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변호사
오야마 준코 지음, 김은모 옮김 / 북폴리오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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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일본과는 가까운 거리에 비해 우리와는 이상하게 대조되는 게 많다 

예를 들자면 우리에겐 흉조인 까마귀가 일본에는 길조로 여겨지고 잔에 술이 남았을때 첨잔은 하지않는 우리에 비해 그들은 완전하게 비우도록 남겨두질않는다.여기에다 우리는 애완동물이라고 하면 대체로 애견을 생각하는데 반해 일본은 정반대인 애묘,즉 고양이를 최고의 애완동물로 치는 경향이 있다.이런걸로 봐서도 비록 거리는 가깝지만 정서적으로 얼마나 거리가 있는 사이인지 알수 있는데...일본인들의 고양이 사랑은 특이할 정도로 애착이 강한것 같다.

뭐..각자의 취향이라고 하면 할 말은 없지만 전세계적으로 개보다 고양이를 더 좋아하는 민족은 그다지 흔치않은것 같은데 그들의 고양이 사랑은 고양이를 대상으로 하는 책들이 많은 것만 봐도 짐작할수 잇다.

이 책` 고양이 변호사`역시 일본에서 드라마로도 인기를 끌고 있을 뿐 만 아니라 시리즈가 다 인기라고 한다.

게다가 고양이 변호사라는 소재 역시 너무나 독특하지만 오히려 일본이기에 이런 변호사도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모모세는 동경대 법학과를 수석 졸업한 인재임에도 자신도 모르는 사이 고양이 전문 변호사가 되어 별볼일 없는 수임료를 받고 경제난에 허덕이는 노총각 변호사이다.

초고의 로펌에서 인정받던 그가 이렇게 된 데에는 전국적으로 관심을 받은 사건..즉 고양이 사건을 해결하고 난뒤인데 그 이후 유명세를 탄 그에게 그런 애완동물 사건들만 수임이 들어와 결국 쫒겨나다시피 독립한 상태

게다가 계속 그에겐 그런 사건만이 들어와서 결국 고양이 변호사로 불리게 된것인데 그에게 사라진 시체를 찾아달라는 사건 수임이 들어왔다.

장례를 마치고 묘지롤 향할 예정인 관이 사라진것인데 그 사건을 부탁하는 상주의 태도가 묘하다.

맡는 사건마다 의뢰인과 상대방 모두에게 편안한 결과를 유추하는데 일가견이 있는 우리의 모모세 변호사...사건을 어떻게 해결할지...

 

논리적인사고를 가진 천재형 변호사 모모세가 인간사에는 오히려 어리숙하고 촌스러우며 미숙한 모습을 보여줘 오히려 인각적인 며모를 보여주는 고양이 변호사는 소재의 독창성도 물론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모모세라는 캐릭터의 인기가 성패를 좌우하는 요소인것 같다.

이렇듯 엄청난 학벌에다 뛰어난 두뇌를 가진 그가 사무실운영이나 경제적인 실리를 찾는것에는 어리숙하여 마치 기인과도 같은 모습을 보여주지만 그럼에도 그가 자신의 고양이를 가지게 될때까지는 그렇게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지못한다.

그저 똑똑하지만 세상일엔 어두운 그러면서도 감정은 가지지않아 마치 로봇같이 느껴지던 그였기에 그렇게 의뢰인들의 애묘와 관련된 민원은 해결하면서도 세상사람들의 예상과 달리 그 자신은 고양이에게 별다른 감정을 가지지않았던것 같다.

그저 평화롭게 해결하는 재주만 있을뿐이던 그에게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의 마음에 대해 알게 된 건 버려진 작은 고양이를 직접 키우면서인데 잡종 새끼 고양이는 그에게도 생명을 보살피고 키우면서 자신도 모르게 힐링을 해주는 존재가 되어 그로하여금 진정한 고양이 변호사로 거듭나게 해주는 존재가 된다.

이 책에선 일견 지루해 보일수 있는 모모세를 지키는 평범하지 않은 사무실사람들과 그런 그를 결혼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결혼 정보회사의 아코등...주변 사람들의 평범하지않은 캐릭터가 어울러져 작품이 늘어지지않는 역활을 한다.

그리고 사건들마다 고양이를 매개로 하지만 그 속에는 고양이만이 아닌 외로움과 사랑받고 싶은 마음등 상처받고 외로워 하는 사람들의 속사정들이 담겨있다.그리고 우리의 모모세는 그런 그들의 마음을 잘 들여다보는 사람인거고..

