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재판의 변호인
기미노 아라타 지음, 김은모 옮김 / 톰캣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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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시대의 암울한 환경을 얘기할 때 빠지지 않는 게 마녀재판이다.

당시 사람들이 생각할 때 자신들과 조금이라도 다른 점이 있다면... 게다가 그 사람이 여자라면 상당수의 사람이 마녀로 몰려 제대로 된 재판을 받지 않고 화형 되거나 처형되었다.

처음에는 종교적인 이유가 많았지만 뒤로 갈수록 더 왜곡되어 그 사람이 가진 권력이나 재산을 뺏기 위한 수단으로도 이용되는 걸로 악명 높았다.

그런 이유로 책 제목을 보고 이 책을 일본 작가가 썼을 거라는 걸 짐작할 수 없었다.

일본 사람이 쓴 마녀재판이라니... 발상도 기발하고 과연 16세기 유럽에서 벌어지던 이야기를 동양인의 시선으로 표현하면 어떤 느낌일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책을 읽다 보면 작가가 이야기를 풀어가는 데 있어 많은 조사를 거쳐 공들여 쓴 작품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전직 법학교수 로젠이 어린 소녀 리리와 우연히 들른 마을에서 마녀재판이 열리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마을 사람들이 마녀라고 주장하는 여자 앤에게는 마을 사람 세 명을 살해했다는 의혹이 있었고 심지어 그녀의 엄마 역시 마녀재판으로 화형 당한 이력이 있어 모든 점에서 그녀의 무죄를 증명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로젠은 이 불가능한 일을 하기로 결정하고 사람들로부터 증언을 듣지만 종교적 신념과 온갖 미신을 믿고 있는 이 마을에서 그를 도와줄 사람은 전무한 상태다.

사건 현장을 둘러보고 사건 당시 앤의 알리바이를 보면 그 시간에 앤이 범행을 저지르는 건 불가능한 일임이 분명하지만 맹목적으로 마법과 미신을 믿는 마을 사람들의 의견을 돌이키기엔 부족하다.

그렇다면 로젠은 어떻게 사건의 진상을 명명백백하게 밝혀내 앤의 무죄를 증명할 수 있을까?

절대다수가 편견에 사로잡혀 있는 재판에서 과학적인 증거를 앞세워 철저하게 논리적으로 진실을 쌓아서 마침내 그들 스스로 로 하여금 앤이 마녀가 아님을 깨닫게 하는... 그야말로 불가능에 가까운 일을 해냈다.

읽으면서 시대적 배경이 중세 유럽일 뿐 법정 스릴러에서 마지막 결정적인 단서로 불리한 재판을 뒤집었을 때 느끼는 것과 비슷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했다.

작가는 주인공인 로젠 역시 부당하게 마녀라는 누명을 쓰고 죽은 연인이 있고 자신이 그녀를 구하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어둠을 가진 인물로 설정을 해서 그가 왜 그토록 많은 마녀재판에 관여할 수밖에 없었는지... 앤을 구하기 위해 그토록 위험을 무릅쓰는지에 대한 사정을 보여준다.

마녀재판에서 빛나는 활약으로 자신이 무죄라고 믿었던 앤을 구해주는 걸로는 살짝 아쉬운 마음을 마지막 휘몰아치는 듯한 결말에서 단박에 전체적인 분위기를 바꿔버리는...

일본 소설답게 가독성도 좋았고 소재도 신선했으며 마지막에 묵직한 한 방까지!!!

본격물을 좋아하거나 특수 설정을 좋아하는 독자 모두가 만족할 만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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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뢰성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김선영 옮김 / 리드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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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히고 있던 책 또 한 권 클리어~

일본 역사물을 읽으면 항상 느끼는 게 지명이나 이름이 헷갈리는 건 물론이고 계급 체계나 마을의 단위 혹은 풍습이 익숙하지 못해 술술 읽는 게 쉽지 않다.

그래서 좀처럼 가속이 붙지 않는다.

물론 그 부분만 넘어서면 대부분의 책은 일본 소설 특유의 가독성을 보여주지만...

이 책 흑뢰성 역시 초반부에 좀처럼 집중해서 읽기가 녹록지 않았다.

일단 일본의 지명이 익숙지 않고 실제 역사적 인물과 사건이 등장하는 이유로 그 배경에 대해 모르면 책 읽는 재미가 반감되기도 하고 무엇보다 하나의 이름을 몇 가지 다르게 부르는 것도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 중 하나였다.

