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나의 도시를 앨리스처럼 1~2 - 전2권
네빌 슈트 지음, 정유선 옮김 / 레인보우퍼블릭북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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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책 제목을 들었을 땐 앨리스라는 게 당연하게도 이상한 나라의 그 앨리스를 연상했고 그런 판타지 같은 느낌의 소설일 거라 예상했는데 의외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란다.

하지만 진 패짓이라는 여성이 겪은 일과 그녀가 이룬 일들은 충분히 환상적이었고 그녀의 여정을 따라가는 것이 너무나 흥미진진했다.

진 패짓이라는 영국 여성이 2차 대전이 한창인 아시아의 말레이반도에서 험한 일을 겪고 전후 호주로 넘어가 그곳에서 자신의 삶을 개척해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 소설은 초반에는 그녀가 전쟁에서 그것도 약자의 몸인 여성으로 얼마나 지독한 고초와 고난을 겪었는지를 보여주고 있는데 사실을 기초로 해서인지 그 참혹함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말레이반도에서 자란 진은 영국에서 교육을 받고 선택을 할 수 있게 된 순간 망설임 없이 그곳으로 돌아가 생활하던 즈음 예상치 못한 전쟁이 터지면서 전쟁에 휩쓸린다.

전쟁이 금방 끝날 줄 알았던 예상과 달리 일본군은 그들이 사는 곳까지 쳐들어와 남아있는 사람 모두를 포로로 잡았고 당장 쓸모가 있는 남자들은 끌고 간 후 여자들과 아이들은 포로수용소로 보내기로 한다.

하지만 어디에도 그들을 받아주는 데는 없어 이곳저곳으로 떠돌아다니며 원주민들의 호의로 살아가야 하는 동안 넉넉지 못한 음식과 고난 행군은 아이와 여성이 감당하기엔 너무 힘들어 처음의 인원이 온갖 질병과 전염병으로 반으로 줄어든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나아질 기미가 안 보일 즈음 이 나라 말을 할 수 있었던 진은 어느새 그들을 이끌고 통솔하는 입장이 된다.여자들을 격려하고 일본군과 원주민 사이에서 협상을 하는 등...

그리고 마침내 그들의 처지를 안타깝게 여기던 호주 청년 조 하먼이 자신이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그녀들을 돌봐주고 도움을 주지만 운 나쁘게도 일본군에 발각되어 모두가 보는 앞에서 손바닥에 못이 박히고 채찍으로 맞아 죽는 악몽 같은 일이 벌어진다.

그 일이 있은 후 겨우 한곳에 정착할 수 있게 된 진 일행은 그곳 사람들의 도움을 얻어 직접 논에서 농사를 짓고 일손을 거들며 전쟁이 끝날 때까지 그곳에서 머물게 되는데 당시로는 파격적인 일이라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 강한 인상을 남기게 된다.

포로의 몸으로 낯선 곳에서 서양인들이 한 번도 해보지 못한 벼농사를 지어 스스로 먹을거리를 만들어낸 여자들... 그리고 그들을 이끈 진이라는 여성의 면모가 드러나는 부분이기도 하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인내와 끈기를 가지고 스스로 살 길을 찾는 진의 이런 성격은 훗날 또 다른 낯선 땅인 호주에서도 유감없이 빛난다.

여전히 그때의 악몽 같았던 일을 기억에서 지우지 못한 채 영국으로 돌아와 속기사 일을 하며 무기력하게 보내던 진에게 변화가 찾아온 건 생각지도 못했던 외삼촌의 유산이 손에 들어오면서부터이다.

생각보다 큰 액수의 유산을 물려받게 된 진은 그 돈으로 여생을 편안하게 즐기며 보낼 수도 있었지만 다른 선택을 한다.

회사를 그만두고 말레이반도로... 자신들이 가장 힘들었을 때 도움을 줬던 곳으로 가 여자들을 위한 우물을 파는 것인데 자신이 머물던 당시 여자들이 스스로 먹고 마실 물을 뜨러 먼 길을 마다않고 다니며 고생하는 모습을 기억해 조금이라도 그런 여자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 했다.

