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루전쟁 - 세계 역사와 지도를 바꾼
도현신 지음 / 이다북스 / 2020년 7월
평점 :
절판


 소금, 설탕, 후추, 밀, 커피, 코코아 지금은 모두 전 세계 웬만한 곳에선 넘쳐나는 것들이다. 하지만 과거엔 모두 특정지역에서만 나는 사치품이었다. 누구나 원하는 만큼 얻을 수 없었으며 이것들을 얻기 위한 노력은 인류 역사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1. 설탕

 인류 역사상 최초로 설탕을 먹은 지역은 인도다. 사탕수수가 인도 갠지스 강 유역이 원산지이기 때문인데 지역이 무덥고 습해 사탕수수 재배지역으로 딱이다. 인도는 치즈덩어리를 밀가루로 말아 튀긴 다음 설탕 시럽에 담가 먹는 굴립자문이나 코코넛 가루와 설탕을 반죽한 덩어리를 밀가루로 싼 모닥 같은 과자를 과거부터 즐겼다. 

 인도의 설탕을 중국과 페르시아로 퍼졌는데 페르시아는 기후 때문인지 실패했고, 중국은 성공해서 남북조시대부터 즐겨먹기 시작했다. 서양엔 알렉산더가 인도를 정벌하며 퍼졌는데 기후가 맞지 않아 지중해 동부 일부에서만 생산량 조금 있었다. 

 설탕은 대량 생산한건 600년후반부터 지중해를 제패한 이슬람 세력때부터다. 그들은 이집트, 시리아, 페르시아, 크레타에 설탕 제조공장을 만들었고 이중 이집트 산이 가장 품질이 좋았다. 우리가 먹는 캐러멜도 아랍의 쿠르트 알 밀이라는 과자에서 유래한 것이다. 로마 이후 유럽인은 십자군 전쟁에서야 설탕의 단맛을 다시 보게 된다. 

 16세기 들어 유럽은 아메리카를 차지하며 축구선수 호날두의 고향이자 대서양의 섬인 마데이라 제도와 아이티, 브라질에 대규모 사탕수수재배 농장을 세운다. 토착민들은 전멸하거나 도망가기 일쑤였기에 흑인 노예를 동원했고, 1500년에서 1880년까지 무려 4천만의 흑인 노예가 강제 동원되었다. 이런 대규모 재배에 16세기 중반부터 설탕가격이 떨어진다. 프랑스는 아이티의 설탕에서 무려 국가재정의 25%를 얻었는데 3만의 프랑스인만 부유했고 48만의 아이티인들은 노예나 다름이 없었다. 역설적으로 프랑스 혁명은 아이티의 독립을 자극했는데 투쟁끝에 아이티인들은 제국주의 국가로부터 최초로 독립을 이뤄낸 나라가 된다. 뒷끝이 강했던 프랑스는 설탕의 수입을 포기할수 없어 작은 국가 아이티를 재침공하겠다며 위협해 84년에 걸쳐 무려 9천만 프랑을 뜯어낸다. 아이티가 가난한 국가로 전락하게된 결정적 계기라 저자는 평한다.

 1745년 프로이센 화학자 안드레아스 마르그라프가 사탕무를 가열해 설탕 추출해 성공하며 설탕은 결정적으로 싸진다. 사탕무는 서늘한 기후에서도 잘 자라 유럽 전역에서 재배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거기에 사탕무는 사탕수수보다 성장도 빠르고 가격이 쌌다. 이는 카리브해의 설탕경제에 치명타를 입혔으며 이로 인해 유럽국가들은 그냥 카리브해의 여러 흑인 노예들을 해방시켜준다.

 

2. 소금 

 소금은 해안이 아니어도 암염으로 얻을 수 있다. 암염은 과거 바다였던 곳의 소금기가 땅속에서 암석처럼 굳은 것이다. 소금은 과거 매우 귀했는데 로마는 유대지역의 사해 소금을 얻기 위해 유대를 정벌한다. 소금 빼곤 사실 쓸모가 없는 지역이었는데 그래서 로마는 제1차 유대전쟁에서 11만 제2차 유대전쟁에서 무려 58만의 유대인을 학살하면서 까지 이 지역을 지켜낸다. 군소반란은 뭐 끊임이 없었다고 한다. 

 소금은 과거 급료로 쓰여 소금 화폐인 살라리움이 오늘날의 봉급을 뜻하는 샐러리가 되었고 프랑스의 소금화폐 솔드는 군인의 급료로 쓰여 군인의 어원인 솔져가 되었다고 한다. 

 베네치아 역시 소금과 무관치 않은데 훈족을 피해 염전이 많은 섬에 피신한게 베네치아다. 이들은 염전의 경제력으로 해군력을 키웠고, 소금을 적극적으로 팔았다. 하지만 힘이 강해진 이후, 자신들의 소금을 강매했고, 이를 위해 적국의 염전부터 해군으로 박살냈다고 한다. 독일의 한자동맹 역시 소금을 중시했는데 로마카톨릭은 예수가 죽은 금요일엔 고기를 금지했고 생선은 허용했기에 소금에 절인 청어를 공급하기 위해서였다. 

 중국으로 가면 당의 황소가 소금장수였다. 중국의 역대 왕조는 소금을 전매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나라가 힘들어지면 소금가격이 매우 비싸지곤 했다. 황소같은 소금 밀매꾼은 이를 노려 많은 이득을 취했고 황소는 여기서 얻은 경제력으로 반란을 일으켜 하북과 산동 지역을 휩쓴다. 이어 물산이 풍부한 광주지역을 취하고 이곳의 절도사로 자신의 임명을 당 조정에 요구했는데 당이 거부하자 당나라 북방으로 쳐들어가 초토화시킨다. 이어 낙양을 점령하고 수도인 장안을 점령하자 당황제는 사천으로까지 피한다. 굴욕적이게도 황소는 황제를 칭하고 나라를 세웠지만 당황제가 외부에 도움을 청해 패퇴한다. 당은 얼마가지 않아 망하는데 사실상 황소가 멸망시킨 것이나 다름없다. 

 

3. 후추

 후추나무의 열매로 덜익은 상태에선 녹색이나 이를 발효하고 말리면 붉거나 검게 변한다. 후추나무는 덥고 습한 열대에서 자라기에 인도 남서쪽 말라마르 해안이 원산지이며 말레시시아와 인도네시아에서 잘 자란다. 

 후추는 인도양과 홍해를 통해 유럽으로 팔렸는데 이슬람 제국이 지역을 장악한다. 동로마와 페르시아는 아랍인을 무려 천년간 지배했기에 이들을 우습게 보았는데 결국 이들에 멸망한다. 이후 이슬람제국은 후추 무역을 독점하고 큰 부를 쌓는데 후추에 대한 열망은 유럽인에게 이어져 이것은 십자군 원정과 대항해시대의 원인이 된다. 

 대서양을 뺑 도는 항로를 개척한건 포르투갈이다. 이 소국은 1510년 인도 서부 항구인 고아를 점령하는데 23척의 전함과 1200의 군사로 9천의 이슬람교도를 무찔렀다. 포르투갈의 장군 아폰소 데 알부케르케는 이후 고아의 힌두교도와 이슬람교도를 악랄하게 탄압했고 1961년에 인도가 정규군을 대규모로 동원하고 나서야 고야를 되찾을 수 있었다. 알부케레케는 말라카도 점령한다.

 후추는 사치품으로 쓰이다. 17세기 공급이 확대되자 가격이 하락하며 인기를 잃는다


4. 밀

 밀은 3대 작물중 하나로 이슬람, 유럽 지역의 주식이다. 밀은 로마를 공화정에서 재정으로 바꾼 것으로도 평가받는다. 로마는 카르타고와의 일전을 압두고 양국가의 가운데 위치한 이탈리아 시칠리아를 선 점령한다. 시칠리아에는 밀이 잘 자랐는데 대규모로 재배하여 가격도 쌌다. 그 싼 밀이 로마로 대규모로 유입되며 로마의 자영농이 몰락한다. 이들은 도시 빈민이 되거나 일용직으로 전락하였는데 이로 인해 공화정에 대한 원망이 상당했다. 반면 이들은 해외에서 실적을 쌓아온 장군집단엔 열광해 술라, 마리우스, 카이사르 등에 이어 아우구스투스가 황제가 되는데 주요 밑기반이 되고 만다. 로마는 항상 식량 부족에 시달렸는데 이집트를 점령하고서야 만성적 식량부족이 해결되었다. 이집트의 밀 생산량은 제국 전체의 무려  1/3에 달했다고 한다.

 우린 흔히 약장수를 사기꾼이나 안 좋은 사람으로 취급하는데 유럽에선 빵장수가 그 역할을 한다고 한다. 이는 과거 유럽인들이 밀을 빵장수에게 맡겨 빵을 만들어 달라고 하면 이 빵장수가 밀가루를 흔히 가로챘기 때문에 생겨난 문화라고 한다. 아무래도 빵 자체가 효모로 부풀어 오르니 속이기 더 쉽지 않았을까 싶다. 

 지금의 알제리 지역엔 바르바르 해적이 있었다. 스페인이 그라나라를 멸망시켜 이슬람 세력을 유럽에서 완전히 축출하자 스페인이 탄압당하고 쫓겨난 이들까지 합쳐져 바르바리 해적이 강성해졌다. 이들은 유럽에 기독교에 대한 강한 원망과 오스만 제국의 후원으로 오로지 기독교 선단만 공격한다. 그래서 오스만 제국의 선단은 오히려 밀 수출로 유럽으로부터 큰 돈을 벌었다.

 바르바리로 골치아픈 유럽의 여러 국가들은 대규모 원정을 단행한 적도 있지만 그 때마다 이 해적들은 다른 지역으로 도망갔고, 이후 유럽이 철수하면 본거지로 돌아와 해적질을 계속했기에 근절이 어려웠다. 유럽 국가들은 평화협정을 시도하기도 했는데 바르바리 해적들이 하나의 연합체가 아니었기에 단일한 협정이 불가능했고, 맺어도 다른 해적들이 노략질을 했기에 무용지물이었다. 바르바리는 오스만에 복속되어 있었기에 유사시엔 오스만의 해군이 되었다. 그렇기에 평소 유럽을 공격하고 밀을 약탈해 적의 잠재력을 약화시키고자 하는 노력도 있었다. 바르바리는 1830년 프랑스가 근거지인 알제리 전역을 식민지화하고 나서야 근절된다. 

 나폴레옹은 유럽을 제패하고 영국을 노렸는데 해군력이 약해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대륙 봉쇄령을 내려 고사작전을 펼쳤는데 영국은 북미와 교역하며 이를 버텨냈고 유럽 대륙 국가들만 힘들어지는 상황에 봉착한다. 이중 러시아는 영국으로 밀을 수출해 돈을 벌고 있었는데 견디다 못해 몰래 밀을 영국에 수출하다 발각되어 나폴레옹의 대규모 침공을 받는다. 그리고 러시아의 승리로 나폴레옹은 패망한다. 

 우리나라는 밀이 자라기에 적합하지 않은 기후로 밀의 생산량이 매우 적었다. 지금은 누구나 먹는 수제비도 본디 왕족의 음식이었다. 밀이 귀하니 국수도 귀해 국수는 생일날이나 잔치에서나 먹는 귀한 것이었다. 일본 역시 밀이 귀해서 쌀을 먹지 않았고 그들인 만든 단팥빵도 국민들에게 밀을 먹이기 위한 방법이었다고 한다. 반면 중국은 북부지역에서 밀이 잘 자라 오래전부터 그들의 주식중 하나였다. 중국 북부의 군인들이 남쪽 지역으로 가면 먹어본 적이 없던 쌀을 먹게되어 이를 먹지 못해 굶어죽었다는 기록이 있다는데 믿을 수 있는건지는 잘 모르겠다. 


5. 커피

커피는 에디오피아가 원산지다. 아랍에서 먼저 유행했는데 아랍 수도승들은 명상시간에 졸음을 참기위해 커피를 애용했고, 술도 종교적으로 금지이기에 카페가 유행했다. 유럽은 16세기에 커피를 접했는데 18세기에야 대중화한다. 

