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소녀의 거짓말 - 구드 학교 살인 사건
J.T. 엘리슨 지음, 민지현 옮김 / 위북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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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어릴 때 우리는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고 가르치고 배워왔다.

하지만 살다 보면 알겠지만 어떤 사람이라도 거짓말을 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단지 많고 적음 혹은 악의적인가 아닌 가로 거짓말에도 선악을 부여할 뿐...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이 책 제목에서의 거짓말은 분명 나쁜 거짓말일듯하다.

게다가 모두가 착한 아이라고 믿었던 아이의 거짓말이 불러온 파장으로 보자면 그녀가 과연 착한 소녀이긴 했던가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교묘하고 파괴적이다.

학교 정문에 얼굴을 잔인하게 훼손당한 채 목매 달린 소녀의 시신이 걸리고 모두를 충격과 공포에 빠트린 강렬한 프롤로그로 시작하면서 이 명문학교가 보기보다 만만치 않은 곳임을 선전포고하듯 시작한다.

그리고 그 매달린 시신을 보면서 아이들이 하나같이 지목하는 그 이름 애쉬... 그 아이는 어쩌다 이런 신세가 된 걸까

영국에서 미국의 명문 학교인 구드로 전학 온 애쉬는 그녀가 겪은 일에 연민을 가진 교장의 선처로 이곳의 입학이 가능했지만 처음부터 이 학교 학생들 사이에서 군림하는 베카의 눈에 띄어 고초를 겪는다.

게다가 입학부터 쭉 같이 함께 해온 다른 아이들과 달리 2학년부터 편입된 상태인데 어디서든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는 낯선 곳에서의 시작은 쉽지 않듯이 애쉬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녀를 이 학교에 입학하게 할 수 있게 한 피아노 수업을 맡은 담당 선생이 애쉬가 건네준 초콜릿을 먹고 돌연 병원에 실려갔다 죽는 일이 발생하지만 애쉬는 누구에게도 그 사실을 말하지 않는 수상한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그녀가 교장이 생각하듯 상처로 힘들어하는 평범한 소녀가 아닐뿐 아니라 그녀에게서 범죄자의 냄새를 맡는다.

같은 방 룸메이트는 밝고 긍정적으로 보이지만 애쉬에게 어떤 선을 긋듯 곁을 주지 않고 자신이 어울리는 친구들과 어울리며 애쉬를 경원시하고 졸업반인 베카는 데리고 다니는 친구들을 통해 그녀를 괴롭히지만 아무도 애쉬를 도와주려 하지 않는다.

그야말로 집단적인 은근한 따돌림을 당하고 있지만 그녀에게는 그런 고충을 털어놓을 사람조차 없어 괴로워하는 모습에서는 또 평범한 십대의 모습을 연상케한다.

여왕으로부터 작위까지 받을 정도로 잘나가던 자산관리사였던 아빠가 불륜 스캔들이 터지면서 자살했고 이를 본 엄마 역시 충격을 이기지 못해 총으로 자살한 아픈 상처가 있는 애쉬는 모두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숨기지만 어디에서든 그런 비밀의 냄새를 민감하게 맡는 사람이 있듯이 애쉬에게서 뭔가 비밀의 냄새를 맡고 그녀의 뒤를 추적하는 아이들... 룸메이트를 비롯한 그 친구들이 모두가 보는 앞에서 그녀의 비밀을 폭로해버리지만 여전히 그녀를 도와줄 사람은 없다.

밀폐된 학교라는 공간, 아이비리그를 비롯한 명문 대학 입학이 보장된 명문학교 재학생이라는 우월감, 그리고 그곳에서 전통이라는 이름 아래 오랫동안 은밀하지만 공공연하게 존재해왔던 비밀 클럽의 폐쇄성... 이 모든 것이 응축된 구드 학교에 수많은 비밀이 존재하고 전통이라는 묵인하에 가해지는 잔인한 폭력이라는 조합은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르겠다.

이런 곳에 낯선 이방인이자 엄청난 비밀을 감추고 등장한 애쉬라는 존재에 모든 관심과 호기심이 집중하는 건 당연한 결과... 게다가 애쉬에게는 그녀와 교장이 알고 있는 비밀 이외에도 뭔가 숨기는 게 있다.

