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TV연예>에서 권상우 신드롬의 정체를 밝힌단다. 방금 전에 끝난 드라마의 여운이 채 가시지 않았기에 채널을 고정했는데, 언제나 그렇지만 별로 특별한 건 없었다. 외모가 어떻고, 몸이 어떻고... 치, 그런 말은 나도 하겠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권상우의 친구들이 그에 대해 한마디씩 하는 장면이었다. 무슨 술집 같은 곳에 그의 친구들이 쭉 앉아 있고, 그 안에 권상우도 낑겨 있다. 권상우와 달리 그다지 잘생기지 않았던 그 친구들은 "옛날에도 잘생겼었다"든지 "남자, 진정한 남자다!" 등등의 평범한 말을 했는데, 내가 그 장면을 인상적이라고 한 것은 8년 전의 기억이 떠올라서다.

8년 전, 하루종일 걸으면 알아보는 사람이 서넛은 되었을 그 무렵, 모 방송사에서는 내 일상을 카메라에 담겠다는 황당한 제안을 했고, 친구들의 멘트가 필요하다며 술자리에 친구들을 동원해줄 것을 요구했다. 가진 게 돈하고 친구 뿐인데 못부를 게 어딨담? 하지만 방송사에서는 이런 말로 날 곤혹스럽게 했다.

"그림이 되는 친구들이 있어야 하거든요? 좀 괜찮게 생긴 친구들 없어요? 남자, 여자 모두 하나씩은 있었으면 좋겠는데"

유유상종이라고, 그때나 지금이나 내 친구들은 그다지 잘생긴 애가 없었다. 더구나 여자까지? 그림, 그림, 그림...한참을 고민하던 나는 당시 우리 써클에서 가장 이뻤던 후배에게 통사정을 했다.

"얼굴 한번만 비쳐줘, 응? 내가...소원 다들어줄께"

착한 후배는 결국 어렵사리 허락을 했고, 나중에 방송을 보니 그녀가 말하는 모습이 아주 이쁘게 찍혀 있었다. 그 프로가 나간 뒤 난 그 방송을 본 다른 친구들로부터 "누구냐, 소개좀 해달라"는 압력에 몇달간 시달려야 했다.

찍는 과정이 힘들었던 것도 기억이 난다. 나에 관한 방송을 찍고 나중에 술자리를 찍을 계획이었는데,  "한 여섯시쯤 친구들을 찍으러 갈 것"이라는 방송사의 설명과는 달리, 실제로 술자리에 간 건 9시가 다 되어서였다. 6시 전부터 모인 친구들은 내게 "왜 이렇게 안오냐"는 삐삐를 수없이 날려댔고, 막상 찍으러 갔을 때는 지쳐서 진이 다 빠진 뒤였다 (한명은 취하기까지 했던 걸로 기억한다).

<한밤...>을 보면서 권상우의 친구들 역시 비슷한 고생을 했겠구나 싶었는데, 친구들 중 몇명의 얼굴이 술로 인해 불그스레해진 걸 보면 아무래도 그런 것 같다.

그로부터 몇달 후, 난 다시금 평범한 사람으로 돌아왔다. 힘들기만 했던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가끔 몸서리가 처지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때의 난 내가 아니었고, 사는 것도 사는 게 아니었다. 남은 여생 동안 난 지금의 내 자리를 지키며 조용히 살아갈 생각이다. 물론 거기서도 날 부르는 일은 없겠지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전에도 얘기한 적이 있지만, 난 다른 이에게 책 추천을 잘 하지 않는다. 사람마다 책을 읽는 목적이 다르며, 취향 또한 천차만별일 테니까. 말은 이렇게 하지만, 그건 내가 소심한 탓일 것이다. 행여 있을지도 모르는 항변-그거 재미 하나도 없더라!-이 두려워서 말이다. 그렇긴 해도, 난 남이 추천해 준 책은 제법 잘 사는 편이다. 수없이 많은 책이 나오는 세상에서 괜찮은 책을 골라주는 사람이 있다는 건 고마운 일이 아니겠는가. 그러니까 난 남의 은혜는 많이 입지만 남에게 은혜를 베푸는 일은 하지 않는 이기적인 놈인 거다.

