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없음의 과학 - 세계적 사상가 4인의 신의 존재에 대한 탐구
리처드 도킨스 외 지음, 김명주 옮김, 장대익 해제 / 김영사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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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리처드 도킨스와 크리스토퍼 히친스, 샘 해리스, 대니얼 데닛 4명의 무신론자가 종교에 대해 논한 책이다. 무신론에 상당히 강경한 사람과 좀 유연한 사람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종교에 반대한다는 점은 같다. 책은 이들을 판타스틱 4라고 하거나 어벤져스라 하기도 하는데 재밌다. 하여튼 최근 책같지만 대담자체도 2007년으로 오래되었다. 크리스토퍼 히친스가 2011년 돌아가셨으니 더 오래된 책이다. 전지구적으로 종교의 여러 폐해와 해결방안을 찾는다.

 코로나 19 바이러스 사태에서 알 수 있듯. 종교는 상당한 특권을 가지고 있다.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경제시스템과 교육시스템이 공식, 비공식적으로 마비되었음에도 종교시스템은 지속 운영된다. 자신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지 몰라도 이들 역시 이 나라와 사회의 소속임에도 그렇다. 이 책에서 4명의 저자들은 종교가 역사상 어느 순간 그러한 특권을 얻었다고 본다. 헌법에 종교의 자유를 새긴 것 말이다. 문제는 이들이 이걸 절대시한다는 점인데 사실 절대시되는 법이란 없다. 거의 모든 법의 국가와 사회자체 및 그 구성원들의 수호를 위한 것이고 이것에 어긋난다면 법은 존재가치를 상실하게 된다. 물론 법이 윤리적으로 옳고 그름은 좀 다른문제지만.

 재밌는 점은 중앙집권적 형태를 지닌 천주교나 불교의 경우 비교적 상당히 통제가 잘되고 국가사회에 협조적인 반면 각각 사실상 교주가 따로 있는 것이나 다름 없는 상당수 교회나 여타 종교들은 전혀 그렇지가 않다는 점이다. 이들이 좀더 자신들에게 우호적인 정권이 여당이었어도 지금처럼 행동했을지 상당히 궁금한 일이다.

  종교의 특권은 이 뿐만이 아니다. 책에서도 지적하지만 우리는 어릴적부터 아이들에게 특별한 가치를 교육하는데 상당한 망설임과 가치중립적인 태도를 취한다. 아이는 생존을 위한 진화적 특성으로 주변 어른으로부터 부여되는 가치와 학습내용을 상당기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고 내면화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비교적 사회적으로 확실히 동의되는 우리의 전통가치나 민주주의 가치, 도덕성을 제외한다면 다른 것들은 주입이 상당히 금기시되며, 공인된 앞의 것들도 가르치는 방식에 있어서 일방적 주입을 지양하는 편이다. 하지만 종교는 그렇지 않다. 향후 민주시민으로 자라날 아이의 세계관과 가치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함에도 부모에 의한 혹은 주변인에 의한 종교적 세뇌를 축복인것 처럼 허용한다.

 포교의 문제도 마찬가지다. 종교의 자유로 허락하는 것인데, 포교를 원하지 않는 상당한 다른 사람들을 괴롭히는 형태로 진행된다. 우리사회의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길거리에서 수차례 붙잡혀 보았을 것이다. 그리고 남을 매정하게 뿌리치지 못하는 착한 성격의 소유자라면 의미없는 행동에 수십분의 시간을 혹은 수시간을 빼앗기는 혹독한 결과를 감당해야 한다. 모르긴 몰라도 포교하는 그 사람들도 다른 포교꾼에게 당한 적이 있을 것이다. 아니면 서로는 서로를 알아보았을까나.

 종교의 또 다른 문제는 잘못된 지식과 가치를 전파한다는 점이다. 사실 우리는 우리가 믿는 대부분의 지식의 근거를 전문가로부터 얻는다. 이전문가는 선생님이기도 하고 부모님이기도, 주변의 어른이나 언론이기도 하다. 하지만 결국 몇가진 잘못전해지기도 하지만 그 근거의 근원은 전문가들로부터 온다. 이들이 이를 우리 사회와 인간을 대표해 검증하고 증명하고 비판한다. 사실 엄청나게 철저한 검증을 받은 것들이라 할 수있다. 하지만 종교지도자로부터의 지식과 가치는 전혀 그렇지 않다. 그 근거는 대개 그들의 경전이나 그것에 대한 개인적 해석에 불과할 뿐이다. 때문에 개별 신도들과 달리 종교적 지식과 가치에 대해 입증책임이 있는 종교지도자들은 자신의 말과 행동에 보다 무게와 책임을 가져야 한다고 본다.