그 또래의 아이들이라면 대부분 주목받고 싶어하고 남들보다 뛰어나고 싶어 하는 것이 당연한데 애쉬는 남들 눈에 띄는 것도 자신의 재능이 모두의 주목을 받는 것도 꺼려 할 뿐 아니라 절대로 눈에 띄고 싶어 하지 않지만 그런 그녀의 남다른 태도는 오히려 베카의 관심을 끌게 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이런 때 애쉬의 룸메이트가 닫힌 학교 옥상에서 뛰어내려 자살한 사건이 발생해 경찰을 끌어들이게 되면서 학교 전체가 위기감에 휩싸인다.

경찰의 조사로 하나둘씩 밝혀지는 비밀들은 애쉬를 향하고 그녀에게로 올가미가 조여올 때 학교 교문 앞에 잔인하게 훼손된 시신... 즉 소설의 맨 처음을 강렬하게 장식했던 그 사건이 발생하면서 점점 클라이맥스로 치닫는다.

그 나이 또래의 아이들의 특성 즉 어떤 일이 생겨도 어른들에게 의논하지 않고 자신들끼리 해결하려 한다거나 혹은 어른의 시각으로 보면 얼토당토않은 비밀을 지키기 위해 어떤 희생도 감수하는... 그래서 알고 보면 사건 자체가 복잡하지 않고 별다를 것 없는 사건이 좀체 해결되지 않을 뿐 아니라 점점 더 수렁으로 깊이 빠져든다는 걸 느낀다.

이야기 전체를 구드학교가 가진 어딘지 은밀하고 음산한 분위기에다 소녀들 사이에 존재하는 팽팽한 경쟁과 시기, 질투심에 초점을 둬서인지 뭔가 당장 벌어질 것 같으면서도 좀처럼 벌어지지 않는 긴장감이 좋았었는데 중반 이후까지도 이런 다소 느긋한 진행은 오히려 긴장감이 떨어지게 하는 요소로 작용해서 아쉽게 느껴졌다.

이후에 벌어진 살인사건 자체보다 애쉬가 숨기고 있던 비밀의 비중이 더 큰데 읽다 보면 그녀의 비밀에 대해 쉽게 눈치챌 수 있었던 점 그래서 반전이 뒤통수를 치는듯한 맛이 적은 점은 아쉬웠지만 소녀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질투와 시기심 그리고 알력과 같은 심리묘사를 보는 재미는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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팅커벨 죽이기 죽이기 시리즈
고바야시 야스미 지음, 김은모 옮김 / 검은숲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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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요정 팅커벨이다

소설 원작 속 주인공들과 현실 속 주인공들이 서로 연결된 채 하나둘씩 죽어나가는 식으로 원작을 살짝 비틀고 거기에다 살인이라는 흥미로운 소재를 엮어 히트를 친 고바야시 야스미의 죽이기 시리즈가 피터팬의 영원한 단짝인 팅커벨을 살인의 대상으로 해 누가 팅커벨을 죽였는지를 찾아가는 과정을 담고 있는 팅커벨 죽이기는 기존의 죽이기 시리즈와 비슷한 포맷을 가져왔다.

늘 잊어버리기 예사고 성질 급한 피터가 웬디와 그 일행을 데리고 네버랜드로 돌아가는 길

시작부터 온갖 불평과 짜증을 내면서 등장하는 피터팬은 동화 속의 그 아이가 아닌 것처럼 성질머리가 고약하고 거슬리는 것은 가차 없이 죽여버리는 잔인한 면을 보이고 있지만 그런 피터도 웬디에게는 폭력을 행사하지 않을 뿐 아니라 말을 들어주고 있다.

웬디가 폭주하는 피터를 막을 수 있는 일종의 안전장치인 셈

그런 피터에 의해 잡아먹힐 뻔했던 도마뱀 빌은 웬디의 친절 덕분에 살아남아 그들과 함께 네버랜드로 가지만 얼마 안가 팅커벨이 잔인하게 살해당한 채 버려진 사건이 발생한다.

