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부르는 매너 - 당신의 매너가 당신의 자산이다
민경남 지음 / 데이원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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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너란 한국 말로 하면 예의라고 할 수 있다. 이걸 뜻풀이를 보자니 행동하는 방식이나 자세라고 한다. 일상 생활에서의 예의나 절차라고 써 있다. 그렇게 볼 때 살짝 애매하긴 해도 역시나 예의라고 표현하는 게 맞을 듯하다. 예의를 상대방에게 제대로 하는 점이 중요한다. 이건 내가 상대방에게 전달할 때도 중요하지만, 상대방이 받는 마음도 중요하다. 어쩌면 더 중요할 지도 모르겠다. 내가 아무리 예의있게 행동했다고 해도 상대방이 그렇게 느끼지 않을 수 있다.

그건 내가 매너가 없다는 뜻이 아니다. 매너는 솔직히 배워야 한다. 인간과 인간이 살아가는 데 있어 자연스럽게 행동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게 사람마다 살아온 환경이 다르다. 지역이나 집단에 따라 미세하게 다를 수도 있다. 그렇기에 당연히 나는 상대방을 매너있게 행동했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을 수 있다. 이러니 이게 참 어렵다. 누구에게나 공통적으로 할 수 있는 매너가 있겠지만 말이다. 그런 점 마저도 제대로 못하는 사람들도 많다.

비근한 예로 약속 시간이다. 이건 매너 중 매너라 할 수 있다. 바쁜 사회에서 늦을 수 있다. 그건 솔직히 나도 그러니. 중요한 건 처음 만나는 사람과 약속 시간을 늦는 것이다. 서로 몇 번 만나 친해진 상태에서 하는 행동이 아니다. 첫 대면에 그렇다면 상대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아마도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할 듯하다. 상대방에 대한 예의가 있다면 약속 시간에 최소한 늦지 않는게 매너다. <돈을 부르는 매너>에도 나온 것처럼 늦는다면 미리 양해를 구해야 한다.

그렇다고 해도 상대방과 한 약속 시간에서 5분 이상 늦는다면 무례하다고 할 수 있다. 10분을 늦는다면 거의 매너가 똥이라고 표현해도 되지 않을까한다. 이처럼 매너는 상대방에게 내 이미지를 좌지우지할 정도로 중요하다. 내가 가진 것이 하나도 없는데 매너도 나쁘다면 어떻게 될까? 보나마나 다시는 기회도 얻지 못할 듯하다. 안타깝게도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다. 없을수록 더 매너를 배우고 매너있게 행동해야 한다. 흔히 말하는 자신의 품위를 스스로 지켜야한다.

어느 누구도 우리는 상대방에 대한 진짜 모습을 모른다. 그가 얼마나 능력이 있는지 모른다. 어느 정도 자산을 갖고 있는 지 모른다. 친하게 지내면 모를까 그렇지 않으면 절대로 모른다. 이런 상황에서 매너는 무조건 나를 돋보이게 하는 역할을 한다. 상황에 맞는 행동을 한다면 누구도 모른다. 최근에는 있는 집 자녀가 더 예의범절이 바르다는 말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더 매너있는 행동은 나를 빛나게 만든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매너 있는 것일까?

이 부분에 대해서 <돈을 부르는 매너>에서 자세히 알려준다. 어떻게 보면 굳이 그렇게 소소한 것까지 알아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도 있을 수 있다. 보통 고수와 하수의 차이는 디테일에서 차이 난다고 한다. 별 거 아닌 그 작고 사소한 것이 그 사람을 다시 보게 만드는 힘을 갖는다. 내가 아무리 거창하게 보여도 작은 걸 놓치면 전체 인상을 망친다. 책에서는 이를 위해 초반에 알듯 모를 듯한 사례를 보여준다. 이 중에서 어떤 것이 매너인지 맞춰보라고 한다.

