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아이가 태어난다.

.. 그런데 의사도 간호사도 반응이 이상하다

허둥지둥.. 당황, 경악,,,, 심지어 짜증까지.. 자신의 명예와 커리어에 큰 재앙이 될거라고 하는 협박까지..

이게 뭐야? 왜 이런 반응이지?

아이가...... 할아버지다.....

~~~ 아니 으악~~~~~~

....너는 .... 아니 이 아이는 누구지요? 도대체 어디서 어떻게 온거지요?

이 할아버지 아이는 말한다. “ 내가 누구인지는 정확하게 모르겠소. 왜나하면 난 태어난 지 겨우 몇 시간밖에 되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내 성은 분명히 버튼이요

의무를 다해야 한다.. 의무를... 부모로써의 의무를..

할아버지 아이를 집으로 데려온 아버지 버튼은 아이를 거부한다.

우유병을 가져다 주고 유동식을 먹이고 아동복을 입히고..... 일반적으로 기르고 싶어 하지만 이미 어른의 뇌와 몸, 얼굴을 가진 이 아이.. 어쩌지......

아이는 이미 노년인데 아버지는 아이를 여타의 아이처럼 기르고 싶어하고... 아이는 따라주는 척하고.. 아닌가.. 이부분은 기억이 가물가물.. 어째든 벤자민은 성장한다. 나이를 먹어간다.

벤자민은 점점 젊어져?? 아니 나이가 들어 사업도 물려 받고 여자도 만나 결혼을 한다. 근데 이 여자도 독특하다, 중년의 남성을 더 좋아하는 여자 힐데가르트.. “ 당신은 아주 낭만적인 나이이지요. 쉰 살. 스물 다섯 살은 너무 처세에 능하고, 서른 살은 과로로 활기가 없는 편이죠, 마흔 살은 온갖 사연들이 많은 나이라 시가 한 대를 다 피우며 이야기를 해야 하고요, 예순 살은, . 예순살은 거의 일흔 이잖아요. 하지만 쉰 살은 원숙한 나이이지요 나는 쉰살을 사랑해요

쉰 살을 사랑하는 여자.. 안정된 삶을 사랑하는 여자..

벤자민은 점점 젊어지는데... 힐데는 점점 나이가 들고 벤자민은 점점 활기가 넘쳐 지는데 힐데는 할머니가 되어가고.. 심지어 벤자민의 아이까지도 나이가 들고.. 벤자민의 사업도 물려 받게된다 ..

그 사이 벤자민은 청년이 되어 장교가 되어 전쟁터에도 나가고 못 갔던 대학생이 되고 초등학생, 유치원생, 갓난 아이가 되고 그리고 그는 사라진다.. 아무 것도 기억하지 못한채..

 

그는 기억하지 못했다. 그는 지난번에 먹었던 우유가 따뜻했는지 차가웠는지 또는 어떻게 나날들이 지나갔는지 기억하지 못했다. 오직 아기 침대와 니나라는 친숙한 존재만이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는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 배고프면 울었다. 그게 다였다. 낮에도 밤에도 그는 그저 숨을 쉬었고, 그의 위에서 부드러운 중얼 거림과 소곤거림만이 간간이 들려왔다. 그리고 희미하게 구본되는 냄새들. 빛과 어둠...

그리고 모든 것이 어두워졌다. 하얀 아기 침대와 그의 위에서 움직이던 흐릿한 얼굴들. 우유의 따뜻하고 달콤한 내음. 그 모든 것이 한꺼번에 그의 마음에서 희미해지다 사라졌다. “

 

이미 어른으로 태어난 벤자민이 점점 나이가 어려지면서 사회에서 세상에서 지워져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당시의 미국의 사회적 분위기가 그랬으니 타인의 시선이 중요하고 명예가 실추되는 것을 두려워하는 상류층 사회의 모습..

심지어 그가 사랑했던 여자마저도 사랑하고픈 모습만 사랑하고 그의 아이도 타인과 다른 아버지의 모습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삼촌이라고 부르라고 하는 모습이 안쓰럽기는 했다.

그러나 벤자민 역시 자신의 모습이 젊어가면서 그와는 반대로 늙어가는 힐데가르트를 보면서 실망하고 젊은 여대생들을 만나고 젊음을 만끽하는 모습을 보면서 도대체 벤자민이 자신의 다른 모습을 가족들이나 지인들에게 받아들일 수 있게 노력한 것은 뭐지?