하지만 오랜 세월 자신과 함께였던 팅커벨을 기억하지 못하는 피터팬에겐 팅커벨이란 존재는 그저 파리나 모기와 같이 하잖기만 하고 자신이 왜 범인을 잡아야 하는지 그 이유를 모르지만 웬디의 요청이어서 마지못해 범인을 찾기 시작한다.

시리즈의 다른 편과 마찬가지로 동화 속 네버랜드에서 사건이 벌어질 동안 지구에서는 오랜만에 모인 동창들이 깊은 산속 산장에서 동창회 모임을 하고 팅커벨이 죽은 시간 동창 중 한 사람이 누가 봐도 이상한 자살을 한다.

꿈속에서 네버랜드에서 벌어진 사건에 대해 알고 있던 이모리는 현실과 꿈속 네버랜드와의 연결점을 찾아 서로의 세계가 연결되어 있을 뿐 아니라 네버랜드 속 캐릭터가 이곳에서 아바타라임을 깨닫지만 모두에게 밝히는 게 쉽지 않을 뿐 아니라 그들도 자신이 아바타라임을 밝히고 싶어 하지 않는다.

살인사건의 범인을 찾는 것에다 더해 네버랜드 속 캐릭터와 현실 속에서 누가 그 아바타라인지를 곳곳에 뿌려둔 작은 단서를 찾아 밝혀야 하는 이 시리즈만의 매력이 빛을 발한다.

그러는 동안 이상한 사고사나 자살이 연이어 발생해 모두의 분노가 피터팬을 향하면서 그의 아바타라를 색출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알고 보니 피터에겐 사건 당시 그의 결백을 증명해 줄 증인이 있다.

모두가 피터의 난폭함을 두려워해 말을 못 하고 있었지만 그가 팅커벨을 죽였음을 의심하던 상황이 역전되고

이제는 범인이라 할 수 있을 만한 사람은 피터팬에 의해 죽은 걸로 알고 있던 해적 선장 후크뿐... 그가 실제로 죽었는지 아니면 살아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길은 그의 아바타라를 찾으면 되지만 가장 혐의가 짙은 후쿠 선생은 이에 협조를 거부한다.

게다가 모두의 의심과 반감을 살만한 행동을 일삼기만 할 뿐 스승으로서의 모습은 보여주지 않는 그에게는 어딘지 미심쩍은 구석이 있다.그렇다면 그는 모두의 짐작대로 후크선장이 맞는 걸까?

아니면 이름부터 시작해 너무 뻔히 보이는 걸로 봐서 트릭인걸까?

시리즈 전체에서와 마찬가지로 동일한 조건 즉 동화 속 세계에서 살인사건이 벌어지면 현실에서 누군가가 죽어 나간다. 그 사람은 동화 속 캐릭터의 아바타라인 셈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 현실에서 아바타라인 사람이 살해당하거나 죽는다 해도 동화 속 세계에서는 별다른 변화가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죽었던 사람도 마치 꿈을 꿨던 것처럼 새롭게 바로 전의 환경으로 리셋된다는 점에서 오히려 동화 속 세계가 현실이고 지금의 현실이 마치 매트릭스 속의 세계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혼돈스러운 것도 이 시리즈의 특징이다.

이런 단순해 보이는 듯한 법칙 속에서 뭔가 이질적이면서도 미묘한 다름을 찾아 그 다름으로 범인을 색출하는 죽이기 시리즈는 원작 속의 우리가 알던 캐릭터와는 아주 다른 모습들을 보여줘 어리둥절하게 하지만 원작 속 캐릭터의 새로운 해석으로 봐도 괜찮을 듯하다.

팅커벨 죽이기에 나오는 피터팬은 우리가 알고 있던 어른이 되기 싫어서 영원히 소년인 채로 남은 그 피터팬이 아니라 어린아이의 몸뿐 아니라 마음도 그대로 자라지 못해 어린아이의 특성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변덕이 심하고 싫증을 잘 내고 단순하면서 모든 것이 본인 위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 어른의 눈으로 보면 짜증 나는 모습이지만 피터팬을 그저 아이라고 생각해서 보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는 것처럼 고바야시 야스미는 그런 미묘하지만 현실적인 부분을 잘 캐치해 자신의 특기인 그로테스크한 살인과 잘 섞어 입체적인 캐릭터를 만들어내고 있다.