 유럽에 커피가 전해진건 전쟁때문이다. 오스만 제국은 빈을 두번 공략한다. 하지만 모두 패퇴하는데 두번째 공략전에선 폴란드의 윙드 후 사르가 결정적 역할을 한다. 폴란드는 역사상 이 시기에 가장 강력했는데 이 모두가 윙드 후사르 덕분이었다. 이 군대는 독수리 날개를 단 판금 갑옷에 길이가 무려 5.5미터가 되는 창을 사용했다. 중세 전쟁에서 창의 길이는 매우 중요했는데 기마대가 적을 먼저 공격할수 있기 때문이었다. 중세 유럽의 공주들은 시집가면서 스파이 노릇도 해서 적국의 창길이를 알아내는 일도 했다고 한다. 윙드 후사르는 긴 창으로 적을 공격하고 대열이 무너지지 않으면 선발대가 다시 돌아가 창을 보충해 재차 공격하는 전술을 썼다. 그래서 1608년엔 스웨덴, 1610년엔 러시아, 1621년엔 오스만을 무찌른다. 상대는 모두 몇배의 군사를 갖고 있었다. 제2차 빈공략전도 이들이 원군으로 나가 막아낸다. 전리품으로 커피콩이 있었는데 포로로 잡혀있던 사람이 커피를 먹는 법도 알아내 이를 전후 카페를 차려 성공적으로 대중화했다. 크림을 올리는 비엔나 커피나 아인스패너 커피가 이때 생겨났다. 

 유럽이나 이슬람과는 다르게 커피는 미국에선 노동자 문화가 된다. 이는 기업주들 때문인데 원래 미국에선 점심시간에 노동자들이 맥주나 와인을 즐겼다고 한다. 근무중에 음주는 당연히 생산성을 떨어뜨렸고 때문에 미국의 기업주들은 술대신 커피를 적극적으로 제공했다고 한다. 커피는 집중력을 높여 오히려 생산성을 높였으니 일석이조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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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은 코로나19로 인해 여러모로 생활에 많은 변화가 있었던 해이다. 업무가 늘기도 하고 좀 줄기도 했는데 읽은 책이 조금 늘어난 것을 보면 아무래도 재택근무의 영향이 있었던 듯 하다. 그래도 이런 일은 다신 없었으면 하며 교육에 대한 고민이 깊었는지 그 어느때 보다 교육관련 책을 많이 보았다. 전체 112권을 보았다. 늘 그렇듯 다양하게 보려고 노력한다. 목표가 만 권의 서적을 읽는 것인데 이래가지고 어떻게 죽기전에 만 권을 볼 수 있을까 싶다. 수명이 아무래도 120세까지는 늘어나야 가능할듯 하다.(사실 그래도 불가능하다. 일년에 100권을 읽어도 10년에 1000권 100년에야 만권이다. 그것도 간신히......) 매년 책을 본 것을 정리하는 것은 힘들긴 한데 나름 의미가 있는 것 같다. 기억을 되새기기도 하고, 나만의 기록을 남긴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문학(21권)- 우리와 당신들, 숨, 땡스 갓 잇츠 프라이데이, 페스트, 잔혹한 어머니의 날1, 2권, 사자와 생쥐가 생각 못한 것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맹탐정 고민 상담소, 페인트,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연년세세, 복자에게, 삼체1-3, 인생에서 너무 늦은 때란 없습니다. 모지스 할머니의 크리스마스 선물, 모지스 할머니 평범한 삶의 행복을 그리다. 제5도살장


교육(26권) - 혁신교육정책 피디아, 미래학교, 교실 속 마을 활동, 교육정책 스포트라이트, 메이커교육사용설명서, 역량함양을 위한 교육과정 설계, 마을교육공동체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경기혁신교육10년, 새로운 학교 학생을 날게 하다. 마음과 마음을 잇는 교사의 말공부, 학교내부자들, 교실 속을 간 이해중심교육과정, 교사교육과정을 디자인하다, 학교, 이렇게 바꾼다, 학교 민주시민교육을 실천하다, 혁신학교조현초 4년의 기록, 독서동아리 100개면 학교가 바뀐다. 뇌기반 수업원리10, 디지털 리터러시 교실, 한 학기 한권 무엇을 읽을까?, 대한민국1호 미래학교, 마을교육 공동체란 무엇인가, 코로나 시대의 교육, 마을교육공동체 생태적 의미와 실천, 연극 수업을 바꾸다, 교과융합 프로젝트 수업과 학습공동체 이야기.


인문(9권)- 강원국의 글쓰기, 한국인의 탄생, 농경의 배신, 피싱, 지적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제로편, 슬픔의 위안, 100세 인생, 스토리전쟁, 황홀한 글감옥


사회(14권) - 만화로 보는 성차별의 역사, 미국의 미래, 컬쳐 엔지니어링, 포르노랜드, 착취도시 서울, 정치적 부족주의, 유튜부는 책을 집어 삼킬 것인가?, 지방도시 살생부, 차이나는 클라스 국제정치편, 떠오른 국가와 버려진 국민, 인구감소 사회는 위험하다는 착각, 대한민국 치킨전, 판문점의 협상가, 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


경제(6권) - 소득의 미래, 21세기 자본, 디플레전쟁, 한권으로 읽는 디지털 경제, 왜 그들만 부자가 되는가?, 부의 골든 타임


경영투자(8권) - 서울 부동산 경험치 못한 위기가 온다. 내일의 부 알파, 내일의 부 오메가, 미국배당주투자, 아파트 투자의 정석, 대한민국 부동산 사용 설명서, 이제부터는 오를 곳만 오른다, 규칙없음


과학(12권) - 만화로 보는 의학의 역사, 우리는 어떻게 지금의 인간이 되었나, 나는 자폐 아들을 둔 뇌과학자입니다. 자연은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 태양계가 200쪽의 책이라면, 약국에 없는 약 이야기, 책읽는 뇌, 앤드루얀 코스모스, 다시 책으로, 침입종 인간, 화학물질 비밀은 위험하다, 오리진


예술건축(12권) - 세한도, 추사 김정희, 옛 그림 읽는 법, 안목, 옛 그림을 보는 법, 이야기 한국 미술사, 공간이 만든 공간, 예술의 쓸모, 부부의 집짓기, 전원주택 짓고 즐기며 삽니다, 실패하지 않는 내 집 짓기, 방구석 미술관2


종교철학(1권) - 신 없음의 과학


지리(3)-벽이 만든 세계사, 장벽의 시대, 오래된 미래도시 베이징


10. 오래된 미래 도시 베이징

베이징과 관련한 역사, 지리, 인물, 왕조의 흥망성쇠를 총 망라한 책이다. 책을 얇지만 정보로 꽉 찼으며 매우 알차다. 저자가 중국에 오래 체류하며 연구한 만큼 내공이 깊다. 금과, 원, 명, 청, 중화민국의 수도로 자리하고 있으며 농경문화와 유목문화의 접점으로써 북경의 유서 깊은 역사와 특징을 잘 설명한다.








9. 혁신교육 정책 피디아

올해 읽은 교육학 서적은 내공이 높은 게 많았다. 우열을 가리긴 힘들지만 그래도 다른 책들이 교육 방법과 실천에 대한 책이라면 전체를 보고 한국 교육의 방향을 설계한 책이라 이것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한국인은 교육에 관심이 없고 오로지 자식의 상대적 교육 우위와 그 방법에만 골몰하는데 매우 망국적 상황이다. 저자는 교육청 개혁과 교원업무정상화, 연구하는 학교문화, 학교의 민주화, 혁신학교네트워크의 구성과 확산과 혁신교육지구 및 혁신클러스트의 확산을 해결방법으로 꼽는다. 여기에 마을교육공동체도 들어갔으면 더욱 좋았을 것 같다.




8. 삼체1-3권 시리즈

외계인과 관련한 무수히 많은 책과 영화가 있지만 단연 최고를 꼽으라면 삼체가 될수 밖엔 없을 것 같다. 책의 압도적 분량과 세계관, 그리고 매 책마다 주요인물이과 압도적 사건이 모두 바뀌면서도 연계성을 유지하는 저자의 능력은 책만큼이나 놀랍지 않을 수 가 없었다. 이 시리즈는 곧 티비드라마로도 제작 되는 것 같은데 드라마가 책의 대단함을 잘 잡아낼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그만큼 대단한 책이다. 





7. 피싱

물고기는 단백질원이고 사람이 쉽게 잡을 수 있는 주요 식량원이다. 지금의 사람은 옥수수가 거의 몸의 1/3을 차지할정도로 옥수수에 의존하지만 고대로부터 사람이 가장 의지한 식량중 하나는 물고기였을 것이다. 지금도 그렇고, 적어도 팔 한쪽 쯤은 될거라 생각한다. 그런 물고기가 세계사에 미친 영향도 어마어마하다. 크기가 비슷하고, 건조시키면 규격화할수 있어 급료로도 사용되었고, 처리과정의 복잡한이 초기 인류 문명의 협동조직 발달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그외에 악명 높은 대서양 삼각무역의 발달과 유럽인이 어장을 찾아 그린란드와 아메리카까지 진출하게 하는등 물고기를 우리를 먹여살렸고, 역사도 만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6. 농경의 배신

의외로 농경과 정착은 일치하지 않는다. 정착이 먼저 이루어지고 농경은 다음이다. 인간은 농경기술을 꽤 오래전 익혔음에도 하지 않았는데 오래기간 수렵채집의 생산성이 더 높았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기후 변화로 농경이 유리해지자 수렵이 불리한 생산성이 떨어지는 지역 위주로 농경과 정착, 문명의 건설이 본격화되었다. 이후 농경과 수렵채집 양자는 오래 공존하였고, 침략위주로 생각되는 수렵채집인들은 농경인과 사실 평화롭게 교역한 역사가 더 길다. 농경국가는 성공적인 것 같고 인구를 크게 늘리기도 했지만 이후 전염병, 전쟁, 내분, 생산성의 한계등으로 취약했고 그래서 산업혁명 이전까지 세계는 큰 발전없이 도돌이표였다. 이런 농경의 발전상과 취약점을 잘 드러냈기에 제목이 농경의 배신이다.




5. 한국인의 탄생

한국인의 전형은 무엇일까? 신체적 부분은 이야기 하기 어려우니 정신적 부분이나 정체성을 탐구하는데 과거는 모두 신민의 상태로 정체성을 찾기 어려우니 시민이 탄생하는 현대인 구한말에서 일제강점기를 연구 기간으로 삼았다. 특정 사상도 좋은데 당시는 혼란기로 우리의 기존 사상이 부서지고 새로운 것으로 강제되는 시기라 이렇다 할 것이 없어 문학을 연구대상으로 했다. 시기가 시기인지라 당시의 상황은 한국인의 정체성에도 반영되어 최초의 근대소설엔 피해자로서의 한국인이 등장하고, 이후 점차 민족주의자 한국인과 독립을 열망하는 강한 한국인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이 책의 후속작은 한국인의 발견인데 산업화 이후의 현대를 다루고 있다. 빨리 봐야겠다.





4. 왜 그들만 부자가 되는가?

지금의 세계 경제는 일본이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해 우연히 발명했고, 이를 제대로 이용해 먹는 미국연준의 주도하에 이루어지는 양적완화라는 돈장난으로 운영된다. 경제위기를 막기 위해 돈을 풀어 각 경제주체를 활성화 하는 것인데 돈줄을 틀어쥔 은행이 이를 부자와 기업에만 공급해 자산가격만 오르고 경제는 활성화 되지 않아 빈부격차만 확대되는게 지금의 상황이다. 거기에 버블은 터지기 직전이라 경제는 언제 붕괴해도 이상치 않다. 이런 통화장난질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게 책의 골자다. 책은 통화정책을 과거 금본위제처럼 강력히 규제하면 경제와 통화는 서로 일치하게 성장하며 때문에 통화로 인한 경제 불황과 상승의 가짜 사이클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 말한다. 언젠가 가상화폐가 생겨 지금의 통화정책이 완전히 바뀌어 버린다면 이런게 가능해질지도 모르겠다.



3. 책읽는 뇌, 다시 책으로

영상이 범람하는 시대에 왜 텍스트인 책이 중요한지를 설파하는 책이다. 진화론에 의하면 말하고 듣는 것인 인간의 적응이지만 책 읽기는 사실 그것의 부산물이다. 하지만 인간은 글을 쓰고 읽을 수 있으며 이런 문화는 인간의 뇌자체를 바꾸어놓았으며, 우리의 문명의 향방도 완전히 다르게 바꾸었다. 소크라테스는 글이 등장하자 이것이 인간을 쇠퇴시킬 것이라 보았다. 최근 영상도 인간을 과연 쇠퇴시킬지 모르겠다. 빠른 영상은 적어도 인간에게 숙고를 빼앗아가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다시 책으로 가야할 시점이다.





