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추락한 이유
데니스 루헤인 지음, 박미영 옮김 / 황금가지 / 2018년 10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책은 재미있다.

역시 데니스 루헤인이라며 믿고 볼 만하다.

하지만 번역이 많이 아쉽다.

오타 작렬이고 비문 투성이여서, 문장이 껄끄러워 읽다보면 떨꺽떨꺽 걸리는 느낌이다.

데니스 루헤인의 작품이고 게다가 열린 결말이라,

그 후의 일들이 궁금하여 다음 권을 기대하게 되지만,

같은 역자가 번역한다면 '글쎄~(,.)' 별로 읽고 싶은 생각이 없다.

 

난 데니스 루헤인의 이런 문장들을 좋아한다.

나무는 대부분 헐벗었고, 하늘에는 태양이 없어 나무만큼이나 텅 비어 있었다.(117쪽)

문장이 섬세하고 감성을 잘 대변해주지만,

그냥 감성에 젖는 것은 아니고 사건을 암시한다.

게다가 이번 책은 여성 화자라 감정이입 하기가 더 쉬웠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읽은 사람들 중 프롤로그를 힘주어 읽은 사람들은,

서른다섯 살이 되던 해 5월의 어느 화요일, 레이철은 남편을 총으로 쏘아 죽었다.(7쪽)

이라는 첫 문장이 각인되어 레이철의 남편이 죽었다고 생각하고,

죽었다고 표현하는 사람이 많던데,

레이철의 남편 브라이언은 (이 책 속에서는 적어도) 죽지 않았다.

총으로 쏘아 죽였는데 왜 죽지않았는지,

사기꾼, 살인, 탐욕, 복수로 가득 찬 범죄 소설인데,

왜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이 작품의 핵심인지는,

이 책을 끝까지 꼼꼼이 읽어야 짐작할 수 있다.

 

나처럼 '둘은 오래 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따위의 명확한 결말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석연찮은 결말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데니스 루헤인의 매력을 아는 사람들이라면 일독을 권한다.

데니스 루헤인이라는 것만으로는 별점을 꽉꽉 눌러채워도 부족함이 없지만,

번역이나 말이 안되는 문장 때문에 별 하나를 뺐다.

레이철과 브라이언이 어떤 삶을 살든지,

삶의 한 과정으로서 밤이나 어둠을 선택하든지 간에,

그들의 삶 또는 죽음을 응원한다.

 

원제는 'since we fell'이다.

'우리가 추락한 이유'로 번역되었는데,

개인적으로 '우리가 추락한 이후'로 번역되었으면 좋겠다.

난 그들이 '추락한 이유'가 궁금한 것이 아니라,

그들이 '추락한 이후'에 어떻게 될 지가 궁금하기 때문이다.

근데 이렇게 되면 권선징악의 냄새가 폴폴 풍기는 신파가 되려나?

 

자신의 존재, 뿌리를 찾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면,

다른 사람의 위선이나 거짓을 어떻게 받아 들일 수 있을지,

용납할 수 있을 지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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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28 19: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2-31 09: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2-31 12: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2-31 19: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2-31 20: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겨울호랑이 2019-01-01 11:26   좋아요 0 | URL
양철나무꾼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항상 좋은 책, 특히 동양사상이나 고전 등에 대해 양철나무꾼님으로부터 많이 배운 한 해 였습니다. 내년에도 잘 부탁드리며,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sslmo 2019-01-03 14:08   좋아요 1 | URL
덧글이 늦었습니다.
겨울호랑이 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오히려 제가 겨울호랑이 님께 여러 가지로 많이 배운 한 해였습니다.
올해도, 내년도......앞으로 쭈욱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2019-01-01 22: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1-03 14: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북극곰 2019-01-04 14:05   좋아요 0 | URL
나무꾼 님 인사가 늦었지만, 새해 건강하시고 평안하세요~
저는 올해도(제 서재는 비었지만) 변함없이 님의 서재에 와서 놀다 갈게요.

sslmo 2019-01-07 16:25   좋아요 0 | URL
북극곰 님도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저도 올해 서재활동을 얼마나 열심히 할지 자신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북극곰 님을 잊지 않겠습니다~^^

서니데이 2019-01-04 23:30   좋아요 0 | URL
연말부터 새해가 될 때까지 날씨가 매일 추웠어요.
그리고 조금 추운 날이 쉬는 것 같아요. 그래도 제일 추울 시기니까, 날씨가 따뜻해도 차갑습니다.
양철나무꾼님, 벌써 한주가 지나고 주말이 되었어요.
이번주도 따뜻하게 잘 보내셨나요.
요즘 감기와 독감 유행이라고 합니다.
감기 조심하시고, 따뜻하고 좋은 주말 보내세요.^^

sslmo 2019-01-07 16:27   좋아요 1 | URL
요며칠 날씨가 좀 포근했는데, 오늘 저녁부터 추워진대요.
난 날씨를 그렇게 체감하는 것 같지는 않고,
(요즘 둔감한거 같애요~--;)
일기예보만 듣고 지레 겁을 먹어요.

하지만,
그러나,
이 겨울이 가고나면 따뜻한 봄이 오겠죠~^^
 

'강릉팬션'과 '대성고'가 나란히 실시간 검색어 1위와 2위다.

아침에 출근할때면 한무리의 고등학생을 만나게 되는데, 오늘은 휑하다.

3일간 임시휴교란다.

이 학교는 우리 아들이 졸업한 학교이기도 해서 마음이 어쩌지 못 하겠다.

이런 일이 있는 것만으로도 황망한데,

잘 모르는 사람들이 함부로 자살이니, 타살이니, 사고사이니 부터 ,

책임 소재를 돌리다 돌리다 대통령까지 언급하고,

세월호 학생들이랑 비교하는 등 엉뚱한 얘기들을 쏟아내고 있다.