우리나라의 복잡했던 역사만큼 복잡한 시기인 일본 전국시대 1578년 겨울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흑뢰성은

전국의 패권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오다 노부나가의 휘하에 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반역을 한 아라키 무라시게가 자신의 성인 아리오카성에서 한때 자신의 주군이었던 오다 부대와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때를 미리 예상하고 성곽을 튼튼히 수리하고 곳간에 곡식과 무기를 채워 만반의 채비를 갖추고 있지만 기다리던 원군은 오지 않고 오다의 부대 역시 성안에 진을 치고 마냥 기다리기만 할 뿐이다.

차라리 목숨을 걸고 전투를 했더라면 이 성의 운명은 달라졌을까?

무작정 오지 않는 원군을 기다리기만 하던 성 안의 사람들은 이내 기강이 해이해졌고 이런 때 기다렸다는 듯이 기이한 사건이 연속으로 벌어진다.

인질로 잡혀있던 무사가 눈앞에서 기이한 죽임을 당하는가 하면 작은 전투를 승리로 이끌고 장수의 머리를 가져왔지만 누구의 성과인지 알 수 없어 오히려 내부 분열을 일으키고 무라시게가 아무도 모르게 화친을 도모하기 위해 밀서를 부탁했던 사람은 성안에서 보란 듯이 살해당한다.

누구보다 권력에의 욕구가 강하고 책략에 뛰어난 무사지만 스스로 이 문제를 풀 수 없다는 판단에 무라시게는 아무도 모르게 지하 감옥 깊숙이 가둬두었던 오다의 사자였던 구로다 간베에에게 도움을 청해 이 수수께끼들을 하나둘씩 풀어나간다는 게 대략적인 스토리이다.

사건을 풀어가는 과정만으로도 충분히 재밌었지만 흑뢰성은 단순히 기이한 사건을 해결하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사건을 풀어나가는 동안 성안의 군사와 민심이 미묘하게 변화되어 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처음 일사불란하게 주군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던 군대가 원군이 오지 않음이 확실해지는 순간이 될 즈음에는 서로 편이 갈라져 반목하고 명령을 불복하는 가 하면 기강이 해이해져가는 모습을 특별한 사건이 없이 그들의 행동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무라시게 역시 예리하게 그런 변화를 깨닫지만 바깥의 적군인 오다군을 막기 위해 철저하게 쌓았던 성이 이제는 그를 어디로도 도망칠 수 없는 덫이 되고 말았다.

그리고 마지막에 가서 이 모든 게 결국 하나의 결말로 연결되어 있음이 드러나는 순간 책의 분위기는 확 달라진다.

처음부터 무라시게의 심리묘사에 공을 들여 그가 어떤 심경으로 역모를 꾀했고 이 전투를 어떻게 끌고 가고자 했는지를 섬세하게 묘사해 책을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가 느끼는 부담감과 모든 걸 혼자 해결해야하는 우두머리의 고독을 동조하게 만들었지만 마지막 반전으로 정신이 번쩍 들게 했다.

실존 인물과 사실을 기반으로 가상의 인물을 내세워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친 결과가 바로 이 책이 아닐까?

추리소설로도 재밌었지만 역사소설로도 흥미진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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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 만 년을 사랑하다
요시다 슈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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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일본 미스터리 작품이 작가층도 두텁고 독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는다지만 들여다보면 몇몇 작가에 집중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대표적으로 히가시노 게이고나 미야베 미유키,미쓰다 신조, 나치야마 시치리 나 오승호 같은 작가들이 있다.

뭐 이외에도 수많은 작가들이 있지만 어쨌든 인기 있는 일본 작가 중 한 사람인 요시다 슈이치가 신간을 출간했다.

때마침 일본에서 그의 작품을 우리나라 감독이 영화화한 작품 국보가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다니... 새 책의 출간 타이밍으론 그야말로 나이스~

폭풍우가 몰아치는 밤 어디에도 갈 수 없는 작은 섬에서 한 남자가 그야말로 완전하게 자취를 감췄다.

그는 전후 빈 몸에서 시작해 엄청난 성공으로 부를 쌓은 인물이기도 하다.

때마침 그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이 섬에 모인 사람은 그의 가족과 그가 초청한 전직 형사 그리고 손주가 의뢰한 일로 이곳에 온 탐정뿐... 이곳에 상주하며 섬과 남자를 돌보는 소수를 제외하고 그야말로 단출하기 그지없는 생일잔치였다.

여기서 가장 의외의 인물은 전직 형사라는 사람이 아닐까 싶다.

탐정은 남자의 손자가 그에게 사라진 보석 즉 만 년을 사랑하다라는 특이한 이름을 가진 보석을 찾아달라며 의뢰하는 이야기 도입부 부분에서 그의 존재 의미를 알려주고 있다면 전직 형사는 왜 이곳에 온 걸까 하는 의문이 들기 마련인데 알고 보니 45년 전 한 주부가 장을 보러 가다 깜쪽같이 사라져 버린 일이 있었고 그 사건에 남자가 한때 용의선상에 오른 일이 있었다는 걸 알 수 있다.