내용을 봐도 이 작품은 역시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기 적당한 작품임을 알수 있듯이 일견 코믹해보일수도 있는 모모세와 다소 독특한 주변사람들을 얼마나 맛깔나게 표현했을지 드라마로 확인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다소 엉뚱하지만 순하고 촌스런..그래서 다소 밋밋한 모모세지만...

다른 작품도 만나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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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의 사계절 : 여름의 죽음 살인의 사계절 시리즈 Four Seasons Murder 2
몬스 칼렌토프트 지음, 강명순 옮김 / 문학수첩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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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10대의 딸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요즘 성행하고 있는 성범죄를 들을때마다 가슴이 조여온다.

혹시라도 우리애가...

함부로 입에 올리기도 싫고 두렵지만 이젠 그 누구도 예외가 될수없다는 걸 알기에 어미의 입장에서 늘 노심초사를 하고

아이의 일거수일투족에 대해 걱정을 늘어놓지만 아이의 입장에선 부모의 이런 마음을 헤아리기 힘들다보니 잔소리로 들리나보다.

악순환의 연속이지만 그럼에도 걱정이 입에서 떠나기가 힘들다. 

이런 상황은 우리나라에만 국한된게 아닌 전세계적인 추세라는게 더욱 걱정되는 바이다.

점점 더 어린아이를 상대로 질나쁜 범행을 저지르는 소아성애자들,변태성욕자들...

그래서일까 가장 현실을 잘 반영하는 추리소설에서의 소재로 자주 등장하고 있다.여기에 그런 자식을 지키는 사람으로서 아버지가 아닌 어머니가 등장하는 소설도 제법있고...

이 책은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을 소재로 살인을 다루고 있다.

앞에 나온 겨울을 아직 못읽은 상태임에도 여름을 읽는것에 아무런 제약이 없다.

 

몇날며칠 산불이 온통 뒤엎고있는데다 연일 기록적인 폭염을 기록하는 스웨덴 남부

이곳에서 마치 뭔가로 닦은듯 하얗게 표백된 소녀가 벌거벗은 상태로 발견되지만 그녀는 아무것도 기억하는게 없다.

그리고 그녀를 시작으로 연이어 소녀사체가 발견되고 그녀들에게는 공통적으로 사체를 정성껏 닦은 흔적에다 성폭행의 흔적을 가지고 있지만 주변 성폭행의 과거를 지닌 용의자들에게서는 혐의점을 찾기 힘들면서 점점 사건은 미궁으로 흘러가는듯 한다.

게다가 이 미칠듯한 더위는 사람들을 지치게 하고...

 

특이하게도 사건속에서 죽은자의 목소리를 독백처럼 실어놓아서 그녀들도 마치 독자들처럼 사건의 추이를 지켜보게 했다.

전편을 안읽어서 거기에서도 같은 형식을 사용했는지는 몰라도  이책에서 처음 만나는 나에겐 신기하고 흥미로운 접근인것 같다

게다가 주인공인 말린 역시 그녀들과 어딘지 모르게 공감하는듯..마치 그녀들의 목소릴 듣는것처럼 갑작스런 영감을 받을때도 있다.

그렇다고 심령이나 초자연적 현상이 나오는건 아니기에 사건의 추이를 지켜보며 말리가 점차로 사건의 본질을 향해 나가는 모습이 흥미롭게 그려지는데...독특하면서도 매력이 있다.

이렇듯 주인공 말린은 똑똑하고 영감도 발달하고 체력단련도 꾸준히 하는 완벽한 여형사로서의 커리어우먼이지만 가정생활은 전혀 달라서 혼돈 그자체이다.

십대 딸과의 커뮤니케이션에 애를 먹고 헤어진지 이미 1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전남편에 대한 사랑을 품고 있는....

그래서 집에만 들어오면 마음과 달리 삐걱거리고 사랑하는 딸과의 소통에 애를 먹는 그녀의 모습이 인간적으로 보여진다.

마치 우리의 모습을 보는것과 같이 반가운건 물론이고...

나 역시 부모이기에 그녀의 입장에 더 공감이 가고 그녀가 십대소녀를 상대로 하는 성범죄자를 상대하면서 느꼇을 공포를 십분 이해하기에 그녀의 강박증과 같은 상태가 이해되지만 그런 그녀의 마음을 모르는 그녀의 딸은 마치 자신을 믿지못하는 걸로 비춰져서 갈등의 요소로 작용한다는게 안타깝다.