사람이 눈과 귀와 콧구멍 다 두개인데 입이 한개인 이유는,

아무 말이나 뱉어내지 말고 입다물고 조심하라는 의미일 것이다.

 

 당신이 반짝이던 순간
 이진순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8월

 [eBook] 당신이 반짝이던 순간
 이진순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12월

 

이진순 님의 '당신이 반짝이던 순간'을 읽었다.

이 책은 이웃 알라디너의 서평을 보고 마음에 들어 찜해놓았던 것을, 다른 이웃 알라디너가 선물해 주셨다.

감사한 마음으로 아껴 읽었다.

진심이 열리는 열두 번의 만남이란 부제를 달고 있는데,

한겨레신문 토요판 '이진순의 열림'을 6년동안 연재하고 그 분들이 122명에 이르렀는데, 그 가운데서 12명을 추린 것이란다.

책의 처음이 세월호 김관홍 잠수사의 부인 김혜연 님의 얘기여서,

너무 아파서 책을 여러번 치워놨다 펼쳤다 하였다.

 

여러 사람이 인터뷰이로 등장하지만,

이렇게든 저렇게든 알고 들어봤던 사람인데,

내가 모르고 생소했던 사람은 장혜영 님과 채현국 님이었다.

책 뒷표지에 그리고 띠지에 색다르게 손석희 님의 추천사가 나온다.

'사람'에 천착하면서 사회를 읽어내는 인터뷰들은 그리 많지 않다. 매번 긴 호흡의 인터뷰를 하면서도 관성의 늪에 빠지지 않고 '사람'에 대한 애정을 보여준 그의 인터뷰에 감사하고 감탄해왔다. 그에게서 이런 결과물이 나올 것을 미리 알 순 없었지만, 그에 대한 믿음은 있었다는 것을 전한다. _손석희 (<JTBC뉴스룸> 앵커)

읽으면서 그동안 내가 읽어온 인터뷰집이랑 이 인터뷰집이랑은 약간 다르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무래도 신문에 연재하는 글이다 보니,

'사람'을 인터뷰하면서 '사회'를 읽어내려 애썼기 때문인 것 같다.

그동안 내가 읽어온 인터뷰집을 보면 인터뷰이와 인터뷰어의 대화만이 존재했었는데,

신문이라는 지면의 한계 때문에 간추리느라 그랬겠지만,

인터뷰이의 목소리를 인터뷰어의 문체로 적어내려가다보니,

인터뷰 하는 '사람들'에 대한 저자의 '애정'의 소산이고 저자의 문체가 아름다워 그렇겠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미화됐다는 느낌이 들었고,

그래서일까, 글 중간 중간에 만나게 되는 독백 같은 구절들이,

리듬을 끊는다는 느낌이 들어 살짝 혼란스러웠다.

이번 인터뷰는 밋밋하고 덤덤하다. 사이다처럼 톡 쏘는 맛도, 청양고추처럼 맵싸한 한 방도 없다. 치열하게 각축하고 불꽃을 튕기며 돌아가는 세상에서, 과하게 뜨겁거나 차갑거나 매콤하거나 새콤하지 않은 뭉근한 맛은 오히려 귀하다. 매 순간 사생결단하고 내달리는 일상, 비수 같은 말의 홍수 속에 기진맥진할 때, 뜨듯한 숭늉처럼 속을 풀어줄 것 같은 사람을 만났다.(96쪽)

리듬이 끊긴다는 느낌을 예로 들다보니 이 구절을 인용하게 됐는데,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인터뷰도 이 임순례 님이었다.

가장 큰 깨달음을 준 것은 아이러니컬하게도 이진순 님의 질문에 해당하는 구절이었다.

저도 잠시 주말농사를 해봤는데 일주일 늦게 심으면 일주일 늦게 수확되는게 아니더라구요.(웃음) 내내 비리비리하다가 죽죠. 농사는 약속을 미룰 수 있는 게 아니구나 싶었어요. (100쪽)

구술사를 하신다는 최현숙 님 편도 좋았다.

그러니까 구술사 집필은 그분들의 삶을 기록으로 남긴다는 차원뿐 아니라 그걸 통해서 자신의 인생을 회고하고 스스로 다른 평가를 하게 만든다는 건가요?

네, 그렇죠. 일단 아픔이든 뭐든 풀어놓는 것 자체가 하나의 치유 과정일 수도 있고요. 제가 단순히 묻고 기록하는 게 아니라 그 삶에 대해 같이 이야기하면서 그분들 스스로 재해석할 수 있게 하는 거지요. 물론 사회적으로 그분들의 목소리나 생애 경험들을 남기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고요.(125쪽)

손아람이 누구인지 인식하지 못했는데 주목할 수 계기가 되었다.

'무사히 할머니가 될 수 있을까' 장혜영 편도 좋았고,

채현국 님 편은 너무 맘에 들어 그 분의 다른 책들을 찾아보게 만들었다.

 

프롤로그를,

"지금까지 만난 사람 가운데 누가 가장 훌륭하던가요?"로 시작하고,

내처 본문에서 "그렇게 훌륭한 인물은 세상에 없어요." 하는 대답을 한다.

누구의 인생도 완벽하게 아름답지만은 않다는데,

얼마전까지의 나였다면 '완벽'과 '아름다움'을 동격으로 놓고 고민하고 안달을 했을텐데,

이젠 프롤로그의 저 대답이 지극히 인간적이라는 생각을 한다.

지극히 인간적이어서 오히려 아름답다는 생각을 한다.

 

이렇게 생각하니 세상에 고민할 일도, 안달할 일도, 그리 많지 않다.

그저 하루 하루가 지나가는 것이 고맙다.

