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에 따라 산다 - 차와 함께라면 사계절이 매일매일 좋은 날
모리시타 노리코 지음, 이유라 옮김 / 티라미수 더북 / 201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영국에는 티를 마시는데 따르는 여러 가지 에티켓이 있고 그 에티켓을 제대로 할 수 있는가의 여부에 따라 교양이 있고 없고를 판가름한다고 한다.

동양에서도 비슷해 차를 마시는 데도 법도와 절차가 있어 이를 다도라고 하는데 특히 동북아 쪽 그러니까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이 특히 다도에 민감함을 넘어 정신 수양의 척도로 삼기도 했다.

보통 사람의 시선에서는 바쁜 시대를 살면서 온갖 복잡한 절차와 순서가 차 맛에 뭐 그리 영향을 미칠까 의구심도 들고 밑바탕에는 이런 차 한 잔을 마시는데도 복잡한 절차와 순서를 지키도록 강요하는 것은 어쩌면 예로부터 그런 걸 즐길 여유가 있는 기득권층이 자신들만 즐기기 위해 만든 음모가 있는 게 아닐까 의심이 가기도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조용히 정좌해서 차 한 잔을 음미하는 모습은 확실히 풍류가 느껴지고 어딘지 여유로움이 느껴져 다도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지기도 한다.

이 책을 쓴 저자 역시 수십 년째 같은 다도 수업을 다니면서 여전히 다도를 배우고 그 맛을 즐기는 모습이 사뭇 여유로워 저자가 왜 바쁜 일상을 쪼개 이런 시간을 갖는지 알 수 있었다.

일단 다도 수업 자체가 시간이 멈춘 듯 여유로움이 넘치는 곳에서 느긋이 진행되는데 그 모습은 수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차 한 잔을 즐기기 위해 모여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도 그럴 것이 모인 사람들 대부분이 짧게는 몇 년에서 수십 년째 같은 수업을 다니기 때문이기도 하다.

졸졸 흐르는 물이 담긴 돌 대야에 손을 씻으면서 정결히 한 후 마루에 올라 그날 그날에 따라 다른 글귀를 써놓은 족자와 계절에 따라 다르게 놓아둔 꽃을 보며 정좌해서 절을 하는 모습은 다도 수업이 단순히 차를 마시는 법이나 차를 우려내는 법을 가르치는 게 아님을 알 수 있다.

계절의 변화를 함께 하며 그 계절에 맞게 차를 진하게도 우리고 연하게도 우릴뿐 아니라 찻물을 끓이는 것도 달리하고 그에 곁들여내는 간식의 종류를 보면서도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가 있었는데 봄에 어울리는 간식이나 여름, 가을, 겨울의 차에 어울리는 간식에 대한 묘사도 그렇고 차 맛과 어우러지는 그 맛의 차이를 표현하는 글을 보면서 저자가 참으로 이런 묘사에 탁월하구나 싶어 감탄하게 했다.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표현도 멋지지만 갈색 표면 속에 초록색 앙꼬가 들어있는 만주를 봄에 내놓는다거나 사회에 나가 잘하고 있는지 확신이 부족해 고민하는 어린 제자에게 꽃은 붉게 피면 되고 버들은 푸르게 우거지면 된다는 글로 위로해주는 노스승 또한 멋지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단순히 차나 그에 어울리는 간식을 소개하는 게 아니라 계절의 변화를 묘사하는 것도 탁월한데 기온의 차이나 시간의 차이로 계절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다도 교실의 정원 한자락에 핀 꽃의 변화나 바람의 흔들림 혹은 찻물을 끓이는 풍로와 화로를 통해서 계절이 바뀌고 있다는 걸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것 역시 멋지게 느껴졌다.

