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읽는 잠 못들 정도로 재미있는 이야기
모기 겐이치로 지음, 김선숙 옮김, 박주홍 감수 / 성안당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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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것이 참 많습니다. 읽을수록 무지는 더 크게 깨닫습니다. 배울수록 그동안 그릇되게 알고 가르쳤던 날들이 부끄러워졌습니다. 주어진 시간과 에너지가 제한적이다 보니, 배움의 열망이 커질수록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숙지하고 정리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생깁니다.



자연스럽게 뇌에 대한 관심으로 옮겨집니다. 뇌가 정보를 받아들이고, 그것을 저장하고 송출하는 일련의 과정이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도구 자체에 대한 이해는 효율성을 극대화합니다. 뇌에 대해 더 많이 안다면, 그만큼 적은 에너지로 많은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뇌 과학이 더욱 발전하고 있기에, 그에 걸맞은 최신 정보를 쉽게 전달해 줄 수 있는 책이 필요합니다. 이 책 『잠 못들 정도로 재미있는 이야기: 뇌』는 뇌과학자인 '모기 겐이치로' 박사가 쓴 책입니다. 뇌에 대한 51개의 에피소드로 질문과 답, 그림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잠 못들 정도로 재미있는 이야기 시리즈는 20여 개의 주제가 나와있습니다. 각 분야의 전문가를 통해 우리는 그 주제에 대해 즐겁고도 쉽게 최신의 정보를 배울 수 있습니다. 간명하게 잘 정리되어 있음에도 내용은 매우 알차고 깊이가 있습니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뇌에 대한 기초지식뿐만 아니라, 뇌가 가진 독특함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AI의 발전이 가속화되고 있는 시대에 필수적인 정보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뇌의 능력을 최대치로 발휘시킬 수 있는 방법을 통해 일상 가운데 유용하게 적용해 볼 수 있습니다.



기초부터 고급까지 대부분의 정보를 아우르면서, 이러한 정보들을 적절하게 배치하고, 흥미롭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뇌 과학을 연구하기 위한 첫걸음이나, 뇌에 대한 앎을 통해 일상에서 효율적으로 배우고 정리하기 위한 독자에게 유용한 책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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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은 여유와 자유의 시간이다. 이전의 억지스러웠던 다급한 마음에서 벗어나, 무엇이든 내가 원하는 것을 마음껏 탐구하고 평생 겪은 생각과 감정을 하나놀 묶을 수 있는 시간이다. - P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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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크 - 제28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김희재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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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막한 현실 속에서 무언가 붙들어야 할 때가 있습니다. 그것이 공허하거나 무의미하다고 하더라도 살기 위해 놓을 수가 없습니다. 어떻게 보면 그러한 '믿음' 없이 살아간다는 것이 이 세상에서는 불가능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앞이 보이지 않을 때도, 숨이 막힐 때도 많기 때문입니다.



믿는다는 사실 자체의 의미는 저마다 다릅니다. 하지만 맹목적인 이 행위에서 분명하게 보이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절실함입니다. 그만큼 이 세상이 힘겹다는 것이겠지요. 우리가 추구하는 것이 다르겠지만, 과거와는 다른 미래를 기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책 『탱크』는 그러한 인간의 신념들이 만들어내는 다양한 소리를 담아내고 있습니다. 영화를 전공했던 음악 엔지니어 김희재는 작가의 이름으로 첫 소설을 당당하게 내어놓습니다. 이 책은 장강명과 박서련 등을 소개했던 한겨레문학상의 스물여덟 번째 수상작이며, 심사위원들의 만장일치로 당선된 작품입니다.



기도 공간으로서의 '탱크'는 그 자체로는 아무것도 아닌 실체로 보입니다. 하지만 그 공간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가에 따라 그곳은 새로운 곳으로 탈바꿈합니다. 외딴곳에 있는 컨테이너는 이제 자신의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신비한 곳으로 변화됩니다.



각자의 사정은 다르지만, '탱크'에 가는 목적은 분명합니다. 현실을 뛰어넘고 싶기 때문입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경험하는 끝 모를 좌절과 고통은 그동안의 방식으로는 이겨낼 수 없어 보입니다. 소설의 등장인물들은 버거운 인생의 끝에 실낱같은 희망을 잡아봅니다.



문제는 생각보다 우리의 상처가 깊고 크다는 것이며, 혼자의 힘으로 해결하기가 어렵다는 데 있습니다. 나의 최선만으로 관계의 실타래는 풀리지 않을 때가 많고, 세상의 장벽은 몇몇의 힘으로 무너뜨리기 힘듭니다. 희망과 절망은 그렇게 묘한 마찰음을 내며 우리와 공존합니다.



작가는 그 누구에게도 비난의 시선을 보이지 않습니다. 세상의 경계선 위에 위험하게 균형 잡고 있는 인물들에게 예리한 잣대를 내밀지 않습니다. 독자들은 인물들과 함께 호흡하며 각자의 이야기로 스며들어갑니다. 그렇게 우리는 누군가의 고통에 공감하며, 아픔에 동참합니다.