하지만 추천에도 예의가 있는 법, 어제같은 경우는 추천을 받으면서 기분이 나빴다. 폴 오스터의 <환상의 책>을 들고 있는데, 같이 있던 사람-알파라고 하자-이 이렇게 말한다.

"이런 거 읽지 말고, 레이몬드 카바의 <숏컷> 읽어"

아니 남은 재미있게 읽고 있는데 '이런 거'라니? 내가 기분이 나빠진 것도 모르는지, 그는 계속 말을 이어갔다.

"폴 오스터 이사람, 내가 이사람 책 몇권 읽어봤는데, <고독의 발명>은 좋지만 <빵굽는 타자기>는 읽다가 책을 던져버렸어"

그래서 물었다.

나: <환상의 책>은 읽었어요?

알파: 아니.(당연하다. 작년 12월에 나온 건데 언제 읽었겠는가)

나: 그럼 이게 좋은지 안좋은지 모르잖아요?

알파: 그래도...뻔하잖아! 레이몬드 카바의 <숏컷>은 정말 훌륭한 작품이야!

난 레이몬드 카바가 미워졌다. 우루과이 라운드가 그런 것처럼, 그건 카바의 잘못은 아니다. 누군가 내게 폴 오스터가 뭐 그렇게 대단한 작가가 아니라고 말한다면, 충분히 수긍할 수 있다. 그간 오스터의 책 세편을 읽었지만, 감동이 오래 지속되는 책은 하나도 없었으니까. 맨처음 읽은 <달의 궁전>은 결말이 이상했고-주인공이 알고보니 노인의 손자였던가?-<거대한 괴물>은 삭스의 변신이 너무 엽기적이었다. <뉴욕3부작>만 좀 기발했다 뿐. 그렇긴 해도, 내가 생각하는 오스터의 장점은 독자로 하여금 소설 속으로 정신없이 빨려들어가게 만드는 힘에 있다. 절반쯤 읽은 <환상의 책>도 재미 하나는 탁월해, 이 글을 쓰는 대신 달려가 책을 읽고싶어질 정도다. 나처럼 평범한 독자에게 그 정도면 훌륭한 작가 아닌가?

"이런 거나 읽지 말고"라는 말은 작가 뿐 아니라 그 책을 읽는 독자에 대한 모욕이다. 알파가 어린 시절 책을 많이 읽었고, 문학에 대해 해박한 건 이해하지만, 책을 추천하는 기술에 대해서는 좀더 배워야 할 것 같다.

* '얄미운 사람'이라는 글에서 난 날 훼방놓는 한 여자를 잔뜩 욕해놨다. 거기에 대해 '갈대'라는 분이 이런 답글을 달아 주셨다. "그런 사람들의 심리상태를 아주 정확하게 잡아낸 책이 있습니다. 스캇 펙의 "거짓의 사람들"인데 읽어보시면 도움이 될 것 같네요^^" 물론 난 그날로 <거짓의 사람들>을 주문했고, '갈대'님에게 감사드린다. 책 추천은 이렇게 하는거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연우주 2004-02-01 0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캇 펙의 아직도 가야 할 길은 읽었는데 꽤 괜찮은 책였습니다. 거짓의 사람들은 안 봤는데, 재밌기를 바랄께요.^^

진/우맘 2004-02-01 0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캇 펙은 처음 들은 이름이고, 레이몬드 카바는 이름만 들어봤고, 폴 오스터는 제가 한참 친해지고 싶어하는 작가입니다. 흥! 저도 레이몬드 카바가 괜히 미워지는군요.
그 어떤 책도 <이런 거>라고 취급당할 것은 없다고 봅니다. 그 어떤 사람도 <당신 따위>라고 말하면 안 되는 것 처럼. 흥! 흥! 흥!

마태우스 2004-02-01 1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밉긴 하지만, 미운놈 떡하나 더 주지요 뭐. 님들의 말씀대로 카바가 무슨 죄입니까. 사서 읽어보겠습니다.
 