죽이기 시리즈는 그야말로 캐릭터의 생생함이 얼마나 잘 표현되었는지가 생명이기도 한데 그런 점에서 보면 팅커벨 죽이기에서의 피터팬은 참으로 제대로 표현한 게 아닐까 싶다.

살인사건의 범인찾기보다 현실속 캐릭터중 누가 어떤 역활인지를 찾는 게 더 중요한 죽이기 시리즈의 다음편은 어떤 소설을 비틀어 새롭게 보일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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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은 여자의 일
고이즈미 기미코 지음, 김도일 옮김 / 허클베리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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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살인사건의 피의자가 남자 여자 구별이 안 갈 정도로 잔인해졌을 뿐 아니라 그 이유도 다양해졌는데 이전에는 여자보다 남자가 살인사건의 범인인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살인사건의 범인이 여자라는 게 다소 익숙하지 않은데 이 책은 이를 살짝 비튼다.

살인은 여자의 일이라고... 마치 살인이란 게 단순할 뿐 아니라 사소한 일인 것처럼 표현해놓았는데 그래서인지 책 속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은 치밀하게 계획을 세워 대담하게 저질러버리는 살인이라기보다 상황에 따라 우발적으로 깊은 고민 없이 저질러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신이 하는 일인 출판사 편집자라는 커리어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독신으로 사는 것에 만족하고 있었던 여자가 우연히 합석한 자리에서 추리소설 작가 지망생을 만나게 되고 그에게 끌림을 느끼지만 그가 이미 결혼한 남자라는 걸 알고 좌절감을 느낀다.

하지만 그의 아내를 본 순간 맹렬한 살의를 느끼게 되는데 자신이 동경하는 미남 작가의 아내라는 여자의 외모가 평범함을 넘어 초라하기 그지없어 어떻게 그런 여자가 이런 남자의 아내일 수 있는지 모욕감을 느낀다.

그리고 그런 그녀에게 보란 듯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수시로 작가를 불러내 시간을 가지고 자신이 작가와 함께하는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우월감을 느끼던 중 우연한 기회에 그 아내의 과거에 대해 알고 있는 지인을 만나게 된다.

그녀에게서 들은 이야기를 악의적인 마음으로 남편에게 전하면서 즐거움을 느꼈던 것도 잠시... 작가의 아내와 의외의 장소에서 만나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살인은 여자의 일

이와는 반대로 남편의 불륜 상대로부터 지독한 괴롭힘에 시달리던 주부가 느낀 한순간의 살의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살의를 품고 어둠 속으로는 지인의 파티에서 이제껏 목소리로만 자신을 괴롭히던 문제의 여자를 마주한 후 그녀가 어둠 속에 숨어 여자가 오기를 기다리게 된 과정이 아주 흥미롭게 그려져있다.

처음 남편의 외도를 눈치챈 순간부터 그녀가 느끼는 감정의 변화 즉 그럴 리 없다 부인했다가 어쩔 수 없이 인정한 후에는 스스로를 속이며 납득하다 마침내 혼자서 용서해 주고는 원망의 화살을 남편이 아닌 상대의 여자에게 돌리게 된다. 마치 모든 게 그 여자가 나쁜 여자이고 남편은 우연히 걸린 것처럼...

이와 때를 같이 한 듯이 상대편 여자로부터 집요한 전화 공격이 시작되어 바람피운 남편의 잘못은 사라지고 상대 여자는 천하의 악녀이자 바람둥이가 된다.

그런 여자를 지인의 파티에서 만났는데 너무나 당당하게 활보하고 화려한 모습의 그녀에게 맹렬한 살의를 품는 여자의 마음도 십분 이해가 갔다.