 

 

 

 

 

 풍운아 채현국
 김주완 지음 / 피플파워 /

 2015년 1월

 

 

 

 모든 이가 스승이고, 모든 곳이 학교다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 기획, 신영복 외 지음, 김영철 엮음, 김영철 인터뷰어 /

 창비교육 / 2017년 8월

 

 

 쓴맛이 사는 맛
 채현국.정운현 지음 / 비아북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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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19 13: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sslmo 2018-12-19 14:13   좋아요 0 | URL
저는 이제 생각이, 잡념이 너무 많아서 운전은 못 합니다.
그동안도 빠릿빠릿한 운동신경을 자랑하거나 운전을 잘 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제가 운전하는 차를 같이 탄 사람들이 하지 말라고 해서 그만 뒀습니다.

무탈한 것은 차치하고라도,
하루 하루가 무심하게 흘러가는 것에 감사할 뿐입니다~^^

hnine 2018-12-19 14:33   좋아요 0 | URL
이진순님의 저 책은 저도 보관함에 담아놓았는데 읽지는 못했어요.
대성고가 하필 또...
말을 참 쉽게들 하지요. 빈말로 포장해서 나를 내세우기보다 저는 모자라다는 소리 듣더라도 그냥 말수 없는 사람으로 살고 싶어요.

sslmo 2018-12-19 15:12   좋아요 0 | URL
이진순 님의 책, 별 기대없이 시작했는데...좋았어요.

요즘은 말의 힘에 대해서 자주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전 말수 적은 남편이랑 살아서 늘 말에 굶주린다 생각했었는데,
요즘은 소리로 나오는 말 말고도 서로간에 눈짓이라던가 몸짓, 행동 따위,
사람을 둘러싸고 있는 공기 따위,
말 아닌 말이 많이 있다고 생각이 들더군요.
오히려 남편에게 고마울 지경이예요~^^

북극곰 2018-12-19 17:21   좋아요 0 | URL
아, 나무꾼 님께 그런 의미가 있는 학교라니...
저도 이 책 얼마 전에 읽었어요. 김관홍 잠수사는 <거짓말이다>를 읽으면서 너무 울어서... 조금 덜했지만,
다른 분들도 좋았지만, 말씀대로 저도 마지막에 채현국님 편 참 좋았어요.
편집순서를 그렇게 잡아서 그 분의 글로 마무리하게 되어서 더 좋았던 것 같아요.
감정이 소용돌이 치다가 조금은 편안해졌달까요.

sslmo 2018-12-19 17:58   좋아요 0 | URL
처음 ‘대성고‘가 실시간 인기 검색어로 떴을때 ‘자사고‘에서 ‘일반고‘ 전환 얘기인줄 알았어요.
읽다가 황망하여 스크롤을 내려버렸어요.

님도 읽으셨군요.
저는 ‘세월호‘ 얘기들은 일부러 멀리 했었어요.
한번 침잠하면 헤어나오지 못하게 될까봐 두려웠다고나 할까요.
이 책 속에 나오는 얘기만으로도 너무 앞아서 펼쳤다 접어두기를 여러번,
‘거짓말이다‘는 더 아프겠죠.
전 편집순서까지는 생각 못했는데,
님얘기를 듣고보니 그렇네요.
소용돌이 치던 감정들이 중심점처럼 모여드는 느낌이었달까요.
채현국 님을 찾아보고 싶어 졌어요~^^

서니데이 2018-12-19 21:31   좋아요 0 | URL
양철나무꾼님, 서재의 달인 선정되신 것 축하드립니다.
올해도 좋은 이웃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따뜻하고 좋은 연말 보내세요.^^

sslmo 2018-12-27 12:41   좋아요 1 | URL
고맙습니다.
열심히 활동하신 여러분들에 비하면 저의 활동은 미미하여 민망할 지경이지만,
내년에는 더 열심히 하라는 격려 차원으로 생각하려구요.
오히려 제가 서니데이 님께 감사드려야죠.
덕분에 알라딘 서재 이곳이 따뜻하게 느껴졌달까요.
감사합니다~^^

카스피 2018-12-20 02:17   좋아요 0 | URL
양철나무꾼님, 서재의 달인 선정되신 것 축하드립니다^^

sslmo 2018-12-27 12:45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내년에는 카스피 님의 활약을 기대해봐도 되는 거겠죠?
옛날에 님의 서재 일부러 들러 장르소설 관련 페이퍼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방대한 자료들에 매번 놀라곤 했었는데...
내년엔 좀 자주 뵐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2018-12-20 16: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2-27 12: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카알벨루치 2018-12-24 21:44   좋아요 0 | URL
양철나무꾼님 크리스마스 즐겁게 보내세요 메리크리스마스 ^^

sslmo 2018-12-27 12:51   좋아요 1 | URL
덧글이 늦었습니다,
님의 재치, 발랄한 글들 잘 보고,
웃음 짓고 위로 받고 있습니다.

크리스마스는 지났으니,
전 ‘해피 뉴이어~!‘ 인사를 드려야겠어요~^^

카알벨루치 2018-12-27 16:01   좋아요 0 | URL
저에게 그런 재치, 발랄이 있던가요? 아마 철이 없어서일지도 ^^ 언제 한번 침맞으러 가야할텐데 ㅋㅋㅋ침도 놓으시죠?ㅎ

2018-12-24 23: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2-27 13: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2-24 23: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2-27 13: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감은빛 2019-01-07 21:06   좋아요 1 | URL
안녕하세요. 양철님.
이 글 쓰신지 시간이 많이 지나 댓글을 남기네요.
대성고 학생들 소식 듣고 참 안타까웠어요.
저는 재작년(그러니까 17년) 고2 학생들 에너지 수업하러 갔었는데,
혹시 제 수업을 들었던 애들 중에 사고를 당한 애들이 있지는 않았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어요.
아는 분 중엔 딸의 전 남친이 사고를 당했다고 하더라구요. ㅠㅠ

열악한 환경에서 홀로 일하다 숨진 김용균씨 때문에 또 한동안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고,
지금 408+422일째 75미터 굴뚝 고공농성 중이며, 어제부터 무기한 단식에 들어간다는
두 명의 노동자 소식에 또 마음이 저만치 내려앉아 일을 할 수 없네요.
420일이 넘게 굴뚝에서 내려오지 않아 몸무게가 50킬로그램이 채 되지 않는다는데. ㅠㅠ

sslmo 2019-01-08 17:21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감은빛 님.
제가 먼저 인사 드려야 하는데, 슬픔에 침잠해 있느라 경황이 없었네요.
늘 실천하시고 행동으로 옮기시는 님 앞에서 그저 숙연해질 뿐입니다.
올 한해도 아프지 마시고 건강하셔서 많은 일들을 하시기 바랍니다.
 
