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        

 

     알래스카의 정유회사에 고용되어 야생동물들을 사냥하는 주인공 오트웨이. 하지만 아내를 먼저 떠나보낸 후 깊은 우울감 속에서 지내고 있었다. 마침내 일이 끝나고 돌아가는 비행기 안, 하지만 얼마 후 비행기는 추락을 하고 설상가상으로 늑대들이 나타나 생존자들을 위협한다. 한 사람 한 사람 죽어가면서 오트웨이와 생존자 일행은 살아남기 위해 눈밭을 헤매기 시작한다.

 

 

 

 

2. 감상평 。。。。。。。                    

 

     날고기 같은 영화다. 그것도 얇게 저며서 각종 양념을 넣어 만든 육회가 아니라 갓 사냥한 짐승을 거칠게 도축해 뜯어낸 듯한 그런 영상이다. 생존이라는 절박한 과제 앞에서 인물들은 다른 것들을 생각할 여유가 없고, 보는 이들 또한 그러하다.

 

     결국 감독이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은 ‘살아야 한다’는 가장 기본적인 명제다. 자살을 시도했던 그 사람이 맞는가 싶을 정도로 주인공 오트웨이는 살아남기 위해 갖은 고생을 감수하는 것을 마다치 않는다. 그는 자신이 아는 모든 지식과 기술을 동원해 생존자들을 이끌고 살 길을 찾아 나선다. 진짜 죽음의 위기 앞에서 어쭙잖은 감상은 들어갈 자리가 없었다. 단순한 메시지다.

 

     다만 그 가운데서 인간과 늑대의 차이가 무엇인지 점차 희미해져간다. 자신들을 공격하던 늑대 한 마리를 잡아 죽이고서 “We are animals” 라고 외치는 한 인물의 말은 이런 점을 잘 보여준다. 다 벗겨놓고 보면 인간이나 동물이나 별반 다를 바가 없다는 유물론적 환원주의의 그림자가 엿보인다. (사실 포스터도 인간과 야수의 모호한 경계를 암시하는 것 같다)

 

 

 

     에너지가 넘친다. 다만 에너지만 넘친다. 생존에의 투쟁 자체는 훌륭하게 묘사했지만, 그 투쟁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보도록까지는 하지 못했다. 의미보다는 느낌이 좀 더 강조되는 영화. 개인적으론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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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타조 농장에서 일하고 있는 카림. 어느 날 집에 있던 아내로부터 급히 돌아오라는 연락을 받는다. 청각 장애인인 큰 딸의 보청기가 동네 저수조에 빠져버렸다는 것. 무슨 일인가 하고 가보니 철없는 둘째 아들이 친구들과 함께 쓰레기로 가득 찬 저수조에 물고기를 키워 돈을 벌겠다고 하다가 도와주던 누나의 보청기를 잃어버린 것. 결국 보청기는 찾아냈지만 완전히 망가져버렸고, 새 보청기를 사기에는 너무 비싸다. 심란한 마음으로 일을 하다가 타조 한 마리가 도망치는 사건이 발생하고 결국 해고까지 되고 만다. 도시로 나갔다가 우연히 오토바이 택시 일을 시작하게 된 카림. 과연 그는 딸을 위한 새 보청기를 살 수 있을까?

 

 

 

2. 감상평 。。。。。。。                    

 

     이란의 한 시골 마을에서 날아온 따뜻한 가족 이야기. 거리상으로는 수천 km 떨어져 있지만 그들이 살아가는 모습은 우리들의 모습과도 특별히 다르지 않았다. 전통적인 가장과 아내 자녀들의 모습, 다 같이 풍족하진 않지만 이웃이 어려우면 조건 없이 도와주는 시골의 정(情), 약사 빠른 도시 사람들과 그런 그들과 접하면서 조금씩 변해가는 순박한 시골 사람들 등 우리의 지난 모습들을 떠올리게 만드는 영상들이다. 감독은 이런 영상들을 통해 ‘결국은 가족’이라는 메시지를 담아낸다.

 

     아무리 말썽을 부리고, 시종일관 티격태격해도 결국 마음 속 깊은 곳에서는 서로를 향한 깊은 마음으로 연결되어 있는 사람들이 바로 가족이다. 하루 종일 힘들게 일하면서도 집에 돌아오면 웃을 수 있는 이유도, 누구도 알아주지 않지만 친구들과 함께 저수조를 청소하며 물고기를 키울 꿈을 꾸는 것도, 자신 때문에 힘들게 일하는 아버지를 위해 길거리에 나가 꽃을 파는 이유도 다 그들이 가족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삶을 지탱해주는 사회의 가장 기본적인 단위.