입에 음식 있을 때 상사가 질문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빵과 물이 있을 때 어떤 게 내 것인가. 장례식장에서 친구가 건배 제안을 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 결혼식에서 현금을 꺼내 봉투에 넣는 건 맞는건가. 회식 자리에서 상사보다 높게 잔을 드는게 맞는 건가. 명함을 교환할 때 받자마자 지갑에 넣는 건 맞는건가. 40대와 50대를 서로 소개할 때 누구를 먼저 소개해야 하나. 이런 질문이었다. 일단 보면서 내가 생각한게 답이 나와 보니 다행히도 맞아서 나름 매너는 있나보다.

책을 읽다보면 솔직히 이렇게까지 해야 할까하는 것도 있다. 책에서 소개한 매너 대부분을 내가 지키긴 하지만 미처 소홀히 했던 것도 있었다. 물론, 책에서 알려준 걸 다하는건 약간 강박관념같은 느낌도 있었다. 근데, 그게 또 내가 아닌 상대방을 위한 거다. 상대방은 내가 한 걸 모를 수도 있다. 그러니 나중에 알게 되면 오히려 플러스 점수를 얻을 수도 있다. 책은 양장본에 심플해서 이럴 때 어떤 게 맞는지 궁금할 때 빨리 들쳐보기 좋을 듯하다. 매너가 생각보다 지키는 게 쉽지 않다.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이렇게까지 하긴 어렵다고.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매너가 인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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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노토피아 - 엘리베이터 속의 아이
조영주 지음 / 요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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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그런 생각을 최소한 한 번 정도는 했을 것이라고 본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워낙 자주 나오는 내용이라 나도 모르게 하게 된다. 내가 만약 다른 인생을 살게 된다면 어떨까. 내가 죽지 않고 게속 새로운 인생을 거듭해서 살아간다면 어떨까. 이걸 인도에서는 윤회라고 표현한다. 수십번 거듭 태어나서 살게 되는 걸 말한다. 알기로는 윤회는 꼭 인간으로 태어나는 건 아니다. 내가 어떤 인생을 살았는지에 따라 다시 태어날 때는 곤충이나 동물이 될 수도 있다.

그렇기에 착하게 살아야만 다시 인간으로 태어날 수 있다. 보통 작품에서는 그렇지는 않다. 대체적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거나 끊긴 인연을 연결하기 위해 반복해서 살아간다. 또는 과거 특정 시점으로 간다. 이걸 이제는 타임슬립이라고 한다. 미래로 가는 건 과거와 달리 이제 거의 나오질 않는다. 아마도 그건 미래는 현재를 변화시키면 얼마든지 변경할 수 있기 때문일 듯하다. 타임슬립 소재로 된 작품은 대다수 재미있다. 익숙하지만 이걸 어떻게 표현하느냐가 관건이긴 하다.

타임슬립이 재미있는 건 재미없는 타임슬립 작품은 소개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거대 자본이 들어가는 드라마와 영화에서는 걸러지기 때문이다. 반면에 소설은 다르다. 소설은 그 정도로 거대 자본이 들어가는 건 아니라 재미없는 작품이 나올 수도 있다. 내가 많은 소설을 읽지 않아 재미없는 타임슬림 작품을 읽은 기억은 없다. 이번에 읽은 <크로노토피아 : 엘리베이터 속의 아이>도 재미있었다. 초반에는 살짝 이게 뭔가 했다. 어떤 소재와 형식인지 모르고 읽었기 때문이다.

책을 쓴 작가와 친분이 있어 보내줘 읽었다. 한동안 연락이 전혀 되질 않아 궁금했다. 작가에게 연락이란 그다지 대단하지 않다. 새로운 작품이 나오면 연락이 온다. 그거면 된다. 그렇게 새로운 작품이 세상에 선보였다. 이번에는 지금까지 쓴 장편소설과 달리 다소 가벼운 이야기였다. 보통 무거운 소재로 형사물이라면, 단편은 가벼운 청소년 물을 쓰던 작가였다. 이번에는 장편인데 주인공이 초등학생이다. 처음에는 중학생이 나와 그 친구가 주인공으로 알았다.

