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된 아이돌 1
초연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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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는 아이돌 그중에서도 특히 남자 아이돌은 스캔들만 나도 엄청난 사건일 뿐 아니라 그 경중에 따라 아이돌 그룹의 명운에도 지장을 줄 정도로 대단한 파급력을 지녔다.

그래서 소속사는 사활을 걸고 스캔들 기사가 나지 않도록 아이돌들을 감시 아닌 감시를 했고 그때는 대중들도 그런 소속사의 방침이 지나치다는 걸 알면서도 그런 부분을 인정하기도 했다면 요즘은 그런 부분이 많이 달라졌음을 느낀다.

어느새 아이돌끼리 연애를 인정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결혼까지도 감행하는 아이돌이 나오기 시작했고 팬덤들도 처음에는 거부감을 보이던 것에서 이제는 그들도 자신들처럼 연애를 할 수도 있는 청춘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추세랄까... 팬턴 문화가 많이 성숙해지고 있음을 느끼는 부분이다.

이 책은 제목에서 많은 걸 알 수 있는데 이렇게 조금씩 달라지는 팬덤 문화에 맞춰 아이돌이면서도 아이 아빠가 되는 과정을 로맨스 소설답게 로맨틱하게 그리고 있다.

온갖 우여곡절 끝에 정상에 오른 아이돌 그룹 `일루전`의 리더 강이현

어느 날 갑자기 자신도 모르는 새 아이 아빠가 되었다.

이렇게만 보면 특이할 것도 없는 그저 그런 아이돌의 연애 이야기 같지만 여기에는 조금 색다른 장치가 있다.

그들 즉 강이현과 아이 엄마가 될 서유채는 서로 일면식도 없는 상태에서 아이의 부모가 된 것

어릴 적 가정폭력에 시달렸던 이채는 결혼을 해서 가정을 이룰 생각은 없지만 자신만의 가족은 절실히 원해 친구의 도움으로 정자를 기증받아 미혼모가 될 예정이다.

변호사라는 직업이 있어 아이를 키우는데 중요한 경제력은 걱정 없고 비록 불법이지만 기증받은 정자로 인공수정을 통해 쌍둥이를 임신한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

그런 그녀에게 어느 날 자신이 아이들의 아빠라고 등장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알고 보니 온 국민이 다 아는 아이돌 강이현이란다.

그가 아무리 잘나가는 아이돌이든 뭐든 그를 아빠라고 인정할 수는 있지만 그와 함께 할 생각은 없는데 철없는 이 남자는 그녀의 의사와 상관없이 자신과 아이들을 책임지겠다고 죽도록 매달린다. 왜 그럴까?

강 이현은 어렵던 시절 실험용으로 정자를 기증해 그 돈으로 배불리 멤버들과 고기를 먹고 그런 사실은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우연한 기회에 자신이 후천적 무정자증이라는 걸 알게 되면서 이야기는 달라진다.

그는 오래전부터 자상한 아빠가 되는 것이 오랜 꿈이었는데 이제는 그 꿈을 실현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전 세계에서 수많은 팬들이 그를 사랑하지만 자신의 꿈은 더 이상 실현할 수 없다는 절망에 괴로워하던 차에 자신이 기증한 정자로 임신에 성공한 유채에 대해 알게 되면서 이현은 그녀에게 매달리기 시작한다.

이렇게 시작된 두 사람은 서로 살아온 길도 다르고 나이 차도 있지만 아이에 대한 사랑만으로 서로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고 서로에게 조금씩 빠져들지만 당연하게도 이들의 사랑은 녹록지 않다.

그들이 겪을 우여곡절은 대부분 미리 짐작할 수 있는 것들이지만 무겁지 않고 유쾌하게 풀어나가면서 사이사이 서로 감정을 깨닫고 꽁냥거리는 장면을 섞어 지루하지 않게 풀어나갔다.

옛날 같으면 6살이라는 연상연하에 상대가 이름난 아이돌이라면 그야말로 있을 리 없는 판타지라고 생각하겠지만 지금은 얼마든지 가능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좀 더 몰입감 있게 읽을 수 있었다.