고전적이지 않은 고전 읽기 - 읽기는 싫은데 왜 읽는지는 궁금하고 다 읽을 시간은 없는 청소년을 위한 내 멋대로 읽고 십대 2
박균호 지음 / 지상의책(갈매나무)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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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독서만담'의 저자 박균호 님의 책이라서 읽게 되었다.

나는 박균호 님의 유머러스함이랄까, 재치발랄함을 높이 사는 편이라서 이 책도 그런 유머코드로 무장했을 줄로 알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책은 재미있지만 유머러스하지는 않다.

이 책이 재미있는 것은 책의 곳곳에 유머코드가 포진해 있어서 배꼽을 쥐게 하는 게 아니라,

탄탄한 필력을 장작하고 창의적인 시선으로 고전을 바라보는 지혜를 제시하고 안내하기 때문이다.

 

일단 책표지부터 재미있다.

어린시절 종종 하고 놀았던 뱀사다리 게임의 형태를 취한다.

뱀사다리게임은 주사위를 굴려 가고 싶은 곳으로 고속도로를 탈 수도 있고, 뱀꼬리를 타고 추락할 수도 있었다.

이 책의 겉표지는 뱀꼬리처럼 추락하는 것은 없지만,

주사위를 굴려 37권의 고전 중 읽고 싶은 고전을 선택할 수 있는 재미가 있다.

이 책의 제목처럼 (고전이지만) '고전적이지 않은 고전 읽기'방법이 소개되어 있는 것이 신선하다.

책 날개 안쪽을 보면 '고전과 고전 읽기의 틀을 깨는 색다른 독서 가이드'라고 하여 다음과 같이 적혀있다.

 

고전은 많았고, 많고, 많을 것이다. 세상에는 정말 많은 고전이 존재하고,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딘가에서 등장하고 있을지 모른다. 그 많은 고전을 모두 읽을 필요는 없다. 정해진 방식대로 읽을 필요도 없다. 재미없다면,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면 남들이 떠받드는 책이라 해도 읽을 필요가 없다. 의기소침할 필요도 없다. 자신에게 맞는 고전을 '아직' 찾지 못한 못한 것뿐이니까.

 

이 책에 나오는 37권 중 안 읽은 게 7권, 읽었으나 책의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거나 학창시절 다이제스트로 읽은 것까지 합하면 반반 정도 되는 것 같다.

 

자기계발서를 안 읽는 것은 나랑 똑 같았고,

난 역사서는 읽어도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는데 역사서에 관심을 갖고 나름대로 분석해내는 것도 흥미로웠다.

 

암튼 그동안 '독서만담'을 비롯한 여러 권의 책을 쓸 수 있었던 내공의 근원을 짐작할 수 있어서 좋았다.

글을 써내려가는 방식이라고 해야 할까, 문장을 배치하는 기술도 멋지다는 생각이 곳곳에서 들었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선생님이어서 학생들을 상대로 강의를 하는 그의 내공이 축적된 결과물인것 같다.

조곤조곤, 찬찬히 써내려가면서도, 강조할 말은 마지막에 다시 한번 정리해주는 방식이 참 좋았다.

딸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방식을 취한 의도를 짐작할 수 있겠고,

이 선생님에게 가르침을 받는 학생들은 행복하겠다는 생각을 잠깐 했다.

 

이 책은 '읽기는 싫은데 왜 읽는지는 궁금하고 다 읽을 시간은 없는 청소년을 위한'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지만.

나처럼 독서에 관심은 있지만 고전 읽기는 등한시했던 사람들이라면 충분히 재밌게 읽을 수 있겠다.

아울러 무릇 고전은 '그런 것이다', 책읽기는 '그래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빠진 사람이라면 거기에서 탈피하여 재미있게 책을 읽을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하는 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청소년'들이라면 충분히 재밌게 읽을 수 있겠지만 지혜와 교양을 갈망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재밌게 읽을 수 있겠다.

그의 전작을 읽은 사람으로서 개(인)취(향)을 말하자면 가장 좋았다.

 

이 책을 읽은 후 내가 그동안 박균호 님의 책들에 열광을 한 이유를 깨달았는데,

그의 창의적인 책 읽기와 나의 독특한(?) 책읽기가 결을 같이 하는 부분이 있었다.

그 '창의적'이라는 부분이 유머와 재미라는 것으로 발현된 것이고 그게 나와 맞아떨어졌던 것이다.

 

'죽음의 수용소에서'편을 인용한 부분을 재인용하면서 이 글을 끝맺어야겠다.

《죽음의 수용소에서》는 스스로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이에게도 권하고 싶은 책이야. 이 책을 읽은 어느 해외 독자가 찬 충고를 너에게 그대로 들려주고 싶어.