그런 과정에서 당연히 죽은 걸로 알고 있었던 조가 살아있음을 알게 된 진은 또다시 남과 다른 선택을 하는데 그 사실을 알자마자 호주로 조를 찾아간 것이다.

이런 점을 보면 그녀가 상당히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여성이라는 걸 알 수 있다.

호주에서 조를 만나기 위한 과정도 쉽지 않았는데 그동안 그녀는 주변을 둘러보고 이곳의 문제점... 즉 젊은 여성들이 부족해 남자들이 외로움을 견뎌내지 못하고 이 내 이곳을 떠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렇다면 자신이 받을 유산의 일부분을 이용해 여자들의 일자릴 만들면 이곳의 경제도 살아나고 많은 문제점이 해결될 수 있다는 걸 파악한 진은 하나둘씩 생각했던 대로 이곳을 좀 더 살기 좋은 곳으로... 젊은 사람들이 일자릴 찾아 고향을 떠나 도시로 찾아가는 악순환을 없애고자 노력했고 이런 그녀의 노력은 성과를 내 삭막하고 사람들이 없던 죽어가는 도시를 활기찬 도시 즉 앨리스스프링스처럼 번화한 모습으로 변화시키는 데 성공한다.

전쟁에서 돌아와 무기력하고 소극적이기만 했던 진이 점차로 자신감을 얻고 스스로의 삶을 개척해가는 모습부터 낯선 땅 호주로 와 삭막하기만 했던 이곳을 사람들이 벅적거리며 활기찬 곳으로 변화시켜가는 과정이 아주 흥미진진하게 그려진 나의 도시를 앨리스처럼은 한편의 드라마같은 소설이었다.

더불어 진과 조의 설렘 가득한 로맨스까지 곁들여 시간가는 줄 모르는 즐거움을 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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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WAR 1
안철주 지음 / 봄봄스토리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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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한일 양국 간의 문제는 그 뿌리가 깊고 웬만해선 화해하기가 쉽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일본은 절대로 자신들이 저지른 일에 대한 반성도 없을 뿐 아니라 심지어는 모두가 다 아는 역사적 사실을 부정하고 왜곡하고 있다.

여기에다 여전히 남의 영토를 넘보는 파렴치함까지...

그런 일본과 우리가 대척점에 있는 것이 독도 문제다.

지금까지도 독도를 자신의 땅이라고 우기고 있는 일본... 이것은 단순히 영토 문제만이 아닌 것이 독도 주변에 많은 천연자원이 매장되어 있을 뿐 아니라 미래의 자원이라는 메탄 하이드레이트가 엄청난 양이 매장되어 있다는 것이 밝혀져 그들의 검은 속셈이 만 천하에 드러났다.

하지만 이 책 독도 WAR는 1994년 대국이라는 다른 이름으로 발간된 적이 있는 연재물로 이번에 새로운 이름으로 다시 출간되었다.

그래서 지금 현재의 상황과 다른 것이 많지만 그럼에도 언제나 호시탐탐 우리의 영토를 노리는 일본의 야욕을 담았다는 것 그리고 거기에 독도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금 읽어도 충분히 흥미로울 뿐 아니라 피를 끓게 했다.

때는 1994년 한일 공동으로 독도 앞바다에서 2년째 석유 시추작업을 하지만 처음 예측과 달리 별다른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추석을 맞이해 한국의 기술자들은 한 사람만 남겨두고 모두 휴가를 떠난 날 하필이면 그날 모두가 그렇게 기다리던 유전이 터지지만 일본은 엄청난 양의 석유를 혼자서만 독차지 하기로 결심... 유일한 한국인이자 목격자를 살해한다.                            