 

 

 

 

 

* 이 글을 쓰면 제 정체가 폭로될 것 같아 영 망설여집니다만, 어젠 뱀 얘기도 했으니 알 사람은 다 아셨겠죠... 에라 모르겠다.

다음달에 나올 내 책에 대해, 얼마전에 만난 딴지일보 총수는 이렇게 말했다.
"읽으면 재미있는데, 읽게 하기가 쉽지 않겠네요. 요새 사람들이 기생충에 관심이 없잖아요"

맞는 말이다. 내가 사상 초유로 생각될 저자 사재기를 하겠다는 것도, 그짓을 통해 책을 베스트셀러 순위에 진입시키겠다는 것 아닌가. 하지만 내가 사봐야 얼마나 사겠는가. 그래서 뭔가 다른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긴 했다.

총수의 말이다. "그래서 제 생각에는 기생충약을 부록으로 주는 게 어떤가 싶어요. 이약 세알이면 모든 기생충을 박멸할 수 있다고 광고를 하면, 다들 사지 않겠어요?"

좋은 작전일 수는 있겠지만, 내 책은 그러면 안된다고 본다. 왜? 내 책의 일관된 캐치프레이즈는 "봄 가을로 구충제를 먹는 걸 그만두라" "약은 걸렸을 때만 먹어라" 이런 건데, 갑자기 기생충약을 나눠준다고?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아닌 것 같다.

그럼 나는 어떤 복안을 가지고 있을까? 3년 전 9.11 테러가 일어난 것은 <이슬람>이라는 책이 나오기 며칠 전이었다. 테러 이후 공황상태에 있던 사람들은 차츰 정신을 차려 테러의 원인을 분석하게 됐고, <이슬람>은 나오자마자 베스트셀러에 진입한다. 바로 이거다. 다름아닌 기생충테러! 강남역, 홍대앞, 신촌 등 사람이 많이 다니는 곳에 회충을 몇마리씩 매달아 놓는거다. 그렇게 해서 사람들이 기생충에 경각심을 갖게 되면 짠 하고 책이 나오고, 내 책은 단숨에 베스트셀러에 진입한다! 음하하하.

문제는...잘하면 내가 9시 뉴스에 나올지도 모른다는 것.
아나운서: 경찰은 기생충 테러의 범인으로 서모씨를 검거하고 일체의 범행을 자백받았습니다 (배경화면: 내가 외투로 얼굴을 감싸고 있는 모습)
아나운서: 서씨는 자신의 책 판매고를 올리기 위해 이와 같은 범죄를 저질렀다고 합니다. 서씨의 말입니다.
기자: 왜 이런 일을 저질렀어요?
나: (울먹이며) 이게 그렇게 큰 범죄인지 몰랐어요. 으흐흑. 집에 가고 싶어요.
아나운서: 책을 많이 팔겠다는 조급함이 평범하게 살던 한 직장인을 범죄의 수렁에 빠뜨렸습니다. 빗나간 출판문화, 이대로 좋은지 한번쯤 생각해 봐야 할 일인 것 같습니다.

원래부터도 그럴 생각이 없었지만, 이런 상상을 하고나니 회충테러를 할 생각이 더더욱 없어진다. 역시 믿을 건 사재기밖에 없다.

* 하는 말이구요, 제 책, 많이 안팔려도 크게 상관 없어요. 그럴만한 책도 아니구요^^


댓글(6)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chaire 2004-01-30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생충의 변명>을 읽었답니다.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더군요. 기생충 연구자라기보다 기생충 친구가 친구 얘길 들려주는 듯해서 속도감있게 읽었지요. 하지만 아쉬움도 좀 있었어요. 뭐랄까, 더 많은 얘기를 할 수 있었는데 놓쳤달까, 그리고 동어반복도 더러 눈에 띄었고요. 막상 '기생충'에 대한 지식 전달은 좀 부족하지 않았나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곧 나올 신간은, 모쪼록,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처럼 많이 읽혔으면 좋겠어요. 기생충도 생명이고, 그래서 아름답고... 우리 인간들이랑 비슷한 욕망도 많은 것 같고... 마태우스 님의 글을 늘 재밌게 읽는 사람으로서, 지나가다 드리는 말씀...