2. 오리진

사피엔스나 호모데우스 급의 책이다. 아니 사실 그 이상일지도 모르겠다. 우주적 요소로 지구의 조건, 그리고 판 운동에 따른 지리의 변화라는 우연적 요소리 동아프리카의 호미닌이 진화한다. 그 복잡한 환경은 우리의 신체를 바꾸었고, 변화무쌍한 환경은 우리의 뇌를 진화시켰다. 거기에 빙기에서 간빙기로의 전환은 수렵채집에서 농경사회로의 이전을 촉구했고 이후 문명의 발달도 지구의 영향을 받았다. 이런 인간의 탄생과 문명의 성장을 총망라한 책이다. 저자의 박식함과 문명의 성장을 우주, 지리, 환경변화적 요소로 쭉 관통해내는 능력이 놀라울 따름이다.






1.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제로편

오리진과 어느게 나은지 많이 고민한 책이다. 하지만 서구 이원론과 동양의 일원론, 그리고 지금은 다시 일원론의 세계로 나아간다는 사실을 서구의 가장 최근의 과학적 발전과 더불어 엮어내는 저자의 능력과 탁월성에 이 책이 올해의 1번 책으로 선택하게 했다. 그 안에서 인류의 주요 사상과 축의 시대를 살펴보고 나아가는데 참 대단하다. 채사장은 더 이상 책을 낼수 없을 정도로 이 책에서 논의를 한 것 같은데 앞으로 더 책을 낼수 있을지 낸다면 어떤게 나올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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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21-01-31 17: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요즘 채사장 신규 팟캐스트와 유튜브 즐겨 듣고 보는데요, 그의 관심사는 무한대인 것 같습니다. ㅎㅎ

항상 좋은 책 추천 감사합니다. ^^

닷슈 2021-01-31 17:10   좋아요 1 | URL
그 말씀을 들으니 다행이군요. 어린나이에 채사장은 참 대단한 것 같습니다. 북다님께 제가 항상 배우는게 많습니다. 북플에 저와 비슷한 느낌이 드는 상위버전이 있다면 북다님 같단 생각을 가끔 합니다.

mini74 2021-02-01 16: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대단하세요 ~다양한 주제 다양한 책들 *^^*전 아이를 통해서 채사장~ 을 알게 됐어요. 지대넓얕, 팟캐도 그립네요.

닷슈 2021-02-01 22:43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다양하게 보려고 하는데 그러다보니 아무것도 못하고 있지 않나라는 생각도 간혹 듭니다. 채사장은 정말 대단한 것 같습니다. 제로편을 보면서 채사장을 정말 높게 평가하게 되었습니다.
 
니클의 소년들
콜슨 화이트헤드 지음, 김승욱 옮김 / 은행나무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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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은 2000만 정도의 아메리카 토착민, 그리고 1000만 흑인노예들의 피 위에 세워진 나라다. 다행히 흑인들은 상당수가 살아남고 인구의 10%가까이를 차지하고 대통령까지 배출했기에 그들의 아픔은 해소가 되진 않을 지언정 꾸준히 여러 매체로 다뤄진다. 하지만 아메리카 토착민의 후예는 거의 살아남지 못했고, 무척 소수이기에 거의 다뤄지지 않는다. 이것도 차별이라면 차별일 것이다. 

 책 니클의 소년들은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을 다룬다. 시기는 현대와 1940년대, 1960년대가 왔다리 갔다리 한다. 주 배경은 1940년대인데 남북전쟁이 끝나 노예해방이 이뤄진지 100년이 지난 시점에도 여전한 인종차별을 다룬다. 

 독재국가였던 한국에도 여러 소년소녀들을 약간의 비위나, 부모의 부재, 공무원의 실적 올리기 명분으로 아이들을 가두었던 악명 높은 시설들이 있었는데 미국에도 당연히 비슷한 것이 있었을 거란 상상을 바탕으로 소설은 시작한다. 그 학교의 이름은 초대 설립자의 이름을 따서 니클이다. 그 사람은 스포츠 신봉자로 시설에 있는 아이들의 권투대회를 만들기도 했다. 

 엘우드란 미국 남부의 한 소년이 이 니클에 수용된다. 엘우드는 흑인소년이지만 품행도 방정했고, 공부도 열심히 하며, 아르바이트도 성실히 하는 소년이었다. 킹목사에 감화되어 그의 목소리를 자주 레코드로 들었고, 학교의 힐 선생님처럼 언젠가 흑인이 평등해지는 세상을 꿈꾸고 자신도 그것에 힘을 보태고 싶어했다. 그래서 엘우드는 대학에 가길 희망했고, 마침 힐 선생님은 인근 대학이 고교생, 그것도 흑인애들에게 방학에 무료강좌를 개방했음을 알려주었다. 엘우드에겐 좋은 기회였다.

 그런데 가는게 문제였다. 자전거로 가기에 거리는 너무 멀었고, 엘우드의 자전거는 일전에 당한 공격으로 멀쩡하지도 않았다. 차를 얻어타기로 했는데 엘우드는 백인의 차는 얻어타기 싫었다. 마침 모처럼 흑인이 모는 차량이 나타났고, 엘우드는 그것을 얻어탔다. 문제는 그 차가 도난차량이었다는 것이다. 엘우드는 도난당한 차량을 얻어탔을 뿐인데 그로 인해 니클로 향하게 된다. 모든게 튀틀려버렸다.

 그래도 엘우드는 평소 그런 것 처럼 니클에서도 수업에 열심히 참여하고 성실히 생활하려고 한다. 하지만 수업은 너무나도 수준이하였다. 니클의 아이들의 수준이 낮은 것도 문제였지만  교사도 문제였다. 도무지 의욕이 없었고, 엘우드의 요구도 무시한다. 니클은 바깥처럼 흑백 분리를 했다. 아이들이 생활하는 교사는 각각 다른 이름으로 분리되었다. 니클은 바깥에 나갈 것만을 궁리하다 다른 아이들에게 봉변을 겪는 한 아이를 도왔고, 이게 백인 감시자의 눈에 띄고 만다.

 선의에서 한 행동이었지만 백인들에게 그것은 의미가 없었으며 피해자와 가해자, 그리고 이를 막으려한자 모두 그저 문제를 일으키는 검둥이에 불과했다. 이 몰이해와 인종차별이 가져온 것은 과거 노예시대나 있을 법한 가죽 채찍질이었다. 화이트 하우스란데스 당한 이 린치에 엘우드는 수주를 누워있었고 온몸에 흉터가 생기고 만다. 

 니클은 모든게 열악했다. 교장과 직원들은 주정부와 각 기관에서 보내는 지원물품과 지원금을 착복하고 있었다. 식사와 의복, 시설, 교육 모든게 최악이었다. 엘우드는 나가고 싶었고, 빠른 가석방은 에이스가 되는 방법이었다. 모범 어린이가 되는 것이었는데 경험했다시피 그것은 백인 감시자의 마음대로였다. 

 그리고 니클에서는 과거에도 그랬듯 여러 흑인 아이들이 화이트하우스에서의 가혹한 린치후 죽어나갔다. 그들은 사회에서 가족이 없거나, 가족이 바라지 않는 그런 사람들이었기에 죽어도 찾는 사람이 없거나 혹은 있어도 도망쳤다고만 말하면 그만이었다. 흑백권투시합 이후 돈을 건 백인 감시자의 요청을 거부하고 우승해버린 흑인 챔피언이 화이트하우스에서 나오지 못한 날 엘우드는 니클을 없애버리기로 결심한다. 가혹한 현실과 그들의 물자와 지원금을 착복한 것을 기록한 편지를 감사인원들이 방문한 날 전하는 방법으로 말이다.

 이 소설은 미국의 아픔을 관통한 책이다. 워낙 사실적이고 가혹하고 시대의 아픔을 써내렸기에 실제로 있었던 일이 아닐까 했는데 작가는 모든게 픽션이라고 한다. 하지만 정말 이런일이 없었을 것 같지는 않다. 미국에서 풀리쳐 상을 받았고, 책에 대한 호평이 많아 기대했지만 생각만큼 재밌거나 분노가 치밀어 오르진 않았다. 왜인지 모르겠다. 그래도 볼만한 책이란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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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심리학 핸드북 1 : 기초 진화심리학 핸드북 1
데이비드 M. 버스 지음, 김한영 옮김 / 아카넷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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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은 유성생식을 한다. 때문에 남성과 여성이 만나야 하며 이로 인해 짝짓기 문제가 발생한다. 유성생식은 우리에게 당연히 여겨지지만 사실 상당히 비싼 비용을 초래하는 방식이다. 일단 유성생식은 그 엄청난 비용에도 불구하고 ㅍ유전체를 겨우 절반만 전달한다. 또한 유성생식을 위해 전문화된 내적 기제와 생식기관이 필요하ㅍ다. 높은 에너지와 조직이 요구된는 셈이다. 또한 잠재적 짝을 찾기 위한 내적 전략도 필요하다. 

 이렇게 비싼 유성생식이 적응으로 오랜 기간 상당 동물종에 자리잡은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우선 병원체에 대한 적응이다. 병원체는 개체의 단백질에 적응해야 빠르게 퍼질수 있는데 유성생식을 통해 유전체가 절반만 절단되어 자식이 다른 형질의 단백질을 갖게 된다면 부모를 장악한 병원체도 또 다른 도전에 직면해야 한다. 다음은 근친상간의 회피다. 유해한 돌연변이가 열성이라면 우성 유전자와 짝을 이루게 되는 유성생식의 경우 열성유전자의 발현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실제로 유전체 내부에는 희귀한 치사 유전자가 존재하며 인간은 평균 2-6개의 치사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1. 성전략 이론

하여튼 인간은 이런 이유로 유성생식을 하며 그로 인해 짝짓기 전략이 필요하다. 성전략에는 장기적 짝짓기와 단기적 짝짓기가 있다. 이중 여성은 장기적 짝짓기를 선호하고 남성은 단기적 짝짓기를 선호한다. 이는 자녀의 확신과 양육의 문제 때문이다. 남성은 대개의 경우 부성을 확신할수 없다. 때문에 장기적 관계보다는 단기적 관계가 유리하다. 반면 모성을 확신할 수 있는 여성의 경우에는 단기보다는 양육에 파트너가 힘을 써줄 장기적 관계가 선호된다.

 때문에 여성은 남성의 신체적 매력보다는 지위, 지원, 야망, 성숙함등 장기적 식량 공급능력과 관련된 신호를 선호하며 남성의 관대함, 솔직한 감정 착함등 식량의 조달 의지와 관련한 신호를 선호한다. 반면 남성은 단기적 짝짓기 능력을 선호한다. 이는 남성에게 번식상의 큰 이득을 가져다 준다. 여성은 성적 파트너가 누구이든 자신의 아이를 확신할 수 있지만 남성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성은 다양한 성적 파트너를 갖고자 하는 욕구가 크며, 성교에 동의하는 시간도 짧고, 단기적 짝짓기를 추구한다. 하지만 이는 경향성일뿐 항상 남여가 장기와 단기적 전략을 추구하는 것은 아니다. 여기에는 남성과 여성의 사회적 관계와 환경 문화적 압력이 작용한다.  

 여성은 단기적 상황에서는 뛰어난 자질의 남성성을 보이는 신체적 특질의 남성을 선호하며 이 경우엔 신체적 매력과 대칭성, 근육등의 형질을 가진 남성을 선호한다. 여성은 주로 임산할 가능성이 높을 때인 배란 직전에 성욕이 높아지는데 이 상황에서 장기에서 단기적 전략으로 선회하는 경향을 보인다. 양육을 담당해줄 장기적 파트너는 확보하면서 임신은 남성적 자질을 갖춘 이의 자식을 확보해 적합도를 신체와 양육 양면에서 높이고자 하는 이중전략을 구사하는 것이다. 또한 여성의 성욕은 이상하게도 가임능력이 절정인 20대 초반이 아닌 30대 초반에 절정에 이르는데 이는 여성의 이런 이중 전략과 관련한다. 여성의 70-80%는 사춘기 이후부터 꾸준히 유지해온 배란주기가 이때 갑작스레 바뀌게 된다. 이는 아마도 자신의 배란 주기를 파악하고 있을 장기적 파트너에게도 자신의 배란주기를 속일 수 있는 기회가 되는데 때문에 이시기 여성은 성욕이 강해지고 단기적 짝짓기 전략을 구사하는 성향을 보인다. 

 남여의 성전략에는 사회적 환경과 성비도 중요한 작용을 한다. 병원체 스트레스가 큰 환경에서는 위험이 커지므로 일부다처가 선호된다. 남성입장에선 병원체를 이겨낼 유전적 다양성이 필요해지고 여성입장에선 이런 환경에서도 양육이 가능하려면 여러 아내를 거느려도 무리가 없을만한 자원을 가진 남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남성의 수가 여성보다 많으면 여성의 경우 희소성이 생겨 장기전략을 구사하여 일부일처가 대세가 되며 반대로 여성의 수가 남성보다 많아지면 남성의 희소해져 남성의 단기전략이 대세가 되어 일부다처경향을 보인다. 