 다음은 종교에 내재한 절대주의다. 네 사람이 본 종교의 가장 큰 문제중 하나는 인간이 궁금해하고 우주에 만연해 있는 여러가지 들에 대한 답이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 답이 인간이 우주와 지구에 대해 거의 이해하지 못하고 있던 고대에 정해졌다는 점인데. 이로 인해 이 답은 현대과학문명에 걸맞지 않다. 하지만 이보다 더 문제는 답이 정해져 있다는 것자체가 질문과 도전을 금기시하고 절대적이고 영원하며 도전할 수 없는 권위를 추구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모든 종교에는 기본적으로 전체주의가 내재되었다고 본다. 실제 역사적으로 종교가 득세한 현실 사회의 정치권은 절대주의와 매우 유사한 형태였다. 현대의 이슬람 정권국가들이 대개 그러하며 2차대전 당시 유럽 파시즘과 가톨릭의 연합이 그렇다.

 책에서 한 가지 재밌던 점은 종교가 우리가 알지 말아야 할 것을 알지 못하게 하는 순기능도 있지 않냐고 한명에 제안했던 것이다. 실제로 현대과학기술이 이룩한 몇몇 파괴적인 그림자들이 드리운 기술에는 차라리 그길을 가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가 싶은 것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 일정한 합리적 기준도 없이 여러가지의 것을 알고자 하는 욕구와 만들고자 하는 욕망을 금기한다면 그것 역시 정체된 끔찍한 정체된 사회가 아닐런지. 하여튼 다른 세명도 반대했지만 나 역시 동의하기 어려운 생각이었다.

 책은 두껍지 않고 대담이기에 네명 저자의 명성에 걸맞지 않게 비판적인 이야기나 심도 있는 이야기가 생각보다 많진 않았다. 좀 실망스러운 부분인데 차라리 네 저자 각각의 책을 보는게 낫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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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교육지구와 마을교육공동체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 어쩌다 공무원의 좌충우돌 마을교육공동체 만들기
김태정 지음 / 살림터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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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혁신학교나 혁신교육이란 단어는 많이 일반화했지만 혁신교육지구는 아직 생소하다. 그런데 생각보다 역사가 좀 있다. 혁신교육지구는 2014년 서울의 금천, 관악구 지역에서 지자체와 교육청의 협력으로 시작되었다. 여권이 보수진영이었음에도 서울교육감이 진보였고, 해당 지역의 지자체장 역시 그러했기에 어느정도 지역사회에서 쿵짝이 맞을 수 있었다. 혁신교육지구는 이미 시즌3라는 용어를  사용할만큼 노하우와 질적 양적규모가 성장했지만 아쉽게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게 뭔지 잘 모른다. 일반인 뿐일까 교사들도 사실 잘 모른다. 이 사업에 주어짐을 당할 뿐이지.

 일단 책에 나온 정의부터 살피면 혁신교육지구는 공교육의 혁신을 위해 교육청과 자치단체가 협력하여 지정하는 자치구를 말한다. 좀더 자세히는 마을이 학교다라는 기치하에 지방자치단체와 지역교육청, 지역사회, 단위학교가 모두 공동의 목표로 협력하고 연계를 강화하여 지역사회의 다양한 인적, 물적 자원을 조직하고 단위학교가 학교혁신에 전념할 수 있도록 기반을 조성하자는 것이다. 온마을이 힘을 합쳐 아이를 키운다라는 옛말이 있지만 갑작스레 교육기관의 범위를 이토록 확장하는 이유는 뭘까?

 

1. 혁신교육지구의 필요성

 우선 이제 슬슬 지겨운 용어가 되어버린 4차산업혁명 때문이다. 뭐 인공지능, 볼록체인, 사물인터넷, 3D프린터 같은 녀석들이 이미 등장했고 일반화할 시기인 근미래는 인간 노동력의 상당수를 이녀석들이 대체한다. 우리나라의 타다사건처럼 인간사회의 기존 저항은 있겠지만 그게 더 효율적이라면 사회는 반드시 그리로 향하므로 피할수 없는 흐름이다. 그런 미래사회엔 여러 학자들과 기구가 주장한 것처럼 역량이란게 매우 중요해진다. 이 역량은 미래사회의 급변화한 흐름속에 자신이 대처할수 있는 총체적 능력을 말하는데 이 역량을 배양하기 위한 교육이 지금의 학교시스템으로는 무리라는 것이다.