무겁지않고 유쾌하고 달달한 로맨스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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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언 반스의 아주 사적인 미술 산책
줄리언 반스 지음, 공진호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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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분야는 그중에서도 특히 고전음악 즉 클래식과 미술은 왠지 모르게 어렵게 느껴진다.

그래서 현실에서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가깝게 접할 수 있음에도 쉽게 가까이할 수 없다고 느끼는 건 나만의 생각은 아닐 터인데 그러면서도 그런 예술의 중요성은 이미 인지하고 있는 터라 자신은 몰라도 자식만큼은 클래식에 혹은 그림에 좀 더 친숙해지고 재능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어릴 적부터 그렇게들 피아노 학원이며 그림 학원에 보내는 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그런 사람들의 마음에 좀 더 쉽게 접근해서 그림에 대한 친밀감을 형성하고 그림을 좀 더 알기 쉽게 하기 위해 전문 미술인이나 평론가가 아닌 우리에게도 친숙한 작가를 내세웠다는 점에서 좀 더 새로운 시도라고 할 수도 있겠다.

이제까지의 미술에 대한 책 혹은 화가에 대한 미술책은 대부분 멋진 그림 혹은 유명한 그림을 전면에 내세우고 나머지 지면을 할애해서 작품에 대한 소개나 혹은 작풍에 관한 이야기 아니면 화가에 대한 일화를 뒤에 배치해 모든 포커스를 그림에 맞추었다면 이 책은 작품에만 포커스를 맞추었다기보다 미술 전반의 흐름에다 작가 자신이 관심을 가지고 흘러가는 대로 주제를 바꿔가며 마치 하나의 실타래에서 흘러나오듯이 써 내려갔다는 느낌이다.

그래서 어떤 편에선 작품에 대한 이야기보다 화가에 대한 당시 평론가나 동료들의 평가에 더 초점을 맞추고 이에 따른 화가의 작품을 곁가지로 설명해 놓은 것도 있고 어떤 편에선 당시 시대적 사건을 배경으로 어떻게 그림이 그려졌는지에 대한 비교 고찰의 이야기도 있는데 작가의 관점으로 써서인지 하나의 주제가 아니라는 점에선 단조로움을 피했고 전문적인 평론가의 입장으로 쓰지 않아서 조금은 다른 관점에서의 접근이 가능했던 것이 이 책의 장점이 아닐까 싶다.

그렇다고 해서 쉽거나 수박 겉핥기 식의 이야기는 아닌 것이 저자인 줄리언 반스가 미술에 대한 관심이 높고 이에 대해 많이 공부하고 쓴 글 이리는 걸 깨달을 수 있을 정도로 적당히 전문적이고 적당히 대중적인 접근 방식을 택한 듯하다.

 

 

 
 

당시 아주 큰 사건 중 하나를 그림으로 표현한 제리코의 메두사 호의 뗏목은 마치 한편의 재난 소설을 보는 듯 처절하고 치열한 생존자들의 투쟁을 생생하게 글로 표현해 엄청난 몰입감을 줬다.

그리고 이 재난을 그림으로 표현한 제리코의 그림에 대한 설명을 뒤에다 배치하는 전략적인 방법은 독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기에 충분한 영리한 전략이 아닌가 생각한다.

단순히 그림에 대한 설명으로 그쳤다면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을 것을 마치 소설처럼 생동감 있는 묘사를 통해 당시 상황을 머릿속으로 상상하게 하고 그다음 그림을 배치해서 다시 한 번 더 그림에 집중하게 한 다음 그림을 조각내어 그림에 담겨있는 뜻을 저자의 시선으로 이야기하는 방식을 통해 그림을 그림으로 보는 것도 좋지만 이런 식으로 그림에 담겨 있는 뜻을 헤아리거나 의미를 찾아보는 것도 미술을 좀 더 재밌게 감상할 수 있는 방법임을 일깨워줬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에게도 친숙한 세잔이나 마네의 그림에 대한 당시의 평가나 우리가 작품으로만 알고 있었던 화가의 철학이나 사상 같은 것뿐 아니라 당시의 시대에 그들이 어떤 대접을 받았는지에 대한 설명도 흥미롭다.

