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가 이렇게 말했단다. "죽음은 구원이며 평온이다. 아! 고통을 벗어난 이 이상의 피난처는 없다"
루소는 자살을 '인류로부터의 도둑질'이라고 비판했지만, 예외를 남겼다. "우리의 인생이 우리에게 악이고, 다른 누구에게도 선이 아닐 때에는 자살하는 사람들을 무슨 권리가 있어 비난할 수 있을까? 죽음은 절망에 대한 유일한 치료제이기 때문이다"
볼테르는 아예 자살을 예찬하기까지 했다. "모든 것을 잃고 희망마저 없을 때, 삶은 치욕이고 죽음은 의무가 된다...재기 있는 인간만이 자살한다" (이상 참고문헌은 손석춘의 <아직 오지않은 혁명>)
구제금융 이후, 가난을 이유로 목숨을 끊은 사람은 한둘이 아니다. 올해만 해도 손배소 가압류로 인해 수많은 노동자들이 자살의 대열에 나서고 있다. 기독교에서는 자살을 죄악시하며, 나 또한 "아무리 구차하게 살아도 죽는 것보다는 낫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볼테르의 말처럼 모든 희망이 사라졌을 때 어쩔 수 없이 택하는 자살을 비난할 수는 없다. 그건 전적으로 그분들의 선택에 달린 문제고, 남이 이래라 저래라 할 성질의 것은 아니다.
안타까운 것은 청소년들의 죽음이다. 수능이 끝난 후, 몇명의 학생들이 자살을 했다. 그게 유난히 부각되어서 그렇지, 해마다 많은 청소년들이 스스로 생을 마감한다. 아직 피지도 못한 생을 스스로 끊는 그들을 보면서 난 우리 교육이 너무나도 잘못되었다는 생각을 한다. 우리 교육이 삶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에 대해 제대로 가르쳐 줬다면, 인생은 성적 이외에도 훨씬 가치있는 것이 많다는 것을 숙지시켜 줬다면, 그들 중 일부의 목숨이나마 건질 수 있지 않았을까?
말은 이렇게 하지만 내개도 그들을 질타할 자격은 없다. 수능을 못봤다고 투신을 한 학생은 어쩌면 한국사회의 본질을 누구보다 잘 꿰뚫고 있을지 모른다. 우리가 사는 곳이 어느 대학을 나왔느냐가 평생을 좌우하는 비인간적인 곳이라는 것을. 능력이 없으면 굶으라는 정글에 우리가 살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시험을 못본 학생들은, 영등포 역에 방치된 노숙자들의 모습에서 자신의 미래를 본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니 울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