모든 살인에는 욕망이 있다...

이 말에 모든것이 함축된것 같다.어린 소녀를 향한 욕망,깨끗해지고자 하는 욕망, 되살리고자 하는 욕망...

불행이 불행을 낳고 점차로 악으로 변질되어가는 슬픈 이야기...

읽고나서도 개운하진않다...,입안이 소태처럼 쓴 맛이 남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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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임 소리 마마 밀리언셀러 클럽 44
기리노 나쓰오 지음 / 황금가지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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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소외받는 여자들의 이야기를 하드보일드하고 드라이한 필체로 그려내는 데 탁월한 솜씨를 지닌 기리노 나쓰오

그녀의 작품은 늘 강한 인상을 남긴다.

대부분이 여성 피의자이고 그녀들의 잔혹한 사건 현장을 보여주지만 그녀가 그리는 책속의 주인공이자 피의자들은 이상하게 안쓰럽고

외로움이 느껴진다. 마치 그녀들의 피해자인듯..

그녀들 대부분이 궁지에 몰린 한마리의 연약한 짐승과도 같아서 인지...아니면 인간세계에서 남자들보다 늘 약자일수밖에 없는 태생적인 핸디캡을 가진 여자이자 그런 여자들중에서도 더욱 밑바닥인생을 살아가는 여자들이라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늘 그녀의 작품속 여자에게서는 벼랑끝에 몰린 짐승과도 같은 비장함이 감돈다.

그리고 그런 주인공들을 보면서 공감도 하게 되고 그녀들의 입장을 조금은 이해하며 그들의 뒤를 쫒는 손길로부터 무사하게 탈출하기를 바라게 된다.

`아웃`과 `부드러운 볼``잔혹기`와 같이 하드보일드 하고 어두운 일면을 그린 작품이 그녀의 작품들 중에서 특히 마음에 와 닿는데..이 작품 `아임 소리 마마`역시 같은 부류에 속하는 작품인것 같다.

남편과의 20주년 결혼기념일날 찾은 불고기집에서 우연히 예전에 자신이 있던 보육원출신의 아이를 만나게 되고 재회의 기쁨도 잠시 느닷없는 화재로 불타죽게 되는 사건을 필두로 가는곳마다 자신의 앞을 막거나 귀찮은 일이 생기면 별거리낌없이 그들을 없애버리고 불을 지르는 아이코...그녀는 부모가 누군지도 모른채 창녀들이 사는곳에서 자라났지만 못생긴 외모에 어딘지 어두운 듯한 인상은 그녀에게 더 큰 핸디캡이 되어 사는것이 고달프다.

그저 배운대로 필요하면 성을 팔고 닥치는 대로 돈을 훔치고 자신의 앞길을 막는것은 거칠것 없이 치워버리는 아이코

그리고 그런 그녀를 누군가가 뒷조사를 해가며 그녀의 앞길을 가로막는다..

아이코를 보면서 요즘의 젊은 사람과 어딘지 비슷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귀찮거나 골치아픈일은 잊어버리고 그저 즐기며 그때그때 형편에 맞는 선택을 하고 책임지는 일은 하기싫어하는..어딘지 어린애를 닮아있는듯한 유아성향의 아이코는 자기앞을 막아서는 것에는 분노를 느끼며 제거해버린다.

부지런한 부모덕으로 풍족한 생활을 하며 부족하지않은 용돈을 받고 원하는 대로 하고싶은대로 거칠것 없는 삶을 살아가는 요즘 세대들에겐 늘 인내심이 부족하고 그때그때의 기분에 일희일비하는 모습을 많이 봤는데다 조금의 장애물에도 분노를 표출하는 모습을 보면 늘 덜 자란 아이같다는 생각을 했는데...아이코의 모습과 너무 비슷하다고 느끼는 건 나만의 생각인 걸까?

그렇게 모든일에 충동적인 아이코에게도 `마마`라는 존재는 평생 가져보지못했기에 늘 동경의 대상이고 그리움의 대상일수밖에 없었던것 같다.그렇게 많은 사람을 죽이면서도 일말의 가책이나 두려움따윈 없던 그녀가 마지막에 흘린 눈물은 그래서 더 애처롭게 느껴진다.그녀도 사랑받고 싶은 아이였을뿐...