세잔이 동료 화가들로부터 대단한 대접을 받는다는 것도 흥미로웠고 아름다운 발레리나를 주요 모티브로 그렸던 드가에 대한 평가는 좀 놀랐던 부분이기도 하다.

사실 이 책에 소개된 작품을 포함해 화가들 역시 아는 사람보다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었다는 걸 보면 그동안 얼마나 예술과는 거리가 멀었는지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저자의 의도대로 어떤 색안경이나 편견을 가지지 않고 그림에 대한 그의 설명을 들을 수 있었는데 어떤 부분은 이해를 그리고 또 어떤 부분은 설명만으로는 쉽게 이해가 가지 않기도 했지만 이것 또한 색다른 경험이었다.

아무리 쉽고 이해하기 쉬운 말로 설명해도 다소 딱딱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 마냥 쉽게 읽히지는 않았지만 그림을 볼 때 전체적으로 그림을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림 하나하나에 등장하는 등장인물이나 소품 혹은 단순한 손짓 발짓에도 작가가 어떤 의도를 그린 것에 대해 조금 더 세심하게 관찰하는 것도 미술작품을 즐길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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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잔혹한 어머니의 날 1~2 - 전2권 타우누스 시리즈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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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설 공주에게 죽음을 이란 다소 특이한 제목으로 시리즈를 선보인 타우누스 시리즈

가장 대중적인 인기를 끌었던 시리즈를 내세워 한국 시장을 공략했고 그 마케팅은 성공해서 연달아 시리즈가 속속 출간되더니 드디어 시리즈의 9번째를 맞게 되었다.

그동안 피아는 재혼을 했고 아내를 사랑하던 가정적인 남자 보덴슈타인은 이혼의 아픔을 겪는 등 세월의 흐름을 느끼게 하는 변화가 있었다.

30대였던 피아가 이제 곧 쉰을 바라보는 더 이상 젊지 않은 나이라는 것과 이 책에서 어머니의 날을 전후한 살인사건을 다룬다는 게 소설의 재미와 달리 묘하게 서글픔을 느끼게 했다.

처음 그 집을 갔을 때는 그저 단순히 고독사한 시신을 발견한 줄 알았지만 시신의 얼굴에서 핏자국을 발견한 피아는 어쩌면 타의에 의한 죽음일 수도 있겠다 생각한다.

그리고 죽은 노인의 집에 자주 들락거리던 소녀의 말을 통해 노인이 키우던 개의 존재를 알게 되고 넓은 집 뒤 견사에서 아사 직전의 개가 물어뜯은 듯한 뼈가 사람의 뼈라는 게 밝혀지면서 사건은 다른 모습을 띄기 시작한다.

콘크리트로 바른 견사 구덩이에서 3명의 사체가 발견, 그 사체가 오래전 사라진 여자들이라는 게 드러나면서 80대 노인이 오랫동안 숨겨온 살인 행각이 만 천하에 드러난다.

이 모든 사건은 이렇듯 우연과 우연이 겹쳐 마치 거짓말처럼 단숨에 드러나는데 마치 시신들이 자신들에게로 그들을 이끈 게 아닌가 하는 느낌마저 들 정도다.

일단 비록 80대의 노인이지만 비교적 정정했던 테오 라이펜라트가 평소 그의 집을 들락거리던 양자와 손자, 거기다 일하던 가정부가 하필 휴가 중이거나 멀리 있어 들여다보지 못했을 때 죽어 경찰이 개입하게 했다는 것

그리고 늘 주인 곁에 있던 개를 누군가가 하필 평소 쓰지 않아 잡풀이 무성했던 견사에 가둬 목마름과 굶주림에 지친 개가 얼핏 세어 나온 시신의 냄새를 맡고 그 밑을 파도록 했는지... 이렇게 우연이 아니었다면 예전 수도원의 터였던 넓은 이 집에서 땅속에 묻혀있던 시신을 발견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을 것이고 그 덕분에 수십 년간 완전범죄로 묻힐 수 있었던 사건을 드러나게 했다는 걸 보면 어쩌면 사실은 시신들이 스스로 모습을 드러내 자신들의 죽음의 진상을 밝혀달라 말하는 모양새다.

