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의의 쐐기 87분서 시리즈
에드 맥베인 지음, 박진세 옮김 / 피니스아프리카에 / 2013년 1월
평점 :
절판


드디어 읽었다.소문으로만 들어왔던 87분서 시리즈의 하나를...

경찰소설의 최고봉이라 손꼽는 에드 멕베인의 87분서 시리즈는 `경관혐오`를 필두로 1956년에 쓰여지기 시작한 작품인데 2005년 작가가 78세의 나이로 사망하기까지 쓴 작품이 50편이 넘는다고 한다.

추리소설,경찰소설을 좋아한다고 생각했던 나에게도 익숙치않았던 이유는 아마도 그의 명성에 비해 우리나라에 다양한 책이 출간되지않았고 또 생각보다 판매량이 많지않앗던 탓이 아닐까한다.

일단 87분서라는 가상의 도시를 소재로 주인공을 따로 두지않는다는 점도 이채롭다.

시리즈마다 그 시리즈에 좀 더 중점을 두는 경관이 있을지는 몰라도 일단 87분서에 나오는 모두가 주인공이고 그들 모두는 평범하기 그지없는 경관들이라는 점도 기존의 작품들과 차별화가 되는 부분이다.

이제껏 경찰소설을 읽어봐도 대체로 남들과 다른 기민한 영감과 특유의 빠른 머리회전으로 사건해결에 있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주인공들이 득세한것과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

 

평소와 다를바 없이 조용하면서도 소란스러운 경찰서에 한 여인이 나타난다.

검은옷을 입고 바싹 여위어 핏기도 없이 핼숙한것이 마치 저승사자같은 형상의 그 여자는 스티브 카렐라를 찾는다.

그리고 그녀의 손에 들린건 38구경 권총과 경찰서를 담박에 날려버릴 니트로 글리세린이 든 검은 가방

모두에게 위협을 가하며 카렐라를 찾지만 그는 자살사건이 일어난 한 대저택에 현장조사차 나가있는 상태이고 경찰서에 남아있던 경찰들은 그녀로부터 카렐라를 증오하는 사연을 듣는다.

카렐라가 그녀의 남편을 잡아서 형무소에 보낸 덕분에 그녀의 남편이 죽었다는 엉뚱하고 증오에 찬 소리에 설득을 하지만 그녀의 귀에 들릴리 만무하고 그녀는 카렐라가 나타나기만을 기다린다.

38구경의 총과 약간의 흔들림에도 폭발할 위험이 있는 니트로 글리세린이 가득 든 가방과 함께..

 

일단 주인공이 없는 형태의 범죄소설이라 조금은 당황스러웠다.

보통은 사건이 발생하면 그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여러사람이 노력하지만 그중에서도 맨 마지막 주인공의 결정적인 역활로 인해 사건은 해결되고 나쁜 악당은 처벌을 받는다는 일련의 묵시적인 공식이 존재하는 것이 기존의 범죄소설,추리소설의 형태였다면 에드 멕베인이 창조해낸 87분서의 경찰들은 완전히 이러한 업계의 공식을 배제한 듯한 스토리 전개로 기선을 제압하고 있다.

일단 기선을 제압당한 독자들은 작가가 원하는 대로 끌려가기 마련이어서 사건의 전개가 어떻게 될지 헤아려볼 엄두도 안들게 한다.참으로 능숙한 솜씨가 아닌가?

이야기 초반부터 등장한 검은 옷의 저승사자같은 여인이 총과 가방으로 범죄에 익숙하고 능수능란하게 범죄자를 다루던 경찰들을 진압하고 제압해서 꼼작못하게 만드는 상황도 흥미롭지만 그러한 상황을 타계하기 위해 노력하는 87분서의 경찰들의 노력노력들이 이야기 전체를 끌어가며 흥미롭게 전개되고있다.

이야기를 끝까지 긴장감있고 속도감있게 풀어가는 작가의 솜씨가 두드러지는 작품이기에 나로 하여금 그의 다른 작품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킨다.작가의 또다른 87분서 이야기도 읽어보고 싶다.

