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원의 삽목
마쓰시타 류노스케 지음, 마미영 옮김 / 반타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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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년 전의 유골에서 실종된 여동생의 DNA가 나왔다.

처음부터 이 문구에 매혹돼서 너무 읽고 싶었다.

과학적 명제로 보면 말이 안 되는 소리지만 소설의 소재로는 제대로 된 서사와 보통의 사람들이 납득할 수준의 개연성만 있다면 참으로 매력적인 소재라고 할 수 있겠다.

그래서 작가는 도대체 이 매력적이지만 위험한 소재로 어떤 이야기를 펼칠지 궁금하기도 하고 어떤 결말을 가져올지에 대해 호기심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자칫 잘못하면 흥미로운 소재로 지지부진하거나 진부한 이야기로 흐를 수 있는 위험이 있었지만 그런 면에서 본다면 작가가 신인이었다는 게 엄청난 장점으로 작용한 게 아닐까 싶다.

일본에서 드라마화되어 많은 화제를 모았다는 걸 보면 소재의 파격성이나 신선함이 성공 요인임에 분명하다.

인도 히말라야에 있는 루프쿤드 호수는 실제 존재하는 호수이자 호수에서 발견된 800이 넘는 유골로 유명한 곳이었다.

발견된 유골의 측정 연도도 서로 다르다는 점 또한 미스터리하다.

그리고 소설은 그곳에서 하나의 유골을 발견하면서 시작된다.

유전 인류학을 공부하는 하루카에게 200년 전 백골의 DNA를 분석하는 일이 주어지고 놀랍게도 그 유골의 DNA는 수년 전 실종된 여동생의 것과 일치한다.

누가 봐도 말도 안 되는 상황이지만 그에게 DNA 분석을 맡겼던 교수가 잔혹하게 살해당하고 그 유골마저 사라지면서 그 의문점은 스스로 찾을 수밖에 없다.

사라진 유골의 행방을 찾는 과정에서 생각지도 못한 단서가 나오는 데 그건 바로 자신의 양아버지이자 사라진 여동생의 친부가 운영하는 거대 제약회사와 일본 전역 곳곳으로 뿌리내리고 있는 신흥종교 사이비 단체와의 연결성이다.

사실 사이비 종교단체가 등장하면서부터 이야기는 맞물린 듯 흘러가지만 조금 김이 센 것 또한 사실이었다.

하지만 작가는 여기에 새로운 변수를 첨가해 읽는 사람을 헷갈리게 만든다.

아무도 하루카의 동생의 존재를 모르고 심지어 양아버지이자 여동생의 친부마저 그녀의 존재를 부인할 뿐 아니라 동생의 흔적은 서류상에서조차 존재하지 않는다.

누구도 본 사람이 없고 서류에도 남아있지 않은 존재인 여동생은 실존했던 인물일까 아니면 이 모든 것이 하루카의 망상에서 빚어진 허구일까 하는 의문까지...

여기에 동생의 실종 이후 무너진 정신을 약으로 버티고 있는 하루카의 정신 상태에 대한 의심까지 더해져 이야기 전체를 흔들고 있다.

게다가 그런 그들의 뒤를 바짝 쫓는 괴이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한 사람은 이야기의 긴장감을 높이는 데 한몫을 하고 있다.

자칫 어려울 수 있는 소재를 가독성 있고 흡인력 있게 풀어낸 작가의 기량이 탁월함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데 작가의 이력을 보면 납득이 가는 부분이었다.

신선한 소재,뛰어난 가독성이 매력적인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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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의 계절 - 제5회 마쓰모토 세이초상 수상작
요코야마 히데오 지음, 민경욱 옮김 / 더픽션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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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수사보다 그 범죄를 조사하고 검거하는 경찰 조직 내부의 모습과 심리묘사에 탁월한 재능을 보이는 작가가 요코야마 히데오가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 보통의 사람들과는 다르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경찰들의 내부 모습도 일반 직장인들이 겪는 일상과 그다지 차이가 없음을 깨닫게 해준다.

그들 역시 같이 출발했던 동기보다 단 한발이라도 앞서 출세를 원하고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자신의 공적을 돋보이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에서 같은 직장인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작가는 여기에 더해 경찰 조직의 특수성 즉 상명하복이라든가 혹은 경직될 수밖에 없는 구조에서 필연적으로 생길 수 있는 병폐적인 모습을 극적으로 연출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첫 번째 작인 그늘의 계절과 마지막 작인 가방이다.