 

2. 짝짓기 경쟁

 짝짓기 경쟁을 위해서 남여는 각각 서로의 성이 좋아할 만한 성적 형질을 발현해야 하며 같은 성의 경쟁자를 압도할 만한 특질들도 만들어야 한다. 남성의 경우 경쟁자를 압도하고자 하는 형질이 발현되는데 신체나, 목소리 ,얼굴의 특징이 그것이다. 또한 어깨대 엉덩이 비율이 낮을 수록 상대 남성은 해당남성에 대해 위압감과 질투심을 느낀다. 여성은 성내 경쟁에서 성적 매력, 젊음, 생식력, 다산성, 건강등을 내세우며 자신의 그것은 과대평가하면서도 상대방의 그것은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는 성적 문란함은 중요시하지 않으면서도 그것이 상대의 일일 경우에는 상대방을 폄하하는 중요수단이 된다. 

 여성의 번식 수명은 보통 9125일정도이다. 그런데 이중 겨우 314일만 임신이 가능한데 인간은 발정기가 없는 만큼 배란이 은폐되어 이 기간조차 상대 남성은 알아챌 수 가 없다. 결국 확실한 방법은 다수의 여성을 상대하는 것이나 아니면 한 여성과 장기적 관계를 맺는 것 뿐이다.  때문에 이런 여성의 짧은 번식 가능 기간은 남성으로 하여금 장기적 관계에 몰두할수 밖에 없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여성의 번식 능력은 한 번 출산마다 1/6정도씩 떨어진다. 

 남성의 이런 부성의 불확실성 때문에 자신의 자식이 자신과 얼마나 닮았느냐가 중요해진다.  실제로 아이들에게 많은 투자를 하는 남성은 아이들이 심리적으로 신체적으로 자신과 많이 닮았다고 여기는 경향이 있었다. 어머니의 경우는 이에 대응해 자신과 닮음보다는 아버지로 추정되는 자와 자식이 얼마나 닮았느냐에 몰두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어머니나 처가의 식구들은 자녀가 생겼을때 심리적 교란을 위해 모계보다는 자식이 아버지와 닮았다는 이야기를 많이한다. 얼굴의 유사성 외에도 아이의 체질량 지수 상박 둘레등 미래의 성공가능성을 높여주는 지표도 아버지의 투자를 이끌어내는 요소였다. 반면 유전자 형질이나 표현형 질이 낮게 나타나는 자녀는 부모의 보살핌이 크게 줄어들었으며 유아가 갖는 신체적 단서인 큰 눈과 작은 코, 둥근 머리는 부모와 다른 사람에게 매력적으로 보여 투자를 이끌어낸다. 


3. 매력적인 특질들

 표현형 상태란 자원을 능률적으로 획득하고 그 자원을 적합도로 바꾸는 개인의 능력이다. 여기에는 신체적 강인함과 신진대사율, 수렵채집능력, 해독능력등이 포함되며 이 중 표현형 상태를 알려주는게 건강이다. 건강은 전염병은 낮추고 사회의 가치를 높여주는 작용을 한다. 실제 질병과 부상은 개인의 생산성을 크게 떨어뜨려 자식, 친구, 동맹에 대한 물자동원능력을 감소시킨다.

 그래서 건강함을 보여주는 특질은 다른 성과 동성, 그리고 집단에 매력적으로 보이게 된다. 우선 피부가 있다. 피부는 보호, 조절, 감각기능을 하며 부드럽고 깨끗한 피부는 기생체나 질병에 적게 노출되었음을 의미한다. 피부의 손상은 나이가 들면서 축적되므로 부드럽고 고운 피부는 젊음과도 연결이 된다. 여성은 대개 남성보다 피부가 밝은데 이는 임신과 수유에 필요한 비타민D를 더 확보하기 위함이다. 피부는 나이가 들수록 점점 어두워지므로 상대적으로 밝은 피부색이 선호되며 이는 젊음의 신호로 인식되어 매력적이다. 때문에 부드럽고 밝은 피부색의 여성은 성적매력을 갖게 되며 피부색의 균일함과 피부결도 중요하다. 밝은 피부외에 노란 피부와 붉은 피부도 선호되는 경향이 있는데 노란색의 카로티노이드는 산화스트레스에서 세포와 DNA를 보호하고 피부에 축적되어 노란빛을 띠기 때문이다. 붉은 색은 혈관형성, 혈액산화, 에스트로겐 수치와 관련되므로 선호된다. 

 머리카락은 영양상태와 건강상태를 반영한다. 케라틴, 지방산, 단백질, 비타민 A,B, 엽산, 철, 아연, 칼슘, 마그네슘, 구리 같은 미네랄이 머리의 건강과 과련한다. 때문에 머리카락은 개개인의 건강 스트레스, 영양상태 관련을 보여주며 축적되기에 지난 2-3년간의 건강을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하다. 그래서 각 문화권에서는 길고 윤기나는 머리를 아름다움과 관련하여 선호한다. 특히, 어리고 번식가치가 높은 여성일수록 각 문화권에서는 나이든 여성보다 머리를 길게 기르는 경향이 나타났다. 

 다음은 대칭성이다. 대칭성을 갖춘 남성은 근육, 신체크기, 악력, 우월성과 번식의 건강을 나타내는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얼굴에 잘 드러났다. 이는 남과 여 모두에게 매력적으로 작용한다 이런 남성은 어린 나이에 성관계를 시작하고, 섹스파트너의 수가 많고, 혼외 섹스 파트너의 수도 많았으며 새로운 파트너와의 성관계 시작 시기도 짧았다. 1회 사정시 정자의 수와 운동성도 높았다. 비대칭은 보통 발달상의 스트레스와 관련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때문에 대칭성에 대한 선호는 질병, 병원체, 음식 등에 대한 스트레스가 더 높은 사회에서 선호될 가능성이 있다. 

 주조직 적합성 복합체는 특이한 외부단백질괴 결합하는 세포표면 분자를 만들어 병원체를 공격하는 킬러 T세포에 제공하거나 다른 체계들에 신호를 보내는 헬퍼T세포에 제공한다. 즉, 면역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그런데 개인은 이 주조직 적합성 복합체를 후학으로 탐지하거나 개인의 미생물군 변이에 존재하는 효과로 어느 정도 탐지한다. 일반적으로 개인은 주조직 적합성 복합체가 유사한 사람에 대해 성적 매력을 하향 조정한다. 하지만 집단 구성원으로서는 유사한 경우가 유전적 적합도가 높을 경우가 있으므로 다른 매력을 상향한다. 

 인간의 힘은 싸움 능력고 상관이 밀접하며 싸움을 잘 하는 사람은 화를 잘 내고, 공격성을 드러내며, 타인으로부터 더 나은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여기는 경향이 있다. 근육은 이처럼 이점이 있지만 유지와 생성에 큰 비용을 초래한다. 근육 생성에 중요한 테스토스테론은 대개 면역력과 맞거래 관계다. 보기 좋은 근육이 질병에 취약한 셈이다. 하지만 그로 인해 근육이 발달하면서도 다른 표현형이 좋다면 이는 해당 남성의 신체가 양자를 잘 조절하는 징후로 받아들여져 큰 매력으로 작동한다. 남성은 힘에 의한 단기적 짝짓기를 선호하는데 위험을 회피하고자 힘으로 정복하기 쉬운 여성을 선호한다. 남성이 여성들의 연약함과 관련된 단서에 끌리는 이유는 이 때문으로 추정된다 

 인간의 키도 선호대상이다. 인간의 키는 유전자나 영양상태, 병원체 노출, 면역 기능이 성장에 해당하는 에너지에 영향을 미쳐 형성된다. 사실 키보다는 몸무게가 힘과 관련하여 우선되는 요소다. 키는 장담점이 분명한데 우선 키가 크면 중거리 달리기나, 수영, 높이 뛰기, 투척 등 여러 운동요소에서 장점을 지닌다. 하지만 30초 정도의 강도 높은 유산소 운동에 불리하며, 체온 조절이 어렵고 쉽게 탈수한다. 또한 장애물에 걸릴 가능성도 높아 이동을 제약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키 선호는 분명하다. 키 선호를 하는 여성의 80%가 183cm이상의 남성을 선호했다. 반면 남성은 여성과 다르게 선호 키가 고른 편이었다. 여성의 경우 키가 크면 이득이 있는데 여성은 남성과는 다르게 번식기가 시작되면 키 성장이 거의 멈추므로 여성의 큰 키는 번식을 뒤로 미루는 작용을 한다. 키가 큰 여성은 번식을 늦춤으로써 자원을 축적해 놓으며 골반이 넓어 출산이 수월해 자식과 자신의 생존율이 증가한다. 하지만 번식시기가 늦으므로 번식 기간이 짧다는 단점도 있다.

 남성은 일반적으로 허리-엉덩이 비율이 낮은 여성을 선호한다. 즉, 콜라병 몸매처럼 허리는 가늘고 골반이 큰 여성을 선호한 다는 것이다. 허리-엉덩이 비율은 남여간 큰 성차를 보이는데 남성의 경우는 최대 0.9정도이며 여성의 경우 최대 0.7에 달한다. 허리-엉덩이 비율은 여성의 경우, 성별, 생애단계, 출산경력을 표시하는 지표가 되기도 한다. 인간 여성은 엉덩이허벅지 지방이 가장 먼저 많이 축적된다. 이는 다른 영장류에는 나타나지 않는 특성으로 이 부분의 지방은 복부 내장지방보다 장쇄다중불포화지방산이 더 풍부하다. 이 지방은 태아와 유아의 뇌발달에 필수적인 요소로 태아와 유아의 뇌성장이 정점에 달할때까지 사용되지 않는다. 심지어 어머니가 굶주릴때 조차이다. 이 지방은 사용되면 새로 축적되지 않으며 출산때마다 감소한다. 그래서 일부 연구에서는 자식의 출생순서가 뒤로 갈수록 인지능려깅 감퇴한다고 한다. 여성의 허리-엉덩이 비율은 이 지방의 축적 정도를 의미하기에 남성에게 매우 매력적으로 작용한다. 


4. 겨루기 경쟁

 겨루기 경쟁은 동성의 경쟁자를 짝짓기 경쟁에서 배제하기 위한 힘이나 위협을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이런 겨루기 경쟁이 발생하려면 남여간의 유효성비가 중요한데 유효성비는 수정가능한 여성대 성적으로 왕성한 남성의 평균 비율이다. 그런 여성은 가임기가 인생전체에 대비해 그리 길지 않은 반면 남성의 성적 왕성 기간은 상당히 기므로 불균형이 발생한다. 그래서 유효성비는 보통 11.7-8.6에 달한다. 이런 상황은 인간으로 하여금 번식 분산을 발생시키고, 이로 인해 성선택의 강도가 생겨난다. 인간의 번식 분산은 여성의 경우 2-4배정도로 영장류 중 큰 편이지만 하나의 수컷이 모든 암컷을 독차지하는 고릴라보다는 작은 편이다. 하지만 이는 수렵 채집 사회의 경우이고 일부일처가 법제화히기전 문명사회에서는 국가가 계층화하며 번식 불균형이 극심화해 고릴라와 바다표범의 그것을 추월한 적도 있었다. 

 성선택의 강도는 짝을 독점할 수 있는지의 정도에 달려있는데 인간 여성은 배란을 감추고, 젖가슴도 항상 부풀어 있고, 항상 섹스가 가능하기에 남성은 가임기를 알아내기가 매우 어렵다. 때문에 남성은 단발성 교미를 추구하기도 하지만 장기적으로 짝을 독점하여 부성을 확실히하고자 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이 독점을 위해 경쟁이 벌어진다. 이런 겨루기를 위해 성선택 되었다고 보여지는 남성의 특질은 근육, 신체적 역량, 남성적 체형, 키, 얼굴형태,, 남성적이고 매력적인 목소리이다. 겨루기 경쟁은 짝과 짝을 얻을 수 있는 자원이 시공간상 국지적 환경에서 보호가 가능할때 발생하는데 보호가 불가능하다면 독점은 의미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공중이나 바닷속, 나무 같은 3차원 공간에 거주하는 생물의 경우는 보호가 매우 어려우므로 겨루기 경쟁이 적다. 하지만 인간은 사실상 2차원인 땅위이 거주하기에 보호가 가능해 겨루기가 발생한다. 