 

 

 

     이런 차원에서 보면 급증하고 있는 깨어진 가정들은 심각한 손실이자 문제다. 어떤 사회 복지제도로 건강한 가정을 대체할 수 있을까? 그래서 난 가정을 국가(와 같은 거대권력) 주도의 공동체로 재편하려는 쪽도, 철저하게 경제적인 논리로만 해석하고 조작하려는 쪽도 반대할 수밖에 없다. 근본적으로 가정이란 경제논리, 정치논리 이전의 무엇인데, 돈의 세례를 받고 물질주의의 신자가 된 요즈음의 사람들은 이마저 점점 잃어가고 있는 것 같다. 조금 부족하고 종종 오해가 빚어지더라도 가정은 소중한 건데 말이다.

 

 

     잔잔한 감동을 주는 영화다. 천편일률적인 헐리웃 산(産) 공산품 같은 영화도 나름 재미는 있지만, 한 땀, 한 땀 손으로 짜내려 간 듯한 수공예품 같은 이런 영화들은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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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선천적으로 한쪽 다리가 짧아 마라토너로는 불합격이었던 주만호. 하지만 동생의 뒷바라지를 위해 페이스 메이커로 선수생활을 이어갔던 그였다. 시간은 흘러 사실상 은퇴를 한 상태였던 그를 대표팀 감독인 성일이 다시 불러들인다. 차세대 유망주인 민윤기의 페이스 메이커가 되라는 것. 늘어나던 빚 때문에 결국 제안을 수락한 만호였지만,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이번만은 30km가 아니라 42.195km를 달리고 싶었다.

 

 

 

2. 감상평 。。。。。。。                    

 

     김명민이 주연인 영화다. 여기에 안성기가 비중 있는 조연으로 출연한다. 다른 말로 하면 적어도 주연급 배우들의 연기력이 논란이 될만한 영화는 아니라는 뜻이다. 또 다른 조연인 고아라도 여전히 외모로만 어필하는 연예인이 아니라 배우라는 말을 들으려면 노력이 많이 필요하겠지만 나아지고는 있다. 문제는 좀 다른 곳에 있었던 것 같다.

 

 

     스포츠를 주제로 한 영화를 만들 때 고려해야 할 점은 두 가지다. 하나는 어떻게 하면 그 경기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긴박함과 생동감을 살려낸 영상을 만들어 낼수 있는가고, 또 하나는 경기 외적인 갈등구조를 잘 만들어 경기의 결과와 갈등의 해소를 같은 고조점에서 만나게 할 수 있느냐다. 이 영화의 경우 첫 번째 항목에서는 나름대로 선전했지만, 두 번째 항목에서는 좀 어설펐다.

 

     일단 인물 구성이 좀 너저분하다는 느낌이 든다. 주만호의 주변인물관계가 지나치게 복잡하다보니 갈등 구조가 분명치 않다. 동생과의 소원해져가는 관계 회복인지, 자신을 이용하기만 하는 감독에 대한 도전인지, 그것도 아니면 그를 무시하는 동료 선수들의 시선에 대한 극복인지, 그것도 아니면 아저씨를 좋아하는 미녀 소녀와의 로맨스(?)인지 영화는 계속 오락가락 하다가 끝나버린다. 사실 개중에서도 고아라가 맡은 유지원 역은 제일 애매하다. 차라리 나머지 인물들이야 처음부터 조연급 배우들이 기용되었던 반면 고아라의 경우 그 정도로 축소시키기엔 아깝다는 느낌이 들었는지는 모르겠으나, 결과적으로 그림은 좋아졌을지 모르겠지만 구도는 확실히 흐트러졌다. 차라리 이런 영화는 김명민의 연기력과 배역 소화력을 믿고 집중했더라면 나았지 않았을까.

 

 

 

     최근 여러 프로 스포츠들에서 돈을 받고 승부를 조작하거나 자기 팀에 불리한 플레이를 했던 선수들이 적발되어 잇따라 처벌을 받고 있다. 종목의 차이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스포츠란 자기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자신과의 싸움이 기본에 깔려 있는 거고, 그 때문에 고대로부터 종종 신성하게 여겨지기까지 했던 건데, 어이도 없고 안타까운 일이다. 이 영화 속 주만호는 스포츠가 뭔지를 보여주고 있고, 김명민은 프로다운 배우가 어떤 것인지를 보여준다. 잠시나마 프로 선수들이라고 불렸던 그들이 이 영화를 보면서 뭔가를 좀 깨달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젠 당장 딱히 할 일도 없어졌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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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nt236 2012-04-20 1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0km를 골인 지점으로 삼고 달리는 페이스메이커가 주인공이라 그런지 영화도 7부 능선, 8부 능선까지는 좋습니다. 스토리도 탄탄하고.. 다만 결말 장면이 너무 작위적이네요. 갑자기 바이오맨이라도 된 듯 힘이여 솟아라 하고 금메달을 딴다는 것은...아무리 영화라지만 넘 했습니다.

노란가방 2012-04-20 12:32   좋아요 0 | URL
아... 은메달 아니었나요? ^^;;

saint236 2012-04-20 23:48   좋아요 0 | URL
은메달인가요? 그 정도로 집중이 안되었다는 말이죠. 금이든, 은이든, 동이든 주인공이 메달을 따는 것은 오버입니다. 마치 주인공이 총을 아무리 맞아도 안 죽듯이 이미 나가 떨어져야 하는데 계속 달리는 것을 보니 말입니다.

