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에 관한 책을 사려고 교보에 갔다가, 저자 이름이 ‘윤미화’인 책을 발견하고 잽싸게 집어들었다.


 


‘유아지도’라는 책 제목을 봤을 때만 해도 동명이인이겠지 했지만, 책날개에 붙은 사진이 아무래도 낯이 익다. 난 바닥에 철퍼덕 주저앉아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은 유아교육에 대한 저자의 소신을 담은 에세이집이었는데, 책 곳곳에서 난 내가 아는 그분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었다.


세상에 염소만한 동물은 없다...... 아이들에게 영여 회화를 시키는 대신, 염소와 함께 뛰놀게 할 수는 없는 걸까?”(<염소만이 희망이다>에서)

봄이 지천에 깔렸다. 이제 아이들과 함께 봄을 뜯어 먹으러 나가봐야겠구나. 어흥”(<어느날 봄>에서)

발해만의 오염 정도를 알기 위해 꼬리를 담갔다가 기절할 뻔했다. 고등어 한마리가 내 꼬리를 덥썩 물어버린 거다.”(<발해만 어류 보고서>에서)

일주에 한번은 정말 걸쭉한 묵밥을 한 대접 아이들에게 먹이고 싶어진다.”(<미녀는 묵밥을 좋아해> 중)

인간이 야생여우에 가한 폭력의 역사를 아이들이 잊게 해서는 안된다.”(<여우는 알고 있다>에서)


3분의 1쯤 읽다가 책을 덮었다. 가슴이 북받쳐 더 읽지 못할 것 같아서였다. 난 사려던 책은 팽개쳐 둔 채 그 책 세권을 포개 계산대에 내밀었다. 한권은 내가 읽고, 두권은 입시경쟁 때문에 정서가 메말라 가는 조카들에게 줄 생각이다. 3월이 가기 전에 우리 모두 이 책을 읽자. 가슴 뭉클한 무엇을 느끼고 싶다면 말이다. 파란여우님, 책 정말 멋져요! 냈으면 냈다고 말이라도 해주시지!

 

이거 3류소설이어요! 책 사신다는 분,

 

   제발 그만둬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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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7-03-19 0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당분간 책주문는 삼가해야 되는 입장인데....한권 사야겠군요..^^
키득키득...^^
책 내용을 각색하여 영화로 만들어진다는 소문도 있던데...^^

마태우스 2007-03-19 0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님과 그분의 친분관계로 볼 때 세권은 사셔야죠! 한권이 멉니까....

기인 2007-03-19 0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옷 책 소개 감사합니다. :)

하늘바람 2007-03-19 07: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파란여우님이란 분 책인가 봐요

홍수맘 2007-03-19 0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군요. 그럼 저도 한권 주문해야 겠어요. 오홋 님이 이런 눈썰미까지......

조선인 2007-03-19 0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쿠하하하하하 설마 낚인 분이 있는 건?

마늘빵 2007-03-19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적어도 세 권은 사야겠는걸요. 안봐도 감동이에요.

해리포터7 2007-03-19 0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장이 기가 막히군요.ㅋㅎㅎㅎ

2007-03-19 09: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냐 2007-03-19 1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이 책이 2005년에 나온검돠! 이렇게 물을 먹고 있었다니. 눈밝은 마태님이 아니었다면...

프레이야 2007-03-19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엉? 조선인님 아니면 낚일 뻔했어요 ㅎㅎ

가을산 2007-03-19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류소설이라면.... 이건 책을 사라는 것도 아니고 사지 말라는 것도 아니여.... ^^

토토랑 2007-03-19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저두 조선인님 아녔으면 바로..-_-;;;

마노아 2007-03-19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반가운 이름이에요^^ 저도 보관함에 담았어요.