그늘의 계절에서는 검거율이 높고 성과가 큰 사람이 승진하는 건 당연하지만 일정 기간 별 탈 없이 근무하면 단계적으로 승진한다는 암묵적인 조직의 룰을 정면으로 거부하는 한 경찰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하지만 이미 조직의 내부 개편은 어느 정도 이뤄진 상태라 당연히 물러날 줄 알았던 사람의 사태 거부는 이내 인사에 큰 파란을 몰고 오고 이 건을 해결하지 않으면 모든 것이 뒤죽박죽되어버릴 뿐 만 아니라 좋지 않은 선례가 될 수 있음에 인사담당자는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그는 왜 이제까지의 관례를 깨고 퇴직을 거부하는 걸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사담당자는 자신의 승진에 명운을 걸고 임하지만 뜻밖의 결과를 맞게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검은 선에서는 한 여경의 갑작스러운 실종과 그녀를 찾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내고 있는 남성 중심조직 내에서 갖는 여경의 위치와 고민에 대한 이야기다.

자신들 역시 사명감을 가지고 임무에 임하지만 오래된 통념과 고정관념으로 인해 관내에서 마스코트처럼 비치고 소비되는 현실에 깊은 고민을 할 뿐 아니라 같은 여경 사이에서도 서로를 신뢰하거나 다른 가치관으로 갈등하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그려졌다.

조직 내 치열하기까지 한 권력 추구의 모습을 극적으로 보여준 작품이 가방이다.

의회 대응이 주요업무인 경무부 비서과의 남자는 야심이 크고 출세욕이 많은 남자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 생각지도 못한 폭탄 즉 자신이 맡고 있는 의원 중 한 사람이 경찰의 높은 분을 모시고 하는 회의에서 현재의 경찰을 질타하는 질문을 할 거라는 소문이 들려오면서 벌어지는 사태를 그리고 있다.

그 의원의 질문에 고위 경찰이 제대로 된 답을 못할 경우 자신이 어떤 처지에 처하리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지만 의원은 제대로 상대를 해주지 않을 뿐 아니라 그가 가진 무기가 뭔지 짐작조차 할 수 없다.

절체절명의 순간은 다가오고 피가 마른 남자의 심리묘사와 이후 벌어지는 뜻밖의 반전은 경찰이라는 조직이 갖는 특수성을 고려하더라도 흠칫 놀라게 한다.

자신의 미래를 위해서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가 하는 의문 역시 갖게 만들었다.

작가의 작품 속에서는 언제나 그렇듯 완전한 악인이 등장하진 않는다.

우리와 그다지 차이가 없는 평범한 모습 속에 숨겨진 욕망과 어둠의 감정 그리고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처절하게 발버둥 치는 모습을 보면서 내적 친밀감을 느끼게 한다.

연작소설이라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괜찮고 자극적인 소재가 없어 부담 없이 읽기에 좋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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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로메의 단두대 ㅣ 다이쇼 본격 미스터리
유키 하루오 지음, 김은모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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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릿한 반전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방주의 작가 유키 하로오가 새롭게 신작을 냈다.

알고 보니 다이쇼 본격 미스터리라는 시리즈 중 한 작품으로 이번 작품 살로메의 단두대가 세 번째 작품이란다.

전편들이 있는지 모르고 읽은 나도 별다른 제약이나 이야기의 연결이 끊기는 걸 못 느꼈을 정도였으니 어떤 걸 먼저 읽어도 무방하리라 생각한다.

화가로 활동하지만 뚜렷한 성과가 없었던 주인공 이구치는 미국에서 건너 온 남자로부터 그림을 팔 것을 제안받지만 이구치의 그림 중 가장 인상적인 작품에 의혹을 제기당한다.

그가 어디선가 그 작품을 본 적이 있다는 말은 이구치에겐 청천벽력 같은 소리 나 다름없다.

어디에도 발표한 적이 없는 순수한 자신의 창작 작품임에도 결백을 증명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

다급해진 그는 문득 자신이 활동하는 화가들의 모임이 있던 날을 떠올리게 되고 자신의 작품 속 그림을 모방한 도작꾼은 그날의 회원 중에 있음을 깨닫게 된다.

도작의 흔적을 쫓아 단서를 찾아다니는 중... 그 모임의 화가들이 하나둘씩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게다가 그들의 모습은 마치 희극 살로메 속의 한 장면처럼 기괴하게 꾸며진 모습으로 연출된 채 발견된다.