먼저 파티를 나가 어둠 속에 숨어 그 여자가 올 때를 기다리면서 그녀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완전범죄를 꿈꿨을까 아니면 그녀만 사라지면 모든 것이 원래대로 돌아가리라 생각했을까

조금은 나이 많은 남편과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아이를 둔 아내가 벌이는 하루의 일탈을 다루는 털은 미스터리보다 그녀가 일탈을 위한 준비과정과 그 과정에서 느끼는 그녀의 심리가 잘 표현되어 있다.

남편과 아이가 깊이 잠든 틈을 타 외간 남자에게 보이기 위한 샤워를 하고 정성스럽게 치장을 하는 여자는 사실 바람이 목적이 아니라 일상에서의 탈출, 잠깐의 일탈을 즐기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게 잠깐의 일탈을 즐기고 온 후 집으로 돌아와 그녀가 발견한 것은...

도둑과 백화점 경비 사이에서 생긴 분홍 색깔 로맨스를 다룬 여 도둑의 세레나데는 사실 오래전 읽은 한 미스터리가 생각나는 시놉이긴 했다.

이제껏 수많은 도둑질을 하면서 단 한 번도 걸린 적이 없었던 여자가 자신을 처음 잡은 전직 형사출신 백화점 경비원에게 사랑을 느끼게 되고 남자 역시 귀신같은 그녀의 솜씨를 보면서 묘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그녀의 두목이 이 지역을 뜨기 전 크게 한탕하고 자 한 거사 일은 그들의 작전과 상황이 다르게 펼쳐지게 되고 운명의 순간 그녀는 의외의 선택을 해서 모두를 놀라게 하는데 이 모든 것의 바탕에는 그 남자를 향한 그녀의 사랑이 있었다는 이야기~

치밀하게 계획을 세우고 은밀하게 접근해서 시행하는 살인이 아닌 살의가 쌓여 찰나의 기회가 왔을 때 뒤를 생각하지 않고 실행에 옮기는 순간을 담고 있는 살인은 여자의 일은 단편의 특징을 제대로 살리고 있다.

지난한 과정은 생략한 채 왜 살의를 품게 되었나 와 어떻게 그 살의를 표현할까에 집중하고 여기에 양념처럼 의외의 결말을 첨가해서 가볍게 읽기 좋은 미스터리 단편이 탄생했다.

작가의 다른 작품 변호 측 증인을 재밌게 봤는데 그와는 다른 느낌이지만 여자들의 미묘한 심리와 살의를 품는 순간의 포착이 뛰어나 재밌게 읽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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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의 시간 - 피오르와 디자인, 노르딕 다이닝과 라이프스타일을 만나는 여행 Comm In Lifestyle Travel Series 3
신하늘 지음 / 컴인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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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작가의 나라여서 그런지 북유럽의 나라 중 특히 노르웨이에 대한 나의 호감도는 높은 편이다.

하지만 실상 노르웨이에 대해선 아는 것이 적은데 그저 자주 먹고 즐기는 연어의 나라라던가 아니면 노르딕이라는 단어로 총칭되는 여러 디자인이 생각나기도 하고 언제나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부분까지 복지가 잘 되어 있는 나라라는 정도쯤~아... 그리고 그 유명한 겨울 왕국의 배경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그래서 그 나라에서 살면서 패션 브랜드를 운영하며 그 나라의 브랜드와 공동작업을 하는 등 디자인과 관계된 일을 하는 저자가 쓴 이 책을 보면서 대리만족의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저자가 노르웨이에 거주하면서 직접 가보고 느꼈던 노르웨이의 소박함이 사진에서 드러나 한껏 부러움을 느끼게 했다.

                            

                                                                     

노르웨이는 우리도 잘 알다시피 피오르의 나라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피오르가 있다.

알고 보면 피오르라는 단어조차도 노르웨이어로 내륙 깊이 들어온 만이라는 뜻이라는 걸 봐도 알 수 있듯이 천혜자원을 자랑하는 노르웨이와 피오르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볼 수 있는데 그래서인지 저자 역시 책 맨 앞에 피오르의 시간을 앞에 두고 가장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일단 피오르라고 하면 왠지 눈 덮인 빙하로 둘러 싸인 험준한 산이 언뜻 떠오르는 나에게 초록의 풀과 나무로 덮인 피오르의 풍경은 낯설고 신기하게 느껴졌다.