"만약 네가 고통 속에 있다면 이 책을 읽어라. 만약 네가 공포에 떨고 있다면 이 책을 읽어라. 만약 네가 상실감에 빠져 있다면 이 책을 읽어라. 만약 네가 행복하다면 이 책을 읽어라. 만약 네게 시간이 난다면 이 책을 읽어라. 만약 네게 시간이 없다면 이 책을 읽어라."(18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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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균호 2018-12-11 23:20   좋아요 4 | URL
문학을 전공했지만 문학비평을 참 쓸데 없는 짓거리라고 생각을 했어요. 글 쓴 사람이 실제로 하지도 않은 의도와 생각을 평론가들 머리속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 비평이라고 믿었거든요. 양철나무님이 쓴 제 책 리뷰를 보니 그동안의 제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한줌의 혈액으로 그 사람의 몸 전체를 분석 할 수 있듯이 한 편의 글로 작가의 내면을 모두 들여다 볼 수 있다는 것이 가능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래요. 맞습니다. 저는 학생부장이지만 조근조근하게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것을 좋아합니다. 말이 그렇다보니 글로도 그렇게 표현이 되었나 봐요. 함박눈이 오네요. 산골학교의 관사 조그마한 방의 아랫목에서 누워있어요. 문득 일어서서 창밖을 보니까 여학생 몇 명이 눈장난을 치고 있습니다. 저는 따뜻한 것이 좋은데 저 아이들은 눈장난을 치는게 즐거운가 봅니다.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풍경을 보고 나서 양철나무꾼님의 따뜻한 글을 읽었습니다. 함박눈을 그저 아름답게만 볼 수 있는 여유가 양철나무꾼님에게도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건강하세요. 고맙습니다.

sslmo 2018-12-11 22:50   좋아요 0 | URL
요즘 읽게 되는 책들이 죽음이나 삶의 허망함 등 슬프고 우울한 정서의 것들이 많아서 요번 책도 유머 코드가 빵빵하게 탑재되어 있으면 어쩌나 했는데, 요번 책은 그간의 책들이랑은 좀 다른 의미로 재미있어서 좋았습니다.
음~, 그리고 한편의 글로 님의 내면을 모두 들여다 볼 수 있었던 것은 아니고, 그동안 님이 쓰신 책들을 모두 읽었고 님의 책 속에 등장하는 책들이 제가 읽은 책들이랑 제법 겹쳤고, 소개해 주신 안 읽은 책들은 찾아 읽는 등 노력을 좀 했습니다.
사람이 사람을 이해시키는 방법이 ‘부처님이 웃으니 가섭이 웃는다‘가 될 수 있다면 더없이 좋으련만, 저같은 범인은 조곤조곤 설명하는듯한 글쓰기가 차선인듯 합니다.
암튼 이렇게 따뜻한 댓글이라니 아랫목을 선물 받은 듯 황송할뿐입니다. 고맙습니다~^^

북극곰 2018-12-12 10:30   좋아요 1 | URL
두 분의 아름다운 댓글, 대댓글에 감동합니다. 저도 따뜻한 아랫목에 앉은듯 푸근해지네요. 저도 읽어 보겠어요! ^^

sslmo 2018-12-12 14:13   좋아요 0 | URL
북극곰 님, 저자 분이 직접 찾아 주셔서 따뜻한 댓글을 남겨 주신게 감사할 일이지,
제 덧글은 보잘 것 없지요.
저는 늘 엄청 감동을 받으면서도 마음을 전하는 일이 서툴러서요,
그 감동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북극곰 님께서 푸근함을 느끼셨다니 다행이예요.
저 책은 음~~~~, 후회하지 않으실거예요~^^

2018-12-12 12: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2-12 14: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2-14 13: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2-14 13: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2-14 13: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2-19 11: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2-19 12: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침의 피아노 - 철학자 김진영의 애도 일기
김진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18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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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피아노'를 읽었다.

초반부를 읽을 때만해도 생각보다 덤덤할 줄 알았다.
가을볕에 바짝 말린 빨래처럼 감정의 군더더기가 없는 느낌이랄까.
처연해서 서글프긴 했지만 말이다.

중후반부로 넘어가면서 이 책의 제목이 왜 '아침의 피아노가 됐는지를 알겠다.

서리 내린 초겨울 아침에,

살얼음이 얼듯 팽팽한 대기의 긴장을 '쩌억~'하고 가르며 들려오는 피아노 선율의 느낌이었다.

한번 균열이 가기까지의 긴장감이 힘들지, 균열이 가고 나면 무너져 내리는건 한순간,

중후반에 이르면 '롤랑 바르트'니 프루스트', 바쇼의 하이쿠 등을 인용하는데,

나도 언젠가 한번쯤 봤던 책 속의 글들이 인용되는 데도,

왠지 슬픔이 속수무책 밀려드는거라 나중에는 '꺼이 꺼이' 목놓아 울어 버렸다.

조금만 슬픈 정조를 만나도 이때다 싶어 눈물을 흩날리느라 옮겨적지는 못했는데,

이 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몸이 가고자 하는 길을 막지 말고 열어줄 것.

 

환자를 치료하다 보면 환자의 몸이 하는 얘기와 다르게 얘기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허리가 원인인데 다리가 아프다고 한다던지,

몸을 혹사시켜 몸은 좀 쉬라고 아우성인데,

버틸 수 있게 주사 한방만 놔달라고 하는 경우 등,

내 몸이니까 내 맘대로 한다는 식으로 함부로 대한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보면,

내 몸의 주인은 내가 아니라,

자연이나 우주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자연이나 우주의 기운을 내 몸이 잠깐 빌려쓰고 있는 것이다 싶으면...겸손해진다.

 

롤랑 바르트의 '애도일기'는 읽었지만, 그걸 번역하신 분이란걸 요번에 알게 되었다.

롤랑바르트의 《애도일기》

《애도일기》는 슬픔의 셀러브레이션이다. 이 텍스트가 말하고자 하는 건 명확하다. 그건 무력한 상실감과 우울의 고통이 아니다. 그건 사랑을 잃고 '비로소 나는 귀중한 주체가 되었다'는 사랑과 존재의 역설이다.(186쪽)

 

'애도일기'의 내용이 정확히 어땠었는지 기억은 나지 않는데,

읽을 그 당시에도 그랬고,

이 글을 읽으면서도 그랬고,

(롤랑 바르트의 '사랑의 단상'과 중간에서 짬뽕이 되어 그랬을텐데) 사랑의 대상을 '애인'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랬는데 '애도'의 대상이 그의 어머니였단다.