가넷 2007-03-19 1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엇? 이런...-_-;;;

클리오 2007-03-19 15: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연히 3류소설이라고 생각했는데 다들 보관함에 담으신다하니... --;;;

moonnight 2007-03-19 1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 한참 읽다가 으잉 하고 카테고리확인했어요. -_-;;;

치유 2007-03-19 1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또 넘어갈뻔 했어요..-_-;;

마노아 2007-03-19 2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어머, 댓글 확인 안 했음 큰일날 뻔..;;;; 아아, 눈썰미가 부족해요ㅡ.ㅜ

마태우스 2007-03-20 0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아아...큰일났네요. 알라딘엔 너무 순진한 분들이 마나요...ㅠㅠ
새벽별님/호호 그런가봐요^^
배꽃님/휴, 다행이다....댓글이 절 살렸군요. 지기님한테 저 책 주문 못하게 말려달라고 SOS를 쳤는데....
달밤님/님이 알라딘 스탠다드십니다. 땡스투까지 한 분은 순진도에서 10점 만점에 9.9 이상입니다...
클리오님/그러게요. 세상은 아직 아름다운 곳인가봐요^^
그늘사초님/니, 님도 속으셨나봐요...?
토토랑님/휴,... 다행이다...
가을산님/어머나 멋진 유머십니다!!
배혜경님/어머 죄송해요. 와...조선인님 댓글이 절 살렸군요.
마냐님/지, 진짜로 사시면 안되는데...마냐님한테 이런 면이 있으시다니...ㅠㅠ
속삭이신 홍수맘님/이거 3류소설이어요...ㅠㅠ
해리포터님/서, 설마 님도...보관함에 담으신 거 아니죠?
아프락사스님/이젠 사람 안속이고 착하게 살래요...ㅠㅠ
속삭이신 분/님 말씀에 공감합니다...착하게 살아야 해요.
조선인님/정말 고맙습니다. 하마터면 이 책이 갑자기 열권쯤 팔릴 뻔했어요....그게 나쁜 게 아니라...제가 지탄받잖아요...엉엉.
홍수맘님/잽싸게 제가 댓글 달아드리길 정말 잘했어요...^^
속삭이신 ㅈ님/서, 설마 님도? 그, 그러시면 환급해준다는 전화에 속을 분들이 이곳엔 이리도 많다는 얘기...?
하, 하늘바람님/그, 그게 아니구요...잉, 어쩌나.
기인님/니, 님도 속으시다니...엉엉.

마냐 2007-03-20 0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친절한 마태님, 캄사!

진/우맘 2007-03-20 0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

달팽이 2007-03-20 0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덕분에 여우님의 책을 소장할 수 있게 되었군요..
앞으로 더욱 많은 책을 쓰게 될 거겠죠..우리 여우님...

2007-03-20 10: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스탕 2007-03-20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시 책 낼일 있으면 마태님께 꼭 말씀드릴께요 ^^;

파란여우 2007-03-20 1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제가 컴에 들어오지 않은 시각에 이런 대형사고가 있었군요.
저는 이름까지 도용당했는데 아무도 그 부분에 대해선 말씀들이 없으시네요.ㅠ.ㅠ
어쨌거나, 책을 사신다면 저자에게 일용할 양식이 되 줄수도 있으므로..*^%$@$%^&
(사래는 건가,말래는 건가..@@)풋

미즈행복 2007-03-20 17: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참에 소설가로 전업을 하심은 어떠신지?

마태우스 2007-03-21 1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즈행복님/아이 몰라....^^
속삭이신 분/어머나 어째 그런 일이...너무 속상해요요요
여우님/도용이라뇨.. 세상에는 많은 윤xx님이 계십니다^^ 근데 사라는 것 같기도 하고 살지 말라는 것 같기도 하네요
무스탕님/그럼요! 제가 적극 밀어드립니다
속삭이신 분/혹시 몰라서 꼬리를 고등어에게 물리는 대목을 넣었는데.....모르셨군요
달팽이님/님 서재 가서 말씀드렸는데...신청 안하셨죠?
진우맘님/웃는 척하면서 사실은 신청하셧죠?'
마냐님/헤헤 제가 좀 친절하고 겁이 많죠

Koni 2007-03-22 1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재미있어 보여요. 꼭 사야겠는걸요. ㅎㅎㅎ 특히 영어회화 대신 염소와 뛰노는 거... 솔깃한데요.

여울 2009-11-14 2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퍼가요. 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