 성겨루기의 증거는 성적 이형성이다. 인간은 생각보다 성적 이형성이 크지 않았다. 막상 내실을 따져보면 그렇지도 않다. 남성은 총체질량에서 여성에 겨우 20%정도 앞서지만 여성은 임신과 출산, 그리고 태아의 큰 뇌 발달을 위해 지방축적이 많다. 때문에 실제 이형성의 지표라 할수 있는 근육량의 차이는 무려 31-43%에 달한다. 이는 매우 큰 차이로 평균적인 남성이라도 여성의 99.9%보다 근력이 강함을 의미한다. 이런 실상을 반영한 남여의 이형성은 강력한 성경쟁종인 고릴라의 수준에 육박한다. 때문에 인간의 성적 이형성은 영장류중 매우 높은 편에 속한다. 그리고 이는 인간 사회가 오래도록 일부다처 형태를 띠며 경쟁해왔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실제로 강한 성경쟁이일어나는 경우 수컷은 경쟁력 확보를 위해 늦게 성숙하며 일찍 노화하고 죽으며 공격적이고 근육질을 디는데 인간 남성의 경우가 딱 그러하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인간 남성의 성겨루기가 무한 경쟁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인간은 유효성비를 따졌을때 성적 이형성이 더 커야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이는 인간 사회가 경쟁보다는 어느 정도는 협력, 그리고 무제한적인 일부다처경쟁보다는 장기적인 일부일처를 선호하는 형태로 변해왔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실제로 인간여성은 남성적 강함보다는 장기적으로 더 낮은 건장함을 선호하며 인간 사회 집단에서도 지나친 남성의 공격성과 신체의 근육은 오히려 비선호의 대상이다. 이는 인간이 오랫동안 사회집단을 갖고 사회성을 갖추었기 때문인에 사회집단에서는 다른 집단과 연합공격을 할때 동료의 안녕이 개인의 적합도에 매우 중요해진다. 때문에 동료들은 같은 집단 내의 구성원들의 장기적 짝짓기를 중요시하게 된다. 때문에 사회집단 내에서는 일부일처가 하나의 해결책이나 관습으로 자리하게 된다. 

 여성의 이중적 짝짓기 전략도 남성의 성겨루기에 고삐를 잡아당긴다. 여성은 언급한 것처럼 배란을 숨기는데 이로 인해 지배적 남성이라도 여성의 완전한 관리를 어렵게 만든다. 때문에 비지배적 수컷이라도 배란기 내내 한 여성을 독점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이는 부성확실성을 높여 자식에 대한 아버자의 부성을 강화하고 짝겨루기를 완화한다. 인간 여성이 비가임기에도 성적으로 활발한 이유는 궁금증을 자아내는 부분인데 이는 영장류 상당수가 비가임기에도 성교가 가능하다는 점과 수컷의 공격방어를 위한 수용성을 위한 주장이 있다. 

 

5. 정자경쟁

 정자경쟁은 연체동물, 곤충, 포유류, 조유, 영장류등 다양한 종에서 보고된다. 정자경쟁은 체내수정하는 종의 경우 암컷이 짧은 시간안에 복수의 다른 수컷과 짝짓기를 해서 암컷의 생식기관이 동시에 점유될때 발생한다. 즉, 성적 문란성을 전제하는 것이다. 경쟁은 정자를 많이 자주 사출한다면 해결될 문제지만 정자를 만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으므로 수컷들은 정자를 신중하게 배분하고 사출할때마다 정자 경쟁이 벌이지는 상황의 화학, 청각, 촉각, 시각적 단서에 주목하여 이를 조절한다. 교미중 다른 수컷이 존재하거나 다른 수컷의 냄새에 노출되면 정자의 수가 늘어나는 식의 원리이다. 

 성적 판타지는 성행동을 유발하는 심리기제를 통찰하는데 도움을 주는데 남성의 성적 판타지는 성적 접근을 허락받기까지 시간, 에너지, 자원 투자가 필요없는 익명의 다수 파트너와의 형태가 주다. 반면 여성의 경우 일부에게서는 일처다부의 성적 판타지가 존재한다. 여성 중 15-41%가 둘 이상의 남성과 관계하는 성적 판타지를 보이는 것이다. 이런 점은 양자간의 성적 문란한이 발생할 여지가 충분함을 입증한다. 

 남성의 정자는 자위, 소변, 몽정등으로 꾸준히 손실되는데 이렇게 손실되는 정자는 대개 오래되고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들이다. 성교를 통해서 하는 상정의 경우에만 정자의 용량, 정자수, 정자의 운동성에서 뛰어났다. 파트너의 부정을 상상한 남성들은 역설적이게도 파트너와의 성교에 더욱 큰 관심을 보인다. 이 경우 일부일처의 관계라면 남성파트너에 의한 강간도 일어나는 경우가 있으며 이 경우 남성들은 상대 파트너에 대한 부정을 비난하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여성의 부정을 의심하거나 또는 파트너와 오랜 시간 분리 후 성교를 하는 경우 남성은 더 깊이 빠른 속도로 성고를 하며 이를 통해 상대 남성의 정자를 제거하고 효과가 생겨난다. 부정이 의심될수록 성고의 삽입횟수와 최고 깊이, 평균 깊이, 성관계 지속 시간이 모두 증가했다. 

 남성은 정자경쟁의 위험을 최소화 하기 위해 단기적 성파트너를 찾을 때는 정자경쟁 위험이 낮아보이는 여성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여성의 순종성이나 순수해보이는 면에 끌리는 남성의 성향은 이와 관련있어 보인다. 그리고 남성은 역설적이게도 자신이 가장 원하지 않을 여러 남성과 한 여성과의 성관계 판타지가 있는데 이는 이런 상황이 부성위험을 자극하여 정자경쟁을 활발히 해 역설적이게도 성욕을 더욱 강하게 자극하는 것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실제 포르노에는 남성이 좋아할 것같지 않은 한 여성과 여러 남성과의 동시 성관계 장면이 남성이 좋아할 것 같은 한 남성과 여러 여성과의 성관계 장면보다 많다. 

 여성의 오르가슴도 정자경쟁과 관련한다. 여성은 오르가슴을 느끼는 동안 옥시토신이 급증하는데 이는 한 쌍 결합 및 남성과의 반복적인 성교를 촉진한다. 여성의 삽입 오르가슴은 남성의 정액이 자궁경부에 푹 담기게 해 결과적으로 더 많은 양의 정자를 잔류시켜 가임을 촉진한다. 오르가슴은 성교 후 라이벌 남성들의 정자중 하나를 선택하기 위한 여성의 적응으로 보이는데 이 때문에 남성은 여성의 오르가슴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는 적응이 생겨났다. 여성은 여기서 더 나아가는데 여성은 오르가슴은 연기한다. 그들은 오르가슴을 연기해 파트너와의 관계해서 만족했다는 거짓 신호를 보내고 이를 통해 자신의 장기적 파트너의 부정가능성을 최소화한다. 그래서 파트너의 부정위협이 높을 수록 여성은 거짓 오르가슴 신호를 더 자주 보내는 경향이 있다. 

 

6. 부모의 양육과 투자

 각각의 성과 부모는 한정된 자원을 자신에게 이익이 되도록 투자한다. 하지만 그 이익이 서로 다를 경우 갈등이 발생한다. 부성불확실성 때문에 포유류에게서는 수컷 양육은 단 5%의 종에게서만 나타난다. 즉, 수컷의 양육은 대부분 조건 발현적 투자가 되며 수컷은 항상 양육과 짝짓기 기회의 상실에서 갈등한다. 이는 조부모들에게도 영향을 미치는데 실제로 아이의 생존력에는 모계 할머니-모계할아버지-부계할머니-부계할아버지 순으로 기여도가 자리한다. 모계할머니의 경우 손주에 대해서 모성을 두 번다 100%확신할수 있다. 하지만 모계할아버지의 경우 자신의 딸에게서 한번 의심이 일어나며, 부계 할머니의 경우 자신의 아들은 확신하지만 며느리 때문에 손주에게선 한번의 의심이 일어난다. 반면 부계할아버지는 아들과 며느리 둘다에게 확신이 없다. 

 아버지의 육아는 자녀의 질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숲에사는 아체족에 대한 연구에는 유년기 아동의 1/3이 사망한다. 아버지가 없는 경우엔 질병사망은 3배, 납치, 살해 위험은 2배 증가하며, 전체사망률은 무려 45%에 달한다. 하지만 아버지가 있는 경우 위험은 극적으로 감소해 사망률은 20%까지 떨어진다. 아버지가 없는 경우 아이는 생존해도 스트레스 환경에 놓이는 경우가 많아 여아는 별 영향이 없지만 남아의 경우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낮고 코르티솔 수치가 높게 나타나 발달에 문제가 생긴다. 

 마찬가지로 이혼은 남자아이의 공격적이고 반항적인 행동을 야기하며 양성자녀 모두에게 이른 성적 화동개시와 저조한 교육 성취도를 발생시킨다. 애정 같은 부자관계는 아이들이 더 높은 사회문화적 능력을 갖추게 하며 행동적, 심리적 어려움을 낮추는 긍정적 효과를 갖게 한다. 현대사회는 개체군이 팽창해 여성의 공급 과잉을 초래한다. 여성은 자기 보다 조금 나이가 많은 남성을 그리고 남성은 자기 보다 조금 어린 여성을 선호하는데 이로 인해 공급과잉이 더욱 심화된다. 이런 여성의 공급 과잉은 일부일처보다는 일부다처 환경을 조성해 자유로운 성생활과 , 높은 이혼율, 혼외 자녀 증가, 독신 여성 부양가구 증가, 여성의 노동 참여 증가, 그리고 전반적으로 저조한 아버지 양육 투자를 야기한다. 

 많은 문화권에서 어머니는 자녀를  살해한다. 하지만 어머니의 연령이 증가할수록 자녀 살해율은 극적으로 떨어지는데 이는 더는 번식의 기회가 남아 있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부모가 모든 자녀에게 동등하게 자원을 배분하기를 바라지만 부모는 한정된 자원으로 인해 편향적으로 자원을 자녀에게 배분한다. 비기술 사회에서는 소아의 사망률이 무척 높기에 부모는 어린 자녀보다는 나이 많은 자녀에게 자원을 더욱 집중한다. 그리고 선택상황이라면 부모는 나이 많은 자녀보다는 어린 자녀를 살해한다. 이 살해율은 생후 1년이 지나며 급격히 감소하여 17세에 거의 0이 되는데 이런걸 보면 돌잔치를 괜히 하는게 아니란 생각이 든다. 

 부유층에선 투자를 통한 번식 수가 훨씬 많을 수 있기에 남아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우린 출생순서에 있어 중간이 손해를 많이 본다는 생각을 하는데 이는 비교적 사실에 가깝다. 첫째는 번식가치가 더 크므로 자원이 집중되고 막내는 부모의 나이가 많아져 더는 번식의 기회가 적고, 마지막에 태어나 라이벌이 적기에 자원이 집중된다. 하지만 중간출생자는 이도저도 아니기에 이런 지원을 기대하기 어렵다. 때문에 중간 자녀는 생존방법으로 타인과 어울리는 기술과 협상의 자질을 갖는 경우가 많다. 반면 첫째 자녀는 부모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부모의 가치를 그대로 수용하는 경향을 갖는다. 


7. 가족제도와 일부일처제

 인간은 출생간격이 짧고 유년기가 길다. 이는 어머니가 돌봐야 할 다수의 자녀가 항상 존재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는 어머니의 부담으로 작용하는데 다행히 인간의 전통사회는 자녀를 공동으로 돌봐왔다. 폐경이 선택된 것도 할머니들이 양육을 돕고 협조적으로 딸의 출산을 도왔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실제 인간 여성은 최악이라 할 수 있는 어머니와 딸의 번식 경쟁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딸이 가임기가 되면 어머니는 대개 폐경이 되며 그 딸이 폐경하면 어머니는 거의 사망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진화적으로 안정된 전략 모델은 젊은 여성이 번식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 때문에 나이든 여성은 젊은 여성과의 승산없는 번식 경쟁보다는 조력하는 쪽으로 진화했을 가능성이 높다. 

 나이가 들수록 해당집단의 근연도는 높아지기에 인간 여성은 분산하는 경향이 있다. 즉, 같은 집단에서 번식을 위해 다른 집단으로 이동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인간의 번식 패턴은 친족 체계, 부계 거주와 결합한 여성의 이른 추산시기, 그리고 남성의 늦은 첫 출산시가가 함께 공진화를 이룬 것으로 보인다. 

 일부다처제는 여성이 아이 아버지에게 개인적인 도움을 받지 받고 자식을 키울수 있을 만큼 자원이 충분한 경우에 발생한다. 일부다처제사회에서는 미혼 남성의 수가 많고, 여성에 대한 수요가 높아 딸의 신부값을 부모가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목축사회가 대개 그러한데 가축은 걸어다니는  돈과 마찬가지이며 집약농업처럼 많은 노동을 요구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사회에서는 가축을 대개 아들에게만 물려준다.