사람을 죽이는 과정을 너무나 덤덤하게 일상에서 늘상 있는것처럼 그려놓아서 오히려 더 섬뜩하고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마치 `아웃`에서 그녀들의 작업하는 과정처럼...

잔혹하지만 매력적이고 강렬하지만 어딘지 쓸쓸하고 외로운...이 모든것이 기리노 나쓰오의 소설속의 주인공들에게 늘 매혹당하는 이유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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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 호러작가가 사는 집 미쓰다 신조 작가 시리즈 1
미쓰다 신조 지음, 김은모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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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인들의 추천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앞에 읽은 책의 만족도가 좀 떨어져서 진즉부터 가지고 있음에도 차일피일 미루기만 하다가 드뎌 읽게 되었다.

아뿔사!!

이 책부터 먼저 읽었드라면 좋았을걸...

게다가 이 작품이 작가의 데뷔작이라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미쓰다 신조의 작품은 대단한 표지로 이미 유명세를 탄 `잘린머리처럼 불길한 것`으로 처음 만났다는게 지금 생각해보면 좀 아쉬움으로 남는다.

너무나 대단한 작품으로 그를 만났기에 그 이후의 작품도 무척이나 우수하고 좋은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미진한 아쉬움이 느껴지는건 역시 `잘린머리처럼 불길한것`의 여파인듯...

그런점에서 볼때 오히려 시대를 달리하고 도조겐야시리즈가 아닌 이 책 `기관 호러작가가 사는 집`은 그 영향을 피할수 있었고 그래서 오롯이 작품자체로 평가할수 있엇던 게 아닐까 생각한다.

편집일을 하는 미쓰다 신조는 우연히 산책길에 서양식 목조건물을 발견하고 그 건물에 매료되어 덜컥 계약을 한다.

주변의 이상한 반응에도 불구하고 편집일이 아닌 단편을 쓰게 된 상황과 그가 쓸 작품과도 어울리는 집이라고 생각했기때문인데

주택가에 있으면서도 한적하고 외딴곳에 위치한데다 묘하게 음습한 분위기를 풍기는 그집은 처음보면서 바로 매료될 정도로 묘한 매력이 있었다.

그가 집으로 들어오게 되고 작품을 동인지에 발표하면서 팬을 자차하는 묘한 느낌의 여성도 접근해오고 이상하게 집필이 술술 풀린다는 느낌을 받는데 옆집의 아이로부터 이상한 소리를 듣고 문득 집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그리고 그가 알게 된 놀라운 사실은...

미쓰다 신조라는 작가가 인형장이라고 불리는 집에 들어가서 겪는 상황과 그가 미궁초자라는 동인지에 쓴 작품인 `모두 꺼리는 집`의 작품내용을 교차로 보여주는...미쓰다 신조 특유의 교차 편집형식이다.

늘 느끼는거지만 이 작가는 인간내면에 숨어있는 공포심과 본인은 인정하고 싶어하지않는 두려운 마음에 대한 탁월한 통찰력의 소유자인것 같다.

여기서도 뚜렷한 공포상황이나 살인마와 같은 인위적 상황이 나오지않음에도 괜시리 읽는 동안 자꾸만 뒤를 돌아보게 하고 주변을 둘러보게 하는 묘한 공포심을 자아낸다.

단지 묘한 위치에 흔하지않은 서구양식의 집이 있다는 설정하나로...그리고 그집에 얽힌 무서운 사연이 있다는 설정으로도 이렇게 두렵고 무서운 이야기를 들려주는걸 보면 그가 이야기꾼으로서 얼마나 탁월한 솜씨를 지녔는지 알수있다.

이렇게 그 주변에 대한 묘사와 그가 자주 쓰고 또 아주 적절하게 이용하는 말줄임표만으로도 어서 뒷이야기를 읽고 싶고 그 다음이야기가 궁금해서 손에 들면 잠을 잊게 하는 묘한 매력을 발휘한다

우리모두는 자신도 모르는 새 인간 이외의 존재를 인지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겉으로는 부정하고 있지만 자신이 알수없는 상황이나 스스로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면 늘 제 3자의 존재를 문득 떠오르게 되는걸 보면...

그런 약한 인간의 내면을 교묘하게 숨어들어 스멀스멀 공포심을 자극하고 무서워하면서도 끝내는 팬으로 만드는...미쓰다 신조...

멋진 작가임엔 틀림없다.