이 작품이 쓰여진 게 56년부터였다는 사실도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현재의 범죄소설과 차이를 못 느낄것 같다.

어쩌면 세월이 그렇게 지났음에도 인간들 사이에 퍼진 악의나 욕망 그리고 원망과 질투는 변하지않고 그저 좀 더 다듬어지고 영악해졌을뿐이라는게 씁슬할 뿐이다.

평범한 경찰과 범죄자가 나와 스토리를 끌고가는 평범하지않은 이야기..너무 매력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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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시체를 버리지 마세요 이카가와 시 시리즈
히가시가와 도쿠야 지음, 채숙향 옮김 / 지식여행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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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작가의 책을 몇권 읽어봤지만 이 작가의 재기발랄함은 도대체 어디까지일까 궁금해진다.

일단 제목에서 오는 이중적인 의미의 명량함도 이 작가 작품의 특징인것 같다.

시체라는 단어가 주는 부정적인 의미에 유머를 곁들인 작명 센스에서 작가의 빛나는 기지가 엿보이는것 같다

살인이라는 심각한 사건을 둘러싼 주변인물들의 소동은 왠지 세익스피어의 헛소동식 유머러스함으로 빛나고 있어 살인이나 시체가 등장함에도 심각하거나 무서움을 유발하기는 커녕 등장인물들이 벌이는 엉뚱한 소동에 피식피식 웃음이 나오게 하는 묘한 매력이 그의 팬이 많은 원인이 아닐까 짐작해본다.

가오리는 나이보다 항상 성숙한듯한 동생에게 폐를 많이 끼치며 살고 있는 철없는 아가씨이지만 늘 그런 동생에게 미안함을 가지고 있던 차 였기에 동생 하루코의 도움을 청하는 전화를 외면할수 없어 동생이 저지른 살인을 해결하기 위해 하루코의 집으로 가고 그곳에서 야마다 게이코라는 여성의 시체를 발견..시체를 버리기로 순간 결심한다.

그런 가오리앞에 때마침 나타난 폐품회수업자 바바 데쓰오와 비어있는 콘트라베이스의 케이스는 그녀의 목적에 딱맞았으니

바바를 끌어들여 같이 시체를 콘트라베이스의 케이스에 넣어 시체를 버리기로 하고 피해자의 차인 미니쿠페위에 케이스를 얹혀서 목적지도 정하지않은채 달려가는... 엉뚱하고 좀 모자른 이 콤비가 다다른곳은 봉구라야마산의 초승달 연못

그 연못은 워낙 깊어 한번 빠드리면 떠오르지않을 정도라는 소문이 있기에 그곳에다 시체를 유기하기로 한다.

근데..이 콤비는 길치였고 나오는길을 못찾아 밤새 헤메다가 다다른곳이 사건의 진상지인 크레센트장이었으니..

모든것이 귀찮은 듯한 그리고 자신이 믿는것만큼 머리가 좋지도 않은 탐정 우카이와 그런 그의 조수이자 늘 비운의 사건속 인물이 되는 그의 재수없는 조수 류헤이 여기에 진지한듯한데 오히려 그것이 더 웃기는 스니가와 경부와 시키형사

또 다시 이 두 콤비가 사건의 중심에 있게 된다.

내내 헛다리를 짚어 엉뚱한 사람을 용의자로 지목하고 그런 자신의 잘못된 판단으로 사건은 점점 엉키기만 하는데 일가견이 있는 우카이탐정이 이번에도 제대로 헛다릴 짚어주신다.

일견 그다지 상관이 없을듯한 사건과의 연관성이나 살인사건 트릭의 기발함에는 무릎을 치게 하는 재치가 번뜩인다.

그리고 이야기 전체를 감도는 엉뚱함과 단순함 그리고 너무나 미숙한 캐릭터들이 잇달아 벌이는 행동에는 웃음이 나게 하지만 그럼에도 사건의 트릭에는 감탄을 하게 하는 힘이 있다.

이야기전체에서 중요한 역활을 하는 가오리와 바바의 좀 모자란듯하고 어리숙한 행동들이 귀엽게도 느껴지고 내용의 참신함에도 점수를 주고 싶다.

