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의 시간 스토리콜렉터 94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전은경 옮김 / 북로드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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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리즈의 주인공인 셰리든은 솔직하게 말하면 호감을 사기 쉽지 않은 유형이다.

아니 호감은커녕 반발을 사기 쉬운 유형인데 신경질적이고 욱하는 다혈질에 조금만 잘 해준다 싶으면 쉽게 잠자리를 하는... 그것도 자신과 비슷한 또래가 아닌 아빠나 삼촌뻘 되는 사람과의 정사도 서슴지 않는다.

누가 봐도 문제가 있는 여자다.

그런 그녀의 문제적 행동에는 친부모의 얼굴도 모른 채 양부모 밑에서 자라며 정서적 육체적 학대를 받았다는 원인이 있지만 그런 걸 감안하고도 줄곧 같은 문제를 일으키는 모습이 거부감을 유발하기 쉽다.

게다가 문제가 표면화되면 해결하려는 노력보다 상황을 피해버리는 행동은 더 많은 문제를 야기한다는 걸 몇 번의 실수로도 깨닫지 못하는 셰리든의 모습은 고구마를 먹은 듯 답답하게만 느껴졌지만 그럼에도 그녀가 가는 길의 끝은 어떨지 어떤 결말이 기다리고 있을 지 궁금해 이 책을 읽게 되었다.

가족을 몰살시키다시피한 양 오빠의 학살 사건을 겪고 사람들의 오해와 차가운 시선을 견디지 못하고 또다시 훌쩍 떠나 낯선 사람들과의 동거를 택했지만 또다시 나쁜 남자의 손아귀에 떨어졌던 셰리든의 이야기가 앞 편의 이야기라면 그렇게 죽을 고비를 넘기며 도망쳐 낯선 곳으로 와 새 출발을 하는 걸로 그녀의 마지막 이야기는 시작된다.

어딜 가나 눈에 띄는 미모는 여기서도 빛을 발해 부유한 집안에서 고생이라곤 해본 적이 없는 의사 폴과 결혼을 앞두고 있는 셰리든

하지만 그녀는 행복하지 않을 뿐 아니라 결혼 날짜가 다가올수록 확신이 없이 흔들린다.

그런 그녀를 기다렸다는 듯이 과거가 그녀를 쫓아오고 마침내 떠나왔던 고향으로 돌아가게 되지만 기쁨도 잠시 고향에도 여전히 자신의 자리는 없다고 생각해 방황하게 된다.

그런 그녀의 방황이 멈춘 건 오랫동안 원하고 바랐던 자신의 노래를 레코딩하게 되면서부터다.

자신의 심정을 노래로 표현하는 데 천부적인 재능이 있음을 발견한 레코드 업계의 대부 마커스로 인해 드디어 세상으로 나아가 반짝반짝 빛을 내지만 많은 사람들의 갑작스러운 사랑과 시선은 셰리든으로 하여금 또다시 같은 잘못을 저지를 빌미를 제공해 보는 사람을 불안불안하게 한다.

이번에도 이제까지와 같은 실수를 저지를까? 왜 그녀는 한자리에 머물지 못하고 한 남자와의 사랑만으로 만족하지 못할까? 결말로 가면서도 끝을 알 수 없는대서 오는 긴장감은 잠시도 한 눈을 팔지 못하게 했다.

늘 작은 유혹에도 흔들리고 갈등하는 모습에 공감하지 못했는데 문득 그녀의 나이가 이제 갓 22살이며 온갖 사건과 사고를 겪었을 때 역시 스무 살이 채 되지 않았다는 걸 생각하면 왜 그토록 불안하고 타인에게 애정을 갈구하는지 십분 이해가 간다.

그러고 보면 십대의 나이에 누가 그렇게 자신에게 확신을 가질 수 있을까? 게다가 그녀에겐 옆에서 붙잡아주고 굳건한 믿음을 줄 부모가 부재한 상황이었다는 걸 생각하면 그녀의 방황을 이해하지 못할 이유도 없다.

