

 

 왜 나는 자네라고 불러? 자네는 아래사람을 존중해서 부를때 쓰는 호칭으로 알고 있는데.. 나 당신 아래사람아닌데.. 했다고 왜 그런 것 까지 따지냐고 피곤하다고...

집안일 하라고 하면 그래 도와줄께라는 말을 듣고 꼭지 확 돌아서.. 왜 도와주는 거야? 이 집이 내집이야? 내 집이어서 내일을 도와주는 거야? 그거 아니잖아 같이 사는 공통공간이라고 집안일을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집안일은 같이 하는 거야.. 라고 따지다가.. 정말 피곤한 여자라고...말은 안해도 표정에서 읽었었던 정말 힘들고 어렸웠던 시기....

 

절반 정도 읽었는데...... 공감 70%....

 

결혼을 하고 나와 다른 성. 다른 사람과 함께 사는 것은 돈도 사랑도 성도 아닌... 내가 나로 그대로 받아주었을때 가능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그것을 배려라는 단어를 사용했었던 것 같다.

서로 받아들이는 것이 달라 부딪히고는 있지만...

여전히 나는 남편이라는 남자와 그리고 지금은 어느정도 머리가 큰 아들들과 이 용어정리를 하고 있다.. 지금도 ~해줄께 라는 말을 들으면 나는 소리부터 올라간다... 도와주는 거 아냐.. 니들이 이집에 사는 한 해야하는 일이야.. 엄마일이 아니라고..

쉽지 않은 일이다... 

 

어째든 지금 나를 위해서도 이 책을 읽고 있고...

아들에게도 같이 읽으라고 하고 싶다.

너희들이 같이 살 사람은 내가 아니라 니들이 데려오는 여자다.

그 여자를 너희들은 배려해야 하고 존중해야 한다고...

엄마가 아니라 여자라고...

그리고 엄마도 여자라고...

배려받고 존중받고 싶다고...

당연히 밥해주는 청소해주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그런 일은 가정부도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밥을 하고 청소를 하고 빨래를 하더라도 억울한 감정을 느끼게 하면 안 된다고..

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다고 말하고 싶다.

이미 말하고 있지만 더 강하게 이야기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당연히 주장할 수 있는 권리인데... 왜 싸우면서 쟁취해야하는 건지..

알수가 없다. 

화가 난다...

 

세뇌시켜볼까?

 

계속 읽어야지...

 

 

 

-- 그런데 어미니가 될 수 없거나 어머니가 되고 싶지 않은 여자가 있다면 어쩔까요? 그런 여자들도 여전히 여자로 간주해야 할까요?

어머니가 되고 싶어하는 여자가 있다면 어떨까? 그런 여자들도 여전히 페미니스트로 간주해야 할까?(p63)

 

-- 나는 '어머니' 였으며 그 책임은 보람을 느끼게도 해 주었지만 이따금 울컥하는 기분이 들게 하기도 했다. 생활을 일과 가족으로 정확히 분리해 여유롭게 살아가는 듯 보이는 남편과 달리 나는 일과 가족으로 나뉜 내 삶의 조각들을 서로 끼워 맞추기 위해 홀로 고군분투했다. 억울한 기분은 분노를 낳았다. (p 92)

 

-- 길먼의 생애를 '억압적인 결혼생활에서 탈출햇다는 이유로 사람들에게 손가락질받은 한 여자의 이야기'라는 문장으로 압축하는 것은 무리다... 길먼은 재혼한다... 조지 호든 길먼은 우울증적 기질과 타오르는 야먕등 길먼의 모든 면을 있는 그대로 받아준 점잖은  한결같은 사람이다. 길먼은 남편에 대해 이렇게 적었다. "소설속이라면........ 이것이 바로 해피엔딩이다"  (173p)

 