역시 코지류의 미스터리엔 히가시가와 도쿠야만한 작가도 없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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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명의 술래잡기 스토리콜렉터 14
미쓰다 신조 지음, 현정수 옮김 / 북로드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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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머릴감거나 세수를 할때면 늘 뒤가 땡기는 기분이 들었다.

마치 뒤에서 누군가가 지켜보고 있는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고개를 들어 거울을 확인하는게 두려웠는데

그런 나의 마음이 어린마음에도 부끄럽기에 남들에게 이야기를 하지않았지만 커서 주변사람들로부터도 같은 두려움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서야 나만 그런 느낌을 받은건 아니었구나 하는 묘한 안도감을 느꼈었다.

미쓰다 신조는 사람들 마음 한구석에 웅크리고 있다가 혼자만 어둠과 직면할때 슬며시 나타나 마주보게 하는 공포와 불안심리를 묘사하고 끄집어 내는데 탁월한 재주가 있는 작가인것 같다.

대놓고 말하기는 어딘지 쑥스럽고 인정하기 싫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마음속의 공포와 두려움

여기에 온갖 민속신앙속의 마물이나 요괴와 같은 영적인 존재와의 결합을 소재로 하는 신조의 도조겐야 시리즈는 한여름밤을 서늘하게 식혀주는 탁월한 호러물이기에 민간신앙속의 요괴가 나오지않는 현대판 공포에 대한 기대가 컸던것도 사실이다.분명 미쓰다 신조스러운 내용이지만 도조 겐야시리즈보다 약간 아쉬움이 남는것은 내 기대치가 컸던 탓일까?

 

생명의 전화에서 상담을 하는 누마타 아에는 기묘한 전화를 받는다.

이상한 아이의 동요가 들리고 기분 나쁜 침묵이 흐르는 가운데 자살을 암시하는 그 남자는 어릴적 같이 놀던 친구들에게 전화게임을 하는 중이고 그의 전화를 한사람이라도 받지않는 순간 자신은 죽을것이라는 소릴한다. 아에의 보고를 받은 사람들이 그가 있는곳으로 추정되는곳으로 급히 찾아갔지만 그는 사라지고 혈흔만이 남았다.그리고 그의 전화를 받은것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한명씩 사고사로 추정하기엔 의문스러운 죽음을 당하고 이제 호러미스터리작가로 활약하는 고이치와 대학교수인 오오이타군만 남은 상태...친구들이 죽은 원인을 찾던 고이치는 어릴적 같이 놀던 놀이가 생각나고 그 놀이속에 비밀이 있음을 알아차리지만 어딘지 기억이 분명치가 않다

 

어른들도 분명히 마음속에 공포와 두려움을 간직하고 있다.

단지 다른 사람들앞에서 아이처럼 자신의 두려움을 드러내지않을뿐...미쓰다 신조는 그런 사람들 마음속에 숨어있는 공포를 끄집어 내는 솜씨가 아주 좋은 작가이기에 나처럼 요괴나 민간신앙속 마물의 이야기를 그다지좋아하지않는 사람에게도 주인공이나 책속의 등장인물이 마음속의 공포의 실체와 대면했을때의 묘사는 탁월하다못해 감탄이 나오게 하는 부분이다

귀신과도 같은 영적인 존재를 믿지않는 사람도 그 글속에 스멀스멀 흘러나오는 괴기스러움과 요사스러운 기운에는 등골이 오싹한 기분을 느끼지않을수 없을정도의 탁월한 묘사력...

그런 부분들이 미쓰다 신조의 강점이자 그의 책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해본다면 이 책 `일곱명의 술래잡기`의 내용에도 전체적으로 흐르는 오싹하고 괴기스러운 기운은 미쓰다 신조스럽지만 사건이 일어날수밖에 없는 연관성과 동기는 조금 아쉬움을 느끼게 한다.그리고 이왕에 현대판을 썻다면 도조겐야가 범인을 밝히는 것과 같은 방식이 아닌 다른 방법을 썼더라면 좀 더 좋았지않았나 싶다.