저자가 표현한 글을 보면 마치 눈앞에 그 다도 교실이 열리는 곳이 그려지는 듯할 정도로 묘사력이 탁월한 데 특히 의성어가 섞인 표현은 조용한 산속 깊은 곳에서 울려 퍼지는 듯 집중력을 높여주는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바쁘게 살아가는 시간 속에서 한 번쯤 이렇게 조용히 차를 음미하고 계절의 변화를 눈으로 마음으로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다도가 이렇게 멋스럽다는 걸 새삼 깨닫게 해주는 듯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폭력과 정의 - 문학으로 읽는 법, 법으로 바라본 문학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안경환.김성곤 지음 / 비채 / 201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 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치지만 다소 어렵거나 멀게 느껴지는 법이 문학과 영화에서는 어떻게 표현되고 비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폭력과 정의는 딱딱하게 느껴지는 제목과 달리 상당히 재밌고 흥미로웠다.

일단 소개되는 영화나 책이 대부분 많이 알려진 것들이라 저자들이 말하고자 하는 부분을 쉽게 이해할 수 있었고 딱딱할 수 있는 이야기를 영화나 책 속의 한 장면이나 아니면 중요한 포인트 부분들과 매칭 시켜 설명하고 있어 더 와닿았다.

영화나 문학에서 왜 그렇게 많은 법정 장면이나 법이 등장하는지에 대한 설명도 그렇다.

영웅을 간절히 원하는 사람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줄 만한 영웅의 부재는 법의 필요성을 대두시켰고 법이 영웅의 빈자리를 차지해 억울한 사람이나 약한 사람을 도와 정의를 구현하고 있기 때문이란 설명은 확실히 설득력이 있다.

하지만 1장 법의 이면에서 주로 다뤄지듯이 법이 반드시 약자의 편을 들거나 아니면 선한 자의 편은 아니라는 것이 문제다.

법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고 공정한 잣대를 대어야 한다는 명분을 버린 채 부자이거나 힘이 있는 사람의 편에 서서 교묘하게 법을 이용하기도 하고 같은 법 조항이라도 다루는 사람에 따라 다른 결과를 보여주기도 한다.

법정 씬에서의 충격적 반전으로 기억되는 영화 프리이멀 피어에서 에드워드 노튼이 보여주는 모습은 과연 법은 진실의 편인가 하는 의문을 던지고 있고 대한민국 헌법 제1조에는 모든 국민의 기본 권리이자 법의 근간인 법앞의 평등에 대해 과연 그런지에 질문을 한다.

그 대상이 성매매 여성이라 할지라도 같은 잣대를 들이밀고 있는지 왜 그들 역시 우리 국민이고 헌법이 보장하는 자유 평등권을 당연한 듯 침범하면서도 그것이 잘못되었다는 걸 인지하지 못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굳이 어려운 용어를 사용하지 않아도 법의 이중성에 대해 충분히 보여주는 부분이다.

2편에 다뤄지는 정의와 편견 역시 흥미로웠는데 자신을 정의롭다 생각하고 정의를 따른다고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자신만이 옳다고 생각하고 독선으로 흐를 우려가 높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자신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한 수단으로 폭력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메이즈 러너에서 스스로를 옳다 생각해 정의의 사도라 자치하는 사람들이 행하는 폭력이라든가 채식주의자에서 딸에게 억지로 육식을 먹이는 아버지는 물론이지만 딸 역시 채식을 하는 자신만이 옳다 생각하며 자신과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 즉 육식을 하는 사람이 다른 것이 아닌 틀리다는 인식 역시 독선임을 꼬집고 있다.

꼭 육체적인 압력을 가하는 것만 폭력이 아니라 이런 독선적인 생각 역시 타인에 대한 폭력의 하나라고 보는 의견은 확실히 공감 가는 부분이었다.

또한 만연해있는 편견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웠는데 인종차별의 대표적인 작품 앵무새 죽이기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었는데 비해 어릴 적부터 자연스럽게 읽어왔던 동화 빨간 모자 아가씨는 단순하게 교훈을 주는 동화로만 생각해왔을 뿐 한 번도 남녀평등의 시선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어 우리가 얼마나 이런 편견에 젖어있고 어릴 적부터 자연스럽게 교육되고 있었는지를 깨달으면 소름이 끼친다.