무조건 받아 들여라? 그런 건가? 그를 받아 들이지 못하는 사회도 문제이긴 하지만 그는??

그래도 사회에서 받아들여질 만한 나이대가 되었을 때는 사회 속에서 자신의 지위를 누리고 살았다는 건데.. 그 외의 나이대의 그는? 자신의 상황을 모르는 것도 아닐텐데.. 미리 준비하고 이해시키고 이런 과정들은 필요 없는 걸까? 그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회만을 탓해도 되는 걸까?

자꾸 의문이 든다. 이미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들의 사회에서 기득권을 누리던 그 모습은 뭐지? 버튼이니까??

모두가 원하는 나이가 들수록 어려지는 운명이니 좋아해야 하는 걸까?

과연 벤자민은 행복할까? 아무 생각도 할 수 없는 어린 아이이니 행복한 걸까?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치매라는 것이 이와 비슷한 것이 아닐까? 기억이 지워지면서 백지가 되어가는 것. 어린시절의 기억으로 돌아간다고 하지만 결국 이는 기억이 지워지는 과정이 아닌가 싶다. 알츠하이머나 치매나.. 주위에서 보는 사람이나 돌보는 사람에게는 힘든 일이겠지만 본인은 가장 행복했던 기억으로 돌아간다고 하니 이것 또한 원하든 원하지 않던 또 하나의 삶의 선택이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고 치매에 걸린 본인은 불행하다고 생각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다.

그들이 힘들어 하는 것은 멀쩡할 때와 그렇지 못할 때의 기억을 다 가지고 있을 때 라고 하니 아예 잊어버린 기억에 대해서는 불행인지 아닌지 그 기준마저 본인이 아닌 그를 둘러싼 주위의 판단이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그를 보살펴야하는 사회적 비용을 부담하고 있으니 당연한건가...

어째든 이런 저런 생각을 해 보면 벤자민에 대한 연민이 들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다.. 벤자민의 가족들. 그를 둘러싼 사회나 벤자민이나 다를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과 영화와의 다른 점이었다. 영화는 그래도 무기력 하지만 낭만적이고 헐리우드 특유의 인간미를 느끼게 하지만 소설속에서는 건조하고 냉소적이어서 이게 뭐지? 하는 느낌마저 들었다.

생각보다 피츠제랄드의 소설은 냉소적이다.

 

문득.. 왜 나이가 든 할아버지의 모습일까? 모습만 할아버지가 아니라 그 나이대가 가질수 있는 사고를 가진 진짜 할아버지의 모습으로 벤자민을 태어나게 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이가 들면 들수록 겉모양만이 젊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고마저 아이의 그것으로 바뀌어가는 것을 보면서 갓난아이가 되어 세상에서 사라지는 소설의 끝을 보면서...

만약 벤자민의 겉모습은 아이의 모습으로 생각은 어른의 것으로 태어났다면 어땠을까?

다들 좋아하지 않았을까? 성숙한 어린이.. 요즘 우리가 원하는 아이상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답지 못한 아이가 늘어가고 어른 답지 못한 어른이 늘어가고 있는 것. .

너무 많은 지식과 통제 그리고 어른의 욕망으로 덧 입혀진 애어른을 사회는 원하고 있다. 그런 애 어른이 자라면서 자신만의 의지를 표현할 수 있는 나이가 되면 그때는 어른이 아닌 애의 모습으로 자신의 이기적인 욕망을 거르지 못하고 표출하고 있는 것이 요즘 우리의 모습임을 생각하면서 벤자민은 그런 사람의 욕망을 대신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그래서 벤자민은 시간이 지날수록 현명해지고 마음이 여유러워지는 것이 아니라 나이대의 그 모습을 그대로 해지는 것이고 벤자민의 가족들도 벤자민을 자기들 만의 시선으로 인지하듯이 벤자민도 자신만의 시선으로 그들을 받아 들이고 그 이상의 가족을 만들지 못한다. 아들과 아내는 나이가 들고 아버지는 어려지고... 가족은 벤자민을 거부하고 벤자민도 가족들과 섞이지 못하는 불행. 어렸을때는 할아버지의 모습을 한 아이라고 거부당하고 나이가 들어서는 아이라고 거부다하는 벤자민을 보면서 결국 현대인들이 지금 벤자미처럼 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생각하니 벤자민에게 연민이 든다.