이 시리즈는 어떻게 보면 셰리든의 성장일기와도 같은데 늘 누군가의 관심에 목말라하고 사랑받고 싶어 하던 셰리든이 자신이 원하는 걸 찾아 노력하며 마침내 원하는 걸 스스로 손에 얻는 과정이 그려져있다.

그녀가 그토록 달아나고 싶어 하던 과거를 직시함으로써 과거로부터 벗어나고 사랑으로부터도 당당해지는 과정을 보면서 조금씩 그녀의 심정이 이해가 가고 그녀에게 애정이 생기는 경험을 했다.

1,2편이 거칠고 날 것 그대로의 셰리든을 그리고 있다면 3편에선 이런 모든 경험을 바탕으로 조금 더 자신을 사랑하게 된 셰리든을 만날 수 있다.

넬레 노이하우스의 스릴러와 또 다른 매력을 느끼게 하는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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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향적인 사람 중 가장 외향적인 사람 - 까꿍TOON
최서연 지음 / 비채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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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일상을 일기처럼 인스타툰에 올렸던 것이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얻어서 나오게 된 게 바로 까꿍툰이었고 그 많은 에피소드 중 일부를 모아 책으로 낸 게 바로 이 책 내향적인 사람 중 가장 외향적인 사람이다.

왜 이 웹툰이 인기를 끌었는지는 몇 개의 에피소드만 읽어봐도 이해가 갔다.

일단 그림도 복잡하지 않고 단순화해서 보기가 쉽고 에피소드 역시 거창하거나 특별한 것보다 일상에서 일어난 일을 기록하다 보니 친근감도 있어 보다 보면 나도 모르게 킥킥거리기도 하고 엉뚱한 실수를 했을 때의 에피소드를 보면 마치 내가 한 행동인 것처럼 괜스레 얼굴이 화끈거리기도 한다.

아마도 이런 것들이 친근감이라는 이름으로 더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어필한 이유가 아니었을까 싶다.

친구들 이야기, 대학생활, 일상, 가족 이야기 그리고 알바하면서 생긴 에피소드 등

뭔가 본격적이거나 거창한 데서 가 아닌 일상생활을 하면서 재밌었던 일을 누군가와 공유하기 위한 기록이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즐겁게 찾아보며 공감도 하고 작은 즐거움을 얻는다면 얼마나 기분 좋은 일일까

그런 의미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로 뭔가를 할 수 있는 작가의 재능이 부럽기도 하다.

제목을 왜 이렇게 지었을까 생각해 봤는데... 사람은 누구나 한 면만 가지고 있지 않다.

외향적이지만 가끔씩 혹은 특정한 부분에서 수줍음을 탈 수도 있고 내향적이지만 양보할 수 없는 부분에서 적극적일 수도 있는 게 사람 아닐까?

그런 점에서 보자면 이 제목은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제목이라 생각한다.

내가 만든 크롭 티라는 에피소드를 보면서 킥킥거리며 웃은 기억이 나는 데 나 역시 집안에서 뒹굴뒹굴하다 내 상태를 자각하지 못하고 사람을 맞은 기억이 있어서 더 재밌게 느껴졌다.

한참의 시간이 지나서야 비로소 내 상태를 자각하고 물밀듯이 밀려오던 창피함과 화끈거림의 기억이 오버랩되었다.

아마도 이런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이 상당수 있지 않을까?

그럴 때면 뒤늦게 밀려오는 부끄러움에 이불킥을 했지만 이미 저질러버린 일은 어쩔 수 없다.

대범하게 아무렇지 않은 듯 흘려버릴 수밖에...

쫄면을 먹다 콩나물이 코로 나온 경험도 흔하지 않지만 그게 친구의 썸남을 소개받는 자리라니...

이 웹툰의 제목이 까꿍툰이 된 탄생 비화를 보면서 얼마나 킬킬대면서 웃었던지...