이렇게 많은 작품에서 보여주는 정의와 폭력의 모습은 낯설고 새로운 것이 아니라 익숙한 것이라는 데서 더 놀라움을 준다.

우리가 옳다고 행하는 것이 반드시 정의이고 옳은 것이 아닐 수도 있음을 그리고 지금은 옳은 정의지만 세월에 따라 혹은 정의를 수단으로 다루는 사람의 가치관에 따라 정의의 기준은 변할 수도 있는 것임을 알려준다.

우리가 읽거나 보면서 느끼거나 뻔히 드러나보이는 부분 외에 모르고 지나쳤던 부분이거나 혹은 알지 못했던 부분에서의 법과 정의는 어떤 모습으로 우리 가까이 있는지를 책을 통해 깨달으면서 새삼 그 중요성을 자각하게 했다.

눈 똑바로 뜨고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기준이 흐려지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 그게 최소한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아닐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의 사랑은 언제 불행해질까
서늘한여름밤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랑의 시작부터 연애와 동거를 거쳐 결혼을 하고 사랑의 미래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는 이 책은 저자가 심리 상담을 공부해서인지 상당히 와닿는 글들이 많았다.

특히 관계에 서툴러 상처받고 힘들어하거나 서로 다른 사람이 만나 사랑을 하면서 필연적으로 겪는 다름에서 오는 차이에 관한 고민이라거나 혹은 마음과 달리 다른 방향으로 가는 연애 때문에 눈물 흘려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공감이 가는 글들이어서 어쩜 이렇게 잘 끄집어내서 표현할 수 있을까 감탄했다.

이십 대 이런저런 이성을 만나 여러 가지 색깔의 사랑을 했지만 마음과는 달리 어느새 변해버린 사랑으로 힘들어하다 만난 지금의 남편과의 연애부터 동거를 거쳐 결혼생활을 하면서 느낀 감정이나 마음을 적나라하게 표현하고 있는데 그 글들이 연애를 해본 사람이라면 한번쯤 느껴봤음직한 글들이 많아 더 공감을 얻는게 아닐까 싶다.

저자는 화목하지 않은 집안의 장녀로 자라서 살아가는 동안 자신도 모르는 새 사랑과 결혼에 부정적이고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가 강한 사람으로 성장했다는 걸 지금의 남편을 만나 한없이 여유롭고 느긋한 남편의 사랑을 받으며 조금씩 깨닫는다.

그리고서야 왜 자신의 옛사랑이 실패할 수밖에 없었는지 깨닫게 되고 지금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고 스스로를 좀 더 사랑하게 된다.

자신의 이상형도 아니고 이 사람이랑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게 될 거라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남편과의 연애와 결혼은 의외로 충분히 만족스럽지만 그럼에도 저자는 가치관이 다르면 얼마든지 그만둘 수 있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는 게 조금 놀라웠다.

대부분의 연애나 결혼은 상대방을 배려한다는 의미로 맞춰주거나 참기 마련인데 그러다 그 오랜 인내가 끝내 터져버리면 상대방의 입장에서는 영문도 모르고 있다 아닌 밤중에 날벼락을 맞거나 심한 경우 그대로 이별을 맞게 된다.

저자 역시 이런저런 사랑에 실패를 맛본 후에서야 비로소 지금의 남편을 만나 자신이 가지고 있는 성격을 그대로 내보이고 바닥을 보이면서도 부끄럽거나 두려움이 없는 편안함을 가지게 되었고 그런 신뢰 즉 상대방에게 내 바닥을 보여줘도 창피하지 않다는 마음이 이 연애가 성공한 까닭이 아닌가 싶다.

그러고 보면 나 역시 연애를 했을 때 상대방에게 무조건 이뻐 보이고 싶었고 있어 보이고 싶었고 뭐든 내 본모습을 온전히 드러내기를 두려워했던 것 같다.