 이 역량을 학자와 기관, 기구마다 조금 다르게 말하지만 의사소통능력이나 협업능력등의 인성적 부분과 창의력, 지적인 문제해결능력등은 거의 공통적으로 들어간다. 문제는 입시위주의 경쟁적 한국공교육시스템하에서는 의사소통능력이나 협업능력이 길러질수 없다는 점이다. 학교교육의 목표가 친구보다 한점을 더 받기 위함이니 협업보단 경쟁이 우선이며, 성적을 개인화하니 역시 협동이 일어날리 없다. 거기에 학교-학원- 집으로 이어지는 단순하고 고립된 생활패턴에서 사회의 다양성과 다른 사람과의 의미있는 만남역시 주어질리 만무하다. 또한 위계적이고 수직적인 문화로 인해 창의성도 생겨나기 어렵다. 학교는 물론이고 심지어 대학에서도 교수가 가르치고 준 답이 정답이 된다. 내 학점과 중요한 내신을 걸고 감히 교수자의 의견과 정반대의 답안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날 될까? 거기에 사람들은 창의성을 개인적 특질이라고 생각하나 창의성은 보다 사회문화적인 것이다. 수평적이고 허용되는 사회문화에서 창의성은 생겨나기 쉽다.

 즉, 이런 여러가지 문제로 인해 학교교육은 미래사회 역량배양이란 점에서 한계를 갖는다. 때문에 혁신교육지구를 통해 마을교육공동체가 생겨나고 단위학교와 지역 마을이 만나 함께 교육과정을 생성하고 다양화하며 배움을 학생의 삶의 전체로 시공간을 넓혀나간다면 역량을 배양될 수 있다고 본는 것이다.

 

2. 혁신교육지구란?

혁신교육지구의 목적은

-교육청, 시, 자치구, 지역주민, 학교의 유기적 협력체제 구축으로 교육공공성을 전면화하고 교육격차해소를 위한 교육생태계의 조성

-지역의 인적, 물적 자원의 체계적 조직을 통한 효율적인 학교교육 지원 및 지역과 함께하는 학교문화조성

-지역 여건을 반영한 혁신교육지구를 지정하여 보편적 교육 복지 촉진 및 교육인프라 체계화로 학교교육과정 정상화와 교육의 질적 제고

이다.

즉, 혁신지구는 학교의 교육력을 강화하고 학교에게만 주어졌던 교육의 책무성을 지역으로 확장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특히 혁신교육지구가 잘 이루어지고 있는 곳은 학교교육 이외의 목적으로 주어진 방과후나 돌봄사업이 지역으로 확장 이전되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는 학교가 본연의 목적에 잘 충실하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혁신지구가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학교교육과정과 마을교육과정이 함께 이뤄지는 것이 중요하다. 교사의 관심사는 아이들을 교육하기 위한 교육과정이며 이것 이외의 여타 사업들은 그져 본연의 목적에서 빗겨나간 불필요한 사업이기 때문이다.

 학교와 마을 간의 협력도 중요한데 양자의 협력은 다음의 단계로 나뉜다.

1단계: 학교의 필요에 의해 마을의 자원을 선택적으로 활용하거나 학교가 마을 주민을 위해 학교공간의 일부를 개방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학교가 이정도는 하고 있다.

2단계: 교육과정을 운영함에 있어 마을의 역량이나 자원을 연계하는 것으로 학교가 교내 방과후 강사나 교과연계 및 진로 등 여타의 수업에 마을의 자원을 사용하거나 체험학습등의 이유로 지역사회를 활용하는 것이 이번 단계로 몇몇 학교가 수행하는 수준이다.

3단계: 학교와 마을의 경계를 넘어서 마을 전체가 배움과 돌봄위 공동체로 기능하는 것으로 학교와 마을이 공동으로 마을교육교육과정을 개발하는 것이다. 대부분이 도달하지 못하고 있으며 북유럽국가나 일부 혁신교육지구에서만 이처럼 운용된다.

