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신 - 절대로 잃지 않는
박성현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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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으로 한순간에 모든 걸 잃고 나락에 빠졌던 남자가 많은 노력과 공부 끝에 마침내 절대로 잃지 않는 투자 방법을 깨달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 이 책 투자의 신은 알고 보니 작가의 경험을 토대로 한 자전적 소설에 가깝다.

그리고 아직 읽어보진 못했지만 저자는 달러 투자로 돈을 버는 방법인 나는 주식 대신 달러를 산다라는 재테크 책이며 몇 권의 저서에서 자신의 경험을 담은 재테크 책을 낸 이력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번엔 재테크 책이 아니라 소설에 도전했고 그 결과가 바로 이 책 투자의 신이다.

소설의 형태를 하고 있지만 읽어보면 알 수 있듯이 이 책도 투자 소설인 만큼 재테크의 전반이나 투자의 기본 개념이 들어가 있고 그런 점에서 본다면 앞의 책들과 결을 같이 하고 있다고 보면 되겠다.

딱딱할 수 있는 투자의 개념을 소설로 해서 좀 더 이해하기 쉽고 접근하기 쉽도록 했다.

주인공이자 바닥에서 스스로의 힘으로 수십억대 부자가 되는 인물인 한서의 직업을 회계사 시험을 준비 중인 택시 기사로 한 것부터 흙 수저라도 노력하고 공부하면 얼마든지 경제적 자유에 성공할 수 있다는 걸 알려주기 위한 노림수가 아닐까 싶다.

원래의 계획 대로였다면 큰 부자는 될 수 없어도 그럭저럭 평범한 인생을 살 수 있었을 한서의 운명이 뒤바뀐 건 정선 카지노로 가는 미모의 손님을 태웠고 그 손님이 두고 내린 지갑을 전해주러 카지노 객장에 들어서면서부터다.

초심자의 행운이란 게 어디든 있었고 힘들게 운전을 한 돈 10만 원이 몇 분 사이 수십 배의 돈이 되어 자신의 수중에 떨어지는 걸 본 순간 한서의 평정심은 날아가고 그 이후로 그가 갈 길은 뻔했다.

도박중독자가 되어 밑바닥 생활을 하던 그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 민 것 역시 그가 도박 중독자가 되는 데 일조를 한 미모의 그 손님 다영이었다.

그녀로부터 도박으로 큰돈을 번 사람이자 한서의 스승이 될 태삼을 소개받으면서 이제까지 자신이 알고 있던 도박에 대한 기본 생각부터 모든 것이 달라진다.

책 속 내용에는 도박의 개념을 이용해 투자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을 설명하고 있는 데 사실 도박게임의 룰을 잘 모르는 나 같은 사람은 이런 설명이 오히려 더 어렵게 느껴지지만 조금이라도 카드게임이나 바카라, 블랙 잭 같은 게임의 룰을 아는 사람에게 훨씬 더 흥미롭고 재밌게 투자에 대해 공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도박을 기본으로 하고 있지만 다른 투자에 대한 것도 설명하고 있는 데 한서가 부자가 되는 과정을 그리면서 우리에게도 한때 열풍처럼 불었던 갭투자의 기본적인 설명부터 주식투자의 방법까지 그리고 덧붙여서 가장 안정적인 투자법이라고 생각하는 달러의 환율을 이용한 달러 투자법에 대한 설명도 인상적이었다.

결국 투자나 도박의 차이란 한 끗 차이일 뿐... 돈을 대하는 사람의 자세와 마인드가 중요하다는 걸 알려주고 있다.

그리고 제대로 된 공부가 없이 단순히 운만 믿거나 주변 사람들의 말만 듣고 감정에 취우쳐서 하는 투자의 위험성에 대한 이야기도 깊이 새겨둘만 하다.

어쨌거나 작가는 소설에서 한 이야기대로의 방법으로 경제적 자유를 얻은 부자가 된 산 증인이기 때문이다.

깊이 있고 본격적으로 투자에 대해 풀어놓은 책은 아니지만 투자의 기본 매커니즘에 대한 설명만으로도 충분히 읽을만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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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의 쇼핑목록 네오픽션 ON시리즈 2
강지영 지음 / 네오픽션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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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이 공개된 강력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나 살인자의 얼굴을 볼 때마다 매번 놀라는 경우가 많다.

아무래도 그들은 우리와 다른 사람이라는 게 기본 밑바탕에 깔려 있다 공개된 얼굴이 우리와 별다른 차이가 없다는 데서 오는 놀라움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가장 흔히 하는 말이 그 사람은 그럴 사람이 아니다 라거나 그 사람이 그런 짓을 할 줄 꿈에도 몰랐다는 말이 아닐까 생각한다.