중학생 친구가 '이 세계로 가는 법'이라는 괴담을 본다. 다른 세계로 가기 위한 방법이 써 있다. 엘리베이터를 타는데 어떤 규칙에 근거해서 층수를 조작해야 한다. 단계별로 따르면 새로운 세계로 가게 된다. 그곳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누구도 모른다. 그렇게 시도를 하는데 갑자기 소원이라는 아이가 탄다. 소원이는 초등학생이다. 소원이가 엘리베이터를 타는 바람에 늘 실패한다. 소원이는 가정폭력을 엄마에게 당하며 살며 학교도 가지 않고 있는 중이었다.

우연히 그 사실을 알게 되어 했는데 진짜로 작동을 한다. 겨우 초등학생이 무엇을 알겠는가. 더구나 학교도 다니지 못하고 제대로 먹지도 못해 발육 상태가 좋지도 못했다. 처음에는 적응하지 못하던 소원은 점차적으로 적응하며 자신에게 생긴 일에 대해 받아들인다. 신기한 건 계속 반복된다는 점이다. 생각지도 못한 새로운 인생에 당황한다. 분명히 자기는 소원인데 엘리베이터에 내려 간 해당 호 출입문을 열면 달라진다. 해당 호수에 거주하는 사람이 소원이를 아는 체한다.

소원이는 자연스럽게 그 집 식구가 되어 살아간다. 이런 일이 계속 반복된다. 엄마에게 맞으며 자랐지만 뜻하지 않게 엄마가 자기를 사랑하고 새로운 아빠와 만나 사귀게 된다. 그 과정에서 지금까지 한 번도 느끼지 못했던 사랑을 느낀다. 문제는 소원이 이렇게 된 데에는 뭔지 모를 이유가 있었다. 특정 시간이 되면 자신 의지와 상관없이 엘리베이터에 다시 가는 것과 마찬가지가 된다. 반복해서 새로운 삶을 살아간다. 도대체 왜 그러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

소원이라는 이름처럼 결국에는 소원에게는 소원이 있다. 책 내용은 바로 그걸 해결해가는 과정이다. 책 내용은 주로 가족 사랑에 관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살짝 아쉬운 건 연인끼리 사랑이었으면 더욱 재미있었을 텐데 말이다. 근데 지금까지 조영주 작가 소설에서 연인끼리 사랑은 거의 나오질 않았던 듯하다. 내용이 무겁지 않고 꽤 재미있게 시간 순삭으로 읽을 수 있었다. 타임슬립답게 어떤 식으로 해결 될 것인지 궁금해하면서 읽었다. 솔직히 지금까지 조영주 작가가 쓴 소설 중 내 취향에 가장 맞았다.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연인과 사랑은 왜 없냐고!!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타임슬립은 늘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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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 열전 - 신보다 돈이 많은 금융시장의 제왕들
세바스찬 말라비 지음, 김규진 외 옮김, 오인석 감수 / 에프엔미디어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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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헤지펀드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았다. 지금도 여전히 일반인은 잘 모른다. 나도 솔직히 정확하게는 모르겠다. 그저 헤지펀드는 돈 되는 것이면 다한다. 그 정도만 안다. 그렇다고 불법을 저지른다는 건 아니다. 펀드는 펀드인데 규제 등에서 좀 더 자유롭다. 이마저도 미국이 그렇다는 것이지 한국은 아니다. 한국이 금융 선진국이 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다. 늘 금융선진국을 부르짖지만 관련 법은 전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이유다.

헤지펀드는 모든 금융상품에 전부 투자한다. 부동산도 투자할 수 있다. 부동산은 상대적으로 돈이 되지 않아 안 하는 듯하다. 특히나 헤지펀드는 특성상 치고 빠지는(?)걸 잘 해야 한다. 장기간 투자하는 경우도 있지만 투자한 자산이 손해가 크다든지 처음 판단과 달라질 수 있다. 이럴 때는 즉석에서 매도하고 나와야 한다. 이런 게 부동산은 아무래도 취약하다. 그렇기 때문에 헤지펀드가 직접 부동산을 매수하는 경우는 없는 듯하다. 대신에 부동산 관련 금융자산에 투자할 뿐.