사소한 재미를 주거나 비슷한 경험이 있어 공감이 가는 에피소드도 있지만 이렇게 비범하게 느껴지는 에피소드도 군데군데 있는 걸 보면 작가분은 스스로의 말처럼 평범하거나 내향적인 사람이기보다 개성이 있고 친구들 사이에서도 소소한 개성이 돋보이는 타입이 아닐까 짐작해본다.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입가에 웃음이 지어지는 책

왜 그렇게 많은 독자들에게 인기를 끌었는지 이해가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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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 살인 - 죽여야 사는 변호사
카르스텐 두세 지음, 박제헌 옮김 / 세계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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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그렇지만 재밌는 살인이라는 대목이 이 책에 끌린 이유다.

그렇다면 코믹이나 블랙 유머소설일까?

이렇게 아무런 정보 없이 일단 책을 읽기 시작했고 첫 장을 펼치면서부터 내 예상과 달리 가볍거나 유쾌한 코믹 소설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일단 등장하는 인물들이 범상치 않은 사람들이다.

사람을 죽이는 걸 예사로 하고 마약이나 무기를 판매하는 걸로 큰돈을 버는...

그렇다.

이 들은 마피아다.

그리고 그런 마피아를 상대로 하는 사람은 네 살 된 딸아이의 유치원 입학 문제로 골머리를 썩고 있으며 아내에게 꼼짝 못 하는 변호사다.

마피아의 전담 변호사가 되어 의뢰인이 저지른 온갖 불법적인 일을 합법적으로 보이게 하고 탈세를 하고 의뢰인의 회사를 음지에서 양지로 끌어올려 준 대가로 큰돈을 벌지만 더불어 온갖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집에 와서도 아내의 닦달에 시달리는... 평범한 가장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아내의 권유로 명상수업을 받으면서 달라졌다.

끊임없이 일을 저지르고선 뒤처리를 그에게 맡기는 의뢰인 때문에 늘 걱정과 불안, 스트레스를 달고 살면서 불면증에 시달리다 명상 수업을 통해 새로운 자아를 찾기 시작하는 비요른

그는 이제 모든 일에서 한걸음 떨어져 생각할 수 있고 마음의 여유를 찾는 법을 알게 되었고 그런 변화는 모든 것이 달라지게 되는 계기가 된다.

늘 시도 때도 없는 호출에 시달리고 뒤처리를 하다 보니 가정생활은 엉망이고 너무나 사랑하는 딸아이의 얼굴을 볼 시간조차 없는 그로 인해 부부관계는 악화일로다.

여차하면 딸아이의 얼굴을 볼 수 없을지도 모르는 위기에 처한 그가 택한 건 바로 주말을 딸아이와 함께 보내는 것

딸과 함께 드라간이 소유한 별장 중 하나로 가는 도중 그에게 또다시 일을 친 드라간의 호출이 온다.

무시하고 싶지만 무시할 수 없는 그의 처지로 인해 전화를 받았고 이제는 전 국민 앞에 드러낸 그의 범죄 때문에 그의 도피를 도와줘야 할 처지가 된다.

속으로 온갖 욕을 해대면서도 그때까지는 살인의 의도가 없었다.

단지 자신의 딸 이름도 모르면서 스스럼없이 협박해대는 그에게 신물이 났을 뿐...

드라간이 경찰의 눈과 감시를 피해 도시를 탈출하기 위해 비요른의 차 뒤 트렁크에 타게 되고 그를 싣고 딸아이와 휴가를 가는 동안 그에게 살의가 싹트기 시작했다.

심지어 그는 손에 피를 묻힐 필요조차 없었다.

이렇게 조용한 살인은 비요른을 변화시켰고 그 이후 드라간의 흔적을 쫓는 경찰과 조직내 간부들의 의심을 솜씨 좋고 배짱 있게 피해 가는 비요른

이렇게 명상은 확실히 그를 변화시켰다.

이제 그의 범죄를 증명할 수 있거나 그의 범죄에 대해 낌새를 챈 놈들을 차례차례 처리해가야 할 시간이 왔고 이번에도 망설임 없이 그들을 처리해가기 시작한다.

물론 이번에도 그의 손에는 피 한 방울 묻히지 않았다.

