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이 대통령을 하던 시절, 이런 생각을 했다.
"아, 다음 정권은 무조건 한나라당이고 총선도 한나라당이 압승하겠구나! 최소한 10년은 그네들이 다 해먹겠구나!"
그래서 난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이 과반의석을 넘느니 하는 말이 나왔을 때도 시종 담담했고,
선거 결과가 그에 근접하게 나온 지금도 하등의 동요가 없다.
근데 내가 한가지 예상 못했던 일이 발생해 날 당혹케 했는데
그건 바로 전여옥이 내가 이사온 선거구에서 출마를 한 것.
그녀의 면상이 담긴 포스터를 보는 순간, 기권 또는 무효표를 던지려던 마음이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전여옥이 아닌 그 누가 우리동네에 출마했었어도 무뎌져 버린 내 정치적 감수성을 건드리지 못했을 거다.
근데 전여옥이라니!
얼굴만 봐도, 이름만 들어도 날 열받게 하는 거의 유일한 국회의원...
왜 그녀가 내가 막 전입신고를 한 이곳에 기어들어온 걸까?
노숙자 정리 발언 당시의 전여옥
그런데...그녀가 지지도 1위를 달리고 있다는 소식은 날 절망시킨다.
주변에 한나라당을 좋아하는 애가 득실대지만 그래도 전여옥 정도는 싫어할 줄 아는 이성을 지녔던데
도대체 누가 그녀를 지지한다는 걸까?
한나라당이 298석을 먹더라도 전여옥만 안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오늘 아침, 투표용지에 뭐 하는 사람인지도 모르는 기호 1번에 표를 던졌다 (정당투표는...진보신당에게...)
늘어지게 자다가 네이버에 접속해 보니 '전여옥 의원은 득표율이 50%가 넘어 당선이 확실시된다"는 기사가 뜬다.
어떤 이가 댓글을 달았다.
"영등포에는 어떤 사람들이 살기에 전여옥같은 애를 당선시키냐?"
정말이지 나도 궁금하다.
어떤 애들이 전여옥에게 표를 던졌는지.
그간 내게 잘해주던 이웃들이 갑자기 무서워진다.
"니네 때문에 나까지 욕먹잖아!
니네 나보다 잘사는 것 같지도 않은데 왜 상위 5%를 위한 정당에 표를 던지는 거야?"
전입신고 괜히 했나보다.
총선 후에 할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