-- 크리스틴은 시나리오를 쓸 때 여성 캐릭터를 무력하게 그릴 수 밖에 없는 현실을 한탄했다. 여성캐릭터가 '호감'과 '공감'을 사도록 하려다 보면 결국 그렇게 된다는 것이있다. 여성 캐릭터를 잡을때는 칼날처럼 아슬아슬하게 경계를 잘 지켜야 한다고 했다. 똑똑하지나 지나친 자신감때문에 위협적으로 보여서는 안 되며 섹시하되 천박해서는 안되고 재미있되 '귀여운'방식으로 그려야만 한다고 했다. 크리스틴은 데이트와 다이어트, 그리고 쇼핑외에 다른 것에 흥미를 가진 여자, 분개하는 여자, 복합적인 캐릭터를 표현할 수 없다고 했다... (21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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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6-01-29 1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행복하자님 ,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지금행복하자 2016-01-29 21:57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도 좋은 저녁시간되세요~~ 저는 지금 꽃보다 청준 보고 있어요~~ 하루중 가장 행복한 시간이에요~~ ^^

책벌레 2016-01-29 18: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이다!!
그냥 한 인간으로서 자기 권리를 주장하는 것 뿐인데, 어느 순간 `기쎈여자`가 되어있더라구요 ㅠㅠ

지금행복하자 2016-01-29 21:58   좋아요 1 | URL
자기주장이 강하면 드세다고 하죠... 그래도 계속 기쎈 언니로 살아가요 우리~~ ^^

살리미 2016-01-29 18: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음... 저도 딸은 물론이지만 아들이랑 같이 읽어야겠어요. 사람이 잊을 수 있는 능력이 있어서 다행이지... 저도 결혼 후에 생각했던 현실과 달라서 신혼초엔 많이도 싸웠답니다 ㅎㅎ 그렇게 오래 연애를 하고 결혼을 했는데도 왜 결혼하고나면 달라지는건지요 ㅋㅋ
이제 아이들 다 키우고 제가 좀 한가해지니 다시 의심의 눈초리들이 스멀스멀 보여요 ㅋ 애들 다 크고 할 일도 없는데 뭐하고 있을까?? 하는 의심의 눈초리들. 아직도 제 노동은 그림자노동인거죠 ㅋ

페미니즘에 관한 책들을 읽다보면 이노므 결혼 생활 확 접어버릴까 싶어질 거 같아서 참고 있는데,,, 이 글 읽고나니 막 전투력이 상승하는데요? ㅎㅎ

지금행복하자 2016-01-29 22:03   좋아요 0 | URL
한동안 페미니즘에 관한 책들을 많이 접하지 않았었는데 아마 무의식중에 그런 의식이 저도 작용했을지도 모르겠어요..현실과 괴리가 느껴지면 아무래도 속만 타니까.. 그런데.. 역시나 저의 착각.. 결혼생활에서 특히 저는 아들만 있잖아요.. 여자로서 내 위치를 제대로 챙겨야 겠다는 다짐을 하게 해 주는듯 해요..
그래 결혼이 여자의 무덤이 아니야. 가족들로 부터 제대로 배려를 받는 다면 그것이 가장 이상적일거야..하는 마음이 들어요 ㅎㅎ
정말 힘들고 어려운 일이겠지만요 ㅎㅎㅎ
일단 재미있게 읽혀서 좋아요 ㅎㅎㅎ

해피북 2016-01-29 18: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곳엔 눈이 그치고 비가 내리고 있어요. 차라리 계속 눈이오지..하는 안타까운 마음으로 읽어내려서인지 구절구절 마음에 와서 박혀버렸어요. 점차 제 이름 보다는 누구의 아내가 되고 제 의견 보다는 신랑의 의견을 묻는 일이 많아지고 휴일에는 주방에 붙어있게 당연시되어가는 시간들이 짜증스럽고 화날때가 많더라고요. 그래서 저두 동생에게 결혼하지말라고. 그저 혼자 살 수 있겠으면 혼자 살라고 말하곤 해요.ㅋㅋ 저희 엄마가 울그락 불그락 람보가 되시지만요 ㅋㅋ

지금행복하자 2016-01-29 22:05   좋아요 0 | URL
엄마가 제일 싫어하는 말을 ㅎㅎㅎ ㅎㅎㅎㅎ
저는 남자는 군대를 안 갔으면 좋겟고 여자는 결혼을 안 했으면 좋겠어요 ㅎㅎㅎ
남자들은 군대만 갔다오면 꽉 막힌 꼰대가 되어서 나오는 것 같고 여자들은 결혼하고 아이만 낳으면 꽉 막혀 자기 가족만 아는 그런 사람이 되어 버리는 것 같아요..
온 몸을 방어벽으로 똘똘 둘러쌓아놓구요...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