그렇다면 어떻게 손에 피 한 방울 묻히지 않고 살인이 가능했을까? 이 책을 읽어야 할 이유다.

비요른의 치밀한 계획하에 이뤄진 살인 혹은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 불러온 파장은 재밌게도 긍정적이었다.

세치 혀와 약간의 조작으로 조직을 장악한 비요른이 처음으로 한 일이라는 게 거창한 뭔가가 아닌 그저 딸아이의 입학을 거절한 유치원을 인수하는 일이었다.

게다가 마피아 조직원 중 한 사람은 유치원 교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

이런 식으로 묘하게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것끼리의 조합이 이 책을 더 흥미롭게 하는 요소가 아닐까 싶다.

왜 이 책이 독일에서 106주 연속이나 베스트셀러일 수 있었는지 읽으면서 이해할 수 있었다.

은밀하면서도 유쾌하고 뜻밖의 긴장감을 느끼게 해주는...아주 재밌게 읽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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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여름 - 류현재 장편소설
류현재 지음 / 마음서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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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로 요양원에 계시던 아빠가 사고를 쳤다는 연락을 받으며 시작하는 네 번째 여름은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 수상작답게 요즘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이슈와 미스터리 요소를 접목해 시사성과 오락적인 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 있다.

직장 내에서도 그렇고 사회 곳곳에서 빈번하게 자행되는 성폭력에 단호하게 대처하는 검사 해심은 성범죄자에게 중형을 구형하는 걸로 이름 높아 황금 엉덩이라는 꼬리표가 붙어 있다.

그런 그녀에게 치매인 아빠가 요양원의 같은 환자를 상대로 성폭행을 하려다 미수에 그쳤다는 소식은 청천벽력 같은 소리였다.

자신이 알던 아빠가 그럴 리가 없다는 의심을 안고 요양원으로 달려갔지만 피해자가 있고 증인도 있는... 누가 봐도 분명한 사건이었다.

이때부터 해심의 고민은 깊어진다.

득달같이 달려와 1억의 합의금을 요구하는 피해자의 아들도 그렇고 자신의 요양원에서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나 소문이 나는 걸 원치 않았던 원장은 합의를 종용하지만 검사로의 감도 그렇고 딸의 입장에서도 믿기 힘들어 증인의 증언도 믿지 못하고 주변을 조사하기 시작하면서 그녀는 검사로서의 입장이 아닌 딸의 입장이 된 걸 깨닫는다.

우리 아빠가 그럴 리 없다... 분명 뭔가 숨겨진 진실이 있을 것이다.

그러다 피해자가 어딘지 의심스럽다로 의식이 변해가는 모습은 냉철하게 주변 상황과 증거로 판단하는 검사로서의 모습이 아니라 보통의 가해자 측 가족의 사고와 같다는 걸 깨닫는 순간 사건의 진짜 윤곽이 서서히 드러난다.

피해자와 가해자 두 사람이 같은 고향에서 자랐다는 것도 그렇고 이 사건이 있기 전부터 피해자 할머니가 자신의 아빠를 눈으로 계속 쫓았다는 쫓겨난 간병사의 말도 그렇고 두 사람은 예전부터 알던 사이였음을 직감하는 해심

결정적으로 그 할머니의 이름 역시 자신과 같은 해심이라는 걸 안 순간 사건의 전체적인 모습은 달라진다.

하지만 아빠는 치매라 의사소통이 거의 불가능하고 해심 할머니 역시 돌연 의식을 잃으면서 사건 해결이 쉽지 않아진다.

과연 두 사람은 딸이자 검사인 해심의 생각처럼 원래부터 알던 사이였을 뿐만 아니라 더 깊은 감정을 나누던 사이였을까?

하나둘씩 밝혀지는 두 사람의 진실은 결정적으로 할머니의 딸 덕자가 등장하면서 완전하게 드러난다.

오래전부터 두 사람을 지켜봐왔던 덕자가 여기서 사건 해결의 열쇠를 쥔 스모킹 건의 역할을 한다.