당연하지만 이런 연애는 결과가 좋지 않았던 반면 처음부터 볼꼴 안 볼 꼴 다 보이고 또 그러면서도 이상하게 창피하다는 생각조차 들지 않았던 사람이 지금의 남편인 걸 보면 연애라는 게 상대의 온갖 모습을 다 보일 수 있는 상태가 되어야 진정 서로를 이해하는 관계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외에 아이를 출산하는 것에 대한 생각이나 이 땅의 결혼한 유부녀라면 누구나 당연히 봉사해야 한다 생각했던 제사의 의무에서 당당하게 손을 터는 모습은 부러움을 넘어 혁명적으로 느낄 정도였다.

빨래와 청소는 저자가 요리는 남편이 하면서 서로 많은 대화를 나누지만 그럼에도 서로 사소한 데서 오해를 하거나 혹은 섭섭한 마음이 싸움으로 번지기도 하는 모습은 여느 부부의 모습과 닮아있다.

그럼에도 이 부부의 사는 모습이 더 좋아 보이는 것은 끊임없이 대화를 진솔하게 나눈다는 것이다.

물론 이렇게 되기까지는 서로의 노력이 필요했는데 사소한 규칙들, 이를테면 묻는 말에 단답형으로 대답하지 않기, 모르더라도 대답하기, 정보가 아닌 느낀 감정부터 이야기하기, 결론부터 말하기 등등을 만들어놓고 대화를 위한 노력을 했다.

이 규칙 몇몇은 어떻게 대화를 풀어야 할지 모르는 나 같은 사람들에게 상당히 유용한 꿀 팁이었다.

어떤 글들은 가슴 깊이 와닿았고 또 어떤 글들은 조금 먹먹해지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글들은 많이 공감이 갔다.

사랑하는 데 있어서 혹은 살아가는 데 있어서 정답이 있을까

나의 성격이 누군가에게는 못 견딜 정도로 예민하게 느껴지지만 다른 누군가는 보듬어 주고 사랑해줘야 할 대상으로 느껴질 수도 있듯이 우리는 모두 불완전한 인간이기에 어떤 정답은 없는 게 아닐까 싶다.

책을 읽으면서 왜 저자의 글들이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는지를 이해할 수 있었다.

진솔하고 덤덤하게 느낀 감정 그대로를 전달해서 더 공감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양이와 할머니 - 사라지는 골목에서의 마지막 추억
전형준 지음 / 북폴리오 / 201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 주변에 애견인만큼 애묘인들이 많이 늘어났음을 느낀다.

여기저기에서 자신이 키우는 고양이의 사진을 올려놓고 그 사랑스러움을 자랑하는 사람도 많아졌고 고양이와의 일상을 올려놓은 사진을 보는 것도 흔해졌는데 그 대부분의 사진이란 게 젊은 여성의 경우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고양이하면 왠지 젊은 여성과 어울리는 것처럼 느껴져 할머니와 고양이라는 게 왠지 어색하게 느껴졌다.

고양이를 키우는 게 어찌 젊은 사람들 뿐일까만은 아마도 자신의 일상을 꾸준히 올리는 게 요즘 사람들의 유행이다보니 대부분 그런 일에 적극적인 젊은 사람들과 고양이의 사진이 많고 그래서 이런 선입견을 갖게 된 게 아닐까 싶다.

그런 사진 속의 고양이는 대부분 비싼 값에 분양되는 고양이일 경우가 많아서 그런 사진 속의 고양이와 길고양이는 같은 고양이임에도 바라보는 시선도 대우도 천지차이가 난다.

그래도 예전보다는 길고양이에 대한 시선과 처우가 조금은 달라진 걸 느끼는데 여기저기에서 올라오는 사진이나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의 경험담들이 책으로도 웹툰으로도 나와서 음식 쓰레기를 먹고 한밤에 소리 높여 울기나 한다는 부정적인 시각이 많이 희석된 덕분이 아닐까 싶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에 나오는 고양이 사진은 참으로 사랑스러웠다.

무슨 무슨 종이라는 비싼 고양이도 아니고 그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이 예쁜 아가씨도 아닐뿐 아니라 고양이를 이쁘게 치장할 줄도 모르지만 누구보다 고양이를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져서 그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는 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사람이든 짐승이든 사랑받고 자라는 것들에게서는 사랑받는 대서 오는 여유가 느껴진다.