비록 어떤 결과물이 없더라도 괜찮습니다. 때로는 휘몰아치며 고조되지만, 시종일관 작가는 담담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그렇게 우리는 조금씩 서로를 이해합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정말 필요했던 것이 무엇이었을까 고민하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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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쓰고 다시 쓰고 끝까지 씁니다 - 시나리오에서 소설까지 생계형 작가의 글쓰기
김호연 지음 / 행성B(행성비)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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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읽는 것도 힘들지만, 매일 쓰는 것은 더 많은 에너지가 듭니다. 짧은 분량의 글이지만, 시작과 끝이 있는 한 편의 글을 마무리한다는 것은 창작의 고통이 뒤따릅니다. 뚜렷한 콘텐츠가 있는 리뷰도 그러할진대, 이야기를 만드는 어려움은 상상할 초월할 것입니다.




『망원동 브라더스』와 『불편한 편의점』의 김호연 작가. 『매일 쓰고 다시 쓰고 끝까지 씁니다』는 소설가인 그가 쓴 첫 산문집입니다. 그의 작품에서 보이는 유쾌함과 따스함, 사람을 향한 애정과 공감이 그의 에세이에도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2020년 출간이라 '불편한 편의점 이야기'는 없어서 아쉽습니다^^).




책의 제목만 보았을 때는 글을 잘 쓸 수 있는 비결을 건네주는 책인 줄만 알았습니다. 글쓰기의 비법이 비밀스럽게 숨겨져 있긴 하지만, 이 책은 김호연 작가가 계속 끝까지 쓸 수밖에 없었던 삶의 이야기입니다. 아름다운 결과물과 열매라는 것이 그저 하늘에서 떨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알 수 있습니다.




저자는 오랫동안 글을 써 온 자신의 삶을 회고합니다. 시나리오 작가로 일한 많은 시간이 담겨 있어, 영화를 만드는 과정에 대한 이해의 폭도 넓어집니다. 계속 쓰기 위해 시나리오와 만화 스토리 등을 써왔지만, 결국 그는 소설가로서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려 합니다.




육체적 아픔과 정신적인 고통이 뒤따르는 작가의 길이지만, 그 과정에 사람들이 함께 합니다. 저자의 곁에는 그가 혼자가 아님을 상기시켜주는 많은 사람이 있습니다. 도움의 손길과 위로의 몸짓은 글 쓰는 사람으로서의 존재를 계속 유지하고 발전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쉽게 포기하고, 새로운 것을 모색할 때가 많았습니다. 존재에 대한 깊은 성찰이 없어서겠죠.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는 어떤 존재가 될 것인가 하는 질문과 맞닿아있습니다. 수많은 실패가 있지만, 힘든 과정을 버티고 뛰어넘을 수 있는 비결은 자신의 '근원적인 허기'가 무엇인지를 아는 데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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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괜찮은 태도 - 15년 동안 길 위에서 만난 수많은 사람들에게 배운 삶의 의미
박지현 지음 / 메이븐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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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따뜻한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나하고 가까운 우리에게만 따뜻한 사람이 아닌 넓은 우리에게 따뜻한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말입니다. 이 문장 앞에 한참 멈추어 있습니다. 여러 생각과 감정이 뒤섞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나만의 잣대와 관점으로 높디높은 벽을 쌓아버리지는 않았는지 돌아봅니다. 때로 그 사람들은 작은 위로를 기대하며 우리에게 왔을 텐데, 말이 거칠고 관점이 다르며 눈빛이 따뜻하지 않다는 이유로 매몰차게 대하지 않았는지를 생각합니다.



갈수록 보듬기 보다 선을 긋는 사람이 되지 않았는지 두려워집니다. 이유는 합리적이고, 설득력이 있습니다. 하지만 흘러 흘러 나에게 왔다면, 나의 태도가 그 사람에게 결코 작은 의미는 아니었을텐데하고 생각합니다. 작은 언행과 태도에 존재의 무게가 실립니다. 그러면서 한없이 가벼워진 나를 보고 있자니 서글픕니다.



'다큐 3일'의 VJ였고,  현재는 '유 퀴즈 온 더 블럭'의 다큐멘터리 디렉터인 이 책 『참 괜찮은 태도』의 저자 박지현. 15년간 카메라를 들고 뛰어다니며 만난 많은 사람들은 저자에게 위로였고, 힘이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삶을 통해 자연스럽게 말을 건넸고, 저자는 겸허하게 그 가르침을 가슴에 새겼습니다.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은 저마다의 사연이 있고, 그 이야기는 저자를 통해 다시 우리에게 전해집니다. 사람을 도구로 대하지 않고 존재로 대하며, 마음을 다하는 저자의 태도가 곳곳에 배어있습니다. 섣부른 위로가 아니라 진심과 전심으로 그들을 배려하는 저자의 모습이 은은하게 느껴집니다.



사람을 사람답게 대하는 저자의 눈빛과 따스함 때문인지, 이 책에 소개되는 모든 사람들은 저마다의 색과 향기를 우리에게 전해주며 다가옵니다. 눈물이 마르지 않지만, 우울하거나 슬퍼서가 아닙니다. 서로가 서로를 사람답게 대하기에, 그 아름다움에 흐르는 눈물입니다.



여러 사람들과 이야기를 통해 최선, 성실, 신뢰, 꿈, 노력, 마음, 위로, 환대, 감사 등의 단어가 새로운 옷을 입고 다가옵니다. 흔들리기도 하고, 쓰러질 때도 있지만 뚜벅뚜벅 자신의 삶을 걸어오며 지켜왔던 그 삶과 존재의 무게를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다시 한번 다짐합니다. 조금 더 따스한 사람이 되자. 넓은 품이 되자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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