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    

 

     세 편의 단편영화들을 모아 만든 옴니버스 영화다. 유기성 폐기물을 재활용한 사료로 인해 발생한 정체불명의 바이러스로 인해 모든 사람들이 좀비로 변해버리고 만다는 내용의 <멋진 신세계>, 한 사찰에 잡무를 담당하기 위해 보내진 인간형 로봇이 깨달음을 얻게 되자 이를 제거하기 위해 나타난 로봇 회사 직원과 승려들의 토론을 다룬 <천상의 피조물>, 실수로 깨뜨린 아버지의 당구공을 인터넷으로 주문했더니 당구공 모양의 거대한 운석이 지구로 날아오게 되었다는 <해피 버스데이> 등 기발한 상상력에 현실에 대한 풍자가 더해져 한편의 블랙코미디가 완성되었다.

 

2. 감상평 。。。。。。。                    

 

     기대했던 것보다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사람들의 말에 동의한다. 확실히 그렇긴 하다. 많지 않은 제작비에 감독들이 원하는 영상을 만들어내기 어려웠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뭐 수백 만 달러가 들어간 헐리웃 영화들의 컴퓨터 그래픽이나 거대함을 바라고 본 건 아니니까. 각각의 내용마다 기발한 상상력으로 시작을 했지만, 충분히 아이디어가 전개되고 결말까지 완성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좀 더 강하게 든다.

 

 

     각각의 작품들은 현대인들이 갖고 있는 불안의 한 요소를 담고 있는데, 종합해 보면 삶을 편리하게 만들어주었던 기술과 과학의 발전에 위험한 부분은 없는가, 즉 인류의 발전이 무한적으로 지속 가능한 것인가 하는 근본적인 질문이다. 영화 속 대사 중 하나처럼 ‘그냥 한 번 부서질 때가 된 건 아닐까’하는 매우 우연적이면서 본능적이기도 한 떨림. 그게 녹색운동과 같이 현실성을 띄고 구체적인 실천운동으로 표현될 수도 있는 거고, 이 영화처럼 상상력의 힘을 빌려서 주의를 환기시키는 모습으로 나올 수도 있는 거고. 뭐 이런 식으로 생각하면 꼭 영화의 완성도가 낮다고 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일반적 관점으로 보면 B급 영화로 분류해야 할 듯하다. 서구 사회에서는 수백 년 동안 이루어진 급속한 경제적, 과학적 발전을 수십 년 만에 겪어내면서, 그들보다 더 물질에 대한 숭배, 인간 이성과 가능성에 대한 맹신을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이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 의미가 있다. 요컨대 자신이 운전 실력을 과신해서 술 몇 잔 정도는 괜찮다고 생각하고 운전대 앞에 앉은 사람에게, 음주운전으로 발생한 사고와 남겨진 가족들의 슬픔을 담은 영상을 보여주는 것 같다고 할 수도 있겠다. 꼭 그렇게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적어도 경각심은 일깨워 줄 수 있을 테니까.

 

     감독들의 다음 영화에서는 이런 불안감을 좀 더 분명하게 다뤄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단, 어설프게 가르치려 하거나 과한 겉멋을 부리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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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제약회사에서 영업사원으로 일하고 있는 제이미. 어느 날 새로 개발된 약을 판매하기 위해 들어간 병원에서 운명처럼 매기를 만난다. 젊은 나이에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매기는 매력적인 제이미의 대쉬에 호감을 갖고 있긴 했지만, 자신의 병으로 인해 진지한 사이로의 발전에 관해서는 좀처럼 쉽게 마음먹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런 매기까지도 품어주려는 제이미의 노력에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2. 감상평 。。。。。。。                    

 

     딱 겨울에 볼만한 영화. 파킨슨병이라는 불치병을 앓고 있는 여자와 그녀를 사랑하는 남자의 이야기를 그리면서도, 눈물을 짜내기보다는 아름다운 장면을 담아내려는 감독의 의도는 확실히 영화를 보는 사람을 덜 불편하게 만든다. 적당히 공감하고, 적당히 슬퍼하고, 적당히 해결되는 영화를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생각을 잘 읽어냈다고나 할까. 여기에 열연을 보여준 두 주연배우의 활약은 이 영화를 그저 그런 영화보다는 낫게 만들었다. 영화의 결말이 ‘그들은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라는 식의 동화적 얼버무림으로 끝난 것 같은 느낌이 없지 않지만, 뭐 나쁜 결말은 아니었다.