그야말로 사건 담당 형사랑 용의자의 관계였다가 서로 친목을 다지는 관계로 발전한 상태

남자는 생일 다음날 사람들에게 의미를 알기 쉽지 않은 유언장을 남기고 홀연히 사라지고 남은 사람들은 그가 남긴 흔적을 쫓아가며 수수께끼를 풀어나간다.

과연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수수께끼에는 어떤 진실이 숨겨져있을까?

보통의 미스터리 작품이라면 여기에서 엄청난 유산을 둘러싼 상속자들 간의 눈에 보이지 않는 다툼이나 비밀 혹은 치정관계 같은 게 드러나고 사라진 남자는 시신으로 발견되거나 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이야기는 범인이 누군가에 모든 초점이 맞춰지고...

이 책에서는 일단 남자가 사라진 게 누군가에 의한 게 아닌 자발적 실종임이 드러나는 것부터 일반적인 미스터리 소설과 다른 점이다.

그렇다면 결과 역시 유산을 노린 범죄라거나 그런 다소 평범한 게 아닌 게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

게다가 가족들 포함 섬에서 일하는 고용인들조차 남자가 있을 곳으로 짐작되는 곳으로 목숨을 걸고 찾아 나서는 모습으로 그 남자가 살아온 인생이 어떤 모습이었는지를 알 수 있다.

그리고 마침내 드러난 진실은...

이건 미스터리 소설이라기 보다 가슴 아픈 로맨스로 보는 게 더 적당하지 않을까 싶다.

읽으면서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게 꼭 반드시 함께 해야만 하는 건 아니라는 걸 새삼 깨닫게 해준다.

비록 그 방법이 세상에 통용되지 못할지라도...

전후 누구에게도 도움을 받지도 보호를 받지도 못했던 전쟁고아들의 이야기이자 한 남자의 순애보 같은 사랑 이야기를 인간적이면서도 따뜻하게 풀어낸 작품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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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괴이 너는 괴물
시라이 도모유키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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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본격 미스터리로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하는 작가 중 한 사람이 바로 시라이 도모유키다.

소재의 다양함은 물론이고 어디로 뻗어나갈지 모르는 상상력이 더해져 참으로 매력적인 작품들을 선보여왔다.

여기에다 본격 미스터리답게 논리적인 설명과 완벽한 트릭으로 사건을 해결하기까지...

나처럼 본격물을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사람도 설득되게 하는 작가가 아닐까 싶다.

이번에 작가는 모처럼 장편이 아닌 연작 소설집을 내놨다.

이 책에는 5편의 단편이 실려있는 데 각각의 매력이 빛나는 작품이었다.

탐정을 꿈꾸는 소년이 자신의 주변에서 일어난 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최초의 사건은 사실 하나의 이야기로 끌고 가는 게 아니라 전혀 다른 엉뚱한 이야기로 가지를 뻗쳐나가 도대체 이게 사건과 무슨 상관이 있는 싶게 만들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 모든 게 결국 필연적이었음을 깨닫게 하는 데... 솔직히 이건 다소 억지스러운 설정이 아닌가 싶은 부분도 있지만 소재의 확장이라고 생각하면 또 나름대로 설득이 되는 부분이었다.

외계의 침공으로 인류의 전멸이라는 절체절명으로 몰린 사람들을 구원하기 위해 방책으로 내놓은 게 결국 사람 그중에서도 악독한 범죄를 저질른 범죄자라는 설정을 가져온 큰 손의 악마

이 에피소드에서 인류는 외계인에게는 그저 하나의 샘플에 불과했고 그들의 기준에 못 미치면 눈앞에서 모든 사람을 전멸시킨다는 다소 무서울 수 있는 소재지만 그런 외계인에 맞서서 싸우는 사람이 정치인도 과학자도 아닌 그저 평범한 늙은 범죄자로 설정해놓은 건 이 제목과 가장 어울리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또 다른 에피소드인 모틸리언의 손목은 돈이 되는 화석을 찾아 오랫동안 금지된 장소인 섬으로 몰래 숨어 들어온 사람들이 땅을 파다 찾아낸 손목 하나를 둘러싸고 치열한 논쟁과 토론을 펼쳐 보이지만 그 손목 하나에 숨은 뜻 즉 복수와 깊은 악의가 드러나면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나나코 안에서 죽은 남자는 쫓기던 신세인 남자가 마지막 소원으로 여자를 품고 싶어 찾은 유곽에서 돌연사하게 되고 유령이 되어 나타나 자신의 죽음의 진상을 밝혀달라 청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데 다섯 편의 에피소드 중 가장 평범한 전개인 듯하지만 마지막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 반전이 평범한 이야기를 매력적으로 바꿔버렸다.