따지고 보면 우스운 게 자신조차도 몰랐던 면을 발견할 때가 있는 데 하물며 타인에 대해서 뭘 그리 잘 안다고 자부를 하는 것인지...

이 책에는 7편의 단편이 실려 있는 데 그중에서도 표제작인 살인자의 쇼핑 목록이 이런 이야기를 담고 있다.

마트의 캐셔로 일하면서도 언제나 사람들을 관찰하고 지켜보는 것이 즐거운 여자

그녀는 그 사람들의 쇼핑한 걸 보고 그 사람에 대해 추리하는 낙으로 산다.

그런 그녀에게 한 남자가 포착된 건 우연이었다.

자신만큼 그 사람도 타인에 대해 궁금해하고 관찰하는 걸 즐길 뿐 아니라 매번 뭔가를 수첩에 적는 걸 보고 여자는 그를 소설가로 상상하면서 눈여겨보던 중 공교롭게도 그가 쇼핑한 물건을 이용한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그녀는 자신의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해 그를 쫓는다.

첫 번째 이야기가 일상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이야기를 추리한 일상 추리물이라면 두 번째 이야기는 자신으로 인해 실종된 지 몇 해인 제자를 찾기 위해 죽은 영혼을 태우는 택시 기사가 된 교수의 이야기이고 소재는 짐작할 수 있듯이 악령이 나오고 퇴마의식도 나오는 오컬트적인 소재다.

길고양이의 삶을 그리고 있는 덤덤한 식사와 요즘 누구나 손에 하나쯤 쥐고 있는 스마트폰을 두고 현실과 게임 속 공간이라 하나 되는 환상을 펼치고 있는 러닝 패밀리는 요즘 세태를 비판적으로 그린 단편이다.

특히 러닝 패밀리 속의 이야기에서는 스마트폰을 안 가지고 있거나 남들이 다 하는 게임을 하지 않는 사람만 게임 속 공간으로 빨려 들어간다는 설정이 가만 생각해 보면 섬뜩함을 느끼게 한다.

오늘날 우리는 남들이 하는 건 똑같이 해야만 무리에서 벗어나지 않고 그 속에 들어갈 수 있다는 걸 상징하는 것처럼 느껴지고 모두가 획일화된 세상으로 되어가는 걸 비판하고 있는 것 같다.

오래전 자신이 선의를 베푼 일로 인해 오히려 사랑하는 제자를 잃고 평생을 죄책감에 시달리던 남자의 회고와 윤회를 그리고 있는 용서와 임종을 앞두고 있는 증조할머니가 들려주는 옛날이야기를 빙자한 괴담 같은 이야기인 각시는 지금까지도 전 세계 사람들을 괴롭히는 코로나와 증조할머니의 작은할아버지가 우연히 만나 각시로 삼은 여자로 인해 온 마을에 괴질이 돌고 전염병이 창궐했던 그때의 이야기를 중첩해놓은 듯한 스토리이다.

이렇게 각 단편마다 다른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하고 있어 골라 먹는 재미를 주는 책이었다.

길지 않은 내용에 군더더기 없는 스토리... 게다가 허무맹랑한듯하지만 어떤 면에선 그럴싸한 전개를 그리고 있어 오래전 본 TV 드라마 환상 특급을 보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모두가 허구임을 알면서도 그래도 혹시... 어쩌면...? 이란 막연한 생각을 품게 했던 그 시절 인기 있었던 드라마처럼 이 책에서도 그런 느낌을 받는다.

오래전 역병을 몰고 왔던 각시 이야기를 하다 문병 온 사람들이 하는 기침과 코로나의 연관처럼 어딘가에 숨어있다 묘한 곳에서 허점을 찌르고 들어온다고 할지...

가볍게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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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분마다
리사 스코토라인 지음, 권도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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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릴러 작품을 즐겨 읽다 보니 나름의 선택 기준이란 게 생겼는데... 우선 피가 철철 낭자하는 것도 그렇게 싫어하진 않지만 너무 지나치게 잔인한 살해 방법을 묘사하는 데 치중하는 작품은 꺼리게 된다.

그다음으로는 남다른 살인방법을 찾다 본말이 전도된 경우... 즉 살해 동기나 살인자의 심리묘사가 중점이 아니라 오로지 어떻게 하면 독특하게 사람을 죽여서 독자들을 놀라게 할까만 신경 쓰는 작품 역시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가장 좋아하는 스타일은 살인은 하되 적절하게 하지만 긴장감과 긴박감은 높을수록... 그리고 반전은 역시 생각지도 못한 의외의 반전일수록 좋다.