 

저자는 혁신교육지구사업을 하면서 지역별로 큰 격차가 나는 것을 이야기했는데  이런 지역적 편차는 사업시기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것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민과 관, 교육의 차이가 컸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세주체가 하나의 목표로 잘 융화되어야 하는데 서로의 입장차가 너무크다는 것이다. 때문에 혁신교육지구의 발전방안으로 우선 민주주의와 거버넌스에 대한 분명한 개념정립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상당히 수평적인 관계와 협력적 관계가 요구되니 그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것이다. 다음은 중심이 될 마을교육활동가를 체계적으로 양성하는 것이다. 혁신교육지구는 절대 관이나 교육가가 중심이 되기 어렵다. 민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사업의 성패이므로 그 중심이 될 마을교육활동가를 양성하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학교와의 협력을 위해 마을 교육교육과정을 만들어야 하며, 학부모들의 인식 개선과 참여 유도를 위해 그들의 건강한 교육활동을 장려하고 지원해야 한다고 한다. 다음으로는 민과 관사이에서 양쪽의 윤활유가 되어줄 중간조직을 만들어야 하며, 학습공동체와 공론의 장을 활성화하고, 협동조합등 민간의 자발적인 결사체를 활성화해야한다고 한다.

 

이 책은 혁신교육지구에 대한 책이지만 어쩌다 공무원이 된 저자의 시민사회운동가로서의 경력과 역량을 잘 드러난 책이다. 책은 크게 3장인데 본연의 주제인 혁신교육지구는 2장에 등장하며 1장은 미래사회와 우리사회의 문제점을 드러낸 혁신교육 지구의 필요성에 할애하고 있으며 2장에서도 절반은 혁신교육지구에 대한 이해, 나머지 절반은 저자가 실무자로 경험한 여러 애로사항과 해결방안, 각 지역의 혁신교육지구 사업에 대한 것들이다. 그리고 마지막 3장은 교육이 우리 사회를 바꿀수 있다라는 의견과 사회교육위원회가 제시한 교육의 개선 방안, 마지막으로 북유럽국가들을 순방하며 직접 체험한 그들의 성공적 교육시스템이다.

 책을 읽으며 혁신교육지구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하고 저자의 역량과 많은 독서량에 감탄했다. 내 아이나 내가 근무하는 지역이 혁신교육지구라면, 혹은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면 일독을 권한다. 단순한 교육도서가 아니다. 사회도서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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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량 함양을 위한 교육과정 설계 - 이해를 위한 수업
김경자 외 지음 / 교육아카데미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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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 개정교육과정이 역량중심교육과정이므로 그 이해를 위한 책이 필요하지만 안타깝게도 시중에 별로 없는 실정이다. 겨우 찾은 이 책은 교양서는 아니고 대학교 교재같은 책이다. 물론 그렇다고 어려운 책은 아니다. 그래도 대학교재 같은 느낌의 책을 오랜만에 봐서인지 좀 새로운 느낌이다.

 

1. 2015 개정교육과정

 이번 교육과정의 특징은 우선 많이 알게 한다는 것에서 탈피한다는 점이다. 7차교육과정 이래로 거의 20여년간 교육내용의 양과 수준의 적정화를 말로만 외쳤지 실제 각 교과내에서의 과목간 지분다툼으로 지식 내용이 거의 줄지 않았는데 이번엔 좀 그래보려는 심산이다.

 그리고 그 중심엔 핵심역량이 있다. 핵심역량은 학생 자신이 갖고 있는 지식 기능 태도의 총체로 실생활의 문제상황에서 그것을 해결하는 능력이다. 이 핵심역량을 구현하기 위해서 각 교과의 교육과정은 다른 상황으로의 전이력이 크고 생성력이 높은 빅아이디어와 영속적 이해, 일반화를 중심으로 구조화하게 된다.

 또한 핵심역량의 함양을 위한 교수학습방법으로 학생의 참여형, 체험형, 자기주도적 탐구학습이 요구되며 평가역시 역량평가를 위하여 과정중심평가와 학생 자기 평가 및 개인의 성찰적 평가가 강조된다.

 

2. 이해중심교육과정

2015개정교육과정은 역량중심교육과정이며 곧 이해중심교육과정이다. 여기서 이해는 배운 것이 사용되는 맥락에 따른 일반화, 원리/원칙, 전이, 수행을 할수 있는 것이다. 즉, 단순한 많은 지식의 기계적 암기가 아닌 소수의 심층내용을 학생들이 이해하여 종국에는 새로운 의미와 가치생성까지를 이루게 돕는 것이다.