헤지 펀드는 그렇게 볼 때 돈이 된다는 건 투자한다. 주식을 기본으로 채권이나 파생 상품, 공매도 등을 전부 이용한다. 헤저 펀드를 운용하는 입장에서 자신들이 갖고 있는 아이디어에 부합하면 보유 현금을 투입한다. 자신이 생각한 바가 맞는지 틀린지를 돈으로 확인하는 과정이다. 맞으면 돈을 버는 것이고, 틀리면 돈을 잃는다. 돈을 벌 수 있고, 잃을 수도 있다. 그렇기에 보통 비교지수보다 잘 하면 성공이다. 이런 헤지펀드가 그렇게 많은 건 또 아니다.

헤지펀드 속성상 대부분 작은 돈보다는 큰 돈을 받아 운용한다. <헤지펀드 열전>은 미국에 있는 헤지펀드에 대한 이야기다. 헤지펀드를 운용한 사람들을 인터뷰와 다양한 조사와 함께 저자가 설명하는 방식이다. 대체적으로 미국에서 유명한 펀드 매니저는 헤지펀드 운용자다. 한국에 소개된 미국 펀드 운용하는 유명 투자자가 대부분 그렇다. 그러다보니 특정 자산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하게 운용한다. 한편으로는 이걸 개인이 따라하기에는 그런 의미로 볼 때 무리가 좀 있다.

이 책은 예전에 나와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가 되었나보다. 재발간 요청이 있어 이번에 출간되었다. 그러다보니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추천사를 썼다. 솔직히 추천사가 많은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책이 내용으로 승부해야 하는데 추천사로 뭔가 보충하는 느낌이 든다. 워낙 유명 투자자가 많이 소개되어 그럴리는 없겠지만 말이다. 추천사만 읽어도 몇 페이지나 되는데 이 책의 속성상 조금 다르다. 워낙 다양한 투자를 소개하고 있어 추천사도 중구난방인 느낌도 들었다.

보통 추천사는 책의 내용에서 핵심을 소개하는데 말이다. 책이 출간된 게 2010년이다. 금융위기 터진 직후라고 할 수 있다. 그로부터 벌써 20년이 흘렀다. 헤지펀드는 당시 투자처나 방법 등에 의해 달라진다. 지난 20년 동안 상당히 많은 변화가 있었다. 책에 소개된 방법을 적용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솔직히 했다. 무엇보다 책에서 소개된 대부분 투자 방법을 일반인이 따라하기는 내 생각에는 무리다. 기관같은 곳에서는 이 책을 읽고 따라할 수 있을지 몰라도 말이다.

그런 의미로 볼 때 이 책을 읽는 건 의미없다고 할 수도 있다. 내가 책을 보고 실전에서 따라 할 수 있는 팁은 별로 없으니 말이다. 대표적으로 환을 투자해서 일개 국가를 무너뜨리지도 못한다. 내가 공매도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책에서 소개한 투자를 내가 일단 할 수 없는 건 없다. 그럼에도 책에는 다양한 투자를 통해 돈 번 걸 알려준다. 헤지펀드 역사와 함께 어떤 식으로 당시 투자자들이 움직이고 돈을 투입했는지 설명한다. 지나서보니 알지만 당시에는 과연 알 수 있었을까?

책에서 소개된 사람들은 전부 시대를 앞서갔다는 표현보다는 시대에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알았다. 앞서갈 필요도 없다.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만 깨달아도 된다. 시장 경제에서는 무엇이든 돈으로 치환될 수 있다. 자기가 알고 있는 걸 돈으로 승부볼 수 있다. 책에 소개된 투자자들은 전부 그런 식으로 돈을 투입하고 벌거나 잃었다. 큰 돈을 벌기도 했지만 오래 가지 못하고 잃기도 하며 해당 챕터가 끝나기도 했다. 일반 펀드와 그런 점에서 헤지펀드는 다르다.