그럼에도 이야기 전체를 아우르는 아이들 놀이속이 비밀은 충분히 으스스한 기분을 느끼게 해줬다.

역시 이런책은 밤에 읽어줘야 제 맛일것 같다..특히 비오는 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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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즈가 보낸 편지 - 제6회 대한민국 디지털작가상 수상작
윤해환 지음 / 노블마인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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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사람에겐 그저 단순한 놀림이 그 사람에겐 사람을 죽일만한 이유가 된다.

결국 다른 사람의 목숨보다 더 중요한건 내 행복이기에..그 행복이란게 남들이 아무리 비웃는 보잘것 없는 작은것일지라도...

 

 

우리나라에도 수많은 셜로키언이 있는걸로 알고있지만 그렇게 전세계에 많은 팬들을 보유하고 있는 셜록홈즈가 실존인물이고 그 인물의 조수였던 푸른눈의 소년 카트라이트가 기미년 온나라가 만세운동으로 떠들썩 할 즈음에 우리나라에 왔었다면...?

그리고 우리나라 최초의 정탐소설가인 김내성과 만났다... 이 책의 저자는 이런 멋진 작가적 상상력을 발휘해 우리로 하여금 셜록 홈즈의 세계로 더욱 가까이 인도하고 우리나라에도 멋진 정탐소설가가 있었음을 소개하고 있다.

 

 

서당을 빼먹고 나룻터에서 서성이던 내성은 그곳에서 벽안의 소년을 만났다.

그 소년은 자신을 영국에서 온 카트라이트라 소개하고 자신이 셜록 홈즈라는 유명탐정의 조수로 활약햇었던 무용담을 소개하는데 내성의 마음속엔 삼일전 만세운동때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학생의 안부가 너무 궁금하던 차이기에 소년과 같이 그 학생을 찾아나서게 되고 그 길끝에서 내성의 평생에 큰 전환점이 된 살인사건을 목격하게 된다.그렇게 찾아 헤매된 내성의 은인이 눈앞에서 살해된것인데 방갓을 쓴 여인이 용의자로 좁혀진 가운데 같이 범인을 찾기로 했던 카트라이트는 말없이 사라지고 그 사건은 결국 해결되지못한채 내성의 가슴깊이 회한으로 남아있게 된다.

 

 

한국에도 이렇게 일찍부터 장르소설을 개척했던 사람이 있었음을 ..그리고 그 이름이 김내성이란 것을 이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나름 장르소설을 좋아한다고 생각했던 나였지만 전혀 생소한 이야기였기에 이 책은 그에 대해서도 관심을 불러 일으키는데 한몫을 했다.

일제가 득세하던 시기에 조선인이 살해된사건..거기다 용의자로 꼽히는 사람 역시 교회에 몸을 숨기고 있었던 당시 만세운동을 했던 사람들..과연 왜 그 학생은 죽은것일까?

치정일지 아님 원한관계일지 궁금해지는 차에 그 당시의 시대적인 배경에다 우리에겐 생소한 방갓이라는 단어의 등장..그리고 그 당시 사람들의 다양한 생활상을 소개하는 글을 보면서 작가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고 자료를 찾아서 이 글을 썼는지 알수 있는 부분이었다.

그리고 주인공의 인생을 크게 변화시킨 `널다리골 교회 살인사건`이라는 큰 틀을 쫒으면서도 사건속의 사건과도 같은 액자식 구성으로 연인들의 사랑도피 사건을 해결하고 억울하게 사형당할 위기에 처한 사람을 형무소에서 기발하게 탈출시키기도 하는 등...한 사건만 쫒으면서 자칫 늘어질수도 있는 이야기에 활기를 더하고 있다..드디어 밝혀지는 사건의 진상은 단순히 사건의 해결이 아닌 시대적 슬픔을 녹여내고 있기에 나로 하여금 공감이 가게 한 부분이었다.

그 유명한 셜록 홈즈를 실존 인물로 만든 작가의 상상력은 기발하다 못해 대담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다음 작품이 기대되는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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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쇠 없는 꿈을 꾸다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김선영 옮김 / 문학사상사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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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리모두는 탈출구가 없는 미로에 갖힌 꼴이다.