 그래서 빅아이디어와 , 영속적 이해가 중요하다. 빅아이디어는 큰 개념으로 각 교와의 지식인, 기능, 가치, 태도일수도 있으며 기본 아이디어다. 영속적 이해는 이 각 교과의 빅 아이디어를 서로 연결하여 일반화된 진술로 만든 명제다. 즉, 빅아이디어와 이를 연결하는 영속적 이해를 통해 '이해' 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그리고 2015 개정교육과정으로 보자면 각 교과의 성취기준이나 교과역량들이 빅아이디어라 볼수 있고, 영속적 이해는 각 교과의 역량을 총괄하는 교육과정상 제시된 6가지 핵심역량이라고 볼수 있겠다.

 

3. 백워드교육과정

이해중심교육과정이 실현되기 위한 교육가정 구성 방법이 백워드교육과정이다. 통상적인 교육과정 구성이 주제선정-교육과정 편성-평가라면 백워드는 주제선정-평가-교육과정편성이라는 점에서 백워드가 된다.

 우선 주제선정이다. 단위학교에서는 학교비전과 목표를 중심으로 학년 목표가 설정되며 여기서 주제를 이끌어 낼 수 있다. 주제는 곧 이 교육과정의 결과로 학생에게 기대하는 학습결과가 된다. 교사는 여기서 성취기준과 학습후 우리가 얻게될 결과를 학생에게 알려준 후, 핵심질문과 학생들이 배워야할 학습내용을 제시하며 공동의 목표를 함게 설정해나간다.

 다음은 다양한 이해의 증거 결정하기로 곧 평가다. 교육과정의 이해의 결과물로 여기서 제시되는 평가과제가 수행되어야 한다. 이 평가는 과정중심평가가 되어야 하며 학생에게 수시로 피드백을 제공하고 발전해야 한다. 이 평가과제는 그 자체가 수행평가가 되기도 하며 큰 평가과제로서 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여러개의 수행평가를 동반할 수 있다.

 마지막은 교육과정 편성 및 운영으로 평가를 수행하기 위한 교육내용을 편성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교사는 학생의 지식 습득과, 의미생성, 전이를 생각하며 교육과정은 편성운영해야한다. 지식 습득에서는 평가과제를 학생이 평가과제를 수행할수 있게 돕기 위해 직접교수자의 역할을 하고, 의미생성에서는 학생이 중요한 아이디어나 과정에 대한 의미를 생성하도록 돕는 촉진자의 역할, 전이단계에서는 학습한 것을 새로운 상황에 적용하도록 돕는 코치의 역할이다.

 백워드교육과정은 이런 과정으로 이어지기에 교육과정을 중심에 두고 단원을 설계하고, 성취기준만에 메몰될 수 있는 교사의 시각을 주어진 교육과정을 넘어설지도 모르는 목표로 인식을 확장시켜주며, 수업의 질이 향상되고, 교육과정- 수업-평가의 일체화가 이루어지며, 수행과제 중심의 수업으로 학생들의 참여도와 집중도가 향상되고, 배운 내용을 평가하며, 평가나 질문을 학생들과 함께 서로 공유하는 장점을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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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그림을 보는 법 - 전통미술의 상징세계
허균 지음 / 돌베개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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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란한 마음에 집에 쟁여놓은 동양미술책을 주로 보는 지금 이 글의 제목이 진짜 사실은 아마도 아니겠지만 ,하나같이 흐름이 느껴지지 않다는 아쉬움이다. 총론은 없고 각론만 있는 느낌들. 내가 그런책들만 샀을수도 있지만 본 몇권의 책들에서 시대의 변화에 따라 반영되거나 시대를 선도해간 동양미술의 흐름을 좀처럼 느낄수가 없다. 그런 흐름자체가 부재한 것일까 아니면 그런책을 쓸만한 전공자나 책이 없는 것일까, 아니면 가장 가능성 높겠지만 내가 그런 책을 못본것일까. 하여튼 아쉬운 대목이다ㅏ.

 이번책도 그래서 감흥이 떨어진다. 지난번 본책 '옛 그림을 읽는 법'과 제목도 매우 유사하다. 물론 이 책이 더 먼저 나왔고 책의 내용도 좀 더 다양하다.

 이 책 역시 산수부터 다루는데 전반적으로 고미술에 드러나는 여러가지 주제를 설명하고 그림을 보여주는 형식이었다. 그래서인지 미술책을 보는 것인지 조상의 삶을 바라보는 것인지 좀 헷갈리는 부분도 있었다.   