노란가방 2012-04-21 00:04   좋아요 0 | URL
^^ 끝내야 할 때 못 끝내고 질질 끌었다는 느낌이 좀 있죠.
 

 

1. 줄거리 。。。。。。。        

 

     한 지방방송국 아침 방송의 PD를 맡고 있던 베키 풀러. 어느 날 방송국 구조조정의 대상이 되어 하루아침에 실업자가 되고 만다. 간신히 좀 더 큰 방송국에 재취업이 되지만, 그녀가 맡은 프로그램은 시청률 바닥의 아침 뉴스쇼인 데이브레이크. 베키는 방송을 살리기 위해 전설적인 기자출신의 마이크 포메로이를 영입하지만, ‘세상에서 제일 밥맛없는 인물 3위’인 그로 인해 갈수록 일은 순탄치 않다.

 

 

 

 

2. 감상평 。。。。。。。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작가가 쓴 거의 비슷한 이야기. 이번 영화의 무대는 패션잡지사 대신 방송국이다. 새벽 일찍 출근해 정신없는 일상을 보내야 하는 주인공 베키가 시청률 바닥의 아침 프로를 어떻게 성공으로 이끄는지를 보여주는, 가벼우면서도 밝은 로맨틱 코미디 영화다. 머리 아픈 걸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좋아할만하다.

 

     직업을 가진 여성이 겪을 수 있는 익히 예상 가능한 어려움들의 모음집과도 같기 때문에 딱히 특별한 무엇이 발견되지는 않는다. 더구나 앞서 영화로 제작된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와 비교해 이 영화만의 독특한 무엇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최근에 개봉했던 ‘하이힐을 신고 달리는 여자’의 주인공은 베키가 겪었던 일에 육아와 아내로서의 역할까지 더 부가되어있으니 좀 더 발전된 이야기라고 해야 하나.

 

 

 

     영화의 극적인 짜임새나 배우들의 연기력에 큰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 주연인 레이첼 맥아담스는 쉴 새 없이 맡은 대사를 쏟아냈고, 해리슨 포드는 뚱한 표정으로 시종일관 신경을 긁는 역할을 잘 수행했다. 무난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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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11년 동안이나 수상으로 재직하며, 격동의 80년대에 영국을 이끌었던 최초의 여성 총리인 마가렛 대처에 관한 이야기. 철의 여인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강력한 보수정책을 폈던 그녀였지만, 한 남자의 아내이자 두 자녀의 엄마로서의 그녀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여성 감독이 제작한,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이 영화는, 화려하고 강해보이던 정치인의 이면에 감춰진 연약함을 여성적인 시각으로 그려낸다.

 

 

 

2. 감상평 。。。。。。。                    

 

     여전히 냉전이 진행 중이고, 극심한 경제적, 정치적 혼란 시기의 영국을 이끌었던 인물에 관한 영화. 당연히 고도의 정치적 계산과 정책들에 얽힌 이해관계의 조절, 정적들과 지지자들을 아우르는 리더십 같은 진지한 정치 드라마를 다룬 영화라고 생각했었는데, 실제로는 전혀 다른 방향의 접근이었다. 어떤 형식이 옳고 그르냐 하는 건 의미가 없겠지만, 차라리 정치를 다룬 영화로 제작되었다면 이즈음 우리나라에선 꽤나 흥행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본다.(동조를 하든, 반대를 하든.)

 

     영화의 키워드는 크게 두 가지인데, 하나는 ‘여성’이고 다른 하나는 ‘노쇠’다. ‘여성 총리’에서 총리보다 여성 쪽에 좀 더 강조점을 두려고 했던 감독의 의도가 엿보이는 듯하다. 노년의 대처를 중심에 놓고 화려했던 과거와 약간은 부족함이 느껴지는 개인과 가정사를 엇갈리게 배치하면서 일종의 연민과 공감의 정서를 불러일으키려고 했던 것일까 싶기도 한데, 결과적으로 주제가 좀 약해지지 않았나 싶다. 주제가 분명치 않으니 반응도 미지근할 것이 자명하고. 요컨대 흥행보다는 감독의 취향에 좀 더 무게가 실린 듯하다.

 

 

 

     감독과 배우는 한결같이 정치 영화로 만들지 않았다고 강변하지만, 그래도 이 정도의 무게감 있는 정치인을 영화화 하면서 철저하게 비정치적인 쪽만 타겟으로 잡는 것도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게 아니었을까. 그렇다고 한 여성으로서 마가렛 대처가 겪었던 투쟁들이 사실적으로든 극적으로든 선명하게 그려진 것 같지도 않고. 자꾸 일종의 소재의 낭비를 초래한 것 같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메릴 스트립을 전면에 내세우고도 딱히 임팩트가 느껴지지 않았던 영화. 관객도 영화 속 대처와 함께 환영(幻影)만 보다가 끝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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