여러 풍경을 둘러볼 수 있는 피오르를 트래킹 하며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삶을 사는 노르웨이 사람들이라 그런지 우리처럼 유행에 민감하고 일상을 시간에 쫓기듯 살아가는 게 아니라 느긋하고 여유롭다.

언제든 삶을 즐길 자세가 되어 있는 바탕에는 풍부한 자원에서 나온 경제적인 여유 때문이기도 한데 그런 걸 보면 부족한 자원을 이기기 위해선 남들보다 몇 배의 노력을 하는 것이 숙명인 우리의 처지와 비교되기도 해 입맛이 씁쓸했다.

게다가 아이들이 학비 걱정 없이 공부할 수 있도록 되어있는 교육복지는 진짜... 너무 부러워 눈물이 났다.

           
                          
                                

비슷한 경제수준의 다른 북유럽 국가와 달리 노르웨이는 가구나 그릇, 주방용품 같은 생활디자인에 큰 신경을 쓰지 않았다가 뒤늦게 정부의 주도하에 디자인에 많은 투자를 한 결과 공공디자인 부분에서 엄청난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글이 인상적이었다.

책에는 그렇게 세워진 건물들 몇몇의 사진이 올라와 있는데 자연과 어우러짐은 물론이요 과감하면서도 간결하고 군더더기 없는 독창적인 디자인을 보면서 왜 노르웨이가 공공 디자인에서 독보적인지를 알 수 있었다.

소박하면서도 여유를 즐기는 노르웨이인들의 생활은 대체로 실용적이면서도 화려하지 않은데 음식을 봐도 그런 점을 알 수 있다.

재료 그 자체의 맛에 충실한 음식을 선호하고 무엇보다 흥미로운 건 그 나라 사람들도 우리처럼 발효음식을 즐기고 이해도가 높다는 것이다.

아마도 긴 겨울을 나기 위한 옛날 사람들의 지혜가 응축된 듯한데 우리와 전혀 다른 나라에서 비슷한 음식 문화를 발견한 데서 오는 작은 동질감은 기분 좋게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평소에 잘 몰랐던 피오르의 나라 노르웨이와 그 나라 사람들의 평범한 삶의 모습을 비롯해 혹시라도 그 나라를 둘러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유명 관광지가 아닌 저자가 그곳에서 살면서 틈틈이 둘러본 곳 아니면 트래킹을 한다면 어떤 코스를 추천할지도 알려주고 있는데 사실 복잡하게 쓰인 이름도 익숙지 않은 지명보다 곳곳에 실려있는 사진들이 많은 설명을 하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몇 달쯤 그곳에서 한번 살아보고 싶다는 꿈을 꾸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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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악한 자매
카렌 디온느 지음, 심연희 옮김 / 북폴리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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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부모를 죽였다는 자책과 괴로움을 가진 채 15년간 정신병원에 수감된 채 스스로를 고립시키고 있었던 여자가 어느 날 우연한 기회에 얻은 사건 기록을 보고서야 그게 사실이 아님을 알게 된다.

자신이 그날 어떤 총으로 엄마를 살해했는지 그리고 그걸 본 아빠가 어떤 선택을 했는지 분명하게 기억하는데 경찰 관계자는 그녀는 절대로 그 무기를 사용하지 않았음을... 아니 사용할 수 없었다고 기록되어 있었다.

그렇다면 자신이 잘 못 알고 있었던 그날의 진실은 뭔지 스스로 알아내고자 사건 현장이자 나고 자랐던 곳으로 돌아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사악한 자매는 처음부터 범인이 누구인지를 확실하게 지목하면서 시작하고 있다.

정신병원에 스스로를 수감하는 형벌을 줬던 레이첼의 현재 시점과 사이코패스로 태어난 딸이 어떻게 자신들의 희망과 기대를 저버리는지 그 과정을 두 딸의 엄마의 시점 즉 과거의 시점으로 나눠서 펼쳐 결국 그날의 진실에 다가가도록 이끌고 있다.