집 전체를 다시 수사하다 역시 오래전 자살한 걸로 알려진 이 집안의 안주인이었던 리타 라이펜라트의 시신을 오래된 우물에서 발견하지만 이전의 시신들이 랩에 둘러싸인 채 익사한 상태였다면 그녀는 총에 맞아 죽었다는 게 드러나면서 사건들이 각각 다른 사람에 의한 살인이 아니었을까 짐작하지만 니콜라 엥엘 반장은 사건을 빨리 해결하기를 바라 더 이상의 조사 없이 죽은 테오에게 모든 혐의를 쒸우는 편한 방법을 택하고자 한다.

테오가 80대의 노인이라는 점을 빼면 그만큼 범죄에 어울리는 사람도 없을 정도로 주변 사람들의 평이 안 좋고 무엇보다 오랫동안 그의 손에서 양육된 양자와 손자를 비롯한 모든 사람들 역시 그를 괴팍하고 도대체 종잡을 수 없는 상질 나쁜 늙은이로 묘사하고 있다. 더군다나 그 집에서 혼자 살고 있고 그가 키우던 개의 견사 밑에서 시신이 발견된 상황이라 더욱 혐의를 벗기 어려운 상태이니 엥엘 반장의 뜻을 따라도 무방한 상황이지만 약간의 의혹도 용납할 수 없는 피아는 엥엘과 대립하면서 모든 걸 염두에 두고 수사를 한다.

피아를 비롯해 수사팀은 무엇보다 시랍화가 되어 썩지 않는 상태가 되어 발견된 시신들의 정체를 밝히는데 총력을 기울여 그들이 30여 년 전 갑자기 사라진 여성들임을 알아내고 그들을 어떻게 죽였는지 범죄 수법도 밝혀내지만 그 세 명의 여자뿐만이 아닌 그들과 비슷한 모습으로 살해된 여자들이 더 있었음을 그리고 그 수가 최소 5명은 된다는 게 밝혀지면서 연쇄살인으로 수사를 전환하고 과연 80대의 노인이 수년 전 젊은 여자를 상대로 이런 범죄를 실행할 수 있었을까에 대한 의문이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이 집안에서 자란 사람들로 시선을 돌리게 된다.

오래전 수도원이었던 이 집은 그 뒤 자연스럽게 부모의 손에서 자랄 수 없었던 아이들을 받아들여 보육원으로 운영되었고 이제 다 커 성인이 된 그들의 입을 통해 보육과정에서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잔인한 체벌이 이 집의 안주인이었던 리타에 의해 은밀하게 행해졌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런 리타가 아이들을 훈육하는 방법 중 하나가 아이스박스나 우물에 가둬두거나 랩으로 온몸을 감싸게 한 후 물에 던져 넣는 방법이었다는 걸 밝혀내면서 드디어 사건과 그 집에서 자란 아이들과의 연관관계가 드러난다.

사건의 진실이 하나씩 드러나면서 범인이 왜 이런 잔인하면서도 엽기적인 방법으로 살인을 행하는지 그리고 그런 범인이 피해 대상자를 어떤 방식으로 선택했는지가 밝혀지지만 작가의 작품들 대부분이 그렇듯 몇몇의 용의자 중 과연 누가 진짜 범인인지를 알아내는 건 책의 결말 부분까지 가도 좀체 알아 내기가 쉽지 않다.

또한 피해자들의 나이며 외모, 직업 등 모든 것에서 공통점이 없는 상황에서 왜 그녀들이 범죄의 타깃이 되었는지는 범인의 정체를 밝혀낼 수 있는 가장 결정적인 정보지만 워낙 오래전에 벌어진 사건들인데다 드러난 정보 이면에 숨겨둔 그 사람의 내밀한 비밀까지 알아내어야 가능한 일인데 이제 곧 올해의 어머니날을 앞두고 있어 시간이 촉박하기만 한다.