 일부일처는 남성의 양육 투자에 대한 보상이 높고, 자원이 나뉠 경우 보상이 감소하는 생태계에서 발생한다. 즉, 집약농업으로 토지가 부족하고 여러 상속인에게 토지를 나누어 상속할 경우 그 가치가 증발해버리는 농경사회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인간사회는 부계혈통이 중심이지만 모계혈통도 17%에 달할 정도로 적지 않다. 모계혈통을 예고하는 생태계는 남성이 쉽게 독점하여 여성을 유혹할 만한 자원이 부족한 곳이다. 아프리카에서는 가축이 부족한 환경이라 모계혈통이 많이 발생하는데 그곳은 높은 남성 사망율과 부재율이 있기도 한다. 모계체계는 부성불확실성이 높아 남성이 근연도를 확신할수 없는 아내의 자식보다 오히려 근연도가 확실한 누이의 자식을 부양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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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27 13: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1-27 15: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noomy 2021-01-28 16: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이런 더 있었네요 ㅠㅠ
 
진화심리학 핸드북 1 : 기초 진화심리학 핸드북 1
데이비드 M. 버스 지음, 김한영 옮김 / 아카넷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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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전에 데이비드 버스의 진화심리학을 읽었다. 매우 인상적인 진화심리학 입문책이었는데 작년에 그 데이비드 버스가 총감독을 맡아 최근의 연구성과를 집대성한 '진화심리학 핸드북'이 1-2권으로 나왔다. 이게 뭔가 싶어 구입했는데 핸드북이란 말이 무색하게 각 권이 무려 1000페이지가 넘었다. 물론 그들의 입장에선 이게 핸드북이겠지만 일반 교양독자 입장에선 핸드북의 두께가 아니다. 그나마 다행인건 일부분이 전공서적 처럼 좀 어렵게 다가오는 면도 있었지만 그런 부분만 대충 넘어선다면 내용 부분은 교양인의 입장에서 충분히 읽을 만한 수준이라는 점이었다. 


1. 진화심리학이란

 인간 신체의 여러 기관과 부분들은 오랜 기간의 적응을 통해 특정 기능을 하기 위해 진화했다. 마찬가지로 인간의 뇌 안에도 오랜 기간의 적응을 통해 특정 문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하여 적합도를 높이기 위한 기제들이 설치되어 있는데 이것이 무엇인지를 연구하는 것이 진화심리학이다. 진화심리학에 의하면 인간의 마음은 빈서판이 아닌 어떤 프로그램을 갖추고 세상에 나온다. 그것은 조상이 직면한 통계적으로 꾸준히 재발했던 수백가지의 적응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연선택 및 성선택이 오랜 시간에 걸쳐 설계한 심리기제의 발달전담 프로그램이다. 

 사람의 지능을 언급하는데 있어 일부 학자들은 일반적인 범대용 문제해결장치가 사람의 머릿속에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진화심리학은 반대로 이 심리기제들을 특정 문제만을 해결하는 작은 모듈로 생각한다. 즉, 사람의 뇌에는 특정 문제를 해결하는 작은 심리장치들이 많이 존재하는 것이며 이것들은 인간이 발달하는 과정에서 환경과 문화의 영향을 받아 영향을 받으며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작은 모듈들은 서로 연결되었기에 마치 복합적 문제를 해결하는 일반대응장치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건 사람의 몸만 봐도 그런데 눈을 보기 위해서, 입은 먹기위해서 코는 숨쉬기 위해서, 위는 소화를 위해서 간은 해독을 위해서 존재한다. 하지만 사람의 몸은 이들이 모두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고 상호작용하기에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인간의 뇌의 장치들도 아마 이러할 것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진화프로그램들을 찾는 것이 쉽지가 않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이 형질들이 개인적으로만 나타나는게 아니라 다른 개체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복잡한 집단적 표현형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 진화한 프로그램들은 현대적이고 복잡한 집단 및 개체군 수준에서 많은 현상들을 부산물로 낳았다. 

 프로그램들이 발생하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발달하는 신경 회로의 소자가 바뀔때 돌연변이는 이 프로그램의 정보처리 속성을 변경해 새로운 정보-행동 관계를 생성할 수 있다. 새로운 설계가 만들어내는 정보-행동관계가 유전적 토대를 잘 증식시킨다면 선택이 일어나며 선택되면 이 새로운 설계구조는 증식되고 아니면 폐기된다. 이 선택이 성공적이면 가까운 시일내에 개체군 내로 이 새로운 설계구조가 퍼져나가게 되고 곧 종의 전형적인 행동이 되어 개체군 내에 안착하게 된다. 즉, 그 종의 심리장치로 자리 잡게 되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들은 인간 문화의 형성에도 당연히 영향을 미치게 된다. 어떤 프로그램들은 일정한 생각과 관습이 한 마음에서 다른 마음으로 쉽게 퍼지는 것을 허용하게 되고 어떤 것이 그렇게 되지 않는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문화의 형성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렇게 형성된 문화는 그 문화의 소속한 구성원의 심리장치에 영향을 미치기에 진화심리학은 환경과 문화의 공진화를 인정한다. 

 학습도 마찬가지다. 일부 학자들은 진화심리학과 문화, 학습을 대척점을 상정하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다. 문화와 학습은 진화의 과정을 통해 인간의 뇌에 형성된 심리프로그램으로 인해 발생하며 문화와 학습은 한 개체가 발달하면서 심리프로그램이 작동하는데 영향을 미친다. 즉, 학습에 있어 우리의 진화한 프로그램은 무엇을 배울수 있고 무엇을 배울수 없는지를 조작해 놓았으며 학습을 발생시키는 프로그램이다. 때문에 본성과 양육은 서로 반대의 관계가 아니라 할 수 있으며 본성자체(진화프로그램)가 많아야 가능한 학습도 많아지게 된다. 

 진화와 관련해서 적응, 부산물, 잡음이란 용어가 있다. 정리하면 적응은 선택되었기에 현존하는 어려 장치들이다. 인간의 눈이나 미각, 언어능력등이다. 부산물은 선택의 목표는 아니었지만 이러한 선택의 목표와 인과적으로 결부되어 있거나 그러한 형질로부터 만들어졌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이다. 포식을 위해 만든 입이 언어를 말하고 키스를 하는 등의 행위다. 잡음은 진화의 확륙적 구성요소에 의해 주입된 것이다. 한 가지로 예를 들면 말하기 능력은 적응이고, 읽고 쓰는 능력은 부산물이며, 난독증은 잡음이 된다. 

 학자들은 설계구조가 복잡할 수록 이것이 적응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하는데 복잡할수록 특정 기능만을 위해 작동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정 형질이 적응이 되려면 3가지 조건이 필요한데 우선 조상의 적응적 문제를 해결하는 일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잘 어울리는 설계적 특징을 갖고 있어야 하고, 다음은 이 표현형이 우연히 출현했을 가능성이 낮아야 하고, 마지막으론 그 속성들이 어떤 다른 적응적 문제나 포괄적 적응적 문제를 해결하도록 설계된 기제의 부산물일 가능성이 없어야 한다는 점이다. 

 언급한 것처럼 진화심리학에서는 인간의 뇌에 특정 문제 해결을 위한 여러 프로그램들이 자리한다고 말한다. 이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는데 이 장치들을 서로 통합하고 통제하는 장치가 감정이라고 진화심리학자들은 주장한다. 이 장치들이 기능적으로 행동하려면 서로 상충되는 상황에서도 하위 프로그램들이 서로 불협화음을 일으키는 일이 없어야 하는데 이런 오케스트레이션을 하는 상위프로그램이 바로 감정이라는 것이다. 


2. 생활사

생명의 진화는 변이형들이 환경에서 에너지를 수확하여 자신의 복제물로 전환하기 위해 경쟁하는 과정에서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생명은 평균적으로 포괄적합도를 최대화 하도록 에너지를 분배하는데 최적의 분배는 개체와 그 환경의 특징에 달려있다. 생활사이클은 여러 절충점들 사이에 직면한 유기체가 다양한 과제를 해결하고 여러가지 형질을 가지도록 시간과 에너지를 어떻게 분배해야 적합도를 극대활 할 수 있는지를 다룬다.

 유기체는 수확한 에너지를 세 곳으로 분배하는데 바로 번식, 관리, 성장이다. 이 세 곳으로 절충점을 어떻게 놓느냐에 따라 해당 종의 생활사전략이 결정된다. 인간의 노화도 이것으로 설명할수 있는데 유전자 입장에선 해당 유기체는 언제든 사망할수 있다(포식당하든, 사고든, 부상이든, 질병이든 말이다.) 때문에 번식에 집중하도록 에너지를 집중하는게 나을수 있지만(실제 그렇게 하는 종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부모 유기체를 번식과 동시에 일찍 죽게 만들어 자식의 양을 몰라도 질을 확보하지 못하게 하는 문제가 있다. 때문에 자식의 질을 적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부모의 몸의 유지에 적당한 에너지를 쓰면서 번식에도 에너지를 쏟아 완전한 관리는 못하게 하여 신체를 마모시켜 노화에 이르게 하는 것이 신체 마모설이다. 실제로 자식의 질과 양은 맞거래의 관계이며 짝짓기와 양육도 맞거래의 관계다. 

 생활사전략은 빠른 생활사와 느린 생활사로 나뉜다. 모든 생명체는 이 빠름과 느림의 연속성상의 한 부분에 놓이게 되는데 빠른 생활사는 주로 이른 성숙과 번식, 빠른 성장, 작은 체구, 높은 번식력, 짧은 수명, 자식에 대한 낮은 투자가 특징이다. 느린 생활사는 반대로 늦은 성숙과 번식, 느린 성장, 큰 체구, 낮은 번식력, 긴 수명, 자식에 대한 높은 투자가 특징이다. 생명체들은 다소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주변 환경이 안정적이고 인구가 조밀한 경우 늦은 생활사 전략을 택하며 주변 환경의 변동이 심하고, 밀도가 높은 생태환경에서는 빠른 생활사전략을 택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생명체가 번식을 뒤로 미루는 생활사 전략을 선택하면 행동 미성숙의 기간이 길어지고 번식과 관련한 행동체계가 억제된다. 이런 지연된 번식은 위험회피와 보통 연고나되는데 이를 통해 성숙기에 이르기 전에 죽을 가능성을 최소화한다. 반면 위험한 환경이 만연해 외인성 요인으로 성체 사망률이 높아지면 위험을 피할수 없어 이른 성숙과 번식이 만연한다. 짧은 기간에 번식에 집중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개체의 빠른 성숙과 느린 성숙을 조절하는 것이 바로 호르몬이다. 때문에 내분비계의 주된 기능은 초기형태를 갖춘 이후 맞거래에 직면해서 에너지 및 기타자원을 적응력있고 조화롭게 분배할수 있도록 신체를 조절해나가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생활사에 관여하는 내분비계는 종이 달라도 일정하다.(아마 오래전에 진화한듯 하다) 척추동물 수컷에서 테스토스테론은 대개 짝 짓기, 육아, 생존 간의 맞거래를 조절한다. 

 인간의 경우 확연히 늦은 생활사 전략을 택한 종이다. 이는 외인성 사망위험이 낮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인간은 개체 자체는 매우 약하지만 집단을 고르고 협동적으로 위험을 감수해나갔으며, 사회적 능력이 발달하여 식량 수집의 효율성을 크게 올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사회, 생태 지능이 공진화하면서 뇌로 하여금 대량투자를 하도록 이끌었다. 인간의 다른 종에 비해 상당히 고품질의 식사를 하고 지연된 발달을 하며 큰 뇌를 유지하는데 이는 커다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상당히 위험한 방식이다. 하지만 인간은 복잡한 협동전략과 세대내 세대간 자원 이동을 통해 이 위험을 흡수한다.