비로그인 2004-01-30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헛! 봄 가을로 구충제를 먹는 걸 그만둬야 되나요?? 저희집에선 가을엔 안먹지만 항상 해가 바뀌면 봄에 구충제 먹는데...ㅡㅡ;; 나름대로 진지한 글이었을지도 모르는데, 기생충 테러와 9시 뉴스 대목에선 너무 웃어버려서 죄송하네요...^^

습관 2004-01-30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재밌는 마태우스님.
님 책 꼭 읽어보고 싶은데, 제목좀 알려 주세요.

진/우맘 2004-01-30 15: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저도요. 마태우스님이 기생충 테러를 하지 않아도, 제목만 가르쳐주신다면 꼭! 한 권 사드리겠습니다.
책을 출간하신다 하니, 어디선가 주워들은 말이 생각나는군요.
"쓴 글의 절반만이 출판된다. 출판된 책의 절반만이 팔린다. 팔린 책의 절반만이 읽힌다. 읽힌 책의 절반만이 이해된다, 그리고, 이해된 책의 절반은 오해되고 있다."
수학엔 젬병이어서...그렇다면 도대체 이해될 확률이 몇 퍼센트인거지?

sunnyside 2004-01-31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 저기, (흥분해서 말 더듬음) 혹시 그분 아니신가요? 몇해전에 모.. 짝짓기 프로그램에 나오셔서 '드글드글합니다.(득실득실합니다, 인가?)'로 막판에 한방 날리셨떠언!! 그?

sunnyside 2004-01-31 1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나저나 알라딘에 보내신 작가 코멘트를 보니 그 책을 제가 꼭 읽어야겠네요.
저는 차를 타다가 멀미가 나거나, 이유없이 배가 빨리 꺼지거나, 한 일도 없이 몸이 피곤하거나, 술도 안마셨는데 속이 미식거리거나 기타 등등의 상황에서 늘 기생충을 의심해 왔었거든요. 반성하고 앞으로 공존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
 

 

 

 

 

 

내 아래사람-김이라고 하자-이 내게 말했다. "<천국의 계단> 보세요. 딱 선생님이 좋아할 스타일에요" 꼭 그녀의 말 때문은 아니지만 어쨌든 난 그 드라마에 깊이 심취했고, 최지우의 눈이 멀기 시작하는 지난주부터는 눈물까지 흘려가며 드라마를 보고 있다.

그런데... 엊그제 김을 만나 <천국...> 얘기를 하려고 하니, 김이 갑자기 이런다.

"저 요즘 그거 안봐요. <천생연분> 봐요"

난 충격을 먹었다. 나한테는 재미있다고 보라고 해놓고, 거기 흠뻑 빠져들고 나니 자기는 다른 걸 본다? 이게 어떻게 가능한지 나로서는 어리벙벙했다. 난 그녀를 앉혀놓고 일장 설교를 했다. 넌 유리랑 태미라가 응징되는 걸 보고싶지 않느냐, 갖은 고생을 한 한정서가 어찌 되는지 궁금하진 않느냐, 모름지기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데 어찌하여 너는 시작만 보고 끝은 외면하느냐. 하지만 그 여자는 내 모든 말을 한마디로 잘랐다.

"<천국의 계단> 그거, 너무 짜증나요!"

아니 누군 즐거워서 그걸 계속 보고있는 줄 아나? 나 역시 짜증이 많이 난다. 말도 안되는 우연의 연속, 달리기 선수가 되버린 배우들, 맨날 울기만 하는 최지우(드라마 한회당 3, 4번은 우는 것 같다), 보기 싫은데 줄기차게 나오는 신현준의 우울한 얼굴, 나도 이 모든 걸 감수하고 보고 있는데.