모두가 각자 비밀을 가지고 있고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고 혼자만 숨기고 있을 뿐 아니라 자신의 깊은 상처를 곁에 있는 사람에게조차 나누려 하지 않는 사람도 있는데 그 때문에 소중한 사람을 잃게 된다는 걸 알면서도 진실이 드러나 더 이상 숨길 수 없을 때까지 밝히려 하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사람이란 얼마나 어리석은 존재인지를 새삼 깨닫게 한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 덕분에 살인자는 원하는 바를 쉽게 얻을 수 있었고... 언제나 그렇듯 믿었던 사람의 생각지도 못했던 모습을 발견한 후 느꼈을 충격과 슬픔은 배신당한 사람의 몫이기도 하다.

어쩌면 이 사건들은 좀 더 빨리 드러나거나 혹은 이렇게 많은 피해자를 낳지 않을 수도 있었다.

누군가가 그 아이들의 말을 흘려듣지 않고 한 번쯤 귀담아들었다면... 혹은 누군가가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말할 수 있었다면.... 이런 비극은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당연한 듯 드러나는 사람을 제외하고 눈을 크게 뜨고 반전으로 뒤통수를 맞지 않으리라 결심하며 용의자를 하나씩 제외해나갔지만 범인일 거라 생각했던 내 예상은 또다시 비켜갔다 ㅠㅠ

어느새 50을 바라보는 나이의 피아와 새로운 가정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고 있는 보덴슈타인 콤비의 다음 시리즈를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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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개자리 빌리암 비스팅 시리즈
예른 리르 호르스트 지음, 이동윤 옮김 / 엘릭시르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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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년 전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이 드디어 밝혀졌다.

그토록 원했던 범인을 찾은 것과는 별개도 그 사건을 모방한 사건의 범인으로 오랫동안 형을 살았던 사람이 어쩌면 억울한 옥살이를 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또 한 번 술렁거렸는데 그는 내내 자신의 무죄를 주장했지만 경찰과 검찰 모두에게서 외면받았다고 한다.

물론 그 말이 사실인지는 좀 더 조사해봐야 하겠지만 만약 진짜 자신이 하지도 않은 일로 부당하게 형을 살았다면 그 사람의 인생은 누가 보상해줄까

이 책 사냥개자리도 그런 남자가 등장한다.

한 여자를 납치 감금한 뒤 살해한 사건의 범인으로 오랫동안 형을 살다 나온 피의자가 자신은 경찰들에 의해 조작된 증거의 피해자라는 진정서가 제출된다.

당연하게 이 사건은 유력 신문의 1면을 장식하면서 당시 사건의 수사 책임자이자 유명한 형사인 비스팅이 곤경에 처하게 된다.

누군가가 그의 DNA를 증거물 속에 심어 두었다는 피의자 루돌프 하글룬의 주장은 사실임이 드러났고 이제 경찰 조직은 이런 사실을 누군가가 책임져야 하는데 결국 비스팅이 모든 죄를 뒤집어쓰는 희생양으로 선택된다.

이런걸 보면 조직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힘없는 누군가를 희생양으로 삼는 건 어디나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16년 전 한 여자가 아침에 조깅을 하다 사라져 며칠이 흘러도 흔적조차 알 수 없어 모두가 그녀의 행방을 찾고자 하던 그때... 다른 사람도 그렇겠지만 경찰 역시 너무나 간절히 범인을 잡고 싶었고 이런 그들의 열망에 부합하듯 용의자가 나타났다.

그의 이름은 루돌프 하글룬

모든 정황이 그가 범인임을 가리키지만 결정적인 단서가 부족해 기소를 할 수 없던 그때 드디어 그를 범인이라 지목할 수 있게 한 DNA 증거의 등장은 모두를 기쁘게 하고 안도하게 했다.

하지만 그런 증거가 너무나 간절히 범인을 잡고 싶었던 경찰 동료에 의한 조작이라니... 어쩌면 당시 자신들은 그가 범인이 틀림없다는 지나친 확신으로 인해 마치 사냥을 하는 사냥개처럼 시야가 좁아져 다른 가능성을 다 놓쳐버린 채 억울한 사람을 잡아들이고 진짜 범인은 놓쳐버린 건 아닐까 비스팅의 고민은 깊어져가고 마치 그런 그의 생각이 맞는다는 듯 또 다른 소녀가 감쪽같이 사라져버린 사건이 발생한다.