 이 책도 산수부터 다룬다. 하여튼 우리 회화에서 가장 중요한 화두임이 틀림없어 보인다. 조상들은 산수를 다루는데 경치와 흥취, 이치 세가지를 우선시했다. 경치는 글자그대로 자연을 그대로 보고 즐기는 것으로 실경산수화에 해당한다. 가장 품격이 낮다. 다음은 흥취로 산수를 보며 인간으로서 자연과의 교감을 즐기는 것이다. 다음 순위라 할수 있다. 마지막은 이치다. 산수화를 통해 자연의 이치를 느끼고자 함인데, 동북아에서 자연의 이치는 불교와 도교, 유교적 이치다. 자연을 통해 우주만물의 이치를 이해하고자 하지만 변하지 않는 이치를 깨닫기에 자연을 항시 변화한다. 실상 공즉시색이고 색즉시공이다. 있으면서도 없는 것이고, 없으면서도 있는 것인데, 이것이 동양적 자연질서의 이치다. 때문에 이치를 드러낸 산수는 우리가 잘 아는 산수화처럼 뭔가 그린듯하고 안그린듯하기도 하며 경계가 흐릿하고 여백이 무척많다. 그림자체에 이런 이치를 실현했기 때문.

 이처럼 뭔가 높은 이상을 추구하는 선비들이지만 복제를 항상 염원하는 유전자를 몸에 담고 생명체인 이상 그들도 속세의 욕망으로부터 자유롭진 않았다. 그래서 오복이란게 있다. 오복은 다섯가지 복으로 수(장수), 부(돈과 출세), 강녕(몸과 마음이 우환없이 편한 것), 유호덕(덕을 쌓아 복을 얻는 것), 고종명(천명을 누리다 편히 죽는 것)이다. 이것이 그림에도 그래도 드러났는데 유교사회에서는 대를 잇는 것이 중요한 만큼 자손의 번창과 관련한 그림도 많다. 연꽃과 석류, 오이, 참외등이 자손의 번창을 드러내는 그림이다. 연꽃은 특이하게 꽃과 열매가 동시에 생겨나 조상과 자식이 연생하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며 석류는 임산부가 좋아하는 신맛에 많은 씨의 숫자로 인해, 그리고 오이와 참외는 유독 과일이 많이 맺히고 가지치기가 심하여 그렇단다.

 재밌게도 고양이와 나비가 함께 그려진 묘접도가 장수의 상징이다. 이는 중국어의 발음때문인데 한자는 전혀 달라도 고양이 묘의 발음이 곡례라는 책에서 80을 의미하는 모와 비슷하고, 나비 접자의 발음이 90을 의미하는 질과 발음이 유사해서도, 즉, 고양이 나비 그림이 80-90의 장수를 의미하게 되는 셈. 이처럼 책을 보면 여러가지 복과 관련한 기원은 그 동물이나 상징물 자체의 성격에서 유래한 것도 있지만 이경우처럼 그져 발음이 유사하기에 그런것도 상당하다. 장수를 상징하는 그림중 기러기와 갈대가 함께 그려진 노안도 역시 갈대 노와 기러기 안자의 발음 때문이다.

 출세관련해서는 잉어, 닭, 원숭이 그림이 있다. 잉어는 고대 전설에서 잉어들이 용이 승천하는 용문앞에 모여 다투다 가장 훌륭한 한마리 만이 승천한다는 것에서 비롯되었는데 이게 바로 등용문이란 말의 시초다. 그래서 잉어그림은 출세를 상징하며 이 전설에 의하면 떨어진 잉어들의 머리엔 검은 점의 상처가 생기는데 이게 점액이다. 그리고 점액은 알려진 것처럼 과거의 낙방을 상징하게 된다. 메기는 비늘하나 없이 매끈한 몸임에도 대나무에 오르는 재능이 있다. 그래서 고난을 극복한 출세의 상징이 된다. 쏘가리는 궁궐의 궐과 발음이 비슷해 그리되었고, 원숭이는 제후의 후와 발음이 비슷해서 역시 그리된다. 수탉과 맨드라미 그림도 있는데 수탉의 벼슬과 맨드라의의 꽃모양이 마치 관을 연상시켜 그렇게 되었다. 관이 두개 인셈이니 출세도 보통 출세가 아니다.

 왕가에선 왕이 나라를 매우 잘 다스리면 상서로운 일이 나타난다고 하여 이를 중시했는데 상서로운 일이 생김은 곳 전설의 동물이나 좋은 일이 일어남을 말한다. 뭐 용이나, 기린, 해치, 봉황 같은 것의 등장이다. 실제로 그런일은 없었겠지만 이를 중시해 궐과 왕의 주변에는 이런 그림을 형상화한 건물이나 옷투성이였다.