마지막으로 천사와 괴물은 오래전 유행했던 프릭 쇼를 하면서 떠돌아다니는 유랑 집단의 이야기를 다뤘는데 그들을 둘러싼 불행의 기운이 예언의 결과인 건지 아니면 누군가의 조작의 결과인지를 둘러싸고 벌이는 논리의 경쟁이 흥미진진했다.

작가의 전작들에서도 보여줬듯이 하나의 사건을 두고 여러 갈래의 생각지도 못한 추리의 전개와 그 후 몇 번의 반전으로 결과를 뒤집어 놓는 건 비슷하지만 이번 작품은 단편이라는 점도 그렇고 이야기 자체도 장편보다 읽기에 부담스럽지 않을 뿐 아니라 몰입감도 좋았다.

하나의 작품 속에서 참으로 다양한 소재를 접할 수 있었다는 점도 이 책의 매력이지만 무엇보다 다른 작품보다 진입의 장벽이 낮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

장편은 장편대로의 매력이 있지만 작가의 작품을 처음 접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먼저 읽기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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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곧 죽을 텐데
고사카 마구로 지음, 송태욱 옮김 / 알파미디어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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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목적이 있는 사람들이 모여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하룻밤을 지낸다.

그리고 다음 날 일행 중 한 사람이 죽은 채 발견된다.

외부 침입의 흔적은 없고 누군가 일행 외 사람이 오지도 않았다.

그렇다면 범인은 일행 중 한 사람이 분명하다.

그는 누굴까?

일본의 본격 미스터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게 이런 식의 플루트이다.

책을 읽는 사람들은 그 사람이 도대체 어떤 방법으로 밀실 혹은 이와 비슷한 상태에서 피해자를 살해할 수 있었는가 그 방법에 대한 여러 가지 기상천외한 수를 찾거나 남은 사람들의 진술에서 어떤 빈틈을 찾아 사건의 진상을 밝혀낸다. 즉 범인의 정체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트릭을 간파하는 것이다.

추리 미스터리의 역사가 워낙 오래되어서 이제 웬만한 트릭으로는 독자를 설득시키기 쉽지 않다.

그런 이유로 생각지도 못한 트릭이나 반전은 독자들을 열광하게 만들고 그런 트릭과 묘수를 생각해 낸 작가에게 환호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

이 작품 어차피 곧 죽을 텐데 는 독자들의 니즈를 살짝 비튼 방법으로 만족시키는 작품이 아닐까 싶다.

일단 한곳에 모인 사람들의 면면부터 평범하지 않다.

나이와 성별을 불문하고 시한부를 판정받은 사람들이 깊은 산속의 별장에 모인다.

각자 사회에서 가진 직업도 다양하고 병명도 다양하지만 어쨌든 그들 모두는 죽음을 목전에 두고 있는 사람들이기도 하다.

그리고 하룻밤을 자고 난 후 그들 중 한 사람이 죽은 채 발견된다.

외부의 침입 흔적도 없지만 죽은 사람에게서 특이할 만한 흔적이 없어 모두가 병에 의한 자연사로 결론짓지만 그들 중 한 사람은 이 결과에 납득하지 못한다.

그의 발언에 따라 모든 걸 다시 조사하면서 남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명 한 명의 행적에 대해 듣지만 뚜렷한 용의자는 특정 짓지 못한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들 모두는 시한부 판정을 받은...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환자들이기 때문이다.

누구 곧 죽을 사람을 굳이 살해했을까? 하는 의문은 이내 살해의 목적에 대해 궁금증을 유발한다.

그리고 이 모든 수사는 마침 우연하게도 이 모임에 특별 초대받은 탐정과 그의 조수에 의해 이뤄지지만 여느 탐정과 달리 탐문하는 과정도 그렇고 신통치가 않다.

제대로 된 탐문도 없고 사람들의 반응도 신통치 않아 지지부진한 가운데 또 다른 환자가 죽은 채 발견되면서 분위기는 급반전된다.

마치 이제까지는 몸풀기용이었고 본격적인 수사는 이제부터라는 듯이 범행이 어떤 식으로 이뤄졌는지 활발한 의견 교환이 이뤄지고 마침내 용의자를 특정한다.

당연하지만 지목받은 용의자는 의외의 인물이고 그 사람의 살해 이유 또한 생각지도 못한 것이라는 점에서 반전을 줄 뿐 아니라 연속적인 반전으로 놀라움을 준다.

처음의 가볍고 유쾌한 듯한 출발에서 중간 부분의 다소 늘어지는 부분을 감수한다면 생각지도 못한 의외의 결말에서 유쾌함을 느낄 수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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