처음엔 기업 간의 문제였지만 일본의 우익을 비롯해 정치계에서 은밀하게 이 모든 것을 은폐 조작하기로 하지만 예상치 못하게 죽은 한국인의 시신이 떠오르고 부검을 통해 사고사가 아닌 누군가로 인한 살해 사건이며 이 사건에는 뭔가 음모가 있음을 깨닫는 한국인들

그리고 그날 한국 영해상에는 지진이 없었지만 시추선에서 지진이 있었다는 사실을 들어 그날 드디어 석유가 터졌으며 일본이 이를 조직적으로 은폐하고자 한 거라는 걸 깨닫고 발 빠르게 조치를 취하지만 일본은 더더욱 노골적인 행보를 취한다.마치 을사늑약때처럼 당당하고도 뻔뻔하게...

그리고 우리 정부는 그런 일본에 맞서기엔 여전히 힘이 부족하다.

이 모든 과정을 흥미로우면서도 치밀한 시나리오를 앞세우고 있는데 일본의 정치적 성향이나 우익들의 사상 그리고 그들의 야욕에 대해 많은 조사를 거친듯하다.

그래서인지 내용이 충실할 뿐 아니라 국제정세 즉 실제로 이렇게 일본과 우리나라가 전면전을 펼칠 경우 우리 편을 들어 줄 국가가 과연 얼마나 될지에 대한 깊은 통찰은 뼈아프게 다가왔다.

우리가 목 터지게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외친들 그들에게는 그저 남의 나라 일일뿐이라는걸...

각국이 정치적 이념에 따라 움직이던 시기는 이미 지나 돈과 자국의 이해타산으로 움직이는 그들의 논리를 누구보다 약삭빠르게 캐치하고 있는 일본은 UN 상임이사국들과 접촉을 해 그들이 원하는 바를 손에 쥐여주고서 상상만해도 피를 토하게 하는 일...즉 독도를 자신의 영토로 귀속시켜 이 모든 논란에서 우위를 차지한다.

발 빠른 그들의 대체에 정부와 권력자들은 무기력하기만 할 뿐...

읽으면서 어찌나 분통이 터지고 화가 나던지...

하지만 1994년만 해도 우리나라 경제나 국가 위상이 지금과 달리 일본에 많이 뒤처져있었을 뿐 아니라 군사력이나 기술마저 뒤떨어져있었다는 걸 잊으면 안 된다.

속수무책인 정부와 달리 민간과 우리의 주인공을 주축으로 젊은 군인들 그리고 꿈같은 희망사항인 북한군과의 연합작전으로 뒤집기를 시도하는데 그 과정이 앞에서의 답답했던 감정을 속 시원하게 해소해 준다.

임진왜란 당시 12척의 배로 수백의 일본 배를 격침하고 승리로 이끈 이순신의 후애답게 모두가 모른척하는 백척 간두에서 단숨에 모든 것을 뒤집어 승리를 잡아채는 과정이 뿌듯하게 그려진 독도 WAR                               

북한과 통일은 아니지만 교류를 하고 당연한 듯 서로 왕래하고 우방이라 믿었던 나라들마저 외면하는 상황에서도 우리보다 경제적으로도 군사적으로도 앞선 일본과 전면전을... 그것도 정부 주도가 아닌 국민들의 힘으로 전세를 뒤집어 우리 땅을 지키고 우리의 권리를 지키는 모습은 확실히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부분이다.

현재 또다시 일본의 억지 주장으로 양국 간 냉전 중이지만 우리가 조금만 느슨하거나 틈이 보이면 언제든지 그들은 또다시 야욕을 앞세울 수 있다는 걸 절대로 잊으면 안 될 것이라는 걸 만화를 통해 새삼 일깨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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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 여자, 다른 사람들
버나딘 에바리스토 지음, 하윤숙 옮김 / 비채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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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이 직장에서 일을 하고 정치적 발언도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된 것이 불과 수십 년 전이라는 사실을 생각하면