 

 

 

 

     개인적으로는 영화 속에서 약을 구입하기 위해 캐나다행 버스를 타고 1박 2일의 여행을 정기적으로 해야 하는 매기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의료를 공공서비스로 여기고 정부가 나서는 나라와 돈벌이의 수단으로 여기는 나라의 차이가 드러나는 장면. 어지간한 부자가 아니면 매기와 같은 만성질환을 가진 사람은 좀처럼 버텨내기 어려운 나라가 미국이기도 하다. 하긴 그녀의 남자친구인 제이미의 직업이 바로 그런 의료산업의 첨병인 제약회사 영업사원이었다. 꽤나 생각해 볼만한 부분이기도 한데, 영화 속에선 그냥 언급만 하고 넘어가버린다.

 

 

 

 

     병(病)을 이겨내는 사랑의 힘. 메시지는 좋다. 단순히 상대의 몸을 탐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약함까지도 품어줄 수 있는 진정성이야말로 사랑의 핵심가치임을 옳게 지적하고 있기도 하다. 물론 그에 반해 만나자 마자 마음에 들면 잠자리부터 갖고 보는 몸에 대한 가벼운 가치관은 일종의 이원론을 보여주고 있으니 새겨 봐야 할 부분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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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nt236 2012-04-30 2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앤 해서웨이는 파킨슨 병에 걸려도 예쁜건가요? 항상 궁금했던 것입니다.

노란가방 2012-04-30 23:20   좋아요 0 | URL
ㅋㅋㅋ 영화니까요.
 

 

1. 줄거리 。。。。。。。         

 

     어느 날 새벽, 현관 앞에 배달된 상자 하나. 그 안에는 잠금장치가 된 스위치가 하나 있었다. 그리고 찾아온 한 남자는 스위치의 사용법을 가르쳐 준다. 스위치를 누르면 그 즉시 100만 달러를 주지만, 알지 못하는 한 사람이 죽음을 맞게 된다는 것. 사내의 제안을 반신반의하던 노마와 아서 부부는 결국 스위치를 누르고 돈을 받지만, 조건은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

 

 

 

2. 감상평 。。。。。。。                         

 

     스위치 하나만 누르면 알지 못하는 한 사람이 죽는 대신 100만 달러를 얻게 된다는 제안. 지금도 100만 달러면 엄청나게 많은 돈인데 영화의 배경이 되는 70년대엔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금액이다. 과연 모르는 사람의 목숨을 희생시키면서까지 버튼을 누를 것인가, 돈이냐 윤리냐 하는 선택지 앞에 선 주인공 부부. 영화는 그렇게 질질 끌지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들어간다. 괜찮은 시작.

 

     하지만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내용은 점점 산으로 가기 시작하더니, 절정부분에 다다라서는 산의 정상에 도착해 스스로 절벽 아래로 뛰어들어 끝나고 말았다. 뜬금없는 외계인 드립을 사용하면서 현실성은 급격히 낮아져버렸고, 그와 함께 치열한 고민이나 진지함 또한 사라져버렸다. 조금만 신경을 썼다면 상황에 따른 윤리적 선택과 인간성 자체에 대해 질문하는 괜찮은 영화가 만들어질 뻔도 했는데..

 

     극장용 영화보다는 그냥 미국 홈 무비 수준으로 보면 될 듯. 딱히 작품성 같은 걸 기대할 것까지는 아니고, 그렇다고 시간 때우기 용으로도 딱히 흥미진진하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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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불법이민을 온 카를로스. 신분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그가 할 수 있는 일이라 해봐야 막노동을 하거나 힘쓰는 정원사 정도였지만, 하나밖에 없는 아들 루이스만은 반듯하게 키우겠다는 것이 그가 사는 목적이었다. 하지만 그의 마음과는 다르게 십대의 루이스는 그런 아버지의 삶을 이해하지 못하고 자꾸 엇나가기만 한다.