자신이 어떤 일을 해도 사랑받는다는 데서 오는 자신감은 여유로 나타나고 그 여유로움은 또 다른 사랑스러움으로 나타나는데 재개발로 슬슬 사라져가는 동네를 찾아다니며 그곳의 풍경과 고양이 사진을 주로 찍은 작가의 사진에서 그 여유와 사랑스러움이 참으로 잘 표현되어 있었다.

                            

 

재개발을 앞두고 조금씩 철거되는 동네

그리고 그 동네에서 오랫동안 터를 잡고 살아가던 할머니와 할머니들의 가족이 된 고양이들의 사연은 때로는 감동적이기도 하고 때로는 유쾌하기도 했다.

자식을 낳지 못한 할머니에게 사랑하는 자식 대신이기도 했고 홀로 있는 할머니에겐 살아가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 서로에게 가족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 할머니들과 고양이의 사연은 짠하면서도 아름다웠다.

아픈 몸을 이끌고 고양이에게 줄 명태국을 끓이던 할머니와 고양이의 사연은 감동적이기도 했지만 서로를 향한 사랑과 이별에 목이 멨다.

갈 곳 없는 어린 고양이를 불쌍히 여겨 먹이를 주다 어느새 정이 들어버린 것처럼 처음에는 할머니가 고양이를 돌봤지만 세월이 흐르고 보니 누가 누구를 돌보는지 모를 정도로 서로에게 깊이 애정을 느끼는 고양이와 할머니의 관계는 사람과 동물이라는 관계를 넘어선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굳이 말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깊은 애정이 사진 속에 제대로 담겨있었다.

별다를 것 없는 그들의 일상의 모습을 그대로 옮겨놓은 사진과 짧은 글 속에 그들을 바라보는 작가의 마음도 느껴져 전체적으로 따뜻함과 사랑스러움이 느껴졌다.

사진을 보면서 어쩌면 이렇게도 고양이의 특징과 사랑스러움을 제대로 담았을까 감탄스러울 정도로 극강의 사랑스러움을 보여준 책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나에게만 친절합니다 - 독일인에게 배운 까칠 퉁명 삶의 기술
구보타 유키 지음, 강수연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바쁜 일상, 매일매일 반복되는 일에 지쳐 모든 것을 놓고 어릴 적 잠시 산 적이 있는 독일로 훌쩍 떠나 지금까지 베를린에서 살고 있다는 저자의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은 독일과 일본 그리고 우리의 사는 모습이 얼마나 다른지 그 차이를 조근조근 들려주고 있다.

늘 시간에 쫓기고 일에 치여사는 모습은 우리와 다를 바 없는 일본

저자 역시 매일매일 그렇게 살다 어느새 자신의 모습도 조금씩 변해가고 웃을 일이 없이 사소한 일에 짜증과 스트레스가 늘고 있음을 우연히 깨닫게 되면서 휴식의 필요성을 깨닫고 쉬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떠올린 게 독일이었단다.

그곳 독일에서 살면서 조금씩 깨닫게 되는 독일 사람들의 모습과 생활방식은 처음에는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조금씩 납득하게 되면서 몸도 마음도 편안해졌음은 말할 것도 없고 자신을 돌아볼 여유도 생긴듯 하다.

책에는 독일 사람들의 일하는 방식과 쉬는 모습 그리고 의식주에 대해 나눠서 다루고 있는데 읽어보면 파트를 나눴을 뿐 전반적으로 독일 사람들의 삶의 철학과 살아가는 모습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봐도 될듯하다.