현재를 살아가는 여자들이 옛날 우리의 할머니나 우리 엄마들 세대에 비해 혜택을 받는 것은 분명하지만 들여다보면 아직까지 뿌리 깊은 남존여비 사상이나 남성 중심주의가 많이 남아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도 모르는 새 어릴 적부터 여자다움을 강요당하고 또 그런 걸 당연하다 교육받으면서 자신도 모르는 새 세뇌당해왔음을 이제는 알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책에는 열두 명의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그들의 이야기는 바로 우리 할머니와 우리 엄마 그리고 우리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비록 그들과 다른 언어를 사용하고 다른 곳에서 살아가지만 여자들이 겪는 온갖 부조리함과 불합리함 그리고 억압의 역사는 우리와 다르지 않은 걸 보면서 동질감을 느끼게 했다.

책 속에 등장하는 여자들은 대부분의 여자들보다 휠씬 더 힘든 환경에서 살아왔는데 현재 영국 런던을 배경으로 살아가고 있지만 그 뿌리를 들여다보면 먼 조상이나 혹은 부모 세대가 아프리카나 아시아와 연관된 유색인종이기도 한데 백인 중심의 사회에서 그네들이 뿌리를 내리기가 얼마나 고되고 힘들었을지는 굳이 세세하게 설명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여기에다 여성이고 성 적 소수자이기도 하다면 그 고단함이 말해 뭐 할까

시작을 12명의 여성 중 앰마로 시작한 것은 그래서 더 의미 있게 다가온다.

뛰어난 연극 연출가이자 극작가인 그녀가 걸어온 길은 일단 평범하지 않다.

그녀 자체부터 보통의 사람들과 다른 성 소수자이기도 하지만 예전의 남편들이 그러하듯 억압적이고 폭력적인 남편 밑에서 굴종하듯 살아가는 엄마의 모습을 보고 자라 스스로를 구속하는 걸 못 견뎌하고 그런 의미에서 자신과 비슷한 처지이며 자신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게이 친구와의 결합을 통해 사랑하는 딸 야즈를 출산하고 양육한다.

더더욱 힘든 환경을 이겨낸 캐럴... 수학과를 나온 엄마를 둔 덕분인지 남보다 뛰어난 수학적 재능을 타고났지만 단 하루의 일탈이 불러온 불행은 그녀를 나락으로 떨어지게 한다.

여자들의 불행은 그녀의 잘못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모든 비난을 들어야 할 뿐 아니라 여차하면 그녀의 인생 전체를 바꿔 버릴 수 있는 파괴력을 가지고 있지만 다행히도 캐럴은 그녀 스스로 일어서 자신의 길을 개척해 나간다.

캐럴이 자신의 길을 갈 수 있게 도움을 준 사람은 셜리

그녀 역시 집안의 남자형제들 때문에 늘 순위에서 밀리고 제대로 된 처우를 받지 못했지만 뛰어난 머리와 노력으로 집안에서 혼자서만 대학을 나와 교사 자격증을 취득하는 데 성공... 자신과 같은 처지 즉 약간의 기회만 주어지면 스스로 가난과 불행에서 벗어날 수 있는 아이들을 위한 교육에 힘쓰지만 쉽게 현실에 안주하고 노력조차 하지 않으려는 아이들에게 점점 지쳐 모든 희망을 버릴 때 캐럴을 만나게 된다.

캐럴에게 셜리의 도움이 절대적이었듯이 셜리에게도 캐럴은 신입 교사일 때의 의지를 다시금 되새기는 계기가 되지만 셜리의 생각과 달리 캐럴은 기회를 잡아 원하는 바를 이뤘음에도 불구하고 캐럴에 대한 고마움은 없다.

오히려 노력은 자신이 하고 셜리가 그 대가를 얻었다 생각한다.