오랫동안 해묵은 질투와 원망이 쌓이고 쌓여 폭발하던 그 밤에 불타 잿더미가 되어 몇 사람의 운명을 뒤바꿔버린

동정호에는 과연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얼핏 봐선 피해자와 가해자가 존재하는 성폭력 사건을 둘러싸고 그 이면에 서로 얽혀있는 사랑과 질투 그리고 원망이라는 원초적인 인간의 감정을 미스터리와 더불어 풀어내고 있는 네 번째 여름은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어도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가독성도 좋았고 소재 역시 흥미로워 단 숨에 읽어내려간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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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수상한 서재 3
하승민 지음 / 황금가지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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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한 후 마치 숨어 기어들어오듯 고향 안덕으로 돌아온 세휘의 모습은 이미 전쟁에서 패한 후 꼬리를 만 패배자의 모습이다.

한때는 그녀도 잘나가는 검사에 부모의 자랑거리였지만 이제는 그저 술이 없으면 잠도 잘 수 없는 알코올 중독자일 뿐이었다.

그리고 그녀의 귀향과 때를 맞춘 듯이 안덕의 유일한 마트에서 누군가에 의한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 나고 마트 주인이 깜쪽같이 사라진 사건이 발생한다.

불길한 건 그곳에 누군가의 잘린 엄지손가락이 보란 듯이 놓여있었고 예상대로 마트 주인의 손가락이 아니었다.

이렇게 다소 엽기적으로 시작하는 콘크리트는 하승민 작가의 첫 장편소설이자 출판사의 온라인 플랫폼 브릿 G에 연재되었던 작품이기도 하다.

차례를 사건이 발생하는 장소로 정한 것도 그렇고 처음 발견된 손가락이 엄지손가락이라는 것도 이후 사건의 순서를 예상 가능하게 하는 부분이다.

다음 납치와 방화가 일어난 곳에서 남겨진 손가락은 당연하지만 누군가의 검지손가락이었다.

사건 수사를 맡은 세휘라는 인물 역시 평범하지 않다.

그녀는 현재 총체적 난관에 봉착해있다.

이혼은 했지만 아들 양육권을 두고 전 남편과 첨예한 대립 중이어서 반드시 변호사로서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술을 손에서 놓을 수 없고 이런 곳에서 변변한 일거리가 있을 리 없다.

이런 중에 엄마마저 치매 판정을 받아 그녀의 짐은 무겁기만 하다.

그런 이유로 꺼림칙하지만 이곳 안덕에서 막강한 힘을 가진 당숙 장정호가 내미는 손을 잡을 수밖에 없었고 악몽 속으로 끌려들어 가는 빌미를 스스로 제공한다.

작은 도시지만 수십 년을 지나며 막강한 힘을 가지려면 누군가의 원한을 사고 누군가의 원망이 쌓일 수밖에 없는 일... 장정호라는 인물은 여기에 더해 누군가의 원망쯤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자신이 가진 알량한 권력을 손에 쥐고 거침없이 휘두른 인물이었다.

이번에 사라진 인물들 모두 장정호라는 인물과 막역한 사이

당연히 이들이 사라진 이유를 알면서도 그는 입을 열지 않고 그저 세휘를 협박해서 범인을 경찰보다 먼저 찾고자 한다.

그와 그 일당이 숨기고 있는 비밀은 뭘까?

과연 얼마나 추악한 비밀이 드러날까 궁금증을 가지고 읽었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초중반까지 끌고 온 긴장감이 뒤로 갈수록 다소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중간 이후부터 범인을 드러내놓고 그 범인의 행적을 따라가도록 한 건 뒤에 이 모든 걸 뒤집을만한 반전이 기디라고 있다는 예고나 다름없지만 그 반전이 다소 설득력이 떨어진달까 아님 개연성이 좀 아쉽다고 할까?

그럼에도 이 작품이 작가의 첫 장편소설이라는 점에서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이번에 작가의 다른 작품이 출간되었다고 하니 그 작품 나의 왼쪽 너의 오른쪽도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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