가진 돈을 다 털고 동생의 돈까지 빌려 산 트럭으로 좀 더 나은 삶을 향한 꿈을 키워가지만, 어느 날 트럭을 도둑맞으면서 모든 꿈이 깨어져버린다. 아들과 함께 트럭을 찾아 나선 카를로스. 부자간의 대화는 그렇게 시작된다.

 

2. 감상평 。。。。。。。                          

 

     불법이민으로 건너와 육체노동을 하면서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다. 불법이민자로 살아가는 게 어디 쉬운 일일까? 그들은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 감독은 그들에게도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들이 있으며 그들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 있는 게 아니겠느냐는 대답을 넌지시 던진다. 뭐 우리들의 아버지들도 다 그렇게 일하고, 살아가고 있는 것처럼.

 

     물론 영화 속에서 중심적으로 다뤄지고 있는 것은 불법이민자 문제라기보다는 부자간의 관계 회복이다. 불법이민 문제는 이 목표를 어렵게 몰고 가는 한 가지 요인으로 등장할 뿐이다. 금지되어 있는 줄 알면서도 아들에게 조금 더 나은 삶을 선물하고 싶은 아버지의 마음을 카메라는 그저 따라가고 있지만, 모성애와는 좀 다른 느낌을 주는 부성애만이 가지는 애틋함은 충분히 전달된다. 아버지랑 같이 가서 보면 좋을 것 같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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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추운 겨울의 어느 날, 버려진 개를 데려가기 위해 혜화가 철거촌으로 향한다. 그리고 비슷한 시간, 막 전역한 한수가 집으로 향한다. 고등학생 시절 만나 아이까지 갖게 되었던 두 사람이었지만, 갑자기 유학을 간 한수로 인해 이별하게 되었고 얼마 후 태어난 아이는 죽고 말았으니 반가운 만남은 아니었다. 그러나 아이가 아직 살아 있다는 한수의 말에 혜화의 마음은 흔들리기 시작한다.

 

 

 

 

2. 감상평 。。。。。。。                         

 

 

     엄마와 나이차가 꽤나 많아 보이는 혜화였다. 그리고 얼마 후 영화를 보는 이들도 그녀 역시 입양되었음을 알게 된다. 그런 혜화였기에, 난산 끝에 태어난 아이가 죽은 것이 아니라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다른 집으로 입양을 간 것이었다는 한수의 말을 듣자 마치 엄청난 크기의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것처럼 잠시 머릿속이 멍해졌다. 하지만 영화가 끝날 때까지 자신의 속마음을 말로 많이 꺼내지 않는 그녀의 모습은 상황을 더욱 쓰라린 무엇으로 만들어간다. 세밀하면서 감성적인 연출과 연기가 돋보인다.

 

 

 

     버려짐, 혹은 뒤에 남겨짐이라는 감정은 사람의 전 존재를 가장 밑바닥에서부터 불안하게 만드는 경험이다. 어디로부터 왜 왔느냐 하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없다는 사실은 존재의 당위를 잃어버리는 것이기도 하니까. 영화 속 혜화는 그런 경험의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자신이 가해자가 되기도 했다는 사실로 인해 이중의 괴로움을 품고 살아간다. 무엇을 해도 잊어버릴 수 없는 그것, 모든 것이 그것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 같은 경험, 모두가 그 결과인 것만 같은 생각들..

 

     그런데 생각해 보면 혜화만이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많은 사람들도 비슷한 불안에 빠져있지는 않나 싶다. 수십억 년 전 발생했을 거라는, 우연한 스파크로 인한 무기물들의 결합 따위로는 결코 설명될 수 없는 거니까. 시작에 관한 질문에 대한 이 만족스럽지 못한 답의 결과는 왜 살아야 하는지 그 이유의 상실이었고, 자살이 죽음의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가 되어버린 오늘날의 상황은 그 한 가지 결론이기도 하다. 답이 없는 문제는 그 자체로 대단히 불안하고 위험하다.

 

 

 

     주연을 맡은 유아인의 연기력이 인상적이다. 이 길고 조용한 영화 자체를 이끌어가는 존재였던 그녀는 이 무거운 짐을 잘 끌고 나갔다. 혜화의 복잡한 마음을 그녀의 표정과 연기에 잘 묻어나왔다. 감독의 연출력도 한몫했을 것이고. 작은 연못 위에 점점 커져가는 잔잔한 파문을 보는 것 같은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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