이렇듯 오랜 세월 힘든 세월을 거치고 그런 할머니와 엄마의 노력과 희생으로 현재의 자신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저 자신이 처한 현실이나 자신이 보면서 자랐던 과거를 통해 자신처럼 하지 못하고 목소리를 내지 못한 채 남자들에게 종속된 삶을 살아왔단 이유로 할머니를 엄마를 연민하면서도 경멸하는 마음을 숨기지 못한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그 말... 나는 엄마처럼 살지 않겠다의 영국식 버전이랄지

이렇듯 누구보다 불리한 환경에서 버텨내고 자식을 양육하고 마침내 여자들의 권리의 일부분을 쟁취해냈지만 이번에는 여자들 간 세대 불화가 기다리고 있다.

서로를 연민하고 애정 하면서도 이해할 수 없었던 여자들의 이야기가 세대를 넘나들며 서로의 삶에 얽히고 관계를 맺어가며 역사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지루하지 않고 흥미롭게 그려내고 있는 소녀, 여자, 다른 사람들

왜 많은 찬사를 받고 호평이 이어졌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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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낙 형사 카낙 시리즈 1
모 말로 지음, 이수진 옮김 / 도도(도서출판)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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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에 둘러싸인 곳 그린란드에서 잔인한 살인사건이 벌어지고 이곳으로 코펜하겐의 강력반 형사 코낙이 사건 수사를 위해 온다.

당연하게도 이곳 경찰에서는 그의 등장을 반기지 않을 뿐 아니라 자신들을 지배하는 덴마크인에 대한 극렬한 반감마저 드러내고 그의 수사를 방해하는 기미마저 보인다.

심지어 그들은 경찰이라면 너무나 당연한 일 즉 사건 현장을 보존하는 것조차 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청소마저 끝낸 상태였고 카낙의 눈에 보인 죽은 피해자들의 모습은 사람의 짓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잔인하고 흉포하게 피해를 입어 현지 경찰의 주장처럼 북극곰에게 당했다는 주장이 얼핏 일리 있게 들릴 정도였다.

누가 봐도 말이 안 되는 주장을 하는 이유는 죽은 피해자들이 모두 이곳 현지 사람이 아닐뿐 더러 자신들의 자원 즉 석유를 훔치러 온 외부인이라는 반감이 한몫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얼어붙은 땅 아래 엄청난 양의 석유가 매장되어 있고 그 석유의 개발을 둘러싼 외국계 기업들의 치열한 수 싸움에 자신들의 권력을 위해 기업들과 손을 잡은 정치인까지...

모든 것은 치밀하게 계획된 계획 살인이었고 어디에서나 마찬가지지만 가장 힘없고 약한 존재인 낯선 땅에 돈을 벌러 온 근로자들이 희생당한 사건이었다.

범행 수법이 마치 북극곰이 사냥하는 형태를 닮아있다는 것만 제외하고 보면 사건은 단순할 수 있다.

이런 살인으로 인해 누가 가장 득을 보는가?

라이벌 기업들 간의 팽팽한 접전과 석유 시추권을 둘러싼 인과관계 등 특정 용의자들을 좁혀가는 와중에 그에게 다른 곳의 살인사건을 수사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

이곳보다 휠씬 멀리 떨어진 그린란드 북부 그중에서도 카낙에서 이와 유사한 살인사건이 두 건이나 발생했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대지만 사실은 그로 인해 자신의 위치가 흔들린다 생각한 경찰서장이 연줄을 된 때문...

이렇게 해서 마침내 카낙은 운명처럼 자신의 이름과 같은 곳인 카낙으로 가게 된다.

사실 그는 유명한 작가인 아버지와 유명한 경찰이었던 어머니를 두고 있지만 3살 때 입양이 된 케이스이고 그의 이름은 그가 발견된 곳인 카낙을 본뜬 것이었다.

운명처럼 자신이 태어났던 곳으로 돌아온 카낙을 맞이 한 건 이곳에서 오랫동안 터를 잡고 살아온 이누이트들의 거센 반발과 저항 여기에다 자신도 몰랐던 자신과 부모님에게 벌어졌던 사건과 현재 일어나고 있는 살인사건과의 유사성이었다.