 용은 상서로운 동물이지만 그자체가 강한 왕권을 상징한다. 용은 발톱수가 중요한데 중국의 황제가 발톱이 다섯개인 오조룡을 사용하였으나 조선의 왕도 오조룡을 썼다. 이는 황제 뿐만 아니라 중국의 친왕들도 오조룡을 썼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어떻게든 기회와 틈바구니를 노려 황제와 같은 상징을 쓰려고 애쓴 조선의 왕들이었다. 오조룡이 그렇고, 조상에게 왕이 아닌 '조', '종'을 쓴 것과 자신을 '고'가 아닌 '짐'이라 칭한게 그러하다. 하여튼 오조룡은 왕과 왕비, 사조룡은 왕세자와 세자비, 삼조룡은 왕세손이 써서 위계를 잘 드러낸다.

 색상과 관련한 것도 재밌는데 동양에서는 오방색이 색의 전부다. 서양에서는 색이 광학적인 색 자체를 의미하고 나중에서야 의미나 상징도 중요시했지만 동양에서는 색은 광학적 의미보다는 상징적 의미가 훨씬 강했다. 동양의 오방색은 가운데가 황색, 동쪽이 적색, 서쪽이 백색, 북쪽이 검은색, 남쪽이 청색이다. 그래서 중국의 황제는 스스로가 중심이라 생각했기에 천자의 복색으로 황색을 썼으면 조선의 왕은 동쪽의 왕이란 점에서 적색의 곤룡포를 썼다. 그리고 조선의 신하들은 아주 고관이 아닌 경우는 청색을 입어 격을 맞추었다.  오방색은 상생의 원리에 맞추어지는데 색하나하나가 자연만물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황은 대지를 청은 목을  적은 불을 백은 금, 흑은 물을 상징한다. 이들은 서로 보완관계로 오방색의 순서는 청-적-황-백-흑의 순서다. 그래서 옷이나 여러 물건의 오방색은 이 순서대로 배치된다. 실제로 색동저고리의 색띠들도 이 원리로 배열디었고, 잔치국수의 오색 고명도 그러했다고하니 무척 재밌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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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목 유홍준의 미를 보는 눈 3
유홍준 지음 / 눌와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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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목은 사람이나 물건, 심지어 무형적인 것까지 그것의 가치를 알아 보는 눈이다. 안목이 높다면 다른 사람이 알아채지 못하는 그것만의 가치를 알아보는 셈이고 안목이 낮다면 그렇지 못한 셈이다. 코로나사태를 맞아 우리사회의 안목을 생각하게 된다. 사태에 대한 같은 대처를 놓고 어찌 이리 보는 안목이 다른지. 사회전반에 걸친 반지성주의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시점이다. 어찌 자신의 자유로울 권리가 다른 사람의 안위에 우선할까! 

 하여튼 이 책 안목은 문화재청장을 지낸 유홍준의 다른 책이다. 우리 미술을 보는 안목에 관한 책인데 뛰어난 미적 안목을 가졌던 우리의 미술가들과 그러한 안목을 갖고 예술품을 수장하고자 노력한 사람들, 마지막으로 유홍준의 안목으로 주목할 만한 우리 미술가를 소개하는 3개장으로 구성했다.

 이 책에서 우선 인상적인 부분은 도자기 부분이었다. 지금은 좀 관점이 달라진 듯하지만 서양미술의 입장에서 동양미술의 가장 이해가 안되는 부분 중 하나는 도예다. 서양 미술사의 관점에서 도공은 그 역사자체가 매우 일천하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예술이 아닌 기능의 차원에서 바라본다. 이유는 도공자체가 쓰임새가 목적이기 때문인데 그로 인해 기교와 디자인이 중요할분 예술가의 정신이나 개성이 발휘될 여지가 없다고 본다. 거기에 도자기에는 작가의 이름조차 남겨지지 않는 경우가 많아 더욱 공예로 보는 관점이 강해진다.

 하지만 동양미술에서는 순수미와 사용의 분리가 엄격하지 않으며 회화에서도 그랬던 것처럼 개인주의적 예술보다는 시대나 민족의 미감이 들어가있는 집단적 예술 성격이 강하다. 때문에 동양에서 모예는 마땅히 예술의 하나로 간주된다.