벤자민이 그 사회에 받아들여지기 위해 노력할 이유는 없는 거다.

사회는 벤자민이 태어나기도 전에 존재해왔던 것이다. 의지와는 상관없이 태어난 벤자민을 그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해서 무시해서도 거부해서도 없는 것처럼 취급해서도 안되는 것이다. 사회에 인정받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은 벤자민이 아닌 것이다.

사회가 벤자민이 어떤 모습을 하더라도 받아줘야 하는 것이다. 받아주는 척 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든지 어떤 모습을 하더라도 받아줘야 하는 것이 사회다.

하지만 사회는 그것을 구성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그 사람들에 의해 가치체계를 가질 수 밖에 없다. 결국 사회를 구성하는 사람들에 의해 벤자민이 판단되고 거부되는 것이다. 그 사회에 사는 사람이 아니라 그 사람들이 그 사회에 살고 있기 때문에...

어제 조이스의 더블리너를 읽으면서 소설가 김영하가 쓴 더블리너에 대한 글을 보았다. 김영하는 더블리너라는 것은 더블린이라는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아니라 그 사람들이 사는 곳이 더블린이라고 했다. 뉴욕에 살고 있어서 뉴요커가 아니라 뉴욕에 사는 사람들이 뉴요커를 만드는 것이라면서 아일랜드라는 나라에서 태어나 그 나라의 운명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이 사는 곳이 더블린이라는 이야기겠지. 그들이 더블린이라는 도시를 떠난다고 해서 그들이 그 나라에서 자유로워질 수 없고 그들이 더블리너가 아니라고 할 수 없드시..

그런 의미로 보면 벤자민이 한창때의 나이에 그렇게 오만하게 행동할 수 있었던 것은 당연할 지도 모르겠다. 그가 살면서 그 사회에서 배운 것은 그런 것이기 때문에..

그리고 그렇게 해야만 그는 인정받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그였기에 인정받지 못하고 소멸되어가는 것을 굳이 보지 않아도 되는 어린아이.. 갓난 아이가 되는 것도 당연할지 모르겠다. 어린아이 벤자민은 그 사회에서는 필요없는 존재이기 때문에... 우유나 빨고 있는....

 

잠깐 드는 뻘 생각..

태어나서 세금내면서 사는 사람으로 사는 것이 사람답게 사는 것이라고 했던가..

우리 동네 소아과 의사가 그랬다던데..

그때는 세금내고 사는 것이 제대로 사람답게 사는 것이라는 그 의사 말에 동의했었는데..

지금은 좀 다른 생각이 든다. 그럼 세금 내지 않고 사는 사람은 사람답게 사는 사람이 아니라는 말인가.. 꼭 세금을 내고 살아야 하나? 그 세금 누가 매긴건데? 왜 일방적으로 세금을 매김을 당하면서 내고 사는 것이 사람답게 사회에 적응해 사는 것이라고 단정하는 것일까?

이미 사회에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세금을 내고 있는데

물건 하나를 사도 세금을 내고 있고...

경제활동을 해서 소득세를 내지 않는다고 해서 사람답게 살지 못하는 다는 말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당연한 말인데.. 그 끝이 씁쓸하다...

잉여들... 그 옛날에는 자산이었고 힘이 될 원천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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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이 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마냥 밤새 책 읽을 수 있었는 기나긴 겨울이 그리워진다.
눈이 시큰거리고 밤에 책이 안 보여 시력이 더 나빠졌나 했더니 하고 병원을 갔더니 헐~~ 노안이라고 ㅠㅠ
책을 보려면 돋보기를 써야한다고...
책을 안 봐야하나 폰을 줄여야하나..

올해 고등학교를 진학한 아들은 이공계를 선택하지 않아서 인지... 상담중 진로선택에 진정 원하는 거냐는 담임의 질문에 멘붕.. 나는 노안이 와서 멘붕..

그래도 때는 오고
사진동아리가 가동되고..
꽃이 피니 사진을 찍으러 다니게 되고...

이래저래 책에서는 멀어지나 보다..