그렇다면 수십 년 전 카낙의 가족에게 벌어진 비극이 사건이 아니라 살인사건이었던 걸까?

차디찬 얼음 속에 저장된 석유를 둘러싼 치열한 이권다툼과 덴마크에서 독립하고자 하는 이누이트 현지인들의 열망, 외부인에 대한 거부감이 용광로처럼 끓어올라 언제 터질지 모르는 상태가 된 이곳에 이누이트족이면서도 외부인의 피가 섞여 있고 외부에서 자란 카낙은 가장 완벽한 상대가 아닐지...

특이한 이력, 범죄 사건의 피해자이면서 이제는 범죄 사건을 수사하는 입장이 된 형사라는 독특한 위치에 있다는 설정부터 흥미로운 형사 카낙 시리즈... 시리즈의 다른 편도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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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소녀 화불기 1~2 - 전2권
좡좡 지음, 문현선 옮김 / 북로드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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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소설 그중에서도 판타지 로맨스 부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소재가 타임슬립이나 주인공이 기억을 가진 채 환생에 새로운 삶을 살아간다는 이야기이다.

중국에서 출간되자 마자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당당히 베스트셀러 작품으로 오른 소녀 화불기 역시 회생물이긴 한데 대부분의 작품들이 주인공 혼자서만 타임 슬립해서 이미 지나온 과거를 선점하는 효과 때문에 온갖 혜택을 누릴 수 있었던 것에 비하면 소녀 화불기에서는 그녀 혼자만 타임 슬립한 것이 아니고 그녀를 둘러싼 4명의 남자 중 한 사람 역시 같은 기억을 가진 채 타임 슬립해서 같은 하늘 아래 살아간다는 설정에다 전생을 기억하는 것이 그녀의 이번 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사방에서 그녀의 목숨을 노리는 사람이 나타나고 전생과 마찬가지 처지 즉 누군가의 도움을 얻어야만 살아갈 수 있는 거지 처지가 화불기가 처한 상황 즉, 환생한 이유가 없을 정도로 이번 생도 지난 생과 마찬가지로 고달프기 짝이 없다.

단지 전생과 달리 이번 생에서는 여기저기에서 그녀를 마음에 둔 남자가 자그마치 4명이나 나타난다는 점... 그것도 속된 말로 치면 그녀보다 조건이며 외모가 휠씬 뛰어난 남자들이 그녀에게 목을 맨다는 점이 조금 다를 뿐이고 이번 생에서도 그녀의 삶은 피곤하기만 하다.

자신이 죽던 순간의 기억을 가진 채 눈을 떠보니 여전히 부모는 없고 자신을 보듬어 주고 배고프지 않도록 돌봐주는 사람은 9대째 걸인 집안의 화구 아저씨...하지만 이전 삶과 달리 화불기는 행복했었다.

그런 행복도 잠시... 아저씨마저 떠나고 홀로 남은 화불기는 자신도 모르는 새 현 황제의 동복형제이자 칠왕야의 숨겨진 딸의 신분이 되어 막씨가문으로 들어가지만 그곳에서 그녀를 반기는 사람은 없다.

그저 기다리는 건 그녀를 죽도록 미워하는 전대 막씨 부인과 전생에 악연으로 얽혔다 자신과 마찬가지로 타임 슬립한 막약비 뿐 게다가 막역비는 그녀를 이용해 칠왕야로부터 엄창난 경제적 이득을 얻고자 그녀의 환심을 얻으려하지만 그녀는 타임 슬립한 자신의 정체가 탄로날 까 그가 그저 두렵기만 하다.