그렇게 따지고 볼 때 이 책 15분마다 는 내가 좋아하는 스릴러 스타일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일단 책이 반이 넘어가도록 특별히 누군가가 살해당하는 사람이 없고 그저 주인공인 정신과 의사 에릭의 주변부터 하나둘씩 일상이 변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단지 그 변화되는 과정이 조금 늘어진다고 느껴지는 점은 아쉽게 느껴졌다.

뒤에 휘몰아치는 전개를 위한 밑밥이라 생각해도 되지만 그 과정이 조금 더 빨리 진행되었더라면 하는 마음이 든다.

정신과 의사 에릭은 늘 환자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좋은 의사이자 좋은 아빠이고 싶어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일단 아내와 이혼소송 중이라 딸 해나와 늘 함께할 수 없다는 것에 절망하고 괴로워하지만 여전히 아내와 양육 소송까지 가는 걸 꺼리는 중이고 잘나가던 그의 커리어에도 하나둘씩 문제점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가 현재 아내와 이혼소송 중임을 알고 있는 여자들의 적극적인 대시에 시달리고 그중에서도 특히 실습생인 한 여학생은 자신의 미모를 이용해 적극적인 애정공세를 펼치는 데 이를 처리하는 방법만 봐도 에릭이 얼마나 이런일에 무지한 지 알 수 있다.

이런 와중에 에릭은 응급실에서 만난 시한부 환자의 부탁으로 그녀의 강박증을 앓고 있는 손자를 환자로 새로 맞게 된다.

그 소년의 이름은 맥스이고 그 소년은 현재 심한 불안 증세와 강박증을 앓고 있을 뿐 아니라 한 소녀에 대한 집착이 심해 에릭은 우려하는 중이다.

이렇게 평온해 보이는 일상 속에서 작은 뭔가부터 하나씩 어긋나기 시작하면서 불협화음을 내기 시작하는 에릭의 주변이 서서히 무너지는 것은 단지 시간의 차이만 있을 뿐 어쩌면 예견된 일이었는 지도 모르겠다.

자신의 적극적인 공세에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던 에릭이 단 한 번 그녀의 기습 입맞춤을 피하지 못한 다음 날 그녀는 에릭을 성추행 혐의로 병원에 고발해온다.

그리고 마치 때를 맞춘듯이 환자 보호자로부터 부당한 클레임이 들어오고 가장 우려했던 맥스의 할머니 사망 소식이 들어오면서 사방에서 에릭의 숨통을 조여오는 것처럼 보인다.

여기에 가장 결정적인 건 맥스가 집착했던 소녀가 맥스의 망상처럼 살해당한 사건이 발생했는데 맥스의 행방이 묘연하다는 사실이었다.

환자와 상담 중에 알게 된 사실을 절대로 발설할 수 없다는 직업윤리를 지키려고 노력하지만 살해된 소녀를 죽인 범인이 맥스 일지도 모른다는 불안은 에릭을 행동하게 하고 그의 행동은 다른 사람들의 눈에 충분히 의심스럽게 보일 수밖에 없다.

사방에서 그를 향해 숨통을 조여오지만 그가 반격할 수 있는 여지는 적고 그 적은 여지마저 이용하지 않으려 하는 에릭은 어쩌면 세상 물정을 너무 몰라 쉽게 타인에게 이용 당 할 수 있는 사람처럼 보인다.

게다가 누가 봐도 모든 상황이 맥스를 살인 용의자로 지목하고 있음에도 자신의 직관을 믿는 에릭은 누군가의 말처럼 자신 역시 한때 강박증으로 고통받았던 것때문에 맥스에게서 자신을 투영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너무나 분명하게 드러나는 용의자...

그렇다면 맥스가 진짜 범인일까? 아니라면 누가 에릭을 치밀하게 짜놓은 함정으로 몰아간 걸까?

쉽게 빠져나올 수 없는 그물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고군분투하다 단 하나의 작은 단서로 단숨에 사건의 본질로 치고 올라가는 과정이 아주 흥미진진하게 그려진 15분마다

초반의 다소 느슨한 부분을 넘어가면 휘몰아치는 듯한 전개와 스릴러의 재미를 제대로 보여주는 긴장감, 그리고 아슬아슬한 긴박감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개인적으로 작가의 전작인 세이브 미 보다 이 책이 훨씬 더 취향에 맞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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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내 죽음에 네가 들어왔다
세이카 료겐 지음, 김윤경 옮김 / 모모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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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는 말이 있다.