그러고보니 천국의 계단 시청률이 예전보다 많이 떨어졌긴 했다. 얼마 전 조사에 의하면 37.2%니, 50%를 넘나들었던 전성기에 비해 10% 이상이 다른 프로로 도망간 거다. 그들을 비난하고픈 마음은 없지만, 끝을 보지않고 다른 드라마로 옮기는 건 내 기준에 의하면 '배신'이다. 우리나라 드라마가 다 그렇고 그런데, <천생연분>이라고 뭐 특별한 게 있으려고? 김의 말이다. "그것도 이제 재미 없어지려고 해요. 안재욱이랑 황신혜랑 결혼했거든요" 그렇다. 문제는 지구력의 부족이다. 뭐든 조금 열심히 보다가, 조금만 식상해지면 다른 프로로 횡 하니 가버리는 것, 이건 시청자의 자세가 아니라는 게 내 생각이다.

시작을 보면 끝을 봐야한다는 높은 충성도, 사실은 이게 나로 하여금 드라마를 보지 못하게 하고있다. 한번 본 건 끝까지 다 봐야 직성이 풀리기에, 웬만하면 아예 안보려고 하는 거다. 어제도 그랬다. 한창 흥겹게 술을 마시다가, 부시시 일어났다. "저, 천국의 계단 때문에 가야 하거든요..." 조금 늦게 와 앞이 5분을 잘라먹었지만, 그래도 눈물을 펑펑 쏟으며 <천.계>를 봤다. 보람은 있었지만 매주 수. 목을 시간맞춰 온다는 건 영 힘든 일, 이걸 보고나면 몇달간 쉬면서 재충전을 할 생각이다. 당분간 선.악이 대립하는 재미있는 드라마가 나오지 않기를 빈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진/우맘 2004-01-30 1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어제 잠이 안 와서 천국의 계단 재방송을 봤습니다.(처음 본 것입니다) 신현준이 도망가다가 최지우에게 전화하는 장면에서 짜증이 300% 분출하더군요.
"야 이 00할 놈아, 전화할 시간에 도망갔으면 잡히지도 않았겠다!"
그러고 나서도 마땅한 채널이 없어 참고 견디다가, 막판에 최지우 갯벌을 헤매며 우는 데서는 짜증을 내며...울었습니다. 최지우한테도 짜증나고, 짜증나는 드라마 보면서 울고 있는 나 자신에게도 짜증나고...TT

진/우맘 2004-01-30 15: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그런데? 저 <천국의 계단> 표지는 왜 올라와 있는 건가요?

연우주 2004-01-31 0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오직 권상우 때문에 인내하며 보는 중. 이번주 2편 다 못봤네요..ㅠ.ㅠ
 
 전출처 : 진/우맘 > 마태우스님의 심리검사 결과입니다.

CP=3. 앗! 앗! 앗! 대단히 반갑습니다!!! 저보다 CP 점수가 낮은 분은 처음 뵙는걸요! CP(critical parents)는 비판적인 어버이로서의 자아입니다. 이 점수가 높은 사람은 이상이 높고, 독선적이며 완고하고 징벌적이라는 특징이 있지요. <비난, 편견, 징벌, 강압, 배타>같은 단어와 친한 분들입니다. 반면에 점수가 낮은 사람은 다른 사람을 대개 긍정적인 시선으로 보기 때문에 관용적이구요. 그런데, 마태우스님은 좀 심하게 낮으시네요.^^; 제가 4점인데...3점이라...대기록입니다. 혹여, <너무 물러터졌다>와  비슷한 말을 들어본 적은 없으신지? 타인을 좋게 봐주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지만, 성격상, 꼭 필요한 경우에도 싫은 소리를 못 해서 아랫사람에게(후배, 부하직원이나 자녀) 너무 권위가 서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CP 점수가 높은 사람들의 특징 중엔 <이상이 높다>라는 것도 있거든요? 이것을 반대로 생각해본다면, 점수가 너무 낮은 분들은 변화를 두려워하고 현실에 안주하는 경향이 있다고 볼 수도 있지요. 