화불기에게 마음을 둔 네 명의 남자 중 첫 번째 남자인 막약비는 타고난 외모와 머리에다 집안까지 좋아 거칠 것 없는 인생을 살아가지만 자신에게 절대적인 사랑을 주는 모친의 인정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가 많은 남자로 언제나 사랑보다는 다른 것이 더 중요한 타입... 사랑을 가슴이 아닌 머리로 해서 화불기에 대한 마음은 남다르지만 결정적인 순간 그녀를 지키기보다 집안의 명예와 어머니를 택한다.

이와는 정반대되는 남자는 운랑...그 역시 화불기와 악연으로 얽히지만 그녀를 마음에 담은 순간부터는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지 않고 오로지 그녀만 바라보는 순정남 타입이다.

자신의 마음을 받아주지 않아도 그녀를 향한 마음은 꺼질 줄 모르고 그녀를 찾아 몇 년의 세월을 보내는 직진남이지만 언제나 그렇듯 사랑은 타이밍...운랑보다 먼저 화불기의 마음을 흔든 남자로 인해 안타깝지만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한다.

어린 화불기로 하여금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애타고 가슴 아프게 한 남자 세자 강호

그는 그녀를 애타게 찾아다니던 칠왕야의 아들이기에 더더욱 이 두 사람의 사랑은 이루어질 수 없지만 위기의 순간마다 절대로 굴하지 않고 헤쳐나가는 화불기를 마음에 담은 순간부터 그에게는 오로지 그녀 한 사람뿐이었다.

화불기의 마지막 남자는 그녀도 몰랐던 정혼자의 신분인의 후손이자 지독한 냉혈한인 동방석

그는 엄청난 부잣집 도련님으로 태어나 단 한 번도 누군가에게 져보거나 무릎을 꿇어본 적이 없어 하늘 아래 두려운 것이 없는 오만불손한 남자로 자라지만 자신의 것이라 여겼던 화불기의 마음속에 이미 다른 남자가 있다는 걸 알고 그를 처리하기 위해 냉혹한 술수를 부리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화불기에 대한 마음이 자신의 것을 빼앗기는 것에 대한 분노라고 생각하는... 모든 것이 완벽하지만 애정과 소유욕의 차이조차 모르는 마음이 어딘지 비뚤어진 피폐물의 주인공 같은 타입이다.

급작스러운 신분 상승으로 떠받들어진 것도 잠시 자신을 이용해 시장의 이권을 차지할 생각만 가득한 사람들에게 이용당하다 끝내는 누군가로부터 목숨을 위협받아 죽은 것처럼 위장해 숨어지내는 신세가 되고 자신이 마음 깊이 담은 남자와는 이루어질 수 없는 관계일 뿐 아니라 냉혹하기만 하고 자신을 돌려받을 빚으로 여기는 남자와의 혼례를 깨기 위해 피 튀기는 싸움을 준비해야 하는 등 어린 화불기의 삶은 전생과 마찬가지로 고단하기만 하다.

여기에 자신도 몰랐던 어미의 존재가 얽혀 만들어낸 악연은 화불기의 삶을 더욱 힘들게 하지만 주변 사람들로부터 아낌없는 애정과 관심을 받으면서 전생에서는 한번도 주어지지않았던 기회 즉,자신감과 자존감을 갖고 스스로의 삶을 결정하고 자신의 인생을 살아갈 기회를 얻는다.

과거의 인연이 얽히고설켜 만든 악업에다 자신의 원하는 바를 취하고자 치열하게 수 싸움을 벌이는 과정이 지극히 중국 소설 다운 소녀 화불기는 배경만 과거일 뿐 요즘의 막장드라마적인 요소가 가득하다.

출생의 비밀, 질투에 눈 먼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광기와 소유욕, 얽히고 설킨 애정관계 그리고 마지막 한 방인 이루어 질 수 없는 관계...

원래가 남의 이야기라면 막장일 수록 더 흥미롭고 재미있듯이 왜 이 책이 수많은 중국 독자를 사로잡았는지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단지 너무 많은 인물들과의 관계나 인연에 열중하다 마지막에 조금 급하게 마무리한듯한 느낌은 조금 아시게 느껴질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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