규제에서 좀 더 자유롭기 때문이다. 문제는 헤지펀드가 레버리지를 쓴다는 점이다. 자신이 보유한 자본으로 투자한다면 큰 일이 벌어지진 않는다. 레버리지를 이용해서 돈을 벌려다 감당할 수 없는 사건이 생길 때 문제다. 단순히 헤지펀드만이 아닌 금융 시장 자체에 큰 충격여파가 생긴다. 지금까지 그런 역사가 반복되었다. 이걸 억제할 방법은 없다.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다. 오죽하면 책 부제가 '신보다 돈이 많은 금융시장의 제왕들'이라고 했을까. 책을 통해 엄청나게 큰 돈이 오가는 시장의 흥망성쇠를 읽을 수 있다.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개인이 따라할 방법이 있을까?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흥망성쇠를 통해 교훈을 얻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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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적 권력 - 권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스탠퍼드 명강의
데버라 그룬펠드 지음, 김효정 옮김 / 센시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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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인 <수평적 권력>은 무척이나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수평적인 권력이 있을 수 있을까. 책 제목이 수평적 권력이니 가능하다는 주장을 펼친다. 흔히 칼은 칼집에 있을 때 가장 무섭다고 한다. 칼이 칼집에서 나오는 순간 더 강력한 힘을 얻는다. 대신에 그 힘을 순간이고 오래가지 못한다. 잠시 힘을 쓰고 칼이 갖고 있는 효용성은 사라진다. 칼을 잘 활용하면 칼집에 있을 때보다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하긴 한다. 대체적으로 그건 공포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

칼이 칼집에 있어도 어느 정도 공포스럽지만 좀 다르다. 조마조마하면서 긴장하게 된다. 언제 칼을 뽑을 지 모르기 때문이다. 권력을 가진 자는 어지간해서 자신이 갖고 있는 권력을 나누려 하지 않는다. 권력을 나누는 순간 자신에게 힘이 사라지거나 잃는다고 바라본다. 과거에는 강력한 권력이 힘이였고 리더에게 필요한 자세였다. 최근에는 다소 달라졌다. 리더가 권력을 독점하는 걸 별로 좋게 보지 않는다. 그보다는 힘을 분산할 때 오히려 좋은 리더라고 칭찬받는다.

솔직히 그렇다고 해도 권력은 결국에 권력자가 갖게 된다. 이걸 나눌 수 있어도 여전히 권력을 유지해야 한다. 수평적 권력이 가능하다고 보진 않는다. 권력은 결국에는 수직적 관계라고 생각한다. 책에서 알려주는 내용에 동의해도 말이다. 권력에 대해 다소 거창하게 이야기했지만 누구나 권력은 갖고 있다. 상대방과 상황과 위치에 따라 저절로 권력관계가 작동한다. 두 명 중에 한 명이 좀 더 권력을 갖게 된다. 이걸 꼭 의식하거나 인식하지 않더라도.

권력을 신경 쓸 수도 있고, 무시할 수도 있다. 어떤 집단의 장이라면 모를 수가 없다. 이럴 때 권위의식을 내세우는 건 자신이 갖고 있는 권력을 보여주려는 의도다. 분명히 과거와 달리 이런 사람들이 많이 줄긴 했어도 여전히 꽤 있다. 그게 뭐 권력이 갖고 있는 매력이다. 권력을 갖게 된 사람이 자신에게 온 힘을 줄이려고 할 이유는 별로 없다. 오히려 내세우기 싶어 안달이 난다. 그러니 이걸 내세우지 않을 때 오히려 더 돋보일 때가 많다. 칼집에 칼을 빼지 않는 것처럼.