더불어 이 책에서 미스터리,호러작가의 작품이 상당수 소개 되고 있는데 기회가 닿으면 찾아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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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수는 죽어야 한다 밀리언셀러 클럽 10
니콜라스 블레이크 지음, 이순영 옮김 / 황금가지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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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부터 우러나는 느낌이 딱 내 취향이라고 느껴지는 책인것 같다.

옛날책들을 보면 직설적이면서도 투박한 제목이 왠지 요즘책처럼 쎄련된맛은 없지만 정감이 간달까

이 책 역시 오래전부터 가지고 있던책인데 이번에야 마음먹고 읽어보게됐는데 상당히 흡족하고 마음에 드는 책이었다

책을 다 읽고 저자에 대해 알아보니 이 남자의 아들이 바로 그 유명한 배우 다니엘 데이 루이스란다

게다가 작자 역시 영국의 대표적인 계관시인이기에 책 속에 인용되는 문학들이 범상치않아서 기존의 추리소설과 다른 면을 보이기도 한다.

`나는 한 남자를 죽이려고 한다~`

라는 강력한 문구로 시작하는 펠릭스 레인의 일기는 그가 이런 결심을 하게 된 계기를 그가 쓴 일기를 통해 보여준다.

사랑하는 부인을 잃고 하나 남은 아들마저 불의의 교통사고로 잃은 아비 펠릭스 레인...그에겐 아들을 잃은것도 비통하지만

뺑소니를 친 운전자를 찾지못하는것이 천추의 한이다.여기에 수사를 맡은 형사들이 하는 조사라는것도 믿음직하지못해서 결국에는 스스로 범인을 찾기로 결심하고 추리소설작가로서의 그의 추리능력과 증거조사를 통해 스스로 한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그리고 여기에 약간의 운도 따라주어서 그날 사고를 일으키고 달아난 살인자에 어느정도 다가갈수있게 되지만 그의 사고를 가장한 살인계획은 틀어지게 되고 여기서부터 그에게 뜻하지않은 일들이 벌어지는데..

살인자의 고백도 아니고 사건이 일어난 순서대로 시작하는것도 아닌 살인을 예고하는것에서부터 시작하는 이 책은 그래서 강렬한 인상과 함께 색다르게 다가왔다

희생자의 아버지가 범인의 윤곽을 추론해가는 과정이 엄청난 추리를 요구하거나 기막히게 머리가 좋아야만 할수 있는 추리가 아니기에 그와 같이 범인의 윤곽을 찾아가는 과정이 껄그럽지않고 자연스럽다.

지금처럼 온갖 과학적 도구나 CCTV와 같은 것에 도움을 받지않고 오롯이 발로 그리고 머리로 범인의 윤곽을 찾아나가고 또한 책에 나오는 탐정이나 경감들의 하는 조사라는것도 요즘 시대의 눈으로 보면 상당히 답답할것 같지만 의외로 범인의 행동동선이나 범행동기를 찾아서 범인일 가능성이 적은 사람부터 소거해 나가는 소거법이 상당히 매력적일뿐만 아니라 보다 더 현실적인 감각으로 다가온다.

오히려 요즘의 어딘지 겉만 번지르하니 이목을 끌게 하고 속은 빈 강정같은 어줍잖은 추리소설 이나 스릴러보다 더 흥미진진하고 스릴있었다.거기다 소설중반부터 더욱 몰입하게 하는 뜻밖의 사건의 연속은 한시도 책에서 눈을 떼지못하게 하는 강력한 흡인력을 보여준디.책을 읽어보면 이 책이 그렇게 오래된 책이라는게 실감이 나지않을 정도로 요즘의 감각에도 어울리는 책이다.

역시 오래된 책일지라도 좋은 책은 시대를 넘어서는가 보다

왜 사람들이 추천을 하고 오랜시간 사랑을 받는지 조금만 읽어봐도 알수있다.

곧 살인자가 될 운명에 처한 사람이 범죄를 예고하고 완전범죄를 하기 위해 살인플랜을 짠다는것도 독특한데 그가 이런 일을 벌릴수밖에 없는 사연이 공감할수 있기에 읽는 동안 나도 모르는 새 그와 같이 계획을 짜고 그와 같이 그 요트안에서 긴장하며 책을 읽게 된다.

공감할수있는 내용에다 반전 그리고 끝까지 범인을 헷갈리게 만든 작가의 솜씨는 그저 경탄을 자아낼뿐이다.

멋진 아들을 둔 아버지라는 건 차치하고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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