 인간 뇌는 4세 무렵에 극도로 발달하는데 이 시기 뇌가 소비하는 글로코스의 비율이 집중된다. 안정시 대사율의 무려 65%를 소비한다. 이 때문에 영아기에 축척해 놓은 지방이 소진되고 신체성장이 느려진다. 어린 나이에 아이들이 무척 살이 오르는 것은 이시기를 대비해서이다. 뇌 발달이 이 시기에 집중되는 것은 인간의 기능중 상당히 고급 기능은 언어를 빠른 시기에 습득하기 위해서이다. 사람들은 이를 당연하게 생각하지만 이 시기 아이들의 부족한 신체협응력이나 다른 신체부분의 미발달을 고려한다면 유독 고급기술은 언어를 이시기 빠르게 습득시키기 위해 뇌를 크게 만드는 것은 진화상의 충분한 이점이 있어서이다. 바로 세계에 대한 빠른 이해와 사회성 습득이 그것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스트레스가 개체의 생활사 전략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가령 스트레스가 높으면 개체는 생활사전략의 속도를 보통보다 높이기 되는데 그 이유로는 스트레스가 주변 환경의 위험도를 높인것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기도 하고, 스트레스 그 자체가 개체의 사망률 자체를 높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때문에 유년기의 낮은 사회경제적 지위는 생활사 전략의 속도를 빠르게 하고, 반대로 높은 사회경제적 지위는 생활사 전략의 속도를 늦춘다. 재밌는 부분은 인간의 정신질환이나 반사회적 성격장애, 행동장애와 같은 외현화 장애를 빠른 생활사 전략의 표출로 볼수도 있다는 해석이었다. 실제 빠른 생활사 전략은 높은 수준의 신체적 증상을 동반한 우울장애를 특별히 조장한다는 징후가 있다. 

  

3. 생존

 [1] 음식의 섭취

 인간의 생존에는 적대적 힘들이 존재한다. 물리적 환경, 다른 종, 그리고 같은 종과의 경쟁이다. 인간은 매우 특별한데 이런 인간의 특별함에는 그들이 먹는 음식이 매우 중요하게 관련한다. 실제 인간의 큰 뇌는 인간이 먹는 고급음식이 아니면 그 유지를 설명할 길이 없어진다. 인간은 잡식동물이기에 음식선택에 있어 무엇이 독이 있고 무엇이 영양분이 높은지를 판단해야 했으며 이를 위해 개인의 활동을 조정할 필요가 있었다. 즉, 음식 확인이 매우 까다로운 과정이었고, 이 조건때문에 더 크고 더 정교한 계산을 하는 뇌를 선호하는 선택압이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인간이 선호하는 음식은 대개 맛이 좋고 건강에 좋은 신호를 보내는 것들이다. 이를 판별하기 위해 인간과 영장류 동물, 쥐는 단맛에 대한 선호와 지방 맛을 선호하는 기제가 발달해 있다. 초콜릿은 바로 이 단맛과 지방맛을 합성한 것으로 음식에 대한 인간 선호를 극대화한 것이다. 반면 싫어하는 것에 대한 기제도 발달했는데 바로 메스꺼움이다. 문화적 음식에 대한 터부, 메스꺼움, 혐오는 음식의 범위를 좁혀 먹어서는 안되는 것에 대한 기준이 된다. 

 고기는 동물의 몸 그 자체로 필요한 것을 모두 갖고 있다는 점에서 그것을 잡아먹는 동물의 입장에서 완전식품이다. 하지만 고기는 역설적이게도 그 자체가 매우 위험하다. 그래서 인간에게 역겨움을 발생시키는 음식은 거의가 동물성 식품이다. 고기는 매우 영양함량이 높고, 유용하지만 기생충이 존재하고 감염의 위험이 있기에 역겨움을 발생새킨다. 이런 역겨움은 다른 동물에겐 발견되지 않고 인간에게만 있는 것이 인상적인데 주로 4-5세경에 발생한다. 

 이 역겨움은 본연의 적응적 기능을 넘어서 확장하는데 음식의 역겨움에서 인간의 여타 다른 동물적 속성(근친상간 섹스, 내장, 죽음 등)에 대한 역겨움, 개인간 접촉에서의 역겨움, 신성위반의 도덕적 위반에 대한 역겨움까지이다. 이는 문화적 전통이 인간의 전반적인 신진대사, 행동인지능력, 선천적경향에서 영향을 받는 동시에 인간 미각의 유전과 신진대사 능력도 문화와 함께 공진화 했음을 보이는 사례이다. 


[2] 면역

신체적 면역은 매우 소중한 기능이지만 단점도 많다. 면역 반응은 체온상승을 수반하는데 이는 막대한 비용을 발생한다. 체온 1도가 상승하면 물질대사는 무려 15%나 상승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면역은 몸을 쇠약하게 하며 반응자체가 선제적이지 않고 후천적이라는 점도 문제다. 때문에 인간에게는 면역 자체에 이르지 않게 애초에 이를 막기 위한 행동면역계라는 심리기제가 존재한다. 

 그리고 이런 행동면역과 관련한 인간의 주요 반응이 역겨움이다. 역겨움은 오염된 음식의 맛에 주로 반응하지만 그 외에도 언급한 것처럼 갖가지 자극물을 지각하기만 해도 생겨난다. 행동면역계는 감염위험이 높다는 사실을 확실히 지각할수 있는 물체와 행동에 나타나는 반응 뿐 아니라 객관적으로 위험이 되질 않는 물체와 행동에 대한 반응도 지배한다. 이는 과잉 일반화인데 이는 진화한 기제가 일반적으로 적합도 관련 고유한 영역보다는 더 넓은 현실적 영역의 자극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인간의 심리기제는 이처럼 과잉일반화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과잉대응해서 위험을 회피했을때의 손실보다 위험을 과소평가하여 실제 위험에 노출되는 상황에서의 기회비용이 훨씬 크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많은 전염병은 그 증상으로 인간 얼굴 표정의 일그러짐을 나타낸다. 그 결과 표정은 특유의 대칭성을 잃거나 전형에서 멀어지게 되는데 그래서 인간은 실험결과 감염의 위험이 현저할때 좌우 대칭이 같은 얼굴을 선호한다. 이 암묵적 편견은 형태적 이형에 대해서도 드러나는데 바로 형태가 다른 사람들을 봤을때 나타나는 혐오감이다. 전염병 위험이 현저할때 인간은 신체장애인, 노인, 뚱뚱한 사람에 대한 편견이 강해진다. 비만은 좀 의외의 결과인데 과거 비만은 형태적 이형으로 지금처럼 일반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때문에 비만에 대한 이런 반응은 과거의 기제가 현대에 잘못된 형태로 드러나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런 특징때문에 행동면역계는 외국인 혐오에도 영향을 미친다. 외국인은 실제로 이형적 외모를 하고 있으며 다른 지역에서 왔기에 알수 없는 병원체를 가지고 있을 우려가 있고, 문화권이 달라 자신의 문화권의 규범을 위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인류역사에서 문화적 의례나, 전통, 규범등은 병원체 전파를 억제하는 기능을 한것으로 여겨진다. 특히, 행동면역계가 잘 작동하는 환경에선 사람들이 실제 규범을 더욱 잘 준수했고, 규칙 위반자에 대해 더 냉혹해졌다. 이는 행동면역계가 인간의 동조적 성향, 정치적 보수주의, 도덕적 판단에 영향을 미침을 보여주는 사례다. 인간은 전염병에 취약하다고 느낄수록 동조형질을 가진 인간에 호감도가 높아지고, 더욱 동조적 태도를 보였으며 , 다수의견에 동의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즉, 행동면역계가 강하게 작용하는 환경이 조설될수록 인간은 보수적으로 행동하는 경향이 생겨나는 것이다. 실제 지금의 코로나 상황에서 각국의 사람들이 보여준 외국인에 대한 배타적 행위는 이런 현상을 잘 드러낸다고 할수 있겠다. 또한 보수적 정치인일수록 위기와 공포적 상황을 강조하는 것도 이런 인간의 이면을 스스로들 잘 이해하고 있다는 방증이라 할수 있겠다. 

 행동면역은 국가적 상황과 성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기도 한다. 여성은 행동면연계가 잘동할때 성관계에 더욱 민감해지고, 경험 개방성도 낮아진다. 이는 남성보다 여성이 감염된 자와 성관계를 했을때 감수해야할 위험성이 더욱 크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국가별로는 병원체 유형의 빈도가 높은 국가 일수록 신체적 매력을 중시하고, 외국인 혐오증이 많았으며, 다수 이견에 동조하고, 동조압력도 컸으며, 도덕적 가치를 중시하고, 권위주의적이며, 집단문화의 가치를 소중히 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행동면연계는 실제 체내 면역력에도 영향을 미쳤는데, 인간은 감염위험이 높다고 지각하면 실제 면역력 수치도 올라가는 것으로 관찰되었다. 


[3] 길찾기

 공간문제는 유기체의 적응적 행동을 이루는 거의 모든 양상이다. 음식 찾기, 물 찾기, 주거문제, 포식자회피, 육아에 공감문제는 모두 관여한다. 유기체가 길을 찾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인데 정위와 지표전략이다. 정위는 장거리에 효과적인 방법으로 자신의 위치와 지구상의 다양한 표의 관계를 계속 파악하여 길을 찾는 것이다. 태양이나 별, 풍향, 지구 자기장 처럼 변하지 않는 표의를 기준으로 길을 찾는 방법이다. 지표전략은 단거리에 효과적으로 질에 따라 나열된 시각적 지표와 그 지표간의 상관관계를 익히고 기억하는 것이다. 쉽게 말해 근처에 눈에 띄는 건물이나 지형지물을 알아두고 이를 바탕으로 길을 찾는 형식이다. 동물들은 멀리 이동하고 귀소하는 형인 경우엔 정위전략을 사용하며 집 주변에 머무는 형이라면 지표전략을 사용한다. 

 인간의 경우 길찾기 전략과 관련한 공간 능력에 유전 가능성이 대략 0.50에 달한다. 상당히 높은 편인데 아이들의 경우 2세 무렵엔 지표전략을 사용하기 시작하며 8세에 도달하면 정위전략을 사용하는 것이 가능해진다.(그래서 지도 사용법을 늦게 배우는 것 같다.) 공간 과제를 사용하는 인간의 능력은 성별차이를 보이는데 공간과제를 더 잘해결하는 남성의 능력은 인간의 지리학적 분포와 무관하에 보편적으로 나타난다. 설치류도 그러한데 여성 호르몬은 에스트로겐은 공간 능력의 감소와 관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간 남성이 높은 공간적 능력을 가진 이유는 일부다처 때문으로 생각된다. 일부다처의 수컷은 대개 넓은 행동권을 갖고 관리하면서 잠재적인 짝이나 그 짝은 매료한 자원을 찾는 기술이 필요하다. 인간은 현재 사회적으로 일부일처를 유지하고 있지만 인간 남성이 보이는 적당한 성적 이형성과 고환의 크기, 늦은 성숙등은 인간이 오래도록 적당한 일부다처 환경하에서 진화했음을 보이는 증거들이다. 남성의 높은 공간능력은 짝짓기 경쟁 이외에도 남여간의 분업과도 관련한다. 인간 남성은 사냥을 하고 여성은 주로 수렵채집을 했는데 사냥엔 당연히 공간능력이 필수적이다. 인간 여성은 시야가 넓고 주변을 넓게 보는 특징이 있으며 특정 위치의 물체를 잘 기억하는 특징이 있는데 이는 식량을 잘 채집하기 위한 적응이다. 

 실제 길찾기 과제를 제시하면 남성을 정위전략을 여성은 주로 지표전략을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남성은 언급한 것처럼 짝짓기를 위한 수컷간 경쟁으로 정위형 길찾기를 발달시켰고, 여성은 자신과 자신의 안전, 그리고 식량 채집을 위해 지표전략을 진화시킨 것으로 생각된다. 


[4]풍경

풍경 선호는 종의 서식지 선택의 표출이고 그 선택은 음식과 물, 주거지, 날씨, 포식자 방어 같은 생태조건에 달려있다. 그리고 인간은 동아프리카에서 진화했기에 사바나 풍경을 선호한다. 사바나 풍경은 풀에 간혹 나무가 있는데 인간은 아카시나 아무가 적당히 빽빽하면서도 지면 근처에서 두갈래로 나뉘는 것들을 선호한다. 이는 포식자가 접근했을때 빠르게 나무 위로 대피하기 위해서다.

 인간은 조망이 있으면서도 확실한 탈출루트가 보이는 풍경을 선호하는데 전체적인 통일성과 길을 쉽게 찾을 수 있는 명료성이 있으면서도 새로운 것에 대한 선호로 약간의 신비적 느낌과 복잡성도 선호한다고 한다.


[5]사냥

 최초의 영쟝류는 식충동물이었을 것으로 추정되며 과일도 함게 먹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때문에 영장류는 시각과 운동기술을 발달시켰다. 이후 육식으로 전환되며 사냥이 시작되었다. 사냥에 대한 의존도는 갈수록 증가했는데 협동과 사회적 학습, 긴수명, 큰 뇌, 사냥 및 식량 수집과 관련한 인지기제는 사냥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다. 인간의 장거리 달리기 기능도 사냥때문에 생겨난 것으로 추정된다. 