자신이 너무나 사랑하는 딸아이가 처음부터 남과 다름을 눈치챈 젊은 엄마는 이사 간 집의 옆집 아이가 자신의 집안 수영장에 빠져 죽은 사건에서 자신의 어린 딸이 무관하지 않음을 깨닫는다.

딸아이를 너무 사랑하지만 누구에겐가 위험할 수 있는 그런 딸을 지켜볼 수만 없어 가족 모두가 사람들로부터 고립된 곳으로 가 새로운 환경에서 살아가기로 결정하게 되고 그런 결정은 처음에는 옳았던 것처럼 보였다.

다이애나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 즉 죽은 동물을 박제하는 일에 몰두하면서 그 아이의 문제도 표면 아래로 가라앉는 듯 보였지만 또 다른 딸아이이자 다이애나에겐 동생인 어린 레이첼에게 가해지는 폭력을 본 순간 또다시 악몽이 시작되었음을 깨닫는 엄마

미시간주 어퍼 반도의 숲은 고립되어 있고 천혜의 자연에 둘러싸인 평화로운 곳으로 그곳에서 자연과 함께하면 딸아이의 정서에도 도움이 되리라고 굳게 믿었지만 이 결정은 잘못된 결정 일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사이코패스로 태어난 딸 다이애나에게는 처음부터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없었을 뿐 아니라 아무리 가족이 사랑을 쏟고 정성을 들여도 느낄 수 없기 때문인데 그걸 인정하기엔 너무 오랜 세월이 걸렸다.

그래서 어떤 희생을 치루더라도 다이애나를 사랑하고자 한 엄마와 아빠의 모습은 차라리 안타깝고 연민을 느끼게 하는데 문제가 있는 자식을 바라보면서 끊임없이 자책하면서도 그 아이에게 자꾸만 면죄부를 주고 어떤 결정을 내리길 미루고 미루는 모습은 자식을 기르는 부모라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감정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렇게 그날 일어난 사건의 범인은 다이애나임이 분명해 보이는 데 왜 레이첼은 자신이 엄마를 죽인 장면을 사용했던 총기부터 시작해서 세세하게 기억하고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다이애나를 오랫동안 지켜보고 관찰해 온 엄마의 이야기에서도 다이애나의 남다른 점 즉 타인과 감정 교류가 안되고 공감능력이 부족하다는 점은 충분히 증명되었지만 어떤 사건을 일으킨 직접적인 증거가 없다는 것도 의문점이다.

게다가 레이첼은 오랜 기간 정신병원에 갇혀있었고 온갖 약물을 투여받은 전적이 있는 데다 처음부터 병실 구석의 거미와 대화를 하는 모습을 보여 그녀의 기억을 모두 믿기에는 의심이 들 뿐 아니라 스스로도 자신의 기억을 확신하지 못하는 것이 그날 이후 2주간의 기억이 아예 삭제되어 있다.

그렇다면 그날의 사건의 범인은 누구일까?

평소의 행동과 엄마의 시점을 따라가다 보면 다이애나에게 충분히 혐의점을 둘 수 있지만 너무나 뻔히 보이는 범인이라 혹시 여기에서 작가는 뭔가 반전을 노린 건 아닐지...

전작 마쉬 왕의 딸에서도 그렇고 작가는 이 책에서도 범인은 누굴지 사건을 거슬러 올라가 재구성하는 것도 흥미로웠지만 사건의 배경이 된 어퍼 반도의 숲속에 사는 온갖 동물과 자연의 생태에 대한 풍부한 지식과 그걸 아주 매력적으로 글로 옮기는 능력이 탁월하다.

그래서 그 대비가 주는 간격의 차가 더 인상적이고 섬뜩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평화로운 자연과 이에 대비되는 공포와 긴장감이 잘 섞여 아주 매혹적인 작품이 되었다.

많은 등장인물이 나오지 않음에도 지루할 틈이 없이 단박에 몰입하게 한 사악한 자매는 작가의 다음 작품도 기대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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