그가 '애도일기'를 썼을 때가 예순 몇 살이었다는 걸 감안하면,

애도의 대상이 애인이든 어머니든 애도의 정도가 희석되지는 않을테니 말이다.

 

초의선사는 추사가 죽고 두 해 뒤에 망자의 묘 앞에서 말했다고 한다. "꽃이 고우면 비가 내리는 법이구려."(192쪽)

이런 구절도 좋았지만,

 

수원 봉녕사에 다녀왔다. 25년 전 아우가 사십구재를 마치고 이승을 떠난 곳. 그때 나는 독경 소리를 뒤로 들으며 대웅전을 나왔었다. 마당에 가득하던 초여름 햇살 저편 수돗가에서 젊은 팔을 걷고 흰 무우를 씻는 비구니들의 웃음소리가 햇살처럼 청명했었다. 그 웃음소리를 들으며 나는 아우를 보냈던가 붙들었던가. 모르겠다. 다만 세상과 삶의 부조리만이 깊이 가슴에 각인되었을 뿐. 그때 아우는 떠나는 자였고 나는 보내는 자였다. 그사이 세월이 제자리로 돌아온 걸까. 지금은 내가 떠나야 하는 자리에 선 걸까. 오늘 나는 여기에 왜 다시 왔을까. 그를 만나기 위해서일까. 나를 만나기 위해서일까. 오후에 날이 흐리더니 돌아가는 길에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193쪽)

이 구절에선 얼마전 나도 사십구재를 경험한지라 오래 머물렀다.

나는 사십구재 때 보냈는가, 붙들었는가.

붙잡고 싶었지만 보냈던 것 같다.

훌훌 털어버리고 좋은 곳으로 가길 기도했었다.

 

늙은 제주 해녀들. 리포터가 묻는다. "물에 올라오면 그렇게 허리가 아픈데 어떻게 바다 일을 하시나요?" 늙은 해녀가 말한다. "물질을 사람 힘으로 하는가. 물 힘으로 하는거지 ㆍㆍㆍㆍㆍㆍ" 위기란 무엇일까. 그건 힘이 소진된 상태가 아니다. 그건 힘이 농축된 또 하나의 상태이다. 위기가 찬스로 반전되는 건 이 힘들의 발굴과 그것의 소용이다. 나는 아직 그걸 모르고 있는 걸까.(216쪽)

이 구절을 읽고 그런 생각을 굳혔다.

물질만 사람의 힘이 아니라 물의 힘으로 하는게 아니라,

사람이 나고 살아가고 죽는 일, 어느 하나든지, 사람의 힘이 아니라 자연의 힘으로 이루어지는게 아닐까.

그런 생각들을 하면 인간이란 존재가 참 미미하게만 느껴지고,

거대한 자연에, 내지는 광활한 우주에 순응하게 된달까.

그런 생각을 하게 되면 살면서 안달할 일도 아니고, 아둥바둥 살 일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병원 벤치. 휠체어에 앉은 노파 앞에서 반백의 남자가 취한 목소리로 중얼댄다. "어머니 내가 너무 피곤해요. 사는게 너무 힘들어요ㆍㆍㆍㆍㆍㆍ"그의 들썩이는 뒤통수를 말없이 쓰다듬는 휠체어의 노파.(220쪽)

 

이 구절을 읽으며 처음엔 이런 말을 들을 기회를 주지않고 가버린 아들에게 감사했다.

아들이 사는게 힘들다 한다면 무너져 내리지않는 마음이 어디 있으랴.

그러다가 이내 들썩이는 뒤통수를 본일이 없는 것 같아,

말없이 쓰다듬어 준적이 없는 것 같아,

앞으로도 뒤통수를 쓰다듬어 줄 일 따윈 없을 것 같아 눈물이 났다.

 

코끝이 시큰해지는 게 좀 센치해지려 하는데, 분위기를 바꾸어...

이 책의 추천 코멘트를 이렇게 적고 싶다.

언젠가 한번은 죽을 사람들 모두가 읽으면 좋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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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8-12-04 14:08   좋아요 1 | URL
사십구재도 마치셨군요.
늦었지만 저도 좋은 곳으로 가기를 기도드릴께요.
양철나무꾼님 글을 읽는 것만으로도 저는 코끝이 시큰해지는데 감히 제가 뭐라고 말씀을 덧붙이겠어요.
책으로 마음을 다잡으시려는구나 짐작만 할 뿐이지요.
마지막 줄에, 언젠가 한번은 죽을 사람.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숙연해집니다.

sslmo 2018-12-04 15:14   좋아요 0 | URL
계속 관심 갖고 지켜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김진영 님의 ‘아침의 피아노‘는 책의 내용이나 의미만으로도 좋았는데,
제 경험이랑 중첩되어 더 좋았던 것 같아요.
책으로 마음을 다잡으려고 노력은 하는데...쉽지는 않네요.
다만 어디 한군데 감정이입하고 몰입하지는 않으려고 무던히 애쓰고 있어요.

그동안 천국이라던가 하는 걸 믿지는 않았는데,
지금도 믿지는 않지만,
그래도 언젠가 죽게 되면 아들이 있는 그곳으로 가고싶어요.
그런 생각을 하면 행동이 좀 착하고 순해지긴 합니다.