 호미닌이 진화한 동아프리카의 초기 환경은 개방지였다. 포식자가 조밀했고, 이 포식자는 당연히 호미닌의 진화에 영향을 미쳤다. 포식은 영장류가 사회성을 선택한 주요 동인으로 보이는데 이 협력의 대가로 인간의 종간 경쟁과 병원체 증가라는 비용도 수반하게 되었다. 사냥은 사실 모험적이고 분산이 큰 식량원인 고기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는 행위인데 이는 인간의 사회성과 사회적 인지의 진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고기를 식량원으로 삼은 덕에 열량을 얻어 큰 뇌의 성장이 가능해졌고, 사냥자체가 고급 기술이기에 사회적으로 전달되는 정보와 기술에 대해 의존하게 되었으며, 사냥자체가 협동과 사회성을 가속화했고, 무엇보다도 높은 지능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때문에 사냥이라는 진화프로그램은 사냥과 직접 관련이 없어보이는 지능과 협동 사회적 학습, 부모투자라는 부산물과도 관련이 있어 보인다. 사냥은 도구의 사용을 수반하는데 이 도구의 제작엔 많은 기술이 필요하기에 사회학습 및 교육을 야기한다. 또한 사냥은 공간인지기제, 자원 분포와 관련한 의사결정기제, 탐색기제, 위험-보상체계와 관련한다. 그리고 사냥은 포식자든 피식자든 살아있는 유기체를 대상으로 하므로 그들을 탐지하고 그 행동을 예측하는 추론기제를 필요로한다. 이는 대상에 대한 마음 읽기와 마음이론을 발달시키는데 작용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6] 위험 회피

 사람은 추적과 회피를 다른 종류의 운동과 잘 구별하는데 회피에 있어서 이리떼 효과를 보이기도 한다. 이는 특정 다수의 행위자가 동시에 인간을 향하면 즉각적으로 도피하는 반응이다. 이는 역시 과잉일반화에 가까운 반응인데 이런 과잉일반화는 언급한 것처럼 정확성의 상실로 인한 비용보다 잘못판단했을때의 피해비용이 훨씬 크기에 생성된다. 

 두려움과 불안은 오로지 포식과 관련한 감정은 아니겠지만 지각체계와 마찬가지로 포식에 대한 선택압으로 인해 생겨난 감정으로 보인다. 선택적으로 주의하고 학습하는 위험자극은 위험동물이나 조상시대의 자극에만 국한되지는 않는다. 현재의 위험과 관련한 경험도 두려운 학습체계를 어느정도 조정한다. 인간은 위험한 동물을 학습하도록 사전에 준비된 사회학습체계를 갖고 있다. 이는 위험자체가 수반하는 비용이 너무 크기에 사전에 준비된 것인데 다음의 3가지 특징을 갖는다. 우선 다른 유형의 동물 정보와는 다르게 위험을 선택저긍로 학습하는 영역-특이성이 드러난다. 다음은 피드백 없이 한번의 시도로 이루어지는 학습이라는 점이며 마지막은 위험을 장기기억에 보존한다 것이다.

 이 때문에 어린 유아들도 추적과 회피의 상호작용에 예민하고, 예측성 추론을 한다. 추적에 주의하고 추론하는 능력은 모든 문화권에서 보편적으로 유아초기에 나타나는 인간 특성이다. 


[7] 인간 위협에 대한 적응

 인간이 큰 뇌와 사회성을 갖추고 문명을 형성한 이후 인간에게 가장 위험한 존재는 역설적이게도 인간 자신이 되고 말았다. 실제로 인간은 매우 위험하다. 다른 종들도 동종경쟁을 겪기도 하지만 환경이나 다른 종의 위협이 거의 제거된 인간에게는 같은 종간의 경쟁이 가장 큰 위험 요소로 남는다. 실제 매년 모기 다음으로 인간을 많이 죽이는 동물은 바로 인간이다. 해마다 580만명이 상해로 사망하며 이중 1/7이 살인과 전쟁으로 인해서이다. 번식과 관련해서도 살인이 일어나는데 번식과 관련한 자원을 놓고 경쟁이 가장 심화하는 15-29세에 살인이 그 연령대의 4번째 사망원인이다. 

 이런 인간의 위험성은 심리적 적응의 결과로 인간은 배우자 폭력과 공격성, 강간등의 폭력적 행위를 심리기제로 갖고 있다. 이 적응들은 제한된 자원과 사회적 관계로 인해 발생하는 갈등과 경쟁으로 생겨나며 이런 공격성 자체가 매우 위협적이기에 상반되게 가해자에 대한 방어기제도 적응했다. 이런 가해자 방어와 공격은 군비경쟁식으로 공진화 한 것으로 생각된다. 

 이런 폭력적 행위가 진화한 것을 그것이 도덕을 논외로 친다면 생각보다 효과적인 경쟁전술이기 때문이다. 폭력의 실행은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는 말이 있듯 자신을 폭력으로 부터 보호하고 경쟁자의 저항을 적게 받으며 원하는 자원에 쉽게 접근하는 이점을 갖고 있다. 이에 맞추어 피해자도 방어기제를 진화시켰는데 이는 희생 전, 중, 후로 나뉜다.

 희생전의 방어는 최선의 방어책이다. 방법으로는 미심쩍거나 낯선 사람에 대한 두려움을 갖기나 유아의 낯가리기 등이 있다. 희생중에는 보편적인 태아자세의 움크리기 방어자세이다. 이는 주요 장기를 보호해 치명상을 막는다. 또한 언어로 가해자의 감정을 자극해 피해를 줄이는 방법과 탈출기화를 모색하는 기제등이 있다. 희생 후에는 스스로 희생에 대한 부상을 평가절하에 자신에 대한 평판의 추락을 최소화해 이후의 또 다른 가해를 막는 기제가 있다. 그리고 피해를 당한 사람이나 장소에 대한 위험 학습이 이루어지며 복수도 중요한 기제로 작동한다. 공격자에 대한 복수는 보복능력의 과시로 향후 다른 공격이나 착취에 대해 확실한 메시지를 주어 향후의 희생 가능성을 최소화한다. 실제 남성을 복수 결심만으로도 쾌감 중추가 활성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체도 공격성에 대비해 진화했는데 주로 가격당하는 얼굴뼈가 그러하다. 남성의 얼굴뼈는 여성과는 다르게 가격을 당했을 시에 충격을 완화하는 구조로 진화했다. 

 강간은 번식의 이익으로 진화했다. 강간이 이루어지면 가해자는 번식의 이익을 얻지만 피해자는 가정, 신체, 번식상의 적합도에 피해가 발생한다. 때문에 주로 피해자인 여성은 방어기제를 적응시켰다. 우선 강한 남자의 선택이다. 장기적 파트너로 강한 남자를 선택하면 강간 피해를 줄일 수 있다. 다음은 배란 중 위험행동의 회피이다. 강간이 이루어지더라도 임신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번식상의 피해는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마지막은 심리적 행동으로 피해 후 역설적이게도 가해자를 비판하기 보다는 자신으로 문제의 원인을 돌린다. 이는 자신이 피해자로 여겨져 평판이 추락하는 것을 막고 그것을 비밀화하기 위해서다. 성폭행 후 나타나는 보편적인 몸씻기 현상도 이것의 일환으로 생각되다.

 다음은 살인이다. 살인은 동종을 죽이는 것으로 여러 가지 이점이 있다. 우선 경쟁자를 사전에 제거함으로써 다른 동종이 미래에 자신의 친족이나 짝, 동맹자를 괴롭히고 피해나 강간, 살해의 행위를 벌이는 것을 예방한다. 그리고 평판이 유지되며 경재자로부터 자신의 자원과 영토, 거주지, 음식을 보호할 수 있다. 또한 자신과 유전적 상관성이 없으면서도 자원을 축내는 경쟁자를 제거하는 행위이며 이로 인해 자원을 자신과 유전적 적합도가 높은 이에게 돌릴 수 있다. 

 반면 살해당하는 것의 비용은 더욱 엄청나다. 미래 번식의 기회가 상실되며 남은 자식들의 피해가 커진다. 또한 자신이 살해당함으로써 소속 집단의 물질적 피해와 평판 피해가 발생한다. 때문에 살인을 피해는 전략도 진화한다. 우선 남의 영토에 들어가지 않는다. 살해당할 동기와 원인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또한 주변 환경을 탐지한다. 그늘진 곳을 싫어하며 언제든 공격받을 수 있고 피신처가 마땅치 않은 탁 트인 곳을 경계한다. 경쟁자의 특징도 감지하는데 강한 자기중심주의와 , 반사회적 성격, 높은 충동성과 낮은 성실성, 높은 적개심을 가진 이는 언제든 살인자로 돌변할 가능성이 높다. 두려움과 불안의 감정도 발전시키는데 이 감정들은 자신을 고립시켜 발견이 어렵게 만들어 공격을 회피하기 한다. 또한 개인을 자극해 현재의 환경에서 위험을 회피하고 모면하게 하며 자기 방어로 공격 전략을 채택하게 하기도 한다. 그리고 항복전략도 적대행위의 원천을 피해난 거승로 채택하게 한다. 다양한 두려움에 대한 유형도 생겨난다. 낯선 무리에 대해 불안감을 갖고 있으며 공격당할시에는 본능적으로 태아자세로 웅크리며, 공격당하는 위험상황에서는 웬만한 상처를 무시하는 전투무감각 현상도 나타난다. 그리고 출혈이나 감염을 일으킬수 있는 날카로운 투척 무기에 대한 혐오감도 있다. 

 언급한 것처럼 친족 집단은 구성원의 살해에 대해 보복하는 경향이 있다. 살해자체의 피해도 물론이거니와 집단의 평판이 추락해 또 다른 피해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동종살해는 인간에게 많이 발생하지만 약 5천 4백의 포유동물중 대댜수에게서 일어나는 것으로 비교적 일반적인 심리기제라 할수 있다. 

 살해는 놀랍게도 어머니와 자녀간에도 자주 발생한다. 살해는 태어나기 전에도 공공연히 이루어지는데 수정란의 대부분이 실패하는 것이 그것이다. 착상실패나 자연유산은 무려 78%에 달하는데 이는 어머니가 태아의 염색체 이상이나 발달 이상을 탐지하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이런 자연유산은 아직 비용이 크지 않은 12주안에 대부분 일어난다. 태아는 이에 대응해 인간 융모성 고나도르도핀을 생성하여 모체의 월경을 방지해 자연유산을 막는다. 이는 태아가 건강하다는 생체적 신호이며 모체는 이에 반응해 월경을 중지한다. 

 출생후에도 살해는 이루어지기에 태아는 출생하자마자 왕성한 신호를 드러낸다. 출생후 1시간 안에 젖을 먹으면 모체의 옥시토신이 증가하는데 이는 산모에게 어머니로서의 심적변화를 수반한다. 때문에 이른 젖먹기, 큰 울음소리, 강건한 움직임은 태아가 자신의 가치를 어머니에게 드러내 스스로 생존력을 높이기 위한 적응으로 볼 수 있다. 

 아이는 부모이외에도 낯선 사람으로부터의 살해위험도 높기에 이에 대한 적응도 진화시켰다. 낯가림이 그것인데 부모가 의부모인 경우 유아 살해확률은 40-100배까지 치솟는다. 때문에 아이는 의부모에게는 항상 자세를 낮추고 자원을 최대한 적게 요구하며 자신의 존재가치를 표시하기 위해 의부모의 친자에게 매우 잘하는 경향이 있다. 신데렐라나 콩쥐팥쥐는 과학적 근거를 가진 셈이다. 또한 부모중 한명이 친부모인 경우는 의부모를 쫓아내기 위한 시도도 이루어진다. 일부러 비행을 저질러 친부모의 관시믈 유도하고 투자 회복을 시도하는 행위가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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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21-01-27 15: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이 두꺼운 책을 다 읽고 깔끔한 정리까지 하셨네요.....
여기, syo의 리스풱을 받아주세요....😀

닷슈 2021-01-27 15:48   좋아요 0 | URL
쇼님의 리스퐥이라니 과분합니다. 이 책이 2권까지 있다는게 좋으면서도 무섭습니다.

noomy 2021-01-28 15: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관심이 있어서 예전에 보관함에 담아놓기는 했는데 쪽수보고 놀래서 계속 담아 놓고만 있습니다. 닷슈님이 잘 정리하신 글 읽었으니 계속 담아놓기만 해도 되겠어요.^^;;

닷슈 2021-01-28 16:36   좋아요 0 | URL
그래도 제 나름의 요약이라 보시는게 훨씬 좋긴 할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