마치 살인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닌 듯한 그 모습을 보면서 누구나 이런 의문이 들 것이다.

왜 이렇게 수고를 들여서 살인을 해야 했을까?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범인의 정체도 물론 궁금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굳이 왜 이런 모습으로 범행을 한 것인지가 더 궁금해진다.

범인이 구태여 이런 방법을 쓴 데에는 목적이 있는 게 분명하고 작가는 이 부분에서 개연성 있는 설명으로 독자를 설득 시킬 수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작가는 이 부분을 만족시켰는 가?

물론 오브 코스!!

일단 시대적 배경이 현재가 아닌 다이쇼라는 걸 생각하고 읽어야 한다.

그래야 이 모든 일들 중 현재의 시선에선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도 넘어갈 수 있고 왜 극 중 인물들이 이런 선택을 했는지 설명이 가능하다.

작은 단서를 쫓아가며 하나씩 사건의 진상에 다가가는 이구치와 함께하면서 범인의 정체에 한 발짝씩 다가가는 과정이 흥미롭게 그려진 살로메의 단두대

엄청난 반전으로 인상깊었던 방주와는 또 다른 재미를 주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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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재판의 변호인
기미노 아라타 지음, 김은모 옮김 / 톰캣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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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시대의 암울한 환경을 얘기할 때 빠지지 않는 게 마녀재판이다.

당시 사람들이 생각할 때 자신들과 조금이라도 다른 점이 있다면... 게다가 그 사람이 여자라면 상당수의 사람이 마녀로 몰려 제대로 된 재판을 받지 않고 화형 되거나 처형되었다.

처음에는 종교적인 이유가 많았지만 뒤로 갈수록 더 왜곡되어 그 사람이 가진 권력이나 재산을 뺏기 위한 수단으로도 이용되는 걸로 악명 높았다.

그런 이유로 책 제목을 보고 이 책을 일본 작가가 썼을 거라는 걸 짐작할 수 없었다.

일본 사람이 쓴 마녀재판이라니... 발상도 기발하고 과연 16세기 유럽에서 벌어지던 이야기를 동양인의 시선으로 표현하면 어떤 느낌일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책을 읽다 보면 작가가 이야기를 풀어가는 데 있어 많은 조사를 거쳐 공들여 쓴 작품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전직 법학교수 로젠이 어린 소녀 리리와 우연히 들른 마을에서 마녀재판이 열리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마을 사람들이 마녀라고 주장하는 여자 앤에게는 마을 사람 세 명을 살해했다는 의혹이 있었고 심지어 그녀의 엄마 역시 마녀재판으로 화형 당한 이력이 있어 모든 점에서 그녀의 무죄를 증명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로젠은 이 불가능한 일을 하기로 결정하고 사람들로부터 증언을 듣지만 종교적 신념과 온갖 미신을 믿고 있는 이 마을에서 그를 도와줄 사람은 전무한 상태다.

사건 현장을 둘러보고 사건 당시 앤의 알리바이를 보면 그 시간에 앤이 범행을 저지르는 건 불가능한 일임이 분명하지만 맹목적으로 마법과 미신을 믿는 마을 사람들의 의견을 돌이키기엔 부족하다.

그렇다면 로젠은 어떻게 사건의 진상을 명명백백하게 밝혀내 앤의 무죄를 증명할 수 있을까?

절대다수가 편견에 사로잡혀 있는 재판에서 과학적인 증거를 앞세워 철저하게 논리적으로 진실을 쌓아서 마침내 그들 스스로 로 하여금 앤이 마녀가 아님을 깨닫게 하는... 그야말로 불가능에 가까운 일을 해냈다.

읽으면서 시대적 배경이 중세 유럽일 뿐 법정 스릴러에서 마지막 결정적인 단서로 불리한 재판을 뒤집었을 때 느끼는 것과 비슷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했다.

작가는 주인공인 로젠 역시 부당하게 마녀라는 누명을 쓰고 죽은 연인이 있고 자신이 그녀를 구하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어둠을 가진 인물로 설정을 해서 그가 왜 그토록 많은 마녀재판에 관여할 수밖에 없었는지... 앤을 구하기 위해 그토록 위험을 무릅쓰는지에 대한 사정을 보여준다.

마녀재판에서 빛나는 활약으로 자신이 무죄라고 믿었던 앤을 구해주는 걸로는 살짝 아쉬운 마음을 마지막 휘몰아치는 듯한 결말에서 단박에 전체적인 분위기를 바꿔버리는...