며칠전 비오는 날 본 매화와 오늘 아침에 환한 빛의 매화가 이렇게 다르다니...

그래도 비에 젖은 매화가 더 아름다워 보이는 것은 내 마음이 그래서???


그래도 봄이다
사방에 꽃들이 터지고 사람들의 발걸음이 가벼운 걸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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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3-21 1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좀 있으면 날씨가 포근해질텐데 독서보다는 밖에서 자유를 만끽하는 것이 마음 건강에 좋을거예요.

지금행복하자 2016-03-21 18:48   좋아요 0 | URL
그래야 될것 같아요~ 눈이 나쁘다는 말만으로도 의욕상실이에요 ㅠㅠ
자연과 더불어 건강한 삶을 살라는 계시인가봐요~

나와같다면 2016-03-21 2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The Price of Salt ..

지금행복하자 2016-03-21 22:25   좋아요 0 | URL
캐롤의 원제가 저 제목인줄은 몰랐어요~ 출판사측이 원했던 제목이라던데...
출판사는 왜 이런 타이틀을 했는지 궁금해요~

2016-03-21 2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쉬~~ 사진 느낌 넘 좋아요@_@

지금행복하자 2016-03-21 22:24   좋아요 0 | URL
앗!! 감사해요~^^ 올해는 눈 좀 편안하게 자연이랑 더 많이 보낼려고요~^^

서니데이 2016-03-21 2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이 예뻐요.^^
지금행복하자님, 좋은밤되세요.^^

지금행복하자 2016-03-21 22:23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서니데이님도 좋은 밤 되세요^^

서니데이 2016-03-23 18: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행복하자님,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지금행복하자 2016-03-23 19:09   좋아요 1 | URL
날씨가 또 추워진데요~
감기 조심하세요~^ ^

자목련 2016-03-25 1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번째 동백 사진, 참 좋아요^^

지금행복하자 2016-03-25 16:31   좋아요 0 | URL
우와~ 감사합니다^^
 

인간이 다른 동물들과 다른 점은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한 글을 본 적이 있다.

똑같은 조건에서 인간은 네발에서 두 발을 선택했고 그로 인해 인간은 떠도는 삶이 아닌 정착의 삶을 선택해서 문명을 이루게 되었다.. 이는 인간이 자연에 대해 과감한 도전을 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지게 된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생각된다.

직립 보행. 그리고 자연에 대해 어떻게 보면 금기에 대한 도전.

땅 아래만 바라봐야 하는 동물의 시선이 아니라 땅이 아닌 자연과 직면하는 시선.

이제는 직면의 단계가 아니라 정복, 맘대로 할 수 있다는 오만의 단계일지도 모른다.

 

Never Let Me GO는 이런 인간의 오만일 수 있는 클론에 대한 이야기이다. 아니 클론들의 이야기이다. 장기기증을 위해 만들어진 클론들. 클론이면서 클론이 아닌 것처럼 키워지는 클론들의 이야기이다.

인격을 가진 것처럼 굉장히 소중한 존재이면서 미래를 꿈꿀수 있게 희망을 실어주지만 그들에게는 그 어떤 것도 아니다.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가능성 때문에 모체를 위해 길러 지고 도네이션을 위해 보내지는 소모품일 뿐이다. 이들을 위한 모든 혜택과 누리는 것들은 모체의 건강을 위해 담보 잡혀 있는 것들이다. 최고의 도네이션을 받기위한.

책 속에 정확한 표현이 나온다. 의학재료를 공급하기 위한 존재. 재료. 최고의 의학재료를 만들기 위해 고급교육. 심지어 인성. 감정교육까지 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헤일셤.

 

< Never Let Me Go> 에서의 클론들에게는 이런 선택의 기회가 전혀 주어지지 않는다. 주어질 이유도 없다.

태어난 것도 선택의 여지가 없었고 그들의 성장에도 그들의 도네이션에도 그들은 선택할 기회가 전혀 없다.

그들은 인간처럼 살면서도 인간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도 사람이라고 교육을 시켜야 되지 않겠냐고 하는 에밀리쌤도 그들에게 그런 교육에 대한 선택의 기회를 주지는 않는다. .

인간이 만들어진 길 위에서 인간이 만들어 놓은 운명을 그대로 수용하면서 살아야 하는 이들이다.