책읽는나무 2018-12-04 18:57   좋아요 0 | URL
언제일까?싶었는데....결국 지났고,
잘 보내주고 오셨군요.
저는 엄마를 보내드리고,‘애도일기‘를 한참이나 읽었던 기억이 있네요.
읽을 적엔 힘들었는데..읽고 나니 희한하게 위로받는 느낌이 들었던 것같아요.그후로 죽음에 관한 책들을 처음엔 꺼려 했지만, 읽으면서 눈물 찍고 나면, 어느새 좀 치유가 되는 것 같았습니다.참 신기했습니다.
그래도 선뜻 손이 잘 가지 않는 분야이긴 합니다만...

암튼 모든 글들이 나무꾼님께 위로가 되길 바랄뿐입니다.^^

sslmo 2018-12-05 12:27   좋아요 0 | URL
계속 관심 갖고 지켜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직은 실감은 잘 안나지만 보내주게 되더군요.
‘애도 일기‘를 예전에 읽기는 했었는데 그때 읽은 기억 따윈 없고,
요즘 죽음이 언급되는 책들을 이상하게 읽게 되는데,
어떤걸 읽으며 눈물 흘리고,
어떤 건 서글프지만 위로 받고 그러고 있습니다.

요즘 선물받아 ‘당신이 반짝이던 순간‘이란 책을 읽고 있는데,
그 중 김관홍 잠수사 꼭지는 정말 읽기 힘들더군요~--;

님들 덕분에 위로받는 나날입니다, 감사합니다.

2018-12-06 12: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2-07 09: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북극곰 2018-12-07 15:34   좋아요 0 | URL
몸이 가고자 하는 길을 막지 말고 열어줄 것.
이 말이 제게도 와서 박히네요.
나무꾸님, 늘 마음을 보내고 있습니다.

sslmo 2018-12-11 22:52   좋아요 0 | URL
북극곰 님이 보내주시는 마음, 따뜻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2018-12-07 17: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2-11 22: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12-28 12: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렇게 또 하루가 간다.

감사할 일이다.

 

한창훈의 소설을 읽었다.

그의 산문집 몇권을 읽었는데, 그게 좋아서,

소설도 그 연장선 상이겠지 생각하고 읽었다.

한창훈이니까 쓸 수 있는, 한창훈의 느낌이 배어있는 소설이긴 하지만,

독특한 설정이긴 하지만,

내용도 그렇다고는 못 하겠다.

약간 신파조로 흐르나 싶었는데, 순애보적인 사랑이 등장하는,

그렇다고 달달한 구석은 1도 없는(?) 그런 책이었다.

 

 

 

 

 네가 이 별을 떠날 때
 한창훈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11월

 

 

주변에 가까운 사람을 잃거나 먼저 보내버린 사람이 읽으면 공감하고 같이 슬퍼할 수 있는,

숨어있기 좋은 방 같은... 그런 소설이었다.

 

한창훈의 글들을 읽으며 느낀 것은,

'홍합'은 읽었으나 기억이 없고, 다른 것들은 읽었는지조차 기억에 없는고로,

그의 소설에 대해 이렇다 얘기할 것은 없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소설의 형식을 취하고 있어도 경험이 묻어나는 글들이라는 거다.

그래서 '어린왕자'가 나오고 '생아저씨'가 나와도 현실의 일처럼 그럴 듯하게 여겨진다.

밤낚시란 지루한 행위다. 사람들은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아름다운 별들과 별빛을 반사하며 출렁이는 바다, 허공을 지나가는 등대 불빛이 아른답다고 생각할 테니까. 물론 아름답다. 그렇지만 그런 것은 날마다 그 자리에 있다. 우리는 돌아보면 늘 있는 것에게는 아름답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35쪽)

나는 "우리는 돌아보면 늘 있는 것에게는 아름답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는 말엔 격하게 반대를 하는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있어야 할게 제 자리에 있는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지만, 뭐~(,.)

 

책을 읽다가 놀라운 발견- 문학동네 책에서 오타를 발견할 줄이야, ㅋㅋ

 

이 책을 읽는 내내 고개를 주억였던 부분은 다음이었다.

"제가 그리워하는 것은 집사람이 아니라 체온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익숙한 체온. 어쩌면 우리는 그런 것을 사랑이라고 말하며 속고 사는 것 같아요."

"ㆍㆍㆍㆍㆍㆍ"(104쪽)

 

아이는 게속 침묵했다. 또다시 자신의 별을 떠올리고 있는 게 분명했다. 집으로 갈 수 없는 나그네는 처량맞은 신세가 되기 마련이다. 나도 얼마나 오랫동안 집을 그리워했던가. 침묵을 못 견디는 쪽은 나였다.

"우리 지구에서는."

목이 잠긴 탓에 가벼운 기침을 두어 번 한 다음 말을 이었다.

"사람이 죽으면 땅에 묻거나 불에 태우는데 영혼은 하늘로 올라가서 아름다운 별이 된다고 해. 그래서 하늘나라로 갔다고 표현하지."

"ㆍㆍㆍㆍㆍㆍ"(121쪽)

이런 구절은 요즘 나의 현실과 맞물려 위로가 되었다.

위 책은 그런 의미에서 다 괜찮다고 등 두드려주는 느낌이었다면,

아플때일수록 꼿꼿하게 나를 다잡아 세우라는 정반대 느낌의 책도 있었다.

 

 

 아침의 피아노
 김진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18년 10월

 

한창훈의 소설을 읽는 중간에 겹쳐 읽었던 '아침의 피아노'였다.

한창훈의 소설은 감정 이입하며 읽다보면 흠뻑 빠져 들어 힘들었다면,

'아침의 피아노'는 아주 짧은 것이 감정이라곤 들어 있지 않을 정도로 담담한데,

때론 그 담담함에 목이 매여와서,

오랫동안 숨고르기를 해야만 했다.

 

아주 오랫동안 꼬장꼬장하게 바른 자세로 앉아있는,

정갈한 가르침을 보는 것 같아서 좋았다.