독일 사람들의 모습과 삶의 방식에 대한 호의가 대부분이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그들에 대한 찬양으로 가득한 것은 아닌 것이 일하는 시간이 짧고 개인 시간을 중시하는 사회다 보니 뭔가 문제가 발생했을 시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모되는 시간이 많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그런 부분에선 능률적인 일처리를 자랑하는 일본에서 산 저자 역시 서비스 부분이나 공공 기관에서의 느슨한 일처리에 답답해하면서 애를 먹었지만 독일에서의 생활이 길어진 만큼 그 부분에 대해서 익숙해지고 아예 그러려니 하는 마음을 먹게 되면서 그런 부분마저도 이해하게 되었다는데 그만큼 다른 부분에서 만족도가 높다 보니 가능한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늘 유럽 사람들을 보면서 휴가 기간이 긴 것이 부러웠는데 독일은 가장 긴 휴가를 주는 나라다.

그래서 매년 초 휴가 계획을 짜고 여행 패키지 또한 다양하면서도 저렴해 돈이 없고 시간이 없어 휴가를 가지 못한다는 게 있을 수 없다니 얼마나 부럽던지...

또 직장인이라면 야근이 별다른 일이 아닌 우리에게 너무나 부럽게도 유럽 쪽은 야근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시피하고 제시간에 업무를 마친 사람을 유능하다고 생각하는 부분도 우리와 다른 부분이다.

정해진 시간에 업무를 마치고 나면 집으로 돌아가 가족과 함께 하는 걸 당연시하는 사회

그래서 독일인들은 가족과 건강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물론 우리도 그렇지만 말뿐인 우리와 달리 실제 삶도 그렇게 실천하는 그들의 모습이 참으로 여유 있고 제대로 된 삶을 사는 것 같아 부러운데 그런 그들을 곁에서 지켜보면서 잠시 쉬러 갔다 그곳에 눌러앉은 저자의 마음이 이해가 갔다. 그들과 살다 보니 자연스럽게 안달하던 마음도 여유를 가지게 되고 느긋해지면서 자신의 삶을 즐길 수 있게 된 저자가 부럽게 느껴진 부분이기도 하다.

언제부턴가 남들보다 좋은 집에 살고 좋은 자동차를 몰고 보기에 멋진 음식을 자랑하듯 sns에 올리는 게 마치 행복의 척도처럼 되어버린 요즘 세대의 눈에는 100년이 된 낡은 집에 살면서 손수 하나하나 고치고 필요한 걸 만들기도 하면서 사는 수수해 보이는 삶이 초라해 보일 수도 있지만 내게는 그들의 삶이 여유로워 보여서 부러울 지경이다.

남들 눈을 의식할 필요 없이 편한 복장을 하고 화장을 하지 않는 걸 예의에 어긋나는 일이라 생각하지 않는... 어찌 보면 남자들도 편할 수 있겠지만 특히 여자들이 부러워할 만한 것들이 많다.

아이를 양육하고 집안일을 하는 것도 당연하게 나눠하는 모습도 그렇고 식사 준비 역시 간단히 빵에다 뭔가를 얹어 먹거나 곁드리는 걸로 끝이라니 주부뿐만 아니라 남자들 아니 아이들도 간단히 준비할 수 있다.

그야말로 여자들의 천국이 아닐까 싶었는데 이 모든 것이 근무시간이 짧고 법적으로 그런 권리가 보장된 사회에서 살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결국 남의 눈에 너무 신경 쓰지 않아도 되고 자신의 만족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여건이 되어 있는 사회가 진정 선진국이 아닐까 생각하면 아직 우리나라도 그렇고 일본 역시 먼 일인 듯하다.

책 속 곳곳에서 여유롭게 살아가는 독일인들의 모습을 찍은 사진이 많았는데 사진만 봐도 그들의 얼마나 여유로운지를 알 수 있었다.

독일인의 삶을 보여주면서 저자가 하고 싶었던 말은 아마도 스스로를 좀 더 사랑하고 남의 시선을 너무 의식하지 말고 약간의 여유를 가지면서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가라 충고하고 싶은 게 아닐까

사진과 적절한 분량의 글이 섞여 있어 보기에도 부담이 없지만 무엇보다 그들의 사는 모습이 아름답게 느껴져서 읽는 내내 부러움의 한숨이 나오게 한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