이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의 아이들을 떠올리는 것은 너무 당연한 것이 아닐까?

우리의 아이들도 이 아이들처럼 클론으로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들은 클론으로 만들어 져서 인간의 삶을 살고 싶어 하지만.. 우리는 인간으로 태어 났지만 점차로 클론으로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닌가...

무한 경쟁을 통해서 인격적인 대우보다는 소모품으로 길러지고 있는 것은 이제 공공연한 사실이다.

우리는 아니라고 우리는 우리가 선택해서 이런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권력과 기득권이라는 거대한 힘의 논리 아래 우리는 우리의 목소리를 내기 보다는 조용히 시키는 대로 해주기를 바래지고 있는 것은 사실아닌가.

그들의 뜻대로 우리를 움직이기 위해 우리를.. 우리의 아이들을 생각할 틈도 없이 시험과 공부와 학원으로 몰아붙이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는 과정에서 우리는 이 자본주의 사회의 필요한 소모품이 되어간다.

시나브로 그들의 논리에 젖어 들어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갈팡질팡한 상황 속에 빠져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심지어 이런 저런 논리를 내밀면서 밀어넣기 까지 하고 있다. 스스로에게도 확신이 없으면서 아이들에게는 이 길이 지금은 가야할 길이고 이 길이 아니면 다른 길에 대한 대안을 만들어 오라면서 그들을 막다른 골목에 넣어가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길이 아닌 곳을 갈 수도 있는데... 길은 이미 만들어져 있다.

헤일셤의 아이들에게 미래가 결정되어 있듯이..

공부를 잘하면.. 대학을 가면.. 졸업하면.. 취직을 하면... 하지만 남는 것은 ..

엘리트의 코스대로 밟아가면 그것도 그들의 고급 소모품. 루저의 코스를 밟아가면 그것은 그들의 하찮은 소모품..

아무리 아니라고 우리는 인격을 가졌다고 우리에게도 삶의 선택권을 달라고 이야기해도 이미 짜여진 판 속에서 헤매나올 수 없는 상황에 빠진 지금의 우리들의 모습을 보면서 헤일셤이 떠오르는 것은 과한 생각은 아닌듯하다.

 

우리 어른들이 헤일셤의 선생님일수도 있고 소위 갑이라 불리는 것들이 헤일셤의 선생님들일 수도 있다. 마담일까. 뭔들 달라질까. 즉 우리가 토미나 캐시일수도 있고 우리 아이들이 토미나 캐시일 수도 있다.

스스로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청년들 이야기할 때 청소년 문제를 이야기할 때 대학입시를, 등록금을 이야기할 때 심지어 서민정책을 이야기할 때 그 탁상에는 청년들이, 청소년들이. 대입을 보는 학생들이, 돈을 내는 학생들은 대다수인 서민들은 그 탁상에 오르지 못한다. 헤일셤 그 자체가 아닐까 ..

심지어 사랑이나 감정마저 박제 당하는 헤일셤의 아이들의 모습이.. 우리의 모습과 다를까. 빅테이터라는 말로 우리의 모든 것이 수집되고 읽혀지고 판단되어지고 그리고 규정되는 것.. 헤일셤의 아이들의 모든 활동들이 지금의 빅테이터가 아닐지..

허황된 꿈을 꾸는 아이들에게 루시선생이 너희가 앞으로 삶을 제대로 살아내려면, 너희 자신이 누구인지 각자 앞에 어떤 삶이 놓여 있는지 알아야 한다고 한 말,

토미가 에밀리 선생을 만나고 나서 캐시에게 한 말..

그래도 루시선생이 맞았다고...

 

책속의 아이들에게도 클론으로써 그들의 삶이 어떻게 될 것 인지 알려주고 그 것에 대해 선택의 여지가 주어졌다면 그들은 어떤 선택을 했을까. 모든 것을 알고 난 토미가 한 선택이 과연 최선의 선택이었을까. 만약 토미가 좀 더 빨리 알았다면 더 지난 세월들을 알차게 보냈을까.

 

이것이 선택이라는 것의 힘이 아닌가 한다.

