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클의 소년들
콜슨 화이트헤드 지음, 김승욱 옮김 / 은행나무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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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은 2000만 정도의 아메리카 토착민, 그리고 1000만 흑인노예들의 피 위에 세워진 나라다. 다행히 흑인들은 상당수가 살아남고 인구의 10%가까이를 차지하고 대통령까지 배출했기에 그들의 아픔은 해소가 되진 않을 지언정 꾸준히 여러 매체로 다뤄진다. 하지만 아메리카 토착민의 후예는 거의 살아남지 못했고, 무척 소수이기에 거의 다뤄지지 않는다. 이것도 차별이라면 차별일 것이다. 

 책 니클의 소년들은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을 다룬다. 시기는 현대와 1940년대, 1960년대가 왔다리 갔다리 한다. 주 배경은 1940년대인데 남북전쟁이 끝나 노예해방이 이뤄진지 100년이 지난 시점에도 여전한 인종차별을 다룬다. 

 독재국가였던 한국에도 여러 소년소녀들을 약간의 비위나, 부모의 부재, 공무원의 실적 올리기 명분으로 아이들을 가두었던 악명 높은 시설들이 있었는데 미국에도 당연히 비슷한 것이 있었을 거란 상상을 바탕으로 소설은 시작한다. 그 학교의 이름은 초대 설립자의 이름을 따서 니클이다. 그 사람은 스포츠 신봉자로 시설에 있는 아이들의 권투대회를 만들기도 했다. 

 엘우드란 미국 남부의 한 소년이 이 니클에 수용된다. 엘우드는 흑인소년이지만 품행도 방정했고, 공부도 열심히 하며, 아르바이트도 성실히 하는 소년이었다. 킹목사에 감화되어 그의 목소리를 자주 레코드로 들었고, 학교의 힐 선생님처럼 언젠가 흑인이 평등해지는 세상을 꿈꾸고 자신도 그것에 힘을 보태고 싶어했다. 그래서 엘우드는 대학에 가길 희망했고, 마침 힐 선생님은 인근 대학이 고교생, 그것도 흑인애들에게 방학에 무료강좌를 개방했음을 알려주었다. 엘우드에겐 좋은 기회였다.

 그런데 가는게 문제였다. 자전거로 가기에 거리는 너무 멀었고, 엘우드의 자전거는 일전에 당한 공격으로 멀쩡하지도 않았다. 차를 얻어타기로 했는데 엘우드는 백인의 차는 얻어타기 싫었다. 마침 모처럼 흑인이 모는 차량이 나타났고, 엘우드는 그것을 얻어탔다. 문제는 그 차가 도난차량이었다는 것이다. 엘우드는 도난당한 차량을 얻어탔을 뿐인데 그로 인해 니클로 향하게 된다. 모든게 튀틀려버렸다.

 그래도 엘우드는 평소 그런 것 처럼 니클에서도 수업에 열심히 참여하고 성실히 생활하려고 한다. 하지만 수업은 너무나도 수준이하였다. 니클의 아이들의 수준이 낮은 것도 문제였지만  교사도 문제였다. 도무지 의욕이 없었고, 엘우드의 요구도 무시한다. 니클은 바깥처럼 흑백 분리를 했다. 아이들이 생활하는 교사는 각각 다른 이름으로 분리되었다. 니클은 바깥에 나갈 것만을 궁리하다 다른 아이들에게 봉변을 겪는 한 아이를 도왔고, 이게 백인 감시자의 눈에 띄고 만다.

 선의에서 한 행동이었지만 백인들에게 그것은 의미가 없었으며 피해자와 가해자, 그리고 이를 막으려한자 모두 그저 문제를 일으키는 검둥이에 불과했다. 이 몰이해와 인종차별이 가져온 것은 과거 노예시대나 있을 법한 가죽 채찍질이었다. 화이트 하우스란데스 당한 이 린치에 엘우드는 수주를 누워있었고 온몸에 흉터가 생기고 만다. 

 니클은 모든게 열악했다. 교장과 직원들은 주정부와 각 기관에서 보내는 지원물품과 지원금을 착복하고 있었다. 식사와 의복, 시설, 교육 모든게 최악이었다. 엘우드는 나가고 싶었고, 빠른 가석방은 에이스가 되는 방법이었다. 모범 어린이가 되는 것이었는데 경험했다시피 그것은 백인 감시자의 마음대로였다. 

 그리고 니클에서는 과거에도 그랬듯 여러 흑인 아이들이 화이트하우스에서의 가혹한 린치후 죽어나갔다. 그들은 사회에서 가족이 없거나, 가족이 바라지 않는 그런 사람들이었기에 죽어도 찾는 사람이 없거나 혹은 있어도 도망쳤다고만 말하면 그만이었다. 흑백권투시합 이후 돈을 건 백인 감시자의 요청을 거부하고 우승해버린 흑인 챔피언이 화이트하우스에서 나오지 못한 날 엘우드는 니클을 없애버리기로 결심한다. 가혹한 현실과 그들의 물자와 지원금을 착복한 것을 기록한 편지를 감사인원들이 방문한 날 전하는 방법으로 말이다.

 이 소설은 미국의 아픔을 관통한 책이다. 워낙 사실적이고 가혹하고 시대의 아픔을 써내렸기에 실제로 있었던 일이 아닐까 했는데 작가는 모든게 픽션이라고 한다. 하지만 정말 이런일이 없었을 것 같지는 않다. 미국에서 풀리쳐 상을 받았고, 책에 대한 호평이 많아 기대했지만 생각만큼 재밌거나 분노가 치밀어 오르진 않았다. 왜인지 모르겠다. 그래도 볼만한 책이란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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