자살을 기도한 사람도 어쩌면 너무나 살고 싶었을 것이라는 어느 정신과 전문의 말을 들었을 때 그게 무슨 의미인지 알기에 너무 슬펐다.

그 사람이 그토록 힘들어하고 괴로워할 때 곁에 있어 준 사람이 없다는 것이... 누구도 손을 내밀어 주지 않았다는 사실이 슬펐다.

이 책을 쓴 저자 역시 조금은 특별한 삶을 경험했던 듯하다.

소설의 내용이 자전적인 부분이 많다는 후기를 보면서 왜 일본에서 이 작품이 인터넷 소설로 인기를 끌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아마도 지금 현재의 삶이 힘들거나 괴로운 사람들이 볼 때 공감 가는 부분이 많았던 이유가 아니었을까 짐작해 본다.

고교를 졸업했지만 지금 하는 일도 없고 친구조차 한 명 없이 이 세상에 혼자인 듯 살아가면서 하루하루가 의미 없었던 아이바... 그는 그저 죽고 싶다는 마음뿐 이었다.

삶의 의욕도 없고 의미도 없이 살아가다 죽기로 결심하고 실행에 옮기려던 차에 사신을 만나고 그 사람과 죽음의 계약을 하지만 죽음이 3년 후로 미뤄졌을 뿐 당장 뚜렷한 변화는 없었다.

그 대신 3년 후 완벽한 죽음을 보장받았고 그에게는 별 쓸모가 없어 보이는 장치 즉 시간을 24시간 전으로 돌릴 수 있는 시계를 손에 넣었을 뿐이었는데 이 시간을 돌릴 수 있는 능력으로 인해 한 소녀의 생명을 구하면서부터 아이바의 삶이 서서히 달라지기 시작한다.

그 소녀 이치나세는 이제 겨우 중학교 3학년이지만 더 이상 살고 싶지 않다는 의지가 너무나 강해 아이바는 한 눈을 팔 틈도 여유도 없다.

잠시 한 눈을 팔면 어김없이 자살을 시도하는 그녀를 막을 수 없기 때문이었다.

처음부터 그녀의 죽음을 이토록 절실하게 막고자 한 건 아니었지만 누구도 그 아이를 도와주지 않을 뿐 아니라 아무도 그 아이 곁에 없다는 데서 자신과 동질감을 강하게 느끼는 아이바는 어쩌면 그녀를 구하면서 자신을 구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20번이 넘는 이치노세의 자살을 되돌리면서 그 아이로부터 스스로 죽고자 하는 마음을 사라지게 하기 위해 아이바는 그녀와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낸다.

같이 밥도 먹고 여행도 가고 바다도 보고 축제도 가면서 오롯이 두 사람의 시간을 함께 하는 동안 조금씩 서로에게 마음을 열어가는 두 사람은 이제 서로에게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된다.

하지만 이제 겨우 서로에게 마음을 열고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두 사람이지만 아이바에게는 이미 죽음의 시간이 예약된 상태...

어쩌면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은 이제부터 시작인지도 모르겠다.

자신의 운명을 자각하고 있는 아이바는 이제 자신의 목숨보다 더 소중해진 이치나세 가 조금이라도 덜 상처받게 하기 위해 그녀가 자신을 떠나도록 밀어내면서 노력하지만 갓 부화한 새끼가 엄마의 뒤만 쫓듯 자신을 몇 번이나 죽음으로부터 구해주고 자신의 곁에 있어준 아이바를 마음 깊이 각인하고 있는 이치나세는 어떤 말과 행동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그리고 아이바 역시 그녀가 스스로 떠나는 걸 보는 것도 자신이 그녀의 곁을 떠나는 것도 쉽지 않다.

그에게도 이 세상에 오직 이치노세밖에 없기 때문이었다.

이제 겨우 스물을 넘긴 아이바와 겨우 고등학생이 된 이치노세가 그토록 죽음을 원한다는 사실이 솔직히 안타깝기도 했지만 어쩌면 가장 순수해서 더 쉽게 상처받았고 더 깊이 절망하고 힘들어했는 지도 모르겠다.

세상에 홀로 남겨진 듯한 외로움과 절망에 괴로워하던 두 사람이 서로를 발견하고 서로에게 구원이 되어 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 어느 날, 내 죽음에 네가 들어왔다는 오래전 그 어떤 조건이나 제약 없이 순수하게 누군가를 바라봤던 첫사랑이 생각나게 하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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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내가 죽인 소녀 부크크오리지널 4
장은영 지음 / 부크크오리지널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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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딴섬에 초대된 사람들이 영문도 모른 채 매일 한 사람씩 살해당한 채 발견된다.