책에서는 흥미롭게도 연기로 이걸 설명한다. 역할극을 통해 자신이 갖고 있는 상황을 연기한다. 연기로 맛을 본다. 연기로 자신이 갖지 못했던 걸 해 본다. 연기로 상대방이 내세우는 권력을 느낀다. 서로가 간접적으로 느끼고 실행하면서 체험하게 만들어준다. 책에서 나온 인상적인 사례가 있었다. 누군가를 뽑는 인터뷰를 했다. 상대방은 자리에 앉아 다리를 뻗고 책상에 올려놓고 이야기를 한다. 한국에서는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일인데 서양이라 가능한 듯하다.

아무리 그래도 인터뷰하는 자리에서 그렇게 했다니. 상대방은 아마도 친근함을 표시하기 위해 그랬던 듯하다. 상황에 따른 올바른 행동이 아니라 그 사람은 결국 뽑히지 않았다. 또 하나는 바로 아래 동료가 자신을 다소 우습게 보는 듯했다. 친근하게 대하고 권력을 굳이 보여주지 않았지만 아무리 봐도 좀 심한듯했다. 심지어 자신이 갖고 있는 지위마저도 무시하는 듯했다. 어느날 그를 불러 이메일인가를 지적하면서 이렇게 하는 건 무례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그러자 상대방은 정색을 하며 정자세를 취했다. 그 이후 해당 일에 대해 서로 이야기를 나눈 적은 없다. 대신에 상대방은 그 일 이후로 정확하게 저자를 리더로 대접했다고 한다. 이렇게 볼 때 권력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듯하다. 근데, 생각해보면 나라도 그렇게 했을 듯하다. 대체적으로 나는 유연하게 행동하고 권위를 내세우지 않는다. 그렇다고 상대방이 날 제대로 대접하지 않을 때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 누가 위에 있는지 보여주긴 해야 체계가 돌아가기도 한다.

책 말미에는 권력을 오용하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권력을 가진자가 가장 조심해야 할 점이다. 대체적으로 권력을 남용한 리더가 있는 곳은 끝이 좋지 못하다. 주변에는 아첨하는 사람만 생긴다. 누구도 올바른 이야기를 해주지 않는다. 권력을 나누지 않으면 썩게 되어 있다. 썩은 물은 악취가 나면서 버림받는다. 그렇기에 책에서 말한 수평적 권력이 중요하다. 그래도 나는 권력 자체는 수직적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수평적으로 노력해도 상대방은 수직적으로 받아들일테니.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권력에 대해 큰 깨달음을 좋다고는.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권력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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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과 떠나는 여행 - 여행 마음 안내서 - 부부 여행 편
김유미 지음 / 두사람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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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 관한 책은 크게 두가지인 듯하다. 하나는 순수하게 여행을 가서 그곳에서 보고 느낀 걸 알려주는 책이다. 또 하나는 여행은 살짝 핑계고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책이다. 여행이 매개체가 된다는 점은 둘 다 동일하다. 여행이 주는 장점이 그 점 아닐까한다. 어쩌면 책을 썼기 때문에 그럴지도 모르겠다. 단순히 여행을 갔다 왔다면 단순 추억으로 남았을지도 모른다. 이걸 책으로 쓰려니 여행에 관한 내용이 아닌 나도 모르게 나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게된다.

많은 여행 책이 후자에 좀 더 방점이 찍힌 듯하다. 내가 읽었던 여행 책이 대부분 그렇다. 어떤 장소를 가기 위한 택한 여행 책이 아니다보니 더욱 그렇다. 책을 읽으면서 해당 장소에 대해 미리 알기 위해 읽는 책이 아니다. 이런 책은 사진도 많다. 해당 장소에 알려주기 위해서는 사진이 필수니 말이다. 그렇지 않은 책은 사진이 많은 건 아니다. 사진이 중요한 요소긴 해도 굳이 꼭 넣지 않아도 읽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 책을 쓴 작가가 자신이 하고픈 말을 할 뿐이다.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에 대해 반추라는 표현은 다소 거창할 수 있어도 그렇게 한다. 여행 책을 펴 낸 사람이 나이가 어떠하든 되돌아 본다. 자신이 어떤 인생을 살았는지 생각한다. 어떤 사람을 만났는지 떠올린다. 신기하게도 이게 왜 여행을 가야 떠올리는 것일까. 여행을 가지 않아도 할 수 있을텐데 말이다. 여행이란 그런 면에서 나를 만나는 시간인지도 모른다. 매일 똑같이 챗바퀴처럼 돌아가는 하루 하루다. 여행을 가면 내게 익숙하지 않은 장소가 펼쳐진다.