이제 자신의 과오를 되돌리기 위해서라도 증거를 조작한 사람과 진짜 범인을 잡아야 하지만 비스팅은 증거조작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기 전까지 경찰의 모든 엄무에서 손을 떼야 하는 업무정지 상태라 혼자서 옛날 사건을 다시 조사하는 건 쉽지 않다.

오래전의 사건 기록부터 하나씩 다시 되짚어보기 시작하는 비스팅에 의해 눈에 들어온 사람은 기자인 그의 딸 리네가 현재 조사 중인 얼마 전 거리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의 피해자였다.

별다른 직업도 친구도 없어 원한을 살 일도 없는 그저 그런 사람의 살해 사건은 비스팅의 사건과 전혀 무관한 듯 보이지만 현실과 달리 소설 속의 사건들은 절대로 개별적이지 않다는 걸 짐작할 수 있는데 도대체 어떻게 두 사건이 연관되는 지 그 관계의 실체가 좀체로 드러나지않는다.

하지만 별것 없는 것 같은 이 사건을 수사하던 리네의 탁월한 감각과 수사능력으로 경찰보다 한 발 빨리 피해자의 신원을 밝혀내고는 한 발 더 나아가 그와 루돌프 간의 아주 작은 연결고리를 발견하면서 위기에 처한 아빠 비스팅에게 큰 도움을 주고 사건을 점점 더 흥미진진하게 만들고 있다.

지금 현재 벌어진 살인사건이 아니라는 점 즉 과거에 벌어진 사건을 다시 되짚어가며 그때 당시 어떤 실수를 하고 어떤 단서를 놓친 건지 과거 수사기록을 복기하듯이 조사하는 과정이 지루할 틈 없이 아주 흥미롭게 그려져있다.

이 과정을 통해 아돌프는 진짜 누명을 쓴 게 맞는지 그렇다면 빠져나간 범인은 누구인지를 비스팅의 시선으로 따라가는 것도 흥미로웠고 곳곳에서 탁월한 기지를 발휘해 경찰보다 한발 앞서가는 리네의 정보 수집을 통해 한 발 한 발 실체에 다가가는 다가가는 모습을 보는 것도 꽤 즐거웠다.

잔인한 살인사건의 묘사 없이 진실을 찾아가는 두 사람을 보는 것이 상당히 만족스러웠는데 이 두 부녀의 활약을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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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파고스
커트 보니것 지음, 황윤영 옮김 / f(에프)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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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론을 설명할 때 가장 비중 있게 다뤄지는 곳이 아마도 갈라파고스가 아닐까 싶다.

다원에 의해 갈라파고스에 사는 생물들이 육지를 비롯해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그만의 독특한 종으로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통해 생물은 자신이 살고 있는 환경에 가장 잘 적응하도록 스스로를 변화시키고 진화해간다는 진화론은 오늘날 모두가 다 아는 이론이 되었다.

그런 진화론의 성지나 다름없는 에콰도르의 갈라파고스제도를 배경으로 이번에는 인류의 진화를 특유의 비틀 기식 유머를 통해 선보이는 커트 보니것

소설의 시작은 엉뚱하다.

100만 년 후의 새로운 세상을 알고 있는 화자에 의해 100만 년 전 즉 1986년 인류의 종말의 모습을 그리고 있는데 생각지도 못한 금융위기로 온 세계의 경제가 몰락한 가운데 여자들에게 아이를 낳지 못하게 하는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소리 소문 없이 퍼진다. 마치 이 이야기의 전개가 특정한 방향성이 없이 의식의 흐름대로 흘러가는 것처럼...

온 세계가 공포와 굶주림으로 미쳐가기 직전, 아무것도 모른 채 그저 진화론 속에 나오는 신기한 생물들을 구경 할 마음으로 유람선 여행을 계획했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전 세계에서 에콰도르로 오지만 호텔 밖의 상황은 약탈과 폭동 직전의 상태로 난장판이 되기 일보 직전이다.