 

그리고 새로 주문하여 대기중인 책으로

상검루수필, 블레이크씨의 특별한 심리치료법,우리가 추락하는 이유가 있는데,

 

 삼검루수필
 백검당주.양우생.김용 지음, 이승수 외 옮김 /

 태학사 / 2018년 4월

 

 

 

 

 블레이크 씨의 특별한 심리치료법
 아리엘 도르프만 지음, 김영미 옮김 /

 창비 / 2010년 8월

 

 

 

 우리가 추락한 이유
 데니스 루헤인 지음, 박미영 옮김 /

 황금가지 / 2018년 10월

 

이런 주문했던 책들을 쟁이자마자 박균호 님의 새책이 나왔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일단 주문을 넣어놨는데, 12월4일 수령예상이다.

 고전적이지 않은 고전 읽기
 박균호 지음 / 지상의책 /

 2018년 12월

'고전적이지 않은 고전 읽기'라는 제목도 그렇지만,

'읽기는 싫은데 왜 읽는지는 궁금하고 다 읽을 시간은 없는 청소년을 위한'이라는 부제 또한 재치 발랄하다.

그의 글쓰기를 일컬어 '유머러스하고 독특한 글쓰기'라고 한다는데,

그의 전작들을 읽은 나로서는 요번 작품도 기대된다.

 

추천 글을 보면 박상률 님이,

나무가 뿌리박혀 있는 땅속에는 지하수가 흐른다. 지하수는 땅속으로만 흐르기에 보이지 않지만 나무를 자라게 한다. 책도 그런 것 아닐까? 보이지는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고, 자라게 하는……. 그게 고전이다.

라고 하셨다는데,

내게도 '고전' 이란 그런 것 같다.

 

'고전적이지 않은 고전 읽기'의 부제를 내 맘대로 패러디해보자면,

'읽고는 싶은데 왜 읽는지는 궁금하지 않고, 시간은 널널한데 다 읽기는 싫은 청장년을 위한' 정도가 되겠다.

이쯤 되면 책이 손에 닿기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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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8-11-29 17:14   좋아요 0 | URL
있다가, 는 문맥상으로는 이따가,가 맞는 것 같은데,
갑자기 저도 자신이 없어지네요. ;;

sslmo 2018-11-30 10:16   좋아요 1 | URL
‘이따가‘가 맞는데,
바로 그 밑에 있다, 없다 할때의 그 ‘있다‘가 등장해서 그렇게 느껴질 거예요.
서니데이 님이 엄살을 부리시니,
저도 갑자기~--;

북극곰 2018-11-30 13:11   좋아요 2 | URL
국립국어원에서,

‘있다가’와 ‘이따가’는 모두 쓸 수 있는데, 그 뜻과 쓰임이 다릅니다. ‘이따가‘는 ‘조금 지난 뒤에‘의 뜻을 가진 부사로, ˝이따가 단둘이 있을 때 얘기하자.˝와 같이 쓰이고, ‘있다가‘는 ‘있다‘에 연결 어미 ‘-다가‘가 붙은 활용형으로, ˝집에 있다가 심심해서 밖으로 나왔다.˝와 같이 쓰입니다.

라고 하니, 여기서는 ‘있다가‘가 맞는 것 같기도 한데.... ^^
그나저나 열심히 읽고 올려주시는 나무꾼님 감사해요! 그냥, 감사해요~!!

sslmo 2018-11-30 13:46   좋아요 1 | URL
북극곰 님, 댓글을 확인하니 정확하게 ‘이따가‘가 맞는군요. 머물다는 느낌의 ‘있다가‘가 아니라 ‘조금 지난 뒤에‘라는 내용이 맞거든요.
북극곰 님, 바쁘실텐데 챙겨 읽으시고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sslmo 2018-11-30 14:14   좋아요 1 | URL
북극곰 님도, 저 사진 밑의 ‘있다는...‘문구와 연관하여 헷갈리시는 것 같은데,
저 내용을 조금 자세히 설명해 보자면,
목 뒤의 어떤 표식 같은게 있는데 그게 보이다가 보이지 않다가...하는 상황입니다.
안 보인다고 했더니,
조금 이따가 볼 수 있을거라고 하고,
그러자 그 표식이 있다는게 느껴지기는 하는 거냐고 묻는 부분입니다.
에혀, 땀나라~;;;

2018-11-29 17: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30 10: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30 12: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30 13: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30 15: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18-11-29 21:15   좋아요 0 | URL
저도 한창훈님 산문만 읽었던것 같아요. 소설은 한 권도 읽지 않은 듯하고, 제일 유명하다는 <내 술상 위의 자산어보>도 아직이네요.
제일 읽고 싶은 책은 <아침의 피아노>인데 쉽게 손에 잡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양철나무꾼님의 ㅋ을, 저는 좋아합니다. 정확히는 ㅋ~을요^^

sslmo 2018-11-30 10:30   좋아요 0 | URL
네~^^
저도 ‘자산어보‘세트 땜에 한창훈 님의 팬이 되어버렸죠.
근데 소설은 제 취향이 아닌 듯, 몇 권 읽엇는데 기억을 못 하는 걸 보면 말이죠.
‘아침의 피아노‘는 생각보다는 덤덤하던걸요.
가을볕에 바짝 말린 빨래처럼 감정의 군더더기가 없는 느낌이랄까요.
처연해서 서글프긴 하더이다, ㅋ~.
이 ‘ㅋ‘ 말씀이시군요.
정확히는 이‘ㅋ~.‘지요.
그러고 보니 제가 한동안 글을 쓰면서도 이모티콘이나 ‘ㅋ~.‘따위를 자제하고 살았더군요.
앞으로 남발은 아니더라도 넉넉하게 쓰고 살고싶습니다.
단발머리님이 좋아하시는 ‘ㅋ~.‘도요~^^
고맙습니다.

2018-12-02 15: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2-03 10:17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