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적 권력 - 권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스탠퍼드 명강의
데버라 그룬펠드 지음, 김효정 옮김 / 센시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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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인 <수평적 권력>은 무척이나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수평적인 권력이 있을 수 있을까. 책 제목이 수평적 권력이니 가능하다는 주장을 펼친다. 흔히 칼은 칼집에 있을 때 가장 무섭다고 한다. 칼이 칼집에서 나오는 순간 더 강력한 힘을 얻는다. 대신에 그 힘을 순간이고 오래가지 못한다. 잠시 힘을 쓰고 칼이 갖고 있는 효용성은 사라진다. 칼을 잘 활용하면 칼집에 있을 때보다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하긴 한다. 대체적으로 그건 공포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

칼이 칼집에 있어도 어느 정도 공포스럽지만 좀 다르다. 조마조마하면서 긴장하게 된다. 언제 칼을 뽑을 지 모르기 때문이다. 권력을 가진 자는 어지간해서 자신이 갖고 있는 권력을 나누려 하지 않는다. 권력을 나누는 순간 자신에게 힘이 사라지거나 잃는다고 바라본다. 과거에는 강력한 권력이 힘이였고 리더에게 필요한 자세였다. 최근에는 다소 달라졌다. 리더가 권력을 독점하는 걸 별로 좋게 보지 않는다. 그보다는 힘을 분산할 때 오히려 좋은 리더라고 칭찬받는다.

솔직히 그렇다고 해도 권력은 결국에 권력자가 갖게 된다. 이걸 나눌 수 있어도 여전히 권력을 유지해야 한다. 수평적 권력이 가능하다고 보진 않는다. 권력은 결국에는 수직적 관계라고 생각한다. 책에서 알려주는 내용에 동의해도 말이다. 권력에 대해 다소 거창하게 이야기했지만 누구나 권력은 갖고 있다. 상대방과 상황과 위치에 따라 저절로 권력관계가 작동한다. 두 명 중에 한 명이 좀 더 권력을 갖게 된다. 이걸 꼭 의식하거나 인식하지 않더라도.

권력을 신경 쓸 수도 있고, 무시할 수도 있다. 어떤 집단의 장이라면 모를 수가 없다. 이럴 때 권위의식을 내세우는 건 자신이 갖고 있는 권력을 보여주려는 의도다. 분명히 과거와 달리 이런 사람들이 많이 줄긴 했어도 여전히 꽤 있다. 그게 뭐 권력이 갖고 있는 매력이다. 권력을 갖게 된 사람이 자신에게 온 힘을 줄이려고 할 이유는 별로 없다. 오히려 내세우기 싶어 안달이 난다. 그러니 이걸 내세우지 않을 때 오히려 더 돋보일 때가 많다. 칼집에 칼을 빼지 않는 것처럼.

책에서는 흥미롭게도 연기로 이걸 설명한다. 역할극을 통해 자신이 갖고 있는 상황을 연기한다. 연기로 맛을 본다. 연기로 자신이 갖지 못했던 걸 해 본다. 연기로 상대방이 내세우는 권력을 느낀다. 서로가 간접적으로 느끼고 실행하면서 체험하게 만들어준다. 책에서 나온 인상적인 사례가 있었다. 누군가를 뽑는 인터뷰를 했다. 상대방은 자리에 앉아 다리를 뻗고 책상에 올려놓고 이야기를 한다. 한국에서는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일인데 서양이라 가능한 듯하다.

아무리 그래도 인터뷰하는 자리에서 그렇게 했다니. 상대방은 아마도 친근함을 표시하기 위해 그랬던 듯하다. 상황에 따른 올바른 행동이 아니라 그 사람은 결국 뽑히지 않았다. 또 하나는 바로 아래 동료가 자신을 다소 우습게 보는 듯했다. 친근하게 대하고 권력을 굳이 보여주지 않았지만 아무리 봐도 좀 심한듯했다. 심지어 자신이 갖고 있는 지위마저도 무시하는 듯했다. 어느날 그를 불러 이메일인가를 지적하면서 이렇게 하는 건 무례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그러자 상대방은 정색을 하며 정자세를 취했다. 그 이후 해당 일에 대해 서로 이야기를 나눈 적은 없다. 대신에 상대방은 그 일 이후로 정확하게 저자를 리더로 대접했다고 한다. 이렇게 볼 때 권력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듯하다. 근데, 생각해보면 나라도 그렇게 했을 듯하다. 대체적으로 나는 유연하게 행동하고 권위를 내세우지 않는다. 그렇다고 상대방이 날 제대로 대접하지 않을 때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 누가 위에 있는지 보여주긴 해야 체계가 돌아가기도 한다.

책 말미에는 권력을 오용하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권력을 가진자가 가장 조심해야 할 점이다. 대체적으로 권력을 남용한 리더가 있는 곳은 끝이 좋지 못하다. 주변에는 아첨하는 사람만 생긴다. 누구도 올바른 이야기를 해주지 않는다. 권력을 나누지 않으면 썩게 되어 있다. 썩은 물은 악취가 나면서 버림받는다. 그렇기에 책에서 말한 수평적 권력이 중요하다. 그래도 나는 권력 자체는 수직적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수평적으로 노력해도 상대방은 수직적으로 받아들일테니.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권력에 대해 큰 깨달음을 좋다고는.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권력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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