여기서 가장 놀라운 반전은 아무도 살아남지 못했다는 것인데... 이게 아가사 크리스티의 대표작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의 가장 뛰어난 점이라 할 수 있다.

생각지도 못했던 범인의 정체... 그리고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반전

밀실 살인의 가장 대표작인 아가사 크리스티의 작품에서 모티브를 따온 듯한 그날 밤 내가 죽인 소녀는 온라인 소설 플랫폼에서 다른 제목으로 먼저 독자들에게 선보여 인기를 끌었던 작품으로 이번에 책으로 출간되었다.

고교 시절 동아리를 함께했던 친구들이 만나 술자리를 가졌다.

그리고 눈을 떠보니 낯선 산장에 손발이 묶인 채 갇혀있는 자신들을 발견했다.

그들을 끌고 온 남자가 얼굴을 가린 채 나타나 기억하지 않은 지 오래된 4년 전에 죽은 친구의 죽음에 대해 추궁하면서 이 중에 그 아이를 죽인 살인범이 있으며 그 살인범을 찾지 못하면 모두가 죽는다는 말을 한다.

자살로 알고 있었던 그 아이가 살해당한 거라는 걸 알게 된 회원들은 충격을 받은 듯하지만 이 중에 두 사람 A, B만은 놀라지 않는다.

그저 사람들과 함께 놀란 척 몰랐던 척하지만 두 사람은 범인이 누군지도 알고 있을 뿐 아니라 그날 밤 사건 현장에 있었던 목격자이기도 하다.

사건이 벌어진 후 처음 목격자가 범인일 확률이 높은 건 이제 웬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사실

그렇다면 두 사람 중 누군가가 범인임은 분명한 듯하고 A와 B의 시점에서 사람들을 관찰하며 자신이 그날 밤에 한 행동을 회고하면서 사건의 진상을 독자에게 알리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처음부터 대놓고 두 사람을 그 날밤의 살인 용의자로 드러내놓고 그날 밤 두 사람의 행적을 보여주지만 겉으로 보이는 게 다가 아님을 짐작 가능 한 일이다.

그렇다면 겉으로 보이는 게 아닌 숨어있는 진짜 범인은 누구일까?

차근차근 그날 밤의 이야기를 회고하는 두 사람의 이야기에서 단서를 찾고 싶지만 그럴 틈을 주지 않고 빠른 전개로 몰아붙인다.

이들을 이곳에 끌고 와 감금시켰던 남자가 살해당한 채 발견되면서 광란의 살인극들이 펼쳐지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당장 눈앞에서 한 사람씩 한 사람씩 죽어나가는 데 그 살해 방법이란 게 죽은 사과의 당시 모습과 닮아있어 진범은 그날 밤 사건의 진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사람임을 드러낸다.

게다가 사과가 남긴 일기를 통해 하나씩 드러나는 당시 사과가 처한 상황은 겉으로 밝고 아무 문제가 없어 보였던 모습과 달리 누군가에 의해 괴롭힘을 당한 걸로 모자라 스토커로부터 위협을 받고 있었던... 자살을 했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극한에 몰려있었다는 게 밝혀지면서 분위기는 극적으로 바뀌기 시작한다.

이제 사과가 죽던 날 학교에 있었던 두 사람만이 아니라 모두가 용의자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 되었고 7명의 회원들이 하나둘씩 죽어나가는 지금... 자신들 사이에 살인자가 있는 게 분명하다는 게 드러났다.

이제 누구도 믿을 수 없다.

책을 읽다 보면 처음부터 이 모임이 독서모임이며 이 중에서 몇몇은 책을 출간한 작가이기도 하다는 점 그리고 처음 모임 때 누군가가 자신이 쓰고 있는 소설의 플루트를 회원들에게 들려주는 장면에서 이 사건의 실체를 밝힐 수 있는 단서를 주고 있다.

처음에는 뻔하게 보였던 그날 밤 사건의 진실은 뒤로 갈수록 여러 가지 요소가 첨가되고 사과가 처했던 상황이 더해지면서 복잡하게 얽힌 듯 보였지만 들여다보면 진실은 눈에 뻔히 보이게끔 설계되어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작가가 너무 많은 요소를 섞어 놓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뒤로 갈수록 이야기가 얽히고 복잡해져 처음처럼 강한 몰입감을 주지 못한다는 게 아쉽게 느껴졌다.

개인적으로 설명이 많은 반전을 선호하지 않아서인지도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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