그들이 어떤 삶을 살게 되든 그들의 선택이었다면 캐시에게서 보여지는 그런 쓸쓸함. 토미에게서 보여지는 헛헛함. 그런 것들이 아닌 그래도 나름 최선을 다했다라는 생각이라도 가지게 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해 본다.

토미나 캐시, 루스 그들이 클론이든 아니든 그들에게 그들 앞에 놓여진 여러 길들에 대해 정확한 사실을 알려주고 그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하기를 바랬 듯이 우리의 아이들.. 아니 우리들에게도 우리 앞에 놓여 진 여러 길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그 중에서 가장 최선의 길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렸으면 한다.

지금 우리가 답답한 이유는 선택의 길이 많이 주어지지 않았다는 것이 아닐까..

이제는 세상사는 것에 조금은 알 것도 같은데.. 나에게 주어진 길은 내가 선택할 길은 보이지 않는 다는 것이다.

내가 길이 보이지 않으니 소위 엄마니까 보호자니까 니들이 세상을 알어? 등 여러 이유로 길 위에 바리케이트를 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바리케이트를 치지 지 못하는 학벌주의 공부를 잘 했으면 하는 마음등등.. 이 무의식저으로 튀어나올 때 마다 흠칫 놀란다. 어설픈 무당이 사람잡는다고.. 어설픈 자유가 그들을 망칠 수 도 있고 잘못하면 벗어날 수 없는 패배감을 안겨 줄 수 있다는 것을 실제로도 작품 속에서도 잘 보여준다. 그래서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그들이 가야만 하는 운명에 대해 입을 다물고 희망을 안겨주고 미래를 꿈꾸게 하겠지.. 헤일셤의 선생님들처럼.. 너희들은 선택받은 클론들이야.

 

아이들에게 주어진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고 미미하나마 아이들이 그들의 힘으로 앞으로의 인생을 설계하게 한다면 그들도 그들의 삶에 자신감을 느끼고 스스로의 삶에 부끄럽게는 느끼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해 본다.

이는 루시 선생의 말과 비슷한데.. 나도 결국 이상주의자인가?

하지만 에밀리 선생이 말한 데로 그래도 너희는 헤일셤에 있었기 때문에 보호를 받았고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었어 라고 해야 하는 걸까.. 솔직히 지금은 그렇게 했어야 했나? 싶을 때가 있다.

 

 

 

 

 

 

 

 

 

 

 

 

 

 

 

 

 

 

 

 

 

 

이 작품에서 인상적인 장면이 있다. 캐시가 베개를 안고 춤을 추는 장면이다. 이 작품의 제목이자 노래제목인 <Never Let Me Go>를 들으면서...

이 장면을 마담이 보고 흐느낀다.

작품의 마지막에 같은 장면이지만 다른 것을 연상했던 소름이 돋았던 장면.

 

내가 흐느꼈던 것은 전혀 다른 이유에서 였어. 그날 춤을 추는 너에게서 내가 본 건 좀더 다른것였다. 나는 빠르게 다가오는 신세계를 보았지. 과거의 질병에 대한 더 과학적이고 효율적인, 그래 더 많은 치료법을 말이야. 맞아. 거칠고 잔인한 세상이지. 나는 어린 소녀가 두 눈을 꼭 감은채 과거의 세계, 더 이상 지속할 수 없다는 걸 자신도 알고 있는 과거의 세계를 가슴에 안고 있는 것을 보았어. 그걸 가슴에 안고 그애는 결코 자기를 보내지 말아 달라고 애원하고 있었지. 나는 그 장면을 바로 그렇게 본거란다”     - 마담의 말 -

 

 

 

어딘가에 있는 물살이 정말이지 빠른 강이 줄곧 떠올라. 그 물속에서 두 사람은 온 힘을 다해 서로 부둥켜안지만 결국은 어쩔 수가 없어. 물살이 너무 강하거든. 그들은 서로 잡았던 손을 놓고 뿔뿔히 흩어지게 되는 거야. 우리가 그런 것 같아. 부끄러운 일이야. 캐서 우린 평생 서로 사랑했으니까 말이야. 하지만 영원히 함께 있을 순 없어.”....

......

이건 수치스러운 일이야. 캐시" 그가 다시 말했다.