더구나 해외는 한국 사람이나 한국 말도 들리지 않는다. 그곳을 가서 보느라 정신 없고, 먹느라 별 생각이 없다. 신기하게도 당시에는 몰랐는데 뒤늦게 떠올리며 글을 쓰려니 자꾸 다른 게 떠오른다. 만두를 먹었다면 만두와 관련된 다양한 에피소드가 마구 잡이로 떠오른다. 어쩌면 이게 여행이 주는 묘미인지도 모른다. 여행을 가며 느꼈던 감정, 여행을 가서 봤던 기억, 여행에서 먹었던 촉감을 통해 느낀 정서. 구체적으로 설명하긴 힘들어도 묘하게 머릿속에 남는다.

이걸 구체적으로 떠올릴 때 드디어 뭉텅이가 되어 다양한 게 떠오른다. 덕분에 여행 책을 쓴 사람이 보여주는 글에서 뜻하지 않게 많은 걸 알게 된다. 원래 알고 있던 사람이라도 전혀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된다. <당신과 떠나는 여행>은 작가가 16년간 19개국 83개 도시를 다닌 걸 알려주는 책으로 알고 읽었다. 읽다보니 어느 국가인지와 도시인지는 아무 상관없었다. 더구나 소개하는 국가와 도시는 몇 개 나오지도 않는다. 중요한 게 그점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여행을 빙자해서 지속적으로 부부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어떻게 지금까지 부부가 살아왔는지 설명한다. 좋았던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었다. 그 모든 걸 이겨낸 건 여행이었다고 알려준다. 아이가 없는 삶에서 여행은 둘 사이 커다란 매개체가 되었다. 처음에는 각자 여행에 대한 준비가 달랐다. 작가가 대부분 여행에 대한 준비를 한다. 남편은 그런 면에서 도와주지 않는다. 화를 냈더니 자신이 하더라도 결국에는 작가가 원하는 곳을 가지 않느냐고 했단다. 

생각해보니 그랬다고 한다. 여기에 좀 더 영어를 잘하는 남편을 전적으로 의지했는데 답답한 측면이 많았다고 한다. 빨리 좀 가서 묻거나 하면 좋은데 그렇지 않아서. 이런 것도 둘이 함께 여행을 다니면서 상대방을 이해하면서 좀 더 즐겁게 다닐 수 있었다고 한다. 해마다 해외 여행을 간다고 하니 대단하다. 물질이 아닌 경험에 투자했다고 볼 수 있다. 어떤 것에 더 가치를 두느냐에 따라 달리 생각할 수 있을 듯하다. 시간이 지날수록 경험 쪽이 좋지 않을까한다.

물론, 책에는 세계 곳곳으로 여행 다닌 이야기도 함께 있다. 워낙 여러 곳을 다니다보니 흔한 여행지보다는 다양한 곳을 다녔다. 책에서 가장 근사하게 소개하는 곳은 프랑스 남부다. 한국 사람이 잘 안 가는 곳이라고 한다. 여행 책은 아니지만 여러 책에서 프랑스 남부에 대한 소개는 읽긴 했다. 책은 여행에 대한 책이라기보다는 삶에 대한 이야기다. 소소한 듯 특별한 삶이다. 남들과 같은 듯 다른 삶이다. 어느 누구도 들려주지 않는 작가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 

증정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여행 이야기가 생각보다 적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어딘지 여행은 핑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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