일본 소설답게 가독성도 좋았고 소재도 신선했으며 마지막에 묵직한 한 방까지!!!

본격물을 좋아하거나 특수 설정을 좋아하는 독자 모두가 만족할 만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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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뢰성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김선영 옮김 / 리드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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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히고 있던 책 또 한 권 클리어~

일본 역사물을 읽으면 항상 느끼는 게 지명이나 이름이 헷갈리는 건 물론이고 계급 체계나 마을의 단위 혹은 풍습이 익숙하지 못해 술술 읽는 게 쉽지 않다.

그래서 좀처럼 가속이 붙지 않는다.

물론 그 부분만 넘어서면 대부분의 책은 일본 소설 특유의 가독성을 보여주지만...

이 책 흑뢰성 역시 초반부에 좀처럼 집중해서 읽기가 녹록지 않았다.

일단 일본의 지명이 익숙지 않고 실제 역사적 인물과 사건이 등장하는 이유로 그 배경에 대해 모르면 책 읽는 재미가 반감되기도 하고 무엇보다 하나의 이름을 몇 가지 다르게 부르는 것도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 중 하나였다.

우리나라의 복잡했던 역사만큼 복잡한 시기인 일본 전국시대 1578년 겨울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흑뢰성은

전국의 패권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오다 노부나가의 휘하에 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반역을 한 아라키 무라시게가 자신의 성인 아리오카성에서 한때 자신의 주군이었던 오다 부대와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때를 미리 예상하고 성곽을 튼튼히 수리하고 곳간에 곡식과 무기를 채워 만반의 채비를 갖추고 있지만 기다리던 원군은 오지 않고 오다의 부대 역시 성안에 진을 치고 마냥 기다리기만 할 뿐이다.

차라리 목숨을 걸고 전투를 했더라면 이 성의 운명은 달라졌을까?

무작정 오지 않는 원군을 기다리기만 하던 성 안의 사람들은 이내 기강이 해이해졌고 이런 때 기다렸다는 듯이 기이한 사건이 연속으로 벌어진다.

인질로 잡혀있던 무사가 눈앞에서 기이한 죽임을 당하는가 하면 작은 전투를 승리로 이끌고 장수의 머리를 가져왔지만 누구의 성과인지 알 수 없어 오히려 내부 분열을 일으키고 무라시게가 아무도 모르게 화친을 도모하기 위해 밀서를 부탁했던 사람은 성안에서 보란 듯이 살해당한다.

누구보다 권력에의 욕구가 강하고 책략에 뛰어난 무사지만 스스로 이 문제를 풀 수 없다는 판단에 무라시게는 아무도 모르게 지하 감옥 깊숙이 가둬두었던 오다의 사자였던 구로다 간베에에게 도움을 청해 이 수수께끼들을 하나둘씩 풀어나간다는 게 대략적인 스토리이다.

사건을 풀어가는 과정만으로도 충분히 재밌었지만 흑뢰성은 단순히 기이한 사건을 해결하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사건을 풀어나가는 동안 성안의 군사와 민심이 미묘하게 변화되어 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처음 일사불란하게 주군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던 군대가 원군이 오지 않음이 확실해지는 순간이 될 즈음에는 서로 편이 갈라져 반목하고 명령을 불복하는 가 하면 기강이 해이해져가는 모습을 특별한 사건이 없이 그들의 행동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무라시게 역시 예리하게 그런 변화를 깨닫지만 바깥의 적군인 오다군을 막기 위해 철저하게 쌓았던 성이 이제는 그를 어디로도 도망칠 수 없는 덫이 되고 말았다.

그리고 마지막에 가서 이 모든 게 결국 하나의 결말로 연결되어 있음이 드러나는 순간 책의 분위기는 확 달라진다.

처음부터 무라시게의 심리묘사에 공을 들여 그가 어떤 심경으로 역모를 꾀했고 이 전투를 어떻게 끌고 가고자 했는지를 섬세하게 묘사해 책을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가 느끼는 부담감과 모든 걸 혼자 해결해야하는 우두머리의 고독을 동조하게 만들었지만 마지막 반전으로 정신이 번쩍 들게 했다.

실존 인물과 사실을 기반으로 가상의 인물을 내세워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친 결과가 바로 이 책이 아닐까?

추리소설로도 재밌었지만 역사소설로도 흥미진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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