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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곧 죽을 텐데
고사카 마구로 지음, 송태욱 옮김 / 알파미디어 / 2025년 9월
평점 :
어떤 목적이 있는 사람들이 모여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하룻밤을 지낸다.
그리고 다음 날 일행 중 한 사람이 죽은 채 발견된다.
외부 침입의 흔적은 없고 누군가 일행 외 사람이 오지도 않았다.
그렇다면 범인은 일행 중 한 사람이 분명하다.
그는 누굴까?
일본의 본격 미스터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게 이런 식의 플루트이다.
책을 읽는 사람들은 그 사람이 도대체 어떤 방법으로 밀실 혹은 이와 비슷한 상태에서 피해자를 살해할 수 있었는가 그 방법에 대한 여러 가지 기상천외한 수를 찾거나 남은 사람들의 진술에서 어떤 빈틈을 찾아 사건의 진상을 밝혀낸다. 즉 범인의 정체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트릭을 간파하는 것이다.
추리 미스터리의 역사가 워낙 오래되어서 이제 웬만한 트릭으로는 독자를 설득시키기 쉽지 않다.
그런 이유로 생각지도 못한 트릭이나 반전은 독자들을 열광하게 만들고 그런 트릭과 묘수를 생각해 낸 작가에게 환호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
이 작품 어차피 곧 죽을 텐데 는 독자들의 니즈를 살짝 비튼 방법으로 만족시키는 작품이 아닐까 싶다.
일단 한곳에 모인 사람들의 면면부터 평범하지 않다.
나이와 성별을 불문하고 시한부를 판정받은 사람들이 깊은 산속의 별장에 모인다.
각자 사회에서 가진 직업도 다양하고 병명도 다양하지만 어쨌든 그들 모두는 죽음을 목전에 두고 있는 사람들이기도 하다.
그리고 하룻밤을 자고 난 후 그들 중 한 사람이 죽은 채 발견된다.
외부의 침입 흔적도 없지만 죽은 사람에게서 특이할 만한 흔적이 없어 모두가 병에 의한 자연사로 결론짓지만 그들 중 한 사람은 이 결과에 납득하지 못한다.
그의 발언에 따라 모든 걸 다시 조사하면서 남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명 한 명의 행적에 대해 듣지만 뚜렷한 용의자는 특정 짓지 못한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들 모두는 시한부 판정을 받은...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환자들이기 때문이다.
누구 곧 죽을 사람을 굳이 살해했을까? 하는 의문은 이내 살해의 목적에 대해 궁금증을 유발한다.
그리고 이 모든 수사는 마침 우연하게도 이 모임에 특별 초대받은 탐정과 그의 조수에 의해 이뤄지지만 여느 탐정과 달리 탐문하는 과정도 그렇고 신통치가 않다.
제대로 된 탐문도 없고 사람들의 반응도 신통치 않아 지지부진한 가운데 또 다른 환자가 죽은 채 발견되면서 분위기는 급반전된다.
마치 이제까지는 몸풀기용이었고 본격적인 수사는 이제부터라는 듯이 범행이 어떤 식으로 이뤄졌는지 활발한 의견 교환이 이뤄지고 마침내 용의자를 특정한다.
당연하지만 지목받은 용의자는 의외의 인물이고 그 사람의 살해 이유 또한 생각지도 못한 것이라는 점에서 반전을 줄 뿐 아니라 연속적인 반전으로 놀라움을 준다.
처음의 가볍고 유쾌한 듯한 출발에서 중간 부분의 다소 늘어지는 부분을 감수한다면 생각지도 못한 의외의 결말에서 유쾌함을 느낄 수 있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