웃기는 것은 그 미로에 가둔게 다른 사람에 의해서도 아닌 자신 스스로 라는 점

남들의 시선에 혹은 자기 자신의 외모와 컴플렉스에 그리고 혹은 질투라는 감정에 스스로를 가둔채 괴로워하고 힘들어 하는 게 우리의 본모습인것 같다.

작가 츠지무라 미츠키는 뒤늦게 알게 된 작가지만 특유의 여성적이고 감각적인 필체로 특히 방황하는 아이들의 마음과 갈등묘사에 탁월하여 단숨에 빠져들게 한 작가이기에 그녀의 신작인 `열쇠없는 꿈을 꾸다`에 거는 기대가 컸다.

앞에 읽은 `달의 표면은 비밀에 부쳐`라는 작품보다 이 작품에 더욱 공감이 가는것은 아무래도 작가가 인생의 밝은 면보다 어둡고 비밀스러운 면을 부각하고 조명하는데 더 소질이 있어서가 아닐까 짐작해본다.

 

5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있는 이 책에는 일단 주인공들 각자가 스스로를 구속하고 가둔채 방황하고 힘들어하는 상황이다.

결혼의 적령기를 지났지만 남들의 시선을 의식해서 현실적으로 판단하기도, 그렇다고 적당히 타협할수도 없어 갈팡질팡하며 스스로 속을 끓이는 여자가 주인공인 `쓰와부키 미나미지구의 방화`는 그런 자신의 현실을 인정하기 싫어 그 화재조차도 자신에게 치근거리던 그가 자신을 보기 위해 지른 방화라고 생각한다.그리고 끝내 그가 그런 사실을 인정하지않는걸 분해하는 심정을 내 비치는 여자의 자의식에 갖힌 모습을 비추고 있다면 `세리바 대학의 꿈과 실연`에서는 남들에게 말할수도 없을 정도의 유치한 발상과 꿈에 젖어 사는 남자친구와 그런 남자친구일지라도 어느새 종속되다시피하여 벗어날 의지도,다른 타협의 여지도 없다고 생각한 여자가 행한 행동에 대한 이야기인데 나이를 먹고 성숙해져가는 과정을 역행하며 고집스럽게 그 자리에 머물러 있고자하는 유아기적 발상의 남자친구를 보는 여자의 답답하고 돌파구없는 마음의 상태가 잘 드러나 있다. 그리고 육아의 힘든 심경을 토로하고 있는 `기미모토가의 유괴`는 그 느낌이 특히 생생하여 아마도 작가의 경험이 잘 반영된 작품이 아닐까 한다.

 

여성들의 심리묘사에 특히 두드러지는 작가의 이번 작품은 살면서 다 들 겪어본 적이 있을법한 일들을 재미있는 이야기와 결부해 놓았다.

요즘같이 늦은 결혼과 출산이 더 이상 흉이 되지않는 시대에도 남들보다 못한 남자를 만나는 건 아닐지..내 여자친구들보다 조금이라도 더 멋진 남자 멋진 조건의 남자를 만나고 싶어서 애를 태운다던지 하는 부분은 변화됨이 없이 오히려 더욱 강화되어왔다.늘 자신이 돋보이길 원하는 마음과 남들을 의식하여 하는 행동들로 인해 스스로를 가두고 행복해 하지않는다

아마도 작가는 현대사회에서 이렇게 늘 주변을 의식하며 체면을 따지는 사람들의 모습을 열쇠도 없는 곳에 스스로를 가둔 상태라고 말하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자기아이가 유괴되었다고 절망하던 상태에서 찾고 난 후에도 오히려 남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걱정되어 엄마라는 사람이 하는짓이란...그럼에도 이 젊은 엄마의 어처구니없는 행동에 무작정 돌을 던지기 힘든건 우리에게서도 이와 같지는 않지만 비슷한 부분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사람들의 의식속 혹은 무의식속에 있는 감정을 끄집어 내는데 일가견이 있는 작가의 다음 작품도 기대해본다.

되도록이면 밝은 쪽이 아닌 어두운 내면을 그린 작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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