 NP=14. NP(nurturing parents)는 양육적인 어버이로서의 자아입니다. 이 성향이 뚜렷한 분들은 마음이 착하고 돌보기를 좋아하며 다른 사람에게 잘 공감하지요. 그러나 15점 이상인 분들은 아이를 기를 때 자칫 과보호를 하게 될 위험이 있습니다. 14점의 NP라면 <헌신적>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네요. NP 점수만으로 보면 이상적인 범주 내에 계십니다. 그런데 CP와 함께 생각해보면 조금 높다고 볼 수도 있지요. CP는 <타인 부정>이라는 대표성을, NP는 <타인 긍정>이라는 대표성을 띤 점수입니다. 어느 한 쪽 점수가 지나치게 낮은 경우는 나머지 점수가 상호보완을 하며 견제해 주는 것도  바람직한데 말이지요. 다른 사람에게 관대하고  돌보기를 좋아하니 복지나 교육 같은, 봉사정신이 필요한 일에 적합할 수 있겠습니다.

A=12. A(adult)는 성인으로서의 자아입니다. 얼마나 객관적, 사실적, 합리적인가...즉, 얼마나 철이 들었는가?이지요. A가 낮으면 즉흥적, 주관적이라 아이들은 많이 따르겠지만 바람직한 어른으로서의 모델은 되기 힘들겠죠. 반면에 지나치게 높으면 차가운 일 중독 인간이 될 수도 있습니다. 12점이면, 가장 이상적인 점수랍니다.

FC=10.  FC(free child)는 자유로운 어린이로서의 자아입니다. 이 점수가 높은 분들은 자발적이고 창조적이며 적극적이지요. 낮은 분들은 소극적이고, 심하면 <폐쇄적>이라고 할 수 있구요.^^; 10점이라면 어느정도 <개방적>이라는 표현이 맞겠네요. FC 점수 역시 10점이 가장 이상적인 점수라는 견해가 있답니다.^^ 

AC=15. AC(adapted child)는 적응된 어린이로서의 자아입니다. AC가 지나치게 높으면 어리광을 부리고 의존적이며 <자기>가 없어서 순응적입니다. 반대로 너무 낮으면 독단적인 성향이 강하겠죠? 8점 정도의 점수일때 가장 <독립적>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마태우스님은 많이 높네요, 저만큼은 아니지만요.^^; 낮은 CP-높은 NP-높은 AC의 양상이 저랑 아주 비슷하십니다. 여기서 저를 돌이키며 생각해보면 AC가 높아서 가장 문제되는 것은 <자기부정적>이라는 점이네요. <자기비하>에 빠지기 쉽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CP가 낮고 NP가 높은 경우 <착한여자 컴플렉스>라는 함정에 걸리기 쉽지요. 마태우스님의 경우 <착한남자 컴플렉스>가 될까요?ㅋㅋㅋ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고, 좋은 사람이라는 평을 듣기 위해 너무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할애한다고 생각하신 적이 있다면, 지금부터 의도적으로 자신감을 북돋을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매력적인 영화평을 쓰는 분이신데, 그것만 보더라도 사고의 깊이가 짐작이 가는걸요. 충분히 자신감을 가져도  되실 것 같아요.^^

각각의 점수가 어우러져 개성있는 자아상태를 갖게 됩니다. 님의 경우 짐작컨데 좋은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고, 친구도 많으며 현실생활을 영위하는데는 큰 어려움이 없을 거라고 보입니다. 하지만 그런 겉모습 안에서는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 확률이 높겠네요. 다른 사람에게만큼 자신에게는 관대해지질 못하는 것 아닐까요? 한 번 생각해 보세요. 제 사견은...최소한 마태우스님이 마쵸맨은 아닐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마태우스 2004-01-29 2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게 저랍니다! 이걸 읽으면서 한참을 웃었습니다. 왜? 너무 비슷해서.... 저, 자기비하 캡 많구요, 친구들한테 인기도 캡이어요^^ 심리검사는 역시 객관성이 있다니까요. 맞다. 싫은 소리 못해서 제 아랫사람한테 "이것 좀 해줄래요" 그려면 "싫어요, 선생님이 하세요"라고 한답니다.

연우주 2004-01-30 0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있는 결과군요. 오호~ 그런 분이셨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