" It's a shame, Kath"

 

흐르는 물살이 빠른 강. 뿔뿔히 흩어질 수 밖에 없는 그들의 운명  

수치스러운 일,

작품 말미의 토니의 말이다. 네 번째 기증을 앞두고 간병을 하겠다는 캐시에게...

작가의 말이 아닐까 싶다. 단순히 캐시의 간병을 보고 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들 너희들이 하는 지금 하는 일이 그 일이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나는?

 

수치.. 부끄러움..

떠오르는 영화가 있다.

 

 

   

 

책 읽기가 힘들어진다.

한장 한장이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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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6-03-12 1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습니다.
지금행복하자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오늘도 퀴즈 준비합니다.^^
 

너를 기다리는 동안

황지우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로 온다
기다려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애리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사랑하는 이여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간다
아주 먼 데서 나는 너에게 가고
아주 오랜 세월을 다하여 너는 지금 오고 있다

아주 먼 데서 지금도 천천히 오고 있는 너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도 가고 있다
남들이 열고 들어오는 문을 통해
내 가슴에 쿵쿵거리는 모든 발자국 따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너에게로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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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6-03-09 1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행복하자님,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지금행복하자 2016-03-09 22:00   좋아요 0 | URL
서니데이님~ 굳 밤!!

비로그인 2016-03-14 2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롤리팝에서 알파벳으로 바꿨습니다.
지금행복하자님 좋은 하루되세요.

지금행복하자 2016-03-17 17:29   좋아요 0 | URL
알파벳님~ 좋은 하루되세요~^^
 

가끔 오는 동생네 부부덕분에 의도치 않은 나들이.
우리끼리라면 멀다고 오지 않았을건데
덕분에 남도 여기저기를 다니게 된다.

그 애들이 온다고 하면 어딜 가볼까 궁리부터 들어가니.. 이제 프로그램화 되는것도 같다

걔들은 걔들이고 우리는 우리대로
지도사서 우리 전국을 점 찍으면서 다닐까? 했더니...나쁠것도 없다고..
나 나이들면 이렇게 앞이 훤히 트인곳에서 살고 싶어 라고 했더니
그것도 괜찮겠다고..
점심겸 저녁을 먹으면서
맛있다고 그러면서 자기한테 잘 하라고.
그래야 데리고 다닐거라고~ 헐~~ ㅋㅋ

오후 스케줄이 취소되면서 멀리까지 나갔다
여수 향일함.
정말 멀다.. 우리의 기준은 무조건 한 시간 안팍인데 여기는 후덜덜 ㅎㅎ
차라리 서울을 간다..

안개가 내려앉아 어디가 하늘인지 어디까지가 바다인지 구별이 안되고.. 멍해지고
동백이 맺혀있는 나무들을 보면서..
이제 정말 봄이구나 생각하면서 멍해지고

그래 봄이다..

옆에서 엄마가 이렇게 동백보고 매화보고 벚꽃보고하다가 보면 또 금방 한 해가 지나갈거라고..
갑자기 마음 한켠이 싸~ 해진다.
한숨이 절로 난다.

왜 그랬을까..



댓글(9) 먼댓글(0) 좋아요(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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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6-02-29 01: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진 좋네요~^^잘 보고 가요!^^

지금행복하자 2016-02-29 07:25   좋아요 2 | URL
고마워요~^^

[그장소] 2016-02-29 07:40   좋아요 1 | URL
눈 호강은 제가 했는데...
고맙습니다.^^

2016-02-29 1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에 표정이 있네요..저 동백은...할 말을 잃게 만듭니다....

지금행복하자 2016-02-29 15:40   좋아요 0 | URL
최고의 칭찬 인데요~ 표정이 있다는 말.. 이야기를 담고 있는 사진을 찍고 싶거든요~^^

2016-02-29 17: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른 사진들도 다 좋았는걸요. 많이 찍고 자주 올려주세요~~^^

지금행복하자 2016-02-29 17:41   좋아요 0 | URL
그럴까요? ㅎㅎ 좋아해주시니 감사해요~^^

서니데이 2016-03-01 0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는 많이 추웠는데 오늘은 날씨가 좋았으면 좋겠어요.
지금행복하자님 , 행복한 3월의 첫날 되세요.^^

지금행복하자 2016-03-01 09:16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도 멋진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