경제가 몰락하고 심상치 않다는 걸 알고 있는 상류층 고객은 이미 정보를 입수한 후 유람선 계획을 취소하지만 그런 정보조차 몰랐던 몇몇의 사람만이 유람선의 출항을 기다리다 굶주림으로 인해 폭도로 변한 시민들을 피해 배에 승선해서 갈라파고스로 떠나고 그들만이 살아남는다.

그 배에 승선한 사람 중 남자는 아돌프 콘 클라이스트뿐이고 그 외 임산부 그리고 살충제에 노출된 숲에서 도망쳐 온 4명의 칸타보노 소녀, 선천성 시각장애인과 가임기를 지난 메리 헵번이라는 여성뿐이었다.

생존자들 면면을 들여다보면 다 들 시각장애인을 빼면 겉으로 보기에는 건강한 사람들처럼 보이지만 유일한 남자인 클라이스트는 헌팅턴 무도병이라는 유전병의 잠재적 보인 자일 수도 있고 임산부 역시 그녀의 엄마가 원폭에 피폭된 상태로 그녀를 낳았고 그리고 칸타보노 소녀들 역시 강력한 살충제에 노출되어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점에서 잠재적으로 위험인자들만 모여있는 듯하다.

한마디로 말하면 유전적으로 대부분 열성인자나 잠재적 보유자들만이 이 세상에 유일하게 살아남았는데 그들이 처한 상황이 갈라파고스에 어떤 방법으로 건너가 그곳에 고립된 채 진화를 거듭해 이제는 유일한 종이 된 갈라파고스의 여러 생물들과 똑같은 처지... 인간도 그들이 이룩한 문명이나 환경에서 벗어나면 결국 다른 동물과 똑같이 생존을 위해 적응하고 세월에 따라 변화될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걸 말하고자 한 게 아닐까 싶다.

어찌어찌해서 물고기를 잡고 먹을 것을 구하며 섬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구했지만 햇볕이 내리쬐는 그곳에서 가장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었던 건 임산부가 낳은 온몸이 부드러운 털로 뒤덮인 아이였다.

그 부부의 예상대로 도시의 병원에서 출산을 했다면 사람들로부터 연민의 눈초리를 받을 수 있었겠지만 이제 섬에서 두 번째 수컷이 된 아이는 강한 햇빛으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털에 덮인 채 편안하게 살다 번식할 수 있는 나이가 되어서는 섬에 있는 여자들은 누구라도 상관없이 마음껏 취할 수 있는 특권을 가진다.

심지어는 그 권한을 인간에게만 특정 짓지 않기도 하지만 누구도 그 아이를 제지할 수도 할 생각도 없다.

그야말로 섬에 특화된 인간

그리고 그런 아이에게서 나온 수많은 아이와 그 아이들의 아이들들로 섬은 가득하고 어느새 처음 이곳에 고립되었던 유람선의 남은 사람도 사라져버림으로써 모든 것은 리셋되어 버린다.

이들이 이렇게 변해가는 과정을 백만 년이 흐를 동안 지켜본 화자에 의하면 백만 년 전의 인류의 문제는 쓸데없이 너무 큰 두뇌를 가져 온갖 것들로 환경을 더럽히고 스스로를 만물의 영장이라 생각하며 다른 종에 비해 우월함을 자랑하지만 결국 서로 증오하며 경쟁하다 공멸해버리는 어리석은 존재라는 것

어떤 도구도 또 그걸 활용할 만한 능력도 없는 상태로 고립된 사람들은 결국 그곳에 사는 동물들과 그다지 차이가 나지 않는 모습으로 살아남는 걸 보면 인간 역시 거친 자연환경에서는 그저 생존에 급급한 작은 존재에 지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뚜렷한 기승전결이 있거나 스토리가 명확하지 않고 흘러가는 대로 이야기가 뻗어나가는 형식인데다 그 이야기 사이사이에 백만 년간의 변화를 한 줄로 쓱 섞어놓는 방식이라 자칫하면 흐름을 놓치기 쉬워 집중을 하며 읽어야 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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