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노토피아 - 엘리베이터 속의 아이
조영주 지음 / 요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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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그런 생각을 최소한 한 번 정도는 했을 것이라고 본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워낙 자주 나오는 내용이라 나도 모르게 하게 된다. 내가 만약 다른 인생을 살게 된다면 어떨까. 내가 죽지 않고 게속 새로운 인생을 거듭해서 살아간다면 어떨까. 이걸 인도에서는 윤회라고 표현한다. 수십번 거듭 태어나서 살게 되는 걸 말한다. 알기로는 윤회는 꼭 인간으로 태어나는 건 아니다. 내가 어떤 인생을 살았는지에 따라 다시 태어날 때는 곤충이나 동물이 될 수도 있다.

그렇기에 착하게 살아야만 다시 인간으로 태어날 수 있다. 보통 작품에서는 그렇지는 않다. 대체적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거나 끊긴 인연을 연결하기 위해 반복해서 살아간다. 또는 과거 특정 시점으로 간다. 이걸 이제는 타임슬립이라고 한다. 미래로 가는 건 과거와 달리 이제 거의 나오질 않는다. 아마도 그건 미래는 현재를 변화시키면 얼마든지 변경할 수 있기 때문일 듯하다. 타임슬립 소재로 된 작품은 대다수 재미있다. 익숙하지만 이걸 어떻게 표현하느냐가 관건이긴 하다.

타임슬립이 재미있는 건 재미없는 타임슬립 작품은 소개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거대 자본이 들어가는 드라마와 영화에서는 걸러지기 때문이다. 반면에 소설은 다르다. 소설은 그 정도로 거대 자본이 들어가는 건 아니라 재미없는 작품이 나올 수도 있다. 내가 많은 소설을 읽지 않아 재미없는 타임슬림 작품을 읽은 기억은 없다. 이번에 읽은 <크로노토피아 : 엘리베이터 속의 아이>도 재미있었다. 초반에는 살짝 이게 뭔가 했다. 어떤 소재와 형식인지 모르고 읽었기 때문이다.

책을 쓴 작가와 친분이 있어 보내줘 읽었다. 한동안 연락이 전혀 되질 않아 궁금했다. 작가에게 연락이란 그다지 대단하지 않다. 새로운 작품이 나오면 연락이 온다. 그거면 된다. 그렇게 새로운 작품이 세상에 선보였다. 이번에는 지금까지 쓴 장편소설과 달리 다소 가벼운 이야기였다. 보통 무거운 소재로 형사물이라면, 단편은 가벼운 청소년 물을 쓰던 작가였다. 이번에는 장편인데 주인공이 초등학생이다. 처음에는 중학생이 나와 그 친구가 주인공으로 알았다.

중학생 친구가 '이 세계로 가는 법'이라는 괴담을 본다. 다른 세계로 가기 위한 방법이 써 있다. 엘리베이터를 타는데 어떤 규칙에 근거해서 층수를 조작해야 한다. 단계별로 따르면 새로운 세계로 가게 된다. 그곳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누구도 모른다. 그렇게 시도를 하는데 갑자기 소원이라는 아이가 탄다. 소원이는 초등학생이다. 소원이가 엘리베이터를 타는 바람에 늘 실패한다. 소원이는 가정폭력을 엄마에게 당하며 살며 학교도 가지 않고 있는 중이었다.

우연히 그 사실을 알게 되어 했는데 진짜로 작동을 한다. 겨우 초등학생이 무엇을 알겠는가. 더구나 학교도 다니지 못하고 제대로 먹지도 못해 발육 상태가 좋지도 못했다. 처음에는 적응하지 못하던 소원은 점차적으로 적응하며 자신에게 생긴 일에 대해 받아들인다. 신기한 건 계속 반복된다는 점이다. 생각지도 못한 새로운 인생에 당황한다. 분명히 자기는 소원인데 엘리베이터에 내려 간 해당 호 출입문을 열면 달라진다. 해당 호수에 거주하는 사람이 소원이를 아는 체한다.

소원이는 자연스럽게 그 집 식구가 되어 살아간다. 이런 일이 계속 반복된다. 엄마에게 맞으며 자랐지만 뜻하지 않게 엄마가 자기를 사랑하고 새로운 아빠와 만나 사귀게 된다. 그 과정에서 지금까지 한 번도 느끼지 못했던 사랑을 느낀다. 문제는 소원이 이렇게 된 데에는 뭔지 모를 이유가 있었다. 특정 시간이 되면 자신 의지와 상관없이 엘리베이터에 다시 가는 것과 마찬가지가 된다. 반복해서 새로운 삶을 살아간다. 도대체 왜 그러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

소원이라는 이름처럼 결국에는 소원에게는 소원이 있다. 책 내용은 바로 그걸 해결해가는 과정이다. 책 내용은 주로 가족 사랑에 관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살짝 아쉬운 건 연인끼리 사랑이었으면 더욱 재미있었을 텐데 말이다. 근데 지금까지 조영주 작가 소설에서 연인끼리 사랑은 거의 나오질 않았던 듯하다. 내용이 무겁지 않고 꽤 재미있게 시간 순삭으로 읽을 수 있었다. 타임슬립답게 어떤 식으로 해결 될 것인지 궁금해하면서 읽었다. 솔직히 지금까지 조영주 작가가 쓴 소설 중 내 취향에 가장 맞았다.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연인과 사랑은 왜 없냐고!!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타임슬립은 늘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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