 우리 도자기에서 우선 주목할 시대는 고려시대다. 청자로 유명하여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는데 송대 소경의 선화봉사고려도경에는 고려의 건국과 성읍, 궁전, 인물, 사찰, 풍속이 자세히 수록되어 있어 고려의 모습을 보는데 큰 도움이 되는 책이며 청자에 대해서도 여러 기록이 남아있다. 고려청자에서 가장 큰 주제는 차와 술이었다. 다완에는 다도에 걸맞는 고요하고 맑고 정숙한 분위기가 있으며, 술은 감성적 해방이 허용되기에 술병과 매병에는 풍류와 낭만, 서정이 느껴진다. 그래서 술병에는 명시가 새겨져 있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시명청자는 중국과 일본엔 없는 우리 고려청자만의 고유 특성이다. 이런 청자는 고려말에 들어 거의 생산과 사용이 사라진다.

 조선에 들어 청자는 거의 완전히 잊혀지고 백자의 시대가 시작된다. 도자기의 아름다움은 크게 세가지 관점에서 비롯되는데 형태미와 빛깔, 문양이다. 동북아 삼국의 도자 중 일본의 것은 주로 빛깔에서 찬양받으며 중국은 형태, 한국의 것은 아름다운 곡선미로 주목받는다. 조선의 백자 중 이 책에서 주목한 것은 바로 달항아리다. 달항아리는 특유의 백색 빛깔의 아름다움은 물론이고 독특한 곡선으로 주목받는다. 달항아리의 곡선은 정확한 좌우대칭을 이루지 않으면서도 균형을 잃지 않는데 이는 조선시대 기술적 한계에서 비롯된 미이다. 당시 전동이 아닌 크기가 작은 수동식 물레로 도기를 제작했는데 달항아리처럼 큰 조형물을 한방에 만들긴 불가능했다. 그렇다보니 고육지책으로 정확히 반씩 물레로 빚은 후, 나중에 두 왕사발을 합치는 형태로 달항아리를 제작하게 된 것. 이런 달항아리의 빛깔과 곡선미는 오늘 날에도 눈을 때지 못하는 미를 자랑하게 되었으며 우리나라의 작가 김환기는 달항아리를 주제로 많은 회화를 남기기도 했다. 책에 나온 에피소드중 영국의 빅토리아앨버트 미술관에서는 유명인사 5인에게 이 미술관이 보물중 5가지를 꼽으라는 미션을 주었다. 이 유명인사중 007시리즈에 나온 주디 덴치는 5가지 보물중 하나라 조선의 백자항아리를 꼽았다. 하루종일 보고 있으면 근심이 사라진다는 이유였다는데 정말 공감이 가는 이유였다.

 개화기에 들어 일본은 우리의 문화재를 마구잡이로 도굴하거나 헐값에 사들이기 시작했는데 공식적이지 않지만 대충 2만에서 3만점의 우리 유물이 일본에 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 유명한 안견의 몽유도원도도 일본에서 소장하고 있다. 일본인들은 우선 고려청자를 도굴하고 수집했는데 조선시대 청자가 완전히 잊혀져 매우 쉽게 얻을 수있었다. 그들의 고려청자수집붐은 1910년대 분청사기와 조선백자로 이어졌고, 이후엔 삼국시대 토기와 불상, 금속유물과 회화, 고서로 이어진다. 이에 우리 수집가들도 조금씩 우리 문화유산의 소중함을 깨닫고 대응하기 시작한다. 1920년대부터 고미술작품을 수집하기 시작했고 1930년대에는 급기야 일본인들과 경쟁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확보한 미술품이 있었기에 일본에 넘어간 것이 어쩌면 2-3만정도 그쳤는지도 모를일이다.

 분단이후 한국미술은 현대미술로 접어든다. 남북은 체제의 차이로 제각각의 길을 걸었는데 일제강점기 잔재인 일본화된 인상화 화풍을 제거하기 위해 남에서는 서구 모더니즘이 도입되었고 사회주의 북에서는 리얼리즘에 도입된다. 러시아 유학 화가 변월룡은 이때 북으로 와서 북의 리얼리즘에 일조하며 많은 작품을 남기는데 당시대의 여러 인물의 모습을 그림으로 남긴 것이 독특했다. 남에서는 미술계가 산업화를 통해 어느정도 정체성에 대한 자각이 이루어지면서 단색조의 현대미술이 등장했고, 현실에 대한 참여와 고민으로 민중미술이 생겨나게 된다.

 책에는 굉장히 다양한 우리 미술품과 작가들이 소개된다. 보는 즐거움이 확실히 있는 편인데 주제가 좀 복잡하다보니 하나